Korean Med Educ Rev > Volume 23(3); 2021 > Article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학습공동체 교육과정 개발 및 운영 분석

Abstract

Learning communities in medical education have demonstrated favorable outcomes in terms of students’ learning, professional development, and wellness. Despite these strengths and the widespread adoption of learning communities in US medical schools, there has been little interest in medical learning communities in Korea. In this context, the present study examined the development and implementation of the Yonsei Medical Learning Community (YMLC) and analyzed its outcomes and areas of improvement. The Yonsei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has operated a learning community as part of the undergraduate medical education curriculum since 2014. The YMLC is the first program of its type in Korea. The overall structure of the YMLC consists of four distinct communities (pillars), which are named after four distinguished alumni, and each pillar is organized into five learning community classes. Each class is vertically integrated across students in different medical school years, and one faculty advisor is matched to about 30 students. As the YMLC focuses on fostering reflective practice in students and providing them with opportunities to build teamwork and experience social relatedness, two educational approaches have been adopted: reflective writing and mentoring and community activities. In this study, we obtained and analyzed second-year students’ feedback on the YMLC curriculum and identified its achievements, merits, and areas that need improvement. The results have shown that over 75% and 60% of respondents reported satisfaction with reflective writing and mentoring and community activities, respectively. The educational activities of the learning community helped students regularly reflect on their learning and progress and establish close relationships with faculty advisors. However, several areas of improvement regarding content, format, and logistical issues were also identified. The present findings may provide valuable information for other institutions to develop learning communities relevant to their own context.

서 론

학습공동체(learning community)는 다양하게 정의될 수 있지만 포괄적인 의미에서 “공동의 목표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상호 협력하고 적극적으로 학습 기회를 추구하여 역동적이고 상승적인 학습환경을 조성하며 개인의 잠재력과 새로운 지식 생성의 가능성을 높이는 집단”을 일컫는다[1]. 고등교육 영역에서는 학습공동체를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측면에서 정의해 왔는데, 그 중 Lenning 등[2]은 학습공동체를 “개인과 구성원의 공유된 학습을 촉진하고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형성된 공동체로, 구성원 간 지속적인 상호작용과 협력을 통해 공동의 학습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집단”이라고 정의하였다. 이러한 집단은 소속감(membership), 영향력(influence), 구성원의 필요 통합 및 충족(integration and fulfilment of needs), 정서적 유대감의 공유(shared emotional connection)를 통해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게 된다[3].
미국 고등교육에서 학습공동체는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는데, 1970년대부터 일부 대학에서 학습공동체 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한 것이 2009년 연구에 따르면 800개 이상의 대학에 이를 정도로 확산되었다[4,5]. 고등교육에서 학습공동체의 이와 같은 성장은 학습의 사회적 요인을 주요하게 다루는 학습이론이 대두된 것과 고등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요구와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즉 학습이 어떻게 일어나는가에 대해 20세기 중후반까지는 피아제의 인지발달이론에 기반하여 개별 학습자의 인지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어 이해하였으나[6], 1980년대 이후 학습에서의 사회문화적 요인 및 공동체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학습공동체를 이론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7,8]. 또한 교육 비용의 증가 대비 저하된 교육 성과, 효과적이지 않은 교수학습법 등에 대한 비판은 학생의 참여와 협력을 강조하는 더 나은 교육적 접근을 촉구하였고, 이에 대한 반응으로 학습공동체가 고등교육에 도입되기 시작하였다[4].
의학교육에서는 학습공동체가 비교적 최근에 도입되기 시작하였는데, 2006년 연구에 따르면 미국 내 18개 의과대학에서 학습공동체를 운영하던 현황이[9] 2014년 연구에서는 66개의 의과대학으로 확산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10]. 2013년에는 학습공동체를 시행하는 기관과 학습자, 교수자의 연합체인 ‘Learning Community Institute’가 설립되어 2021년 현재 47개의 기관과 8명의 개인 구성원이 학술적인 교류와 상호 협력을 통해 학습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있다[11]. 의학교육에서 학습공동체의 운영방식과 활동은 다양한데, 각 기관이 추구하는 목적에 따라 그 구조와 내용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의과대학에서 학습공동체의 주요 목적은 학생들의 전문적 발달을 구조화하고 지원하는 것,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것, 의과대학생으로서의 경험을 전체적,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내면화하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12]. 각각의 목적에 따라 학습공동체를 정규 교육과정으로 편성하거나 교과 외 활동으로 운영하기도 하며, 시행되는 활동 또한 임상술기 교육, 전문직업성 함양, 정신건강 증진 및 사회적 지지, 멘토링, 진로지도 등으로 다양하였다[10,12]. 학습공동체가 의과대학생에게 미친 영향은 다양한 영역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보고되었는데, 학습환경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 향상[13,14], 동료 학생 및 멘토와의 친밀한 관계 형성[15], 학생참여 및 리더십 증진[16] 등과 관련이 있었다. 또한 학생들은 학습공동체를 통한 멘토링과 진로지도에 높은 만족도를 보였고[17-19], 일부 연구에 따르면 학습공동체는 높은 삶의 질과 낮은 정서적 소진과도 관련이 있었다[19,20].
많은 의과대학에서 학습공동체를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으며 학생 교육에 유익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국내 의학교육에서는 학습공동체 도입이 활성화되지 않았으며 이에 대한 논의도 부족한 상황이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연세의대)은 국내 의과대학 최초로 2014학년도부터 학습공동체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교육과정으로서의 학습공동체 체계를 갖추고 있는 유일한 대학이다. 학습공동체를 개발하고 시행하기 위해 필요한 재정, 교수진의 노력과 시간투입 등을 고려할 때 국내 의학교육 현실과 맥락에 맞는 학습공동체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학습공동체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21-23]. 이에 본 연구에서는 연세의대 학습공동체 교육과정 개발과 실행과정을 교육과정 개발 및 평가모형에 근거하여 분석하고 국내 의과대학에 적용 가능한 학습공동체 모델을 고찰하고자 한다.

