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Med Educ Rev > Volume 20(2); 2018 > Article
우리나라 의사양성체제의 역사와 미래

Abstract

Western medicine was first introduced to Korea by Christian missionaries and then by the Japanese in the late 19th century without its historical, philosophical, cultural, social, political, and economic values being communicated. Specifically,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era, only ideologically ‘degenerated’ medicine was taught to Koreans and the main orthodox stream of medicine was inaccessible. Hence, Korean medical education not only focuses on basic and clinical medicine, but also inherited hierarchical discrimination and structural violence. After Korea's liberation from Japan and the Korean war, the Korean medical education system was predominantly influenced by Americans and the Western medical education system was adopted by Korea beginning in the 1980s. During this time, ethical problems arose in Korean medical society and highlighted a need for medical humanities education to address them. For Korean medical students who are notably lacking humanistic and social culture, medical humanities education should be emphasized in the curriculum. In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human physicians may only be distinguishable from robot physicians by ethical consciousness; consequentially, the Korean government should invest more of its public funds to develop and establish a medical humanities program in medical colleges. Such an improved medical education system in Korea is expected to foster talented physicians who are also respectable people.

서 론

‘의사양성체제’(medical education system)는 이 개념을 구성하는 단어들이 뜻하듯이 의사를 만들어내기 위한 의학교육 및 이와 관련된 제도를 의미한다. 여기에서 ‘의학교육’(medical education)은 의사를 전문직업인으로 양성하기 위한 교육을 지칭하고 의학교육에 포함되는 교육과정에는 의사가 되기 위한 첫 단계의 교육인 기본의학교육(basic medical education), 의사로서 갖추어야 할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역량을 배양하는 과정(intern, foundation years, transition years), 그 후 특정 전문과목 영역의 수련과정(post-graduate medical education), 이어서 이 전문과목 내에서 세부 영역의 전공역량을 개발하기 위한 추가 수련과정(subspecialty training), 그리고 이후 의사활동을 종료하는 시점까지 계속되는 평생전문직업성 과정(continuing professional development)이 있다. 이처럼 의사양성체제는 의학교육체제 또는 의학교육체계와 유사한 의미로 사용되고 여러 단계에 걸쳐서 시행되지만 이 논문에서는 첫 단계의 의학교육인 기본의학교육에 국한하여 우리나라 의사양성체제의 역사적 배경과 미래 의학교육에 대하여 논의하고자 한다.
첫 단계의 의학교육은 5년제 또는 6년제 의과대학, 학사 후 교육인 의학전문대학원 등 각 나라마다 서로 다른 체제와 제도를 통하여 운영되고 있지만 세계의학교육연합회(World Federation for Medical Education)에서는 이 과정을 기본의학교육으로 통칭하고 있다[1]. 그런데 의사양성체제를 기본의학교육의 수준에서 논한다고 하더라도 기본의학교육은 각 나라의 사회적 통념과 정부의 정책에 기초하여 수립되기 때문에 논의의 범위를 의과대학이나 의학전문대학원의 교육과정으로 제한할 수는 없다. 단순하게 의과대학이나 의학전문대학원의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학생을 선발하여 졸업을 시키고 면허를 취득하게 하는 교육과정을 기본의학교육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실제로 의사양성체제는 보다 더 근본적인 물음과 반성이 요구되는 개념이다. 특히 우리 사회가 어떻게 그리고 어떠한 의사를 양성하여 왔으며 앞으로 어떠한 의사를 양성할 것인가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의사양성의 배경이 되는 우리의 역사적, 철학적,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환경이 무엇이었는가를 반추하여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각 나라의 의료가 그것이 구현되는 특정한 사회의 역사, 문화, 경제, 정치로부터 영향을 받아서 결정되듯이 의사양성체제 역시 특정한 사회의 의학 외적 요인들과의 관계 속에서만 규명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거의 모든 나라의 기본의학교육의 내용은 표준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근대 이후 서양 문명의 과학주의 철학을 바탕으로 서양의학은 각각 생물학적 환원주의와 통계학적 결정론을 추구하는 생의학(bio-medicine)과 근거중심의학(evidence based medicine)을 추구하고 있어서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을 의과학의 필수적인 교육내용으로 인정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의학교육계는 기존의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을 넘어서 생명윤리, 의료윤리, 전문직업성 등이 포함된 인문사회의학을 의사양성을 위한 필수적인 교육내용이라고 규정하고 기본의학교육에서 ‘제3의 축’(the 3rd pillar, health system sciences)이라고 강조하고 있다[2]. 인문사회의학은 의사가 환자의 고통과 사회의 문제를 보다 심층적으로 인식함으로써 보다 인본주의적인 의료를 실천하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인문사회적 역량을 배양하는 분야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여러 나라에서 이렇게 유사한 기본의학교육 과정을 이수한 의사들이 실제로 활동하며 보여주는 의료의 모습은 매우 상이한데, 이러한 차이는 그 의사가 속한 사회의 특정한 의료환경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는 이제 의식주 이외에 의료가 국민의 기본권으로 인정되고 있고 이러한 국민 기본권을 확보하기 위하여 다양한 보건, 의료, 사회정책들이 존재하며 이 정책들이 의료활동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의사양성을 위한 교육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의료환경으로부터 직접적 및 간접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이 논문에서는 먼저 오늘날 우리나라 의사양성체제의 실체와 그 문제를 파악하기 위하여 이 체제의 수립에 영향을 준 다양한 인문사회적 요인을 역사적으로 조망하고 이어서 현재의 문제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미래 의학교육이 고려하여야 할 몇 가지 사항을 제안하고자 한다.

우리나라 의사양성체제의 역사적 배경

우리나라에 서양의학이 소개된 정확한 연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다. 조선말 지식인들은 이미 서양의학의 존재를 중국에서 수입된 서양의학서적을 통하여 알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서적을 통한 간접경험이었기에 본격적인 서양의학의 도입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서양의학을 실제 경험하게 된 것은 개항과 함께 국내에 들어온 외국 의사와 외국 문물을 통하여 이루어졌다. 구체적으로는 1885년 제중원이 개원하고 이듬해인 1886년 제중원 의학교가 개교하면서 해부학과 생리학 강의가 영어로 시작된 것이 우리나라에서 근대서양의학교육의 시초라고 볼 수 있다. 1894년 제중원은 미국의 선교부로 이관되었고 조선정부는 1899년 의학교를 설립하였으며 ‘공립의원 규칙’에 비하여 상당히 진전된 ‘의학교 관제’를 반포하면서 이 관제에 따라서 동물, 식물, 화학, 물리 등의 기초학문과 해부, 생리, 약물 및 위생 등의 기초의학을 교육하기 시작하였다[3]. 이와 같이 구한말부터 들어오기 시작한 선교의학을 바탕으로 비정규적인 의학교육이 간헐적으로 이루어졌다. 이후 조선식민화를 위하여 일본식 서양의학이 도입되면서 당시에 전통의학에서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의학의 효과에 놀라 서양의학교육에 대한 요구가 급속히 증가되는 상황에 이르렀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자력적인 조치로서 조선왕조는 의학교를 설립하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미 기울어가는 조선왕조의 운명과 일본의 식민화 과정에서 의사양성을 위한 의학교육에 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여력은 거의 없었다. 결국 비정규적인 의학교육과 사이비 의료업자들이 득세하는 시대를 거치게 되었고 관주도의 의학교는 19세기 말에서야 시작되었다. 당시에 우리 사회는 일본의사나 선교의료로 도입된 서양의학을 이해하기 위하여 필요한 영어와 일본어 어학능력은 고사하고 서양기초과학에 대한 교육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으로부터 서양의학 도입 초기에 서양의학교육에 자신을 헌신한 얼마 안 되는 교육자들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렇게 기울어가는 조선의 암울한 사회정치적 상황에서 7년 이상의 수학기간을 거쳐 최초로 정식의사를 배출한 민간교육기관의 등장과 조선왕조에 의하여 시작된 공공의학교육의 시작은 우리나라 초기의학교육의 여명기에서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3].