연구대상 및 방법

1. 연구개요

본 연구는 교육과정 개발 6단계 모형에 근거하여 연세의대 학습공동체 교육과정 개발과 실행을 분석하고자 한 연구로, 정성적 분석과 정량적 분석을 모두 사용한 혼합연구이다. 본 연구는 연세의료원의 기관생명윤리위원회 승인을 받은 후 진행하였다(IRB no., Y-2020-0233).

2. 교육과정 개발분석 모형: Kern의 6단계 모형

Kern의 6단계 모형은 문제 확인 및 일반적 필요 평가, 대상자 필요 평가, 목적과 목표 설정, 교육전략 수립, 교육과정 실행, 평가 및 피드백으로 구성되어 있다[24].

1) 1단계: 문제 확인 및 일반적 필요 평가

보건의료 영역에서의 필요와 문제를 확인하고 비판적 분석을 시행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문제에 대한 현행 접근방법과 이상적인 접근방법을 비교하는 것을 포함한다. 연세의대 학습공동체 교육과정 개발은 전체 교육프로그램의 개편 및 절대평가제도 도입과 함께 이루어졌기 때문에 새로운 교육프로그램과 평가제도의 변화가 추구하는 학습문화에 대한 문헌고찰을 시행하고 해외 대학 사례를 검토하였다.

2) 2단계: 대상자 필요 평가

개발하고자 하는 교육과정이 대상으로 하는 특정 학습자 집단과 해당 기관의 교육환경을 고려한 특수한 필요를 분석하는 단계이다. 이를 위해 기존에 시행된 설문조사, 평가 결과, 관련 교육과정에 대한 조사 등을 활용할 수 있으며, 인터뷰, 초점집단면접과 같은 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 이 단계와 관련해서는 학생 공동체의 형성 및 개개인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기 위한 관점에서 대학의 현행 학생 지원제도를 분석하고 개선과제를 확인하였다.

3) 3단계: 목적과 목표 설정

1, 2단계를 거쳐 해당 교육기관의 특정한 필요가 정의되면 교육과정의 목적과 목표를 수립하는 단계이다. 교육목적과 목표를 세울 때는 보다 일반적이고 광범위한 목적에서 시작하여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목표로 이행하게 된다. 교육목표는 학습자의 인지, 정의, 행동 영역의 학습과 관련되거나 교육과정 실행과 관련된 절차적 목표, 환자의 건강문제 결과와 관련된 목표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부분에서는 새롭게 개발되는 전체 교육프로그램의 목적에 부합하며 2단계에서 분석한 필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학습공동체 교육과정의 목적과 구체적인 목표를 정의하였다.

4) 4단계: 교육전략 수립

교육목적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적합한 교육내용과 방법을 선택하는 단계이다. 교육목표와 방법 간 적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육목표를 일련의 측정 가능한 인지, 정의, 행동목표 범주로 분류하여 각각에 맞는 교육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또한 학습자의 선호와 다양한 층위의 교육목표를 모두 아우르기 위해 다양한 교육방법을 사용해야 하며, 가용한 자원의 범위를 고려하여 방법을 선정해야 한다. 학습공동체 교육과정 목표는 학생 개인 차원과 공동체 차원을 모두 포함하고 있으므로 각각의 측면을 다룰 수 있는 교육내용과 방법을 채택하였다.

5) 5단계: 교육과정 실행

교육과정 또는 교육적 개입을 실행하는 것과 실행에 대한 평가를 위해 필요한 요소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 포함되는 요소에는 필요한 자원의 확인 및 확보, 정책적 지원 요청, 실행에 어려움을 주는 문제에 대비, 교육과정의 점진적 도입 등이 있다. 학습공동체 교육과정 실행을 위해 지도교수 위촉 및 교수개발, 독립된 공간 조성, 예산과 전담 지원인력 확보를 시행하였다.