1. 일제 강점기의 의사양성

1910년 한일합방으로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되면서 일제 강점기는 시작되었고 일본식 서양의학이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도입되었다. 의학교육기관 내에 일본식 하부단위인 기초학을 위한 교실과 임상을 위한 의국제도가 도입되었고 교수진은 거의 일본인이었지만 극소수의 조선인 의학자가 가르치기도 하였다. 이 시기에 조선총독부의 조선교육령의 일환으로 의학전문학교로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1917), 대구의학전문학교(1933), 평양의학전문학교(1933), 경성여자의학전문학교(1938), 광주의학전문학교(1944)가 설립되었고 경성제국대학은 차별적 지위를 갖고 있었다. 일제 강점기 총독부의 조선인에 대한 교육목표는 황국신민화, 저급상인교육, 차별화였고, 조선인을 계몽시킬 우려가 있는 인문학과 고등기술과 같은 고급학문은 교육에서 철저하게 배제되었다[4]. 이 당시에 우리나라가 전수 받은 서양학문은 주류 정통학문이 아니라 ‘변질된’(degenerated) 학문이라고 평가되기도 한다[5]. 이때부터 의학은 이과로 분류되었고 식민조선에서 의학교육은 태평양전쟁의 군의관 공급을 위한 방편이 되기도 하였으며 의학교육에서 조선인에 대한 부당한 대우는 이 시대 이후에도 위계적인 차별과 구조적인 폭력이 의학계의 규범으로 정착되는 단초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변적인 이론과 ‘폐쇄된 병리’(closed pathology)에 근거하였던 전통적인 조선의학과 비교하여 서양의학은 ‘열린 병리’(open pathology)를 바탕으로 상당한 효과를 보임으로써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게 되었고 서양의학을 배운 의사는 과학적 의학을 표방하며 경제적 자율권과 함께 사회적 지위도 획득하였다[5]. 이렇게 전문직으로서 서구식 의사의 등장은 전통적인 유교적 관습에 기초한 양반의 우월적인 지위와 사농공상(士農工商)이라는 계급적 질서에 변화를 초래하였다. 이제 출신계급과 무관하게 서양의학교육을 받고 의사가 되면 중산층 이상의 경제적 및 사회적 지위를 획득할 수 있게 되었고 이렇게 의사라는 전문직은 우리나라에 계층상승을 가능하게 하는 또 하나의 길을 열게 된 것이다.