6) 6단계: 평가 및 피드백

이 단계는 학습자 개인에 대한 평가와 교육과정에 대한 평가를 계획, 준비하고 실행하는 단계이다. 평가는 개별학습이나 교육과정을 개선하기 위해 피드백을 제공하는 형성평가 또는 학습자나 교육과정의 성과를 확인하기 위한 총괄평가 형태로 시행할 수 있다. 평가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평가의 결과를 누가,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어떤 설계의 평가를 시행할 것인지, 어떤 자료를 수집하여 분석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는 대학에서 매년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교육과정 설문조사 자료를 분석하여 학습공동체 교육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학생 만족도와 교육과정 개선을 위한 평가를 시행하였다. 학습공동체 교육과정의 내용 구성과 실행이 의학과 1, 2학년에서 동일하며 주요 교육적 활동인 성찰면담과 멘토링이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므로 의학과 2학년이 끝나는 시점의 학생 피드백을 분석대상으로 하였다. 설문은 크게 성찰면담과 공동체 활동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선택형 문항과 서답형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선택형 문항은 성찰면담이 도움이 되었는지 여부, 공동체 활동에 대한 만족도와 참여 정도를 5점 리커트 척도에서 선택하고 부정적 응답의 경우 그 이유를 기술할 수 있도록 하였고, 서답형 문항은 성찰면담과 공동체 활동 각각의 좋았던 점과 개선점을 자유롭게 기술할 수 있도록 하였다. 모든 서술형 응답은 학습공동체의 긍정적 측면과 개선점을 분석하는 데 사용되었다.

3. 자료 수집

본 연구는 정성적 분석과 정량적 분석을 위한 자료를 모두 활용하는 혼합연구이다. 정성적 평가 자료로는 문헌, 해외 대학 교육과정 사례 및 관련 문서, 연세의대 교육과정 평가 보고서 등을 대상으로 하였다. 또한 학습공동체 교육과정에 대해 시행한 학생 설문조사 결과를 수집하였는데, 본 연구에서는 2015학년도부터 2019학년도에 이르는 5개 연도의 의학과 2학년 재학생이 연 1회 학년말에 응답한 결과를 대상으로 하였다. 설문조사 문항 중 5점 리커트 척도로 평정되는 응답결과는 정량적 분석을 시행하였고 개방형 질문의 응답결과는 정성적 분석을 시행하였다.

4. 자료분석

연구대상자의 인구학적 특성은 기술통계분석을 시행하였고, 설문조사 결과는 학생들이 리커트 척도에 응답한 범주에 따라 연도별 집계(aggregate) 결과를 백분율로 제시하였다. 연도별 학생 집단과 설문응답 간 관련성이 있는지 여부는 카이제곱검정으로 분석하였다. 통계분석은 R 소프트웨어 ver. 3.6.0 (The R Foundation for Statistical Computing, Vienna, Austria; http://www.r-project.org)를 이용하였고 통계적 유의수준은 p<0.05로 설정하였다.
설문조사 결과 중 개방형 질문의 응답은 정성적 내용분석을 시행하였다[25]. 분석목적은 학습공동체의 성과와 개선점을 도출하는 것이었으며, 이를 연세의대의 고유한 맥락에서 이해하기 위해 전통적 내용분석(conventional content analysis) 방법을 적용하였다. 우선적으로 5개 연도에 걸친 모든 서술형 응답을 정독하고 두 가지 이상의 내용이나 개념을 포함한 응답은 단일한 내용을 포함하는 항목으로 분리하였다. 그 다음으로 일개 연도의 자료를 바탕으로 비슷한 항목을 모아 특성을 구체화하여 코드화하였고, 나머지 연도의 응답을 이 체계에 맞추어 코딩하였다. 기존의 코드에 맞지 않는 자료가 나올 경우 새로운 코드를 추가하면서 코딩체계를 정교화하였다. 모든 자료의 코딩이 완료된 후 전체 코드 범주의 위계를 구성하였다. 최종적으로 분류된 세부 주제별 코드의 빈도와 백분율을 제시하였다.

결 과

연세의대 학습공동체 교육과정 개발은 2013학년도에 새롭게 도입된 전체 교육프로그램 개발사업의 일부분으로 이루어졌다. 새로운 교육과정 개발은 학생중심, 성과중심, 연구중심, 통합교육이라는 4가지 원칙하에 이루어졌으며, 학습공동체 교육과정은 성과중심 교육과정 개발위원회 산하의 학습공동체 위원회에서 담당하여 개발하였다.

1. 1단계: 문제 확인 및 일반적 필요 평가

학습공동체 교육과정은 전체 교육프로그램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교육과정의 한 요소로서 개발되었다. 학습공동체에 대한 필요는 크게 두 가지 맥락에서 발생하였는데, 그 중 하나는 의과대학 교육이 지식과 술기의 전달을 넘어서 전문가정체성 형성을 다루어야 한다는 요구였으며[26], 또 다른 하나는 학생들의 성취에 대한 상대평가를 폐지하고 절대평가를 도입하기로 한 결정이었다. 연세의대 교육과정에서는 전문직업성의 주요 요소를 다루고 있으나 주로 강의를 통한 관련 지식 및 술기의 습득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전문직의 가치를 내재화 할 수 있는 교육과 지도가 필요하다는 것이 주요한 배경이 되었다. 한편, 절대평가제도 도입은 불필요한 경쟁을 지양하고 협력하는 학습문화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상호존중과 협력을 주요 가치로 두는 전문가 정체성 형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한 선행연구에 따르면 의과대학에서 절대평가의 시행은 학업성취 수준은 저하시키지 않으면서 학생들의 스트레스, 소진을 경감하는 것으로 나타나[27], 학생들의 자기 관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의과대학에서는 절대평가제도를 도입한 사례가 없었으므로 상대적으로 높은 순위를 획득하고자 하는 외재적 동기의 제거가 학업성취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제기와 함께 학습에 대한 지도와 체계적 지원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분석이 이루어졌다. 따라서 해외 대학에서 college system, learning community와 같은 구조를 통해 임상술기 및 전문직업성 교육을 시행하고 공동체로서의 학습경험을 제공하고 있는 것처럼[10,12] 연세의대에서도 학생들의 학습을 포함하여 전문가로서의 성장을 지원하고 촉진하는 체계에 대한 필요를 확인하고 이를 충족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2. 2단계: 구체적 필요 확인

이 단계에서는 연세의대 교육환경에 기반한 구체적 필요를 도출하기 위해 현재 시행하고 있는 교육 및 지도내용을 분석하고, 개발하고자 하는 이상적인 교육과정과의 차이를 확인하였다. 연세의대에서 시행하고 있는 전문직업성 교육은 ‘의료와 사회’ 교과과정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강의실에서의 교육이 실제 학생들의 태도와 가치관, 의료인으로서의 정체성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는 데까지 이르지는 못하였다. 학생 지도는 담임반 교수, 학년 지도교수를 통해 시행되고 있는데, 지도교수 개인의 역량과 시간 할애에 따라 지도의 편차가 발생하며 특정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개입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성장을 위한 지도보다는 문제관리의 측면이 강했다. 따라서 연세의대에서는 새로운 교육과정 개발을 통해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개별화된 지도가 가능한 체계를 구축하고, 그 지도의 내용을 문제에 대한 사후 개입이 아니라 학생의 학습 및 학습자, 전문가로서의 태도에 초점을 맞추고자 하였다.

3. 3단계: 목적과 목표 설정

학습공동체 교육과정의 목적은 전문직업성을 함양하고, 동료와의 협력적 관계를 형성하여 공동체 중심의 학습문화를 활성화하는 것으로 설정하였다. 구체적인 목표는 인지적 측면보다 정의적, 행동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었고 자기주도적 학습태도를 갖추는 것, 전문가로서의 소양과 윤리를 함양하는 것, 지속적인 자기계발과 진로탐색을 시행하는 것, 팀으로 활동할 수 있는 역량과 리더십을 개발하는 것으로 하였다.

4. 4단계: 교육전략 수립

학습공동체를 비교과 활동이 아닌 교육과정으로서 개발하는 주된 필요는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개별 지도를 시행하고 공동체로서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모든 학생이 교수와 일대일 관계를 형성할 수 있으며 같은 학년 및 선후배 학생들과 지속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한 체계를 설계하였다. 또한 교육과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교육방법으로서 학생의 성찰활동에 기반한 개별 지도와 공동체 단위의 활동으로 계획하였다.

1) 학습공동체의 구조

연세의대 전체 학습공동체는 4개의 공동체로 구성되며 그 단위의 명칭을 필라(pillar)라고 정하였다. 필라 공동체의 이름은 연세의대 졸업생 중 학교 설립정신과 가치를 드러낸 선배들을 기려 각각 ‘김필순, 박서양, 이태준, 홍석후 필라’라고 명명하였다. 각 필라 공동체는 5개의 소그룹(클래스, class)으로 구성되며(총 20개 클래스), 이 클래스는 지도교수 1인과 학년별 5–6명의 학생으로 이루어진다. 교육과정 운영 초기에는 의학과 1학년부터 학습공동체에 소속되는 것으로 하였는데, 이후 이를 확대하여 의예과 2학년부터 학습공동체에 소속되고 졸업 시점까지 동일 클래스가 유지되는 구조로 개편하였다. 즉 각 지도교수의 클래스는 의예과 2학년부터 의학과 4학년까지 5개 학년의 학생들이 5–6명씩 소속되어 총 30여 명의 학생으로 구성되고 학생들은 5년간 같은 지도교수의 지도를 받게 된다.

2) 성찰면담과 멘토링

지도교수와 개별 학생 간 지도는 정기적이고 구조화된 성찰면담과 멘토링, 피드백을 통해 이루어진다. 성찰면담은 학생이 작성하는 성찰에세이에 기반하여 시행되는데, 에세이에는 자신의 학습성과를 바탕으로 졸업역량의 달성 여부를 평가하고 학습자로서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하여 자기주도적인 학습계획을 수립하는 내용을 담도록 하였다. 성찰면담은 의예과 2학년 시작 시점에 지도교수와 기초면담을 시행한 후 의예과 2학년 기간에 학기별, 의학과 1–2학년 기간에 분기별, 의학과 3–4학년 기간에 학기별로 시행한다. 매 학년 말에는 진로탐색에세이와 이력서를 작성하여 지도교수가 자기계발 및 진로 개발에 대한 멘토링과 피드백을 제공한다. Table 1에 5년간의 일대일 멘토링 일정을 제시하였다.
Table 1.