2. 해방과 한국전쟁, 그리고 군사정권시대의 의사양성

우리나라는 해방이 되고 나서 의학교육체제의 수립과 실행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체가 일본에서 미국으로 전환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고 1946년 미군정청의 계획에 따라서 6년제 교육으로 단일화되었다[6]. 상위학부인 경성제국대학 의학부와 경성의학전문학교가 폐지되었고 이를 대신하여 국립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이 설립되었다. 또한 기존의 의학전문학교은 모두 6년제 의과대학으로 개편되었으며 여성의사를 양성하기 위하여 이화여자대학교에 의과대학이 신설됨으로써 1950년대 초까지 우리나라에는 6개의 의과대학이 있었다. 당시 미군정청은 우리나라 의사교육제도와 의사자격기준의 다양성 때문에 발생하였던 복잡한 의사 자격요건의 혼란을 해결하고자 미국식 기준을 도입하여 표준화하여야 한다는 명분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명분의 이면에는 대학 내의 좌익을 소탕하려는 목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이면의 목적은 경성제국대학 출신과 전문학교 출신 사이의 갈등, 사립대학 출신과 관립대학 출신 사이의 갈등, 좌익과 우익의 갈등 등 복잡한 내부갈등만을 표출하고 대학에서 좌익으로 간주되는 인사들이 추출되는 결과만을 초래하였다.
1960년대 이후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증가되는 의료수요에 부응하기 위하여 의과대학 신설이 시작되었다. 1960년대에 5개교, 1970년대에 6개교, 1980년대에 12개교, 1990년대에 10개교가 신설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오늘날에 이르러서 의과대학의 수는 41개가 되었고 연간 입학정원은 3,300명에 달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의료계는 급속한 의료수요 증가에 대처해야 한다는 정부의 방침을 비판하며 의학교육과 의료의 질적 저하를 우려하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의과대학 신설을 저지하기 위하여 1971년에 의학교육협회(현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를 설립하였다. 아울러 의학협회(현 대한의사협회)의 주도로 의학교육의 평가인증을 위한 자발적인 연구모임이 형성되었고 그 결과로 1998년에 한국의과대학인정평가위원회가 신설되고 오늘날 한국의학교육평가원으로 정착됨으로써 외부의 도움과 간섭 없이 의학교육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제도와 기관이 마련되었다.
1970년대 북한과 의료 분야에서 경쟁하면서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도입된 국민의료보험제도는 1989년 당시 정부의 정치적 치적이 되었던 국민개보험제도로 완성되었고 이때부터 의사전문직에 대한 사회의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으며 일제강점기부터 인정받던 경제적 자율권은 제도적으로 제한되었다. 이렇게 군사정권 시절부터 도입된 규제적 성격의 여러 보건의료정책은 의사전문직으로 하여금 자율성을 상실하게 만들었고 이때 형성된 의사전문직의 수동적인 태도로 인하여 의사전문직업성의 추락이 시작되었다. 다른 한편으로 신설의과대학은 충분한 재정적, 교육적 역량이나 충분한 수의 교육자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의학교육을 시작하면서 부실한 교육을 제공할 위험성이 클 수밖에 없었다. 또한 급속하게 신설된 의과대학의 대부분이 사립대학이었고 따라서 이때부터 의사양성과 졸업 후 교육은 철저히 사적 투자의 영역으로 간주되기 시작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는 의사양성제제 수립의 여명기를 지나서 점차로 기본의학교육이 정규 고등교육화와 토착화로 전개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이 시기에 미국은 여러 공정을 통하여 우리나라 의학교육의 현대화를 지원하였다. 미네소타대학과 서울대학교의 협약을 통하여 218명의 교수진이 1954년부터 1961년까지 미국에서 연수를 할 기회가 주어졌다[7]. 또한 1980년대 중반에 옹골리(Patrick A. Ongley) 박사는 여러 아시아 국가를 방문하고 의학교육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기록으로 남겼다[8]. 이 기록에 따르면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홍콩과 말레이시아의 교수진은 교육과 진료에서 좋은 역량을 보이었던데 반하여 한국과 대만은 교육, 진료, 연구 모두에 있어서 역량이 충분하지 않음을 지적하였다. 사실 이러한 문제는 의사양성을 위한 의학교육만의 문제가 아니라 급속히 팽창하던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일반적인 문제였다. 이러한 의학교육의 질적 차이는 영국식 ‘계몽’ 식민지체제와 일본식 ‘착취’ 식민지체제의 차이로부터 유래한다고 볼 수 있고 오늘날에도 잔존하는 의학교육과 의료계의 일부 그릇된 규범은 일본식 의학교육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3. 의사양성을 위한 학제 논란