Schedule of one-on-one mentoring between students and faculty advisor over 5 years

Variable Premedical Year 1 Year 2 Year 3 Year 4
year 2
S1 S2 Q1 Q2 Q3 Q4 Q1 Q2 Q3 Q4 S1 S2 S1 S2
Screening interview
Mentoring based on reflective writing
Career advising
Curriculum vitae review
Graduation portfolio review
S, semester; Q, quarter.

3) 공동체 활동

동료와의 협력적 관계 형성 및 공동체 중심의 학습문화를 강화하기 위한 교육경험으로 공동체 활동을 계획하였다. 공동체 활동은 클래스, 필라, 전체 학습공동체와 같은 다양한 규모의 공동체 단위로 이루어지는데, 지도교수 클래스 내 학년별 class hour, 전체 class hour, pillar hour, 학습공동체 hour 등을 통해 다양한 영역에서 교내·외 활동을 하게 된다. 대표적인 공동체 활동으로 클래스별 Lunch Bag Meeting이 있는데, 지도교수와 함께 점심시간에 간단한 식사를 하면서 자유로운 주제를 가지고 토의하는 형식이다. 또한 클래스나 필라 단위로 특강, 봉사활동을 진행하거나 친목 도모를 위한 전시회나 연극 관람, 수련회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전체 학습공동체 단위에서는 연 1회 모든 학생이 참여하는 학습공동체 day를 통해 각 공동체의 개성을 견주고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활동을 갖는다. 각각의 활동은 학습공동체 학생 리더들이 주도적으로 준비하고 실행한다.

5. 5단계: 교육과정 실행

학습공동체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기존에 문제중심학습 토의실로 사용하던 공간을 변경하여 학생들을 위한 독립적인 공간을 마련하였다. 각 필라별로 공간을 구분하였고 공간의 개방성을 위해 복도와 면한 벽은 유리로 설치하였다. 각각의 필라공동체 공간 내에는 이동이 가능한 가벽장치를 설치하여 필요에 따라 공간을 나누어 쓸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필라별로 별도의 상담실을 두어 지도교수와 학생 간 개별 지도 및 성찰면담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학습공동체 지도교수 선발 및 교수개발을 위해 지도교수의 역할과 책무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였고 지도교수 선발을 위한 평가기준을 작성하였다. 지도교수는 학장단 및 학습공동체 준비위원회의 추천과 자천에 의한 후보자를 학생부학장과 학습공동체 준비위원장이 면담하여 선발하였다. 지도교수 중에 위원장, 부위원장을 선임하고 각 필라 책임교수를 선정하여 이들을 중심으로 학습공동체 운영위원회를 구성하였다. 학습공동체 운영과 관련한 현안은 월 1회 운영위원회와 전체 지도교수 회의에서 논의하여 결정하였다. 지도교수 위촉 첫 해는 6주 일정의 집중적인 교수개발 워크숍을 진행하였고 이후 연 2회 지도교수 워크숍을 시행하고 있다. 대학에서 학생지도 활동에 대한 지원 비용을 예산으로 책정하였고, 행정지원을 위한 직원을 1명 선발하여 학습공동체 지원을 전담하도록 하였다.
학습공동체 교육과정은 절대평가제도 도입과 함께 2014학년도 의학과 1학년부터 시행되었다. 대학에서는 분기별로 성찰면담을 위한 별도의 기간을 확보하였고 매 학기 발행되는 학사편람에 이를 명시하여 안내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에게 성찰에세이, 진로탐색에세이, 이력서 작성을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오리엔테이션을 시행하고 있다. 학습공동체는 비교과활동이 아닌 공식적인 교육과정이므로 학점이 부여되며 모든 학생은 이 과정을 통과해야(pass) 진급할 수 있다. 학습공동체 교육과정 도입 시점에는 통합역량 교육과정과 함께 연 1학점을 부여하였고 2019학년도부터는 학습공동체 교육과정 단독으로 연 1학점을 부여하고 있다.

6. 6단계: 평가 및 피드백

1) 학생 평가

학생들은 분기별 또는 학기별로 정해진 기간 내에 성찰에세이를 제출하고 지도교수와 면담을 진행하며 피드백을 받는다. 성찰에세이 평가는 루브릭에 근거하여 시행되는데, 평가루브릭에는 학습결과 기술, 졸업역량과의 관계 성찰, 학습자 자신에 대한 성찰, 학습계획 수립 각각에 대해 우수, 충족, 미충족 수준의 수행이 기술되어 있다. 성찰에세이를 제출하지 않거나 일정 수준 이상의 평가를 받지 못하면 재제출 및 재학습을 통해 학습공동체 교육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2) 교육과정 피드백

학습공동체 교육과정이 도입된 첫 학년을 포함하여 5개 연도 학생들에 대해 의학과 2학년 종료 시점에 교육과정 만족도와 개선점을 조사하고 피드백을 수집하였다. 5개 연도에 걸쳐 총 596명의 대상 학생 중 575명이 설문에 응답하였고(96.5%), 연도별 설문 응답률은 92.5%-100.0% 수준이었다. 자료는 익명으로 수집하였으며 Table 2에 각 집단의 성별과 입학유형 분포를 제시하였다.
Table 2.