1990년대는 군사정권에서 문민정부로 이행하는 시대였다. 보수와 진보의 정권교체를 거치면서도 정부는 지속적으로 의사양성체제를 변화시켰고 노무현 정부에서는 의학전문대학원을 출범시켰다. 이를 통하여 정부는 우리나라 대학원 교육과 관련된 고등교육의 기본방향을 일반대학원, 특수대학원 및 전문대학원으로 구분하고 의학, 법학, 경영학 등의 분야를 미국과 같은 방식으로 전문대학원체제로 개편하고자 하였고, 이는 과열된 입시경쟁을 해소하고 사교육비를 절감하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본래 미국식 의학전문대학원제도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 현재 의학전문대학원의 미래는 매우 불투명하다. 의학전문대학원은 2004년에 기존의 5개 의과대학 이 의학전문대학원으로의 전환을 결정하면서 도입되었고 2006년에는 27개교가 전면 혹은 부분적으로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되었다. 미국의 전문대학원제도에서는 전문대학원 입학에서 재수를 허용하지 않지만 이러한 취지가 정치적인 이유에서 우리나라 제도에는 도입되지 않으면서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재수학원이 등장하였고 심지어 일부 전공의 대학교육은 의학전문대학원의 입학을 위한 사전 준비로 간주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의학교육 학제에 대한 논의는 새로운 양성을 보였다. 이명박 정부는 이전 정권이 추진한 여러 정책을 중단하고 그 이전으로의 환원을 시도하였고 의학교육도 그러한 정책적 변화의 대상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한국의학교육학회, 한국의과대학장협의회, 한국의학교육협의회의 의학교육 전문가들이나 의학교육 현장의 실무자들은 의사양성체제의 이원화에 따른 부작용에 대하여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우리나라 역사적, 철학적,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배경이 미국과 다르기 때문에 의학전문대학원제도의 도입이 적절하지 않음을 일관되게 지적하였다. 결국 의학전문대학원제도로 인하여 이공계 학생들의 두뇌유출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정부는 2010년 7월 의학교육 학제를 대학 자율의 선택제도로 변경하였다. 이로 인하여 2015학년도부터 단계적으로 의학전문대학원제도가 폐지되었고 2018년 현재는 3개의 의학전문대학원만이 남게 되었다.
의사양성체제의 이원화가 실패한 이유는 교육과 의료가 문민정부 이후 모든 정권이 시도하였던 개혁의 대상이며 주제였고 이 때문에 충분한 논의와 준비 없이 급하게 추진되면서 장기적인 전망, 일관성 및 통일성을 상실하였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현재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 1980년대에 대만이 우리와 같이 정부 주도로 강력하게 5개 의과대학을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였으나 실패로 끝난 경험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였고 입시에 대한 우리 국민의 정서를 극복하지 못하였기에 오늘날 이 제도는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식 전문대학원이 양질의 의사를 배출한다는 일부 의학교육학자들의 주장도 확실한 근거를 확인하기가 어렵고 그 이전에 과연 우리 사회에서 양질의 의사가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적 규정도 없는 상황에서 사실상 입시과열의 해결책으로 도입된 의학전문대학원제도는 출발점에서부터 실패가 예고된 제도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의학전문대학원으로의 전환을 독려하기 위하여 지원한 교육과정 개발 연구비는 각 의과대학의 의학교육에 대한 연구와 개발에 투자될 수 있었고 선진 의학교육국가와의 교류도 가능하게 하였다. 이렇게 의학교육에 공적 자금이 투입됨에 따라서 의과대학 평가인증제도도 발전할 수 있었고 서남대학교 의과대학의 경우처럼 충분한 양과 질의 의학교육이 시행되지 못하는 교육기관의 퇴출도 가능하게 되었다. 2019년부터는 국제적 기준을 근간으로 하지만 우리 기본의학교육의 상황을 고려하여 개정된 새로운 의학교 육 평가인증 기준, 즉 ‘ASK 2019’ (Accreditation Standards of KIMEE 2019)가 시행됨으로써 우리나라 의학교육이 질적으로 보다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에서 몇 가지 주요한 역사적 사안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의사양성체제를 살펴본 바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우리나라 기본의학교육의 역량과 수준이 상승되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미래 의사양성체제를 위한 제언

1. 의사양성체제에 대한 공적 투자의 확대

이상에서 역사적으로 간략하게 살펴본 우리나라 의사양성체제의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대비한 의학교육체제를 개발하기 위하여 고려해야 할 사항들은 무엇인가? 먼저 정치적 차원에서 정부가 더 많은 공적 자금을 의학교육에 투자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보수와 진보의 정치적 이념을 넘어서 의료의 근본적인 특징 중에 하나는 ‘공공성’이다. 한 사회가 존속되려면 시민의 생명권이 보장되어야 하고 이 생명권을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사회적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의료이며 이 의료를 책임지는 전문직이 바로 의사이다. 정부는 의료의 공공성에 근거하여 의사전문직의 경제적 자유를 제한하고 의료비 지출을 억제하여 의료의 보장성을 강화하여 나가는 정책을 정당화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에 공헌해야 할 의사를 양성하는 체제가 대부분 민간자본에 의하여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근대 시민혁명 이후 자유권과 관련하여 논리적인 일관성을 확보하려면 사적인 자본으로 양성된 의사전문직이 이윤을 추구하는 의료행위는 제한될 수 없다. 하지만 의료의 본질이 공공성에 있고 한 사회의 존립을 위하여 의사의 전문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의사전문직의 양성은 국가가 공적인 자금으로 책임져야만 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국가에서는 기본의학교육뿐만 아니라 그 이후의 교육과정도 공적 자금으로 운영되고 있고 이렇게 양성된 의사는 자신의 사적인 자금이 거의 투자되지 않았기 때문에 의료의 공공성을 위하여 정부의 엄격한 경제적 관리를 받으면서도 큰 불만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의료의 공공성을 인정하고 의료에 지출되는 사회적 비용을 엄격하게 관리하고자 한다면 정부가 중장기적으로 더 많은 공적 자금을 의사양성체제에 투자하여야 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 의료계의 여러 현안뿐만 아니라 의학교육의 근본적인 문제도 의료의 공공성과 민간 의사양성체제의 괴리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정부가 의료의 공공성에 상응하는 의무를 인식하고 공적인 투자를 하도록 유도하는데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2. 미래 의사에게 필요한 역량으로서 불확실성에 대한 적응력 개발

공적 자금이 투자되어야 할 미래 의사양성체제를 논의하기 위해 서는 먼저 미래사회를 잠정적으로라도 예측하여야 한다. 이미 잘 알려져 있는 바와 같이 국제연합(United Nations)은 ‘2030년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수립하고 의료분야에서는 보장성 확대를 목표로 제시하였다[9]. 이에 맞추어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도 2017년에 국제적 전략 보고서를 출간하였다[10]. 또한 여러 미래학자들은 미래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사건을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름으로 집약하여 표현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의 토대가 되는 기술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지만 소프트웨어의 차원에서는 빅데이터, 머신러닝, 인공지능 등이 공통적으로 언급되고 하드웨어의 차원에서는 로봇이 중요한 기술로 간주된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적 가치는 단순히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던 기술의 등장과 발전이 아니라 다양한 신기술의 조합을 통한 미지의 분야와 가치의 창출이다. Schwab [11]은 과학과 기술의 융합으로 인하여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학문 및 분야 간의 경계와 구분이 더 이상 의미 없게 될 것이라고 세계경제포럼에서 전망하기도 하였다.
가까운 미래에는 지금까지 인류가 상상할 수 없는 양의 정보를 생산, 축척 및 활용할 수 있을 것이고 이 정보를 인간보다 효율적으로 검색, 종합, 활용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시킬 수 있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추론, 선택, 결정을 대신하며 인간보다 정밀하게 작동할 수 있는 로봇에 이러한 지적 능력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마디로 과거의 산업혁명 때 간단한 기계가 인간을 단순한 육체적 노동으로부터 해방시켰다면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공지능 장착된 로봇이 인간을 모든 노동, 즉 복잡한 육체적 노동과 심지어 지적 노동으로부터도 해방시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망에 따르면 인간 의사가 존립하기 위하여 경쟁하여야 할 대상은 다른 인간 의사가 아니라 로봇 의사일 것이다.
그런데 인간 의사가 로봇 의사의 능력을 평가할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최신이 항상 최고는 아니다’라는 캉귈렘(Georges Canguilhem)의 말이다[12]. 20세기 후반 프랑스를 대표하는 의사이며 의철학자인 캉귈렘은 가장 최근에 개발되었다는 이유에서 주목받았던 여러 생명의료신기술을 일정한 시간이 지난 후에 재평가하면서 상당히 많은 생명의료신기술이 결국에는 최고의 혁신적인 의료기술로 판명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밝혀낼 수 있었다. 따라서 인간 의사는 로봇 의사의 최신의료기술에 압도되어서는 안 되고 비판적인 분석력과 판단력을 활용하여 최신 의료기술의 활용 여부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러한 분석과 판단은 인본주의와 기본적인 생명의료윤리원칙에 입각하여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모든 전망은 어디까지나 예측에 불과하고 너무나도 당연한 단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미래의 불확실성이고 이 불확실성 속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필요한 역량은 끊임없는 변화에 대한 ‘적응력’(adaptability)라는 것이다. 평균수명이 연장 되고 있는 시대의 미래 의사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제5차 산업혁명을 직면하게 될 수도 있고 현실성이 적고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기는 하지만 의학의 궁극적인 목표인 모든 질병의 박멸에 성공하여 더 이상 의사가 필요 없는 시대가 올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결국 다른 어떠한 분야보다 급변하고 있는 의료환경에 인간 의사가 적응하려면 지속적인 학습이 필수적이다. 최근에 국내에서도 논의되고 있는 ‘변혁적 의학교육’(transformative medical education)은 이러한 미래 전망에 근거하여 미래 의사의 적응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하여 제안된 것이라고 이해될 수도 있다. 따라서 미래 기본의학교육의 목표는 기존의 지식이나 기술의 전수보다는 평생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자발적인 평생학습을 할 수 있는 동기를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것이어야 할 수도 있다.