Demographic characteristics of student groups

Characteristic Group 1 (2015)a) Group 2 (2016)a) Group 3 (2017)a) Group 4 (2018)a) Group 5 (2019)a)
Response rate 110/118 (93.2) 124/127 (97.6) 116/117 (99.1) 114/114 (100.0) 111/120 (92.5)
Gender
Male 71 (64.5) 89 (71.8) 86 (74.1) 77 (67.5) 77 (69.4)
Female 39 (35.5) 34 (27.4) 29 (25.0) 37 (32.5) 34 (30.6)
Not specified - 1 (0.8) 1 (0.9) - -
Entrance type
Undergraduate-entry 59 (53.6) 81 (65.3) 77 (66.4) 80 (70.2) 80 (72.1)
Graduate-entry 51 (46.4) 41 (33.1) 35 (30.2) 34 (29.8) 33 (29.7)
Not specified - 2 (1.6) 4 (3.4) - -
Values are presented as number (%), unless otherwise stated.
a)The numbers in parentheses represent the years when the survey was administered to second-year students.

(1) 학습공동체 교육과정에 대한 만족도 평가

학습공동체 교육과정 도입 이후 5년 동안 성찰면담이 도움이 되었는지 여부, 공동체 활동 만족도와 참여 정도를 조사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a. 성찰면담의 도움 여부
의학과 2학년 말 시점에 각 집단의 학생들이 성찰면담이 자신을 이해하고 학교 생활 적응에 도움이 되었는지 여부를 평가한 결과는 Figure 1A와 같다. 5년의 응답결과를 종합하여 볼 때 성찰면담이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한 비율이 46.9%로 가장 높았으며, 매우 도움이 되었다는 응답이 28.4%로 그 다음이었다. 5개년에 걸쳐 학생들이 응답한 결과는 집단 간 차이를 보였다(χ2=32.53, p=0.009).
Figure 1.

Distribution of second-year students’ survey responses over 5 years between 2015 and 2019. (A) Student responses regarding the benefits of reflective writing and mentoring. (B) Student satisfaction with community activities. (C) Students’ agreement on whether they actively participated in community activ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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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공동체 활동 만족도
5개 연도의 의학과 2학년 학생들이 각각 공동체 활동 만족도에 응답한 비율은 Figure 1B와 같다. 5년의 결과를 종합하면 43.7%의 학생들이 공동체 활동에 만족한다고 응답하였으며, 30.1%의 학생들이 만족도가 보통이라고 응답하였다. 공동체 활동에 매우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19.5%였다. 5년 동안 학생들이 선택한 만족도 범주는 집단 간 차이를 보였다(χ2=32.40, p=0.009).
c. 공동체 활동 참여 정도
공동체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는지 여부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Figure 1C와 같다. 5개 학년의 결과를 종합하여 보면 공동체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는 학생이 49.9%로 가장 많았으며,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는 학생은 26.7%로 그 다음이었다. 5개년에 걸쳐 의학과 2학년 학생들이 공동체 활동에 참여한 정도는 차이가 없었다(χ2=16.17, p=0.441).

(2) 학습공동체 교육과정의 성과와 장점, 개선점 도출

학습공동체의 긍정적 측면과 개선점에 대한 176개의 서술형 응답을 분석하여 183개의 내용 항목을 분리하였다. 183개 항목에 대한 정성적 내용분석을 시행한 결과 크게 3개 범주의 성과와 장점, 6개 범주의 개선점이 도출되었다. 구체적인 결과는 Table 3에 제시하였다.
Table 3.

Outcomes and merits of the Yonsei Medical Learning Community and students’ needs over 5 years