3. 미래 의사에게 필요한 역량으로서 윤리의식 함양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하여 필요한 역량 이외에 의료의 본질이며 미래에도 여전히 그 중요성이 감소하지 않을 역량도 있다. 바로 의사의 윤리의식이다. 물론 윤리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지난 수세기 동안 여러 윤리학자들 사이에서 논쟁이 이어져 오고 있지만 가장 상식적이고 간단한 의미는 타인에 대한 고려와 배려이다. 따라서 의사에게는 환자에 대한 최선의 고려와 최대한의 배려가 곧 윤리인 것이고 이러한 고려와 배려를 의식적으로 함으로써 형성되는 것이 윤리의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윤리의식은 이제는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는 생명의료윤리의 4대 원칙에 명확하게 반영되어 있다[13].
윤리의식은 기원전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이미 표명되어 있듯이 의사의 의사됨을 규정하는 초석이며 시대가 변하더라도 의료의 근본으로서 유지되어야 할 가치이고 덕목이다. 18세기 유럽을 대표하는 의사인 카바니스(Pierre-Jean-Georges Cabanis)는 ‘모든 임상적 행위가 윤리적 행위이다’라고 선언하면서 의사의 윤리의식을 강조하였다[14]. 이 선언은 의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임상적 행위일지라도 윤리적으로 수용할 수 없다면 결코 올바른 임상적 행위가 아니라는 의미이다. 이러한 전통을 계승하여 20세기에 들어서서 캉귈렘도 ‘의료는 근본적으로 가치론적 활동’이라고 규정하였다. 의료행위는 과학적 활동이면서 동시에 가치판단이라는 뜻이다.
이처럼 히포크라테스 이래로 줄곧 임상적 행위는 반드시 환자에 대한 윤리적 고려를 전제하여 왔다. 최근에 동물권이 인식되고 실험윤리가 강화되면서 불필요하게 동물에게 고통을 주거나 죽음을 초래하는 행위가 금지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오랫동안 동물은 윤리적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인간의 인간에 대한 모든 행위에 대해서는 서양과 동양의 인류 역사 전체에서 원칙적으로 윤리적 고려가 배제되지 않았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협조하였던 의사들처럼 특정한 사회적 또는 정치적 이념에 근거하여 특정한 민족, 젠더, 연령 등에 대하여 차별하는 모든 행위는 강력하게 비판받 아 왔다.
가까운 미래에 빅데이터를 초인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탑재된 로봇 의사가 출현하더라도 로봇 의사와 인간 의사의 결정적인 차이를 나타내는 사실, 즉 인간 의사만이 윤리적 판단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윤리적 추론과 선택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정교한 알고리즘으로 인간의 윤리와 유사하게 구현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로봇 의사는 근본적으로 윤리적 책임을 질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최근에 자율주행 자동차가 발생시킨 교통사고의 법적 책임을 누가 지어야 하는가라는 문제에 대하여 자동차, 운전자가 아닌 탑승자, 소유자, 개발자나 개발업체 등의 관계에서 점차로 수렴된 의견에 접근하고 있지만 윤리적 책임의 문제는 법적 책임의 문제가 해소되거나 해결되더라도 여전히 남는다. 그 이유는 적어도 아직까지는 윤리적 판단은 윤리적 책임을 질 수 있는 주체인 인간만이 가능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바른 임상적 판단, 즉 윤리적 판단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심층적이고 종합적인 이해, 곧 인문학과 사회과학의 지식과 지혜를 전제해야만 가능하다. 인간은 무의식적이고 직관적으로 일차적인 윤리적 판단을 내리지만 이러한 판단은 완전한 윤리적 판단이 아니다. 윤리적 판단은 의식적이고 체계적인 반성을 거쳐서만 완성될 수 있기 때문이고 이를 위해서는 인문사회적 교양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 의과대학 학생들은 수학과 자연과학에만 치중된 왜곡되고 편협한 중등교육과정을 마친 후에 인문학적 및 사회과학적 기본교양을 검증하지 않는 입시제도를 통과하여 의과대학에 입학한다. 따라서 중등교육과정의 근본적인 개혁이 실현되기 전까지는 이렇게 부족한 인문학과 사회과학에 대한 교육은 유럽과 북미의 기본의학교육보다 더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교육과 입시 현실을 고려하면 국제적으로 기본의학교육의 제3의 축으로 인정되고 있는 인문사회의학의학이 해외에서보다 더 강조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의과대학 졸업생의 인문사회적 교양수준은 과학적 지식과 기술의 수준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국제적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물론 한국형 인문사회의학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것은 남겨진 과제이다. 올바른 윤리적 판단과 행위를 가능하게 하는 인문사회적 교양은 인터넷을 통하여 쉽게 얻을 수 있는 단편적 정보와 지식의 총합이 아니다. 인문사회적 교양은 종합적이고 총체적인 사유를 가능하게 하는 토대이다. 적어도 의과대학의 기본의학교육은 우리나라 의과대학 학생들에게 부족한 언어능력(literacy,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능력)을 학습하는 과정을 반드시 포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의사양성체제는 의사 이전에 로봇과 분명하게 차별화되는 인간을 양성하는 체제를 지향하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 론