Themes and subthemes No. (%)
Achievements and merits
Relationships
Close relationships with faculty advisors and receiving mentoring 31 (16.9)
Close relationships with peers 19 (10.4)
Learning
Improving oneself through regular, structured reflections on learning 20 (10.9)
Others
Various contents and activities 6 (3.3)
Satisfaction with medical school 1 (0.5)
Needs
Reflective writing and mentoring
Scheduling issues including timing, frequency, and due dates 14 (7.7)
No flexibility in reflective writing 14 (7.7)
Little or too much focusing of faculty advisors on students’ academic performance 7 (3.8)
Insufficient guidelines and evaluation criteria for reflective writing 3 (1.6)
Insufficient feedback 1 (0.5)
Community activities
Mandatory attendance 12 (6.6)
Need for more diverse activities and contents focused on students' interests 10 (5.5)
Scheduling issues 7 (3.8)
Different programs between LC pillars and classes 1 (0.5)
Relationships
More opportunities and institutional support to facilitate intra-LC class closeness 7 (3.8)
Need for all-grade activities and relationships with students in other grades 6 (3.3)
Need for closer relationships with faculty advisors 6 (3.3)
Learning
Learning within and as an LC class needs to be more encouraged 12 (6.6)
Engagement
Little interest of students in community activities 2 (1.1)
More promotion of community activities 2 (1.1)
Others
More supervision needed for portfolio development 1 (0.5)
Improvement of menus 1 (0.5)
LC, learning community.
학습공동체 교육과정의 성과와 장점은 (1) 관계 차원, (2) 개인학습자 차원, (3) 기타로 구분할 수 있다. 관계 차원은 지도교수 및 동료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 개인 학습자 차원은 정기적, 구조적 성찰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 해당되었다.
학습공동체 교육과정의 개선점은 크게 (1) 성찰면담, (2) 공동체 활동, (3) 관계, (4) 학습, (5) 동기부여, (6) 기타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성찰면담은 일정 조율 및 실행 관련 내용, 정형화된 면담, 학업 관련 비중이 높거나 낮음, 에세이 작성지침 및 평가기준의 불분명함, 피드백 부족과 같은 세부 범주로 구분되었다. 이 중 면담횟수와 관련해서는 확대와 축소에 대한 의견이 모두 있었다. 공동체 활동 범주에는 의무적인 참석, 정형화된 모임 및 비슷한 내용의 활동 및 강의, 학생들의 관심사 반영 필요, 일정 조율과 같은 실행 측면, 공동체 간 편차에 대한 의견이 포함되었다. 관계 영역에는 클래스 관계 활성화를 위한 기회와 지원 필요, 다른 학년과의 교류 및 전체 학년을 아우르는 공동체 활동에 대한 요구, 지도교수와의 관계 활성화에 대한 의견이 있었다. 학습과 관련해서는 공동체로서 의 학습이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점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동기부여 범주는 학생들의 관심과 흥미가 부족한 점, 학습공동체 활동에 대한 홍보가 부족한 점이 제시되었다.

고 찰

본 연구는 연세의대 학습공동체 교육과정의 개발과 실행과정을 교육과정 개발모형에 근거하여 분석한 연구이다. 연세의대 학습공동체는 2013년도에 시행된 전체 교육과정 개발사업의 한 요소로 개발되어 2014학년도 의학과 1학년부터 도입되었고, 국내 의과대학에서는 처음으로 학점이 부여된 공식적인 교육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학습공동체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는데, Lenning과 Ebbers [28]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교육과정(curricular) 학습공동체, 학급(classroom) 학습공동체, 주거(residential) 학습공동체, 학생 유형별(student-type) 학습공동체로 구분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이에 더해 가상(virtual) 학습공동체를 독립적인 학습공동체 유형으로 구분하기도 한다[5]. 교육과정 학습공동체는 두 가지 이상의 연관된 교과목을 공통으로 수강하는 학생들로 구성되며, 학급 학습공동체는 학급을 공동체 형성의 단위로 간주하여 협력학습과 집단 학습활동을 통해 교육이 이루어지는 형태이다. 주거 학습공동체는 공통 교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이 캠퍼스 내 주거시설에서 물리적으로 가까이 거주하여 교과 외 상호작용과 추가적인 학습의 기회를 증진하는 방식이며, 학생 유형별 학습공동체는 학업성취도가 우수한 학생, 장애가 있는 학생, 학업 관심사가 유사한 학생 등과 같이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유형이다[28]. 이와 같은 학습공동체는 특정 교과목 수강이나 기숙사 공간처럼 기존에 공유하고 있는 일부 특성에 기반하여 조직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반면, 의학교육에서는 학업 측면에서 학생들이 공유하는 공통적인 요소가 많기 때문에 특정 요인에 따라 구성되기보다 대학에서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조직체계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선행연구에서 제시된 의과대학 학습공동체의 다양한 운영방식과 활동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크게 교육 실행을 위한 구조(교육과정), 멘토링 및 지도, 사회적 교류 및 정서적 지지 제공으로 구분할 수 있고, 이 중 하나 또는 둘 이상의 기능이 조합된 방식으로 시행된다[21]. 기능의 다양성에 비해 구조적으로는 비교적 공통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는데, 대개 4개 정도의 공동체로 구성된 전체 학습공동체 체계 내에서 학생들은 더 작은 단위의 집단으로 기능적인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10,12]. 연세의대 학습공동체도 이와 유사하게 4개의 필라공동체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필라 안에 5개의 클래스가 포함된 구조이다. 또한 기능적 측면에서는 성찰면담과 멘토링, 사회적 관계 및 공동체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면서 이를 정규 교육과정으로 운영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의과대학에서 교육과정 전달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학습공동체는 임상술기 교육이나 문제바탕학습 등을 실행하는 단위인 경우가 많은데[10], 연세의대 학습공동체는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학점을 부여하는 공식적인 과정으로 실행하고 있다. 이는 개인 학습자로서의 성찰과 공동체를 형성하고 함께 학습하는 과정은 의과대학 교육에서 공식적으로 다루어야 하는 부분이고 학생들이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역량이라는 관점을 반영하는 것이다.
본 연구를 통해서 학습공동체가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교육적 경험을 검토하고 성과와 장점, 개선점을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학생들은 학습공동체를 통해 사회적 관계가 확장되는 경험을 하였는데, 동기 및 선후배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지도교수와 친밀한 멘토링 관계를 맺게 된 것이 긍정적 경험으로 가장 빈번하게 언급되었다. 의학교육에서 학생-교수자 간 관계는 잠재적 교육과정의 주요한 매개요인이며 학습의 의미를 구성하는 맥락을 제공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학습이 촉진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29]. 동료들과의 관계도 학습공동체를 통해 활성화 되었는데, 팀으로서 활동할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양질의 환자 돌봄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동료와 협력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기반이 될 것이다. 또한 개인 학습자로서 학생들은 정기적이고 구조화된 성찰을 통해 자신을 개선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Schön [30]의 이론에 기반을 두고 있는 성찰과 성찰적 실천(reflective practice)은 형식적, 이론적 지식을 모호하고 정돈되지 않은 현실의 문제에 적용하고 이론과 실제를 통합할 수 있게 하는 근간이 되어준다는 점에서 의료인에게 필수적인 역량이다[31]. 연세의대 학습공동체는 학생들이 자신의 학습을 졸업역량에 비추어 검토하고 이후의 학습계획을 수립하는 성찰을 실행하게 하며 더 나아가 이를 지도교수와 함께 논의함으로써 정기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내용과 형식이 결합된 강점이 있다.
학생들의 피드백을 통해 개선점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성찰면담과 공동체 활동에 대한 피드백이 가장 많았고 공통적으로 시기나 횟수, 일정 조율과 같은 실행 측면에서의 개선 요구가 있었다. 성찰면담의 경우 성찰에세이를 중심으로 구조화되어 있다는 점이 장점이면서도 면담이 정형화되거나 형식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 지도교수에 따라서 학업지도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거나 낮다는 피드백이 있었다. 일정한 형식을 갖추는 것은 모든 학생에게 표준화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반면, 학생의 고유한 특성, 발달, 관심사 등을 반영하는 데는 제한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양측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전략 및 교수개발이 필요하겠다. 공동체 활동에서는 참석이 의무화되어 있다는 점과 강의나 활동 내용에 학생들의 관심사가 더 반영되었으면 하는 점이 주된 개선점이었다. 이와 연결되는 내용으로 학습공동체 활동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을 이끌어낼 필요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공동체 내 관계 활성화에 대한 요구가 있었는데, 같은 학년, 선후배, 지도교수와의 관계를 망라하는 필요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위해서는 전체 공동체 활동 및 클래스 단위의 활동을 적합하게 기획하여 학습공동체를 통한 사회적 연결을 강화하고 활성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공동체로서의 학습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피드백은 관계 활성화와도 연계될 수 있는 부분인데, 이러한 의견에 기반하여 현재 해부학 실습과 3학년 임상실습 조를 학습공동체 클래스 또는 필라 단위에서 구성하고 있다. 향후 학습공동체 클래스 단위의 프로젝트나 연구를 실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팀으로서의 학습을 강화하는 전략을 고려할 수 있겠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교육과정 개발모형 중 평가 및 피드백 단계의 연구가 제한적으로 이루어진 점이다. Kirkpatrick [32] 평가모형에 따르면 학습자 및 교육과정의 성과는 4수준의 위계로 구분할 수 있는데, 학습자의 반응, 학습, 행동, 결과가 이에 해당된다. 본 연구에서 시행된 평가는 학생들의 만족도와 개선점에 대한 피드백을 분석한 것으로 1단계 평가인 학습자 반응에 해당되는 것이다. 학습공동체 교육과정이 의도한 교육성과를 달성하였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상위 단계의 성과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겠다. 둘째, 학습공동체 지도교수의 관점과 경험을 조사하지 않은 점이다. 학습공동체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서는 지도교수의 시간과 에너지, 학생 교육에의 열의가 필수적인 요소이므로 지도교수의 피드백을 체계적으로 수집하여 교육과정 개선에 반영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셋째, 학습공동체 교육과정은 연세의대 맥락에 맞게 개발되었기 때문에 다른 의과대학에서의 적용을 위해 일반화하는 것이 제한적일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의과대학에서 운영되고 있는 학습공동체의 구조와 실행방식은 추후 다른 대학에서 학습공동체 개발을 고려할 때 주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성찰면담은 학습공동체 체제가 아니더라도 적용 가능한 교육전략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에서는 연세의대 학습공동체 개발과 실행과정을 체계적으로 고찰하고 성과와 개선점을 확인하였다. 연세의대 학습공동체는 학습에 대한 성찰과 멘토링, 사회적 교류, 공동체 경험을 제공하는 기능을 실행하면서 이를 학점이 부여된 공식적인 교육과정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선행연구를 통해 학습공동체의 긍정적 효과가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공식적인 구조를 갖춘 학습공동체의 도입이 미미한 상황이다. 국내 의과대학에서 실행되고 있는 연세의대 학습공동체 사례를 통해 다른 기관에서도 각각의 맥락에 맞는 개발과 적용을 위한 시사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연구를 통해 학습공동체의 성과를 다층적, 다면적으로 평가하고 그 결과를 반영하여 교육과정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NOTES

저자 기여 김혜원: 자료수집, 자료분석, 원고작성 및 수정; 안신기: 연구설계, 자료수집, 원고검토 및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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