19세기 말 선교사와 일본인을 통하여 도입된 서양의학은 그 역사적, 철학적,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가치가 누락된 채로 우리에게 전해졌고, 특히 일제 강점기에 조선인에게는 주류 정통의학이 아니라 이념적으로 ‘변질된’(degenerated) 의학이 교육되었다. 그 영향으로 오늘날까지도 우리나라에서 의학은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을 중심으로 교육되고 있고 위계적인 차별과 구조적인 폭력이 의학계의 규범으로 정착되었다. 해방 이후에는 미국의 절대적인 영향을 받으면서 의사양성체제가 미국화 되었지만 1980년대 이후에는 의학교육의 한국화가 점차로 진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몇몇 의사는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의료윤리문제를 야기하였고 이를 예방 및 해결하고자 인문사회의학이 의학교육과정에 도입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중등교육과정에서 인문사회적 교양을 충분히 함양하지 못한 우리나라 의과대학 학생들에게는 인문사회의학교육이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 특히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로봇 의사와 차별화되기 위해서 인간 의사에게 더 높은 윤리의식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인문사회의학교육을 강화하고 미래의 변화된 의료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의사를 양성하는 데는 정부의 적극적인 공적 재정지원이 필요하다. 개선된 미래 의사양성체제는 유능한 의사 이전에 존경받을만한 인간을 양성할 수 있는 체제로 발전하여 나아가길 기대한다.

저자 기여

안덕선, 한희진: 기본개념 설정, 연구계획, 문헌수집 및 분석, 원고작성 및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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