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의예과의 교육과정은 1979년 이과대학 의예과로 첫 신입생을 모집하고, 이후로 여러 가지 사회의 변화와 예비의학도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의 요구에 따라 신속히 대처를 해오고 있다. 이과대학 소속이었던 1990년대 말까지의 의예과 교육과정은 필수교양과목과 선택과목 몇 개 이외에는 대부분 이과대학에서 강의를 맡은 자연과학분야 과목으로 이루어진 전공필수과목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1]. 1999년에는 의예과가 이과대학에서 의과대학으로 소속변경이 되었고, 의예과 학생들이 의과대학 학생이라는 인식을 보다 뚜렷하게 가질 수 있는 방안으로 기초의학지식을 좀 더 일찍 접촉할 수 있게 해부학, 생리학, 생화학, 조직학 등 기초의학의 교과목 일부가 의예과 2학년에서 강의가 이루어지는 교육과정을 마련하였다[
2]. 그러나 그 이후 의예과 학생들의 이탈이 많아지게 됨에 따라 의학과 1학년 학사편입을 수용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의예과 교육과정으로는 편입생들이 의예과에 편성된 기초의학 교과목을 수강하지 못하게 되어 기초의학교육이 부족해지는 문제점이 발생하였다. 또한 국가시책 변화에 따라 2009년에 의학전문대학원을 개원하게 되어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의 병행체제로 학교를 운영하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2004년에는 해부학, 생리학, 생화학, 조직학 등의 과목을 다시 의학과 1학년에서 강의가 이루어지도록 교육과정을 개편하면서 의예과에는 건강과 영양, 의학개론, 의학용어, 행동과학, 의사학 등의 과목을 신설하여 의학교육에 필요한 기초자질의 함양을 도모하도록 하였다[
3].
2013년 포스트 2주기 의과대학 평가인증과정에서 일부 교육 분야에서 보완이 필요한 미비점을 알게 되었고, 이를 개선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또한 정부시책의 변경으로 의사양성을 위한 교육과정에 대해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 중 하나를 각 대학이 선택할 수 있게 되었으며, 우리 대학은 의학전문대학원을 폐지하기로 하였다. 이로 인하여 2017년 의예과 신입생부터는 의예과 2년과 의학과 4년, 즉 의과대학 6년을 모두 아우르는 새로운 교육과정의 마련이 필요하게 되었다.
새로운 교육과정 마련을 위하여 수차례의 집중작업팀(task force team, TFT)을 구성하여 활동하였다. 먼저 2013년 11월부터 2014년 8월까지 교육과정 평가 및 개편 TFT(제1차 교육과정 개편 TFT) 활동을 통하여 (1) 기존 교육과정 일부를 개선하여 의학전문대학원 폐지 이후 학사편입생을 받는 기간 동안에 적용하고, 2017학년도 의예과 신입생부터 적용할 수 있는 의과대학 6년의 교육과정을 마련하는 2단계의 교육과정 개편작업을 한다; (2) 성과바탕교육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학습성과의 위계와 체계성을 확보한다; (3)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교육 및 평가방법을 개선한다 등의 교육과정 개편방향을 정하였다. 또한 의료인문학 교과목을 제외한 21개 교과목에 대한 분석작업을 한 후 시기성과기준에 맞도록 전체 과정성과의 지식구조형태를 조정하였다[
4]. 2014년 10월부터 2015년 5월까지의 제2차 교육과정 개편 TFT 활동에서는 기존에 시행하고 있었던 의예과 교육과정, 기본의학 교육과정, 의료인문학 교육과정 등 각 교육과정의 주요 문제점과 개선 요구사항을 파악하였고, 새로운 교육과정의 전체 구성 및 적정 교육시기를 파악하였으며, 교육과정기술서와 단위교육과정별 수업계획서를 확인하여 개선하는 작업을 하였다. 두 차례의 교육과정 개편 TFT 활동의 결과에서 전산화가 필요한 부분 또는 개선이 필요한 부분들을 도출하여 영남대학교 전산정보원의 도움과 협의를 통하여 의학교육과 관련된 여러 가지 전산정보시스템을 개선하였다[
5].
이 원고에서는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의예과의 새로운 교육과정, 즉 2015년 10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진행된 제3차 교육과정 개편 TFT 활동의 결과로 새로이 마련된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기본의학교육 6년 과정 중 의예과에 해당하는 2년간의 교육과정의 개편방향과 구성에 대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6].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교육목표
영남대학교의 창학정신과 교육이념을 바탕으로 윤리의식과 지성을 갖춘 인격을 함양하며, 일차보건의료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인류의 건강증진과 의학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의사를 양성함에 있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교육목표를 설정한다.
1. 의예과 교육목표
1) 인간의 건강과 생명을 소중히 하며, 봉사정신과 협동심, 그리고 강한 책임의식을 가진다.
2) 인문․ 사회과학 및 자연과학 분야의 교육을 통하여 인간의 기본적인 특성을 이해한다.
3) 의학전공을 위한 기초지식을 습득한다.
2. 의학과 교육목표
1) 인간의 건강증진과 지역사회에 흔한 상병의 예방, 치료 및 재활에 기여할 수 있는 기본적인 능력을 갖춘다.
2) 변천하는 사회적 요구와 의학의 발전에 부응하여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태도를 지닌다.
3) 의학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기본적인 역량과 태도를 갖춘다.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졸업역량
(1) 기본적 의학연구 수행(basic medical research)
(2) 환자중심의 진료(patient-centered care)
(3) 효과적인 의사소통(effective communication)
(4) 도덕적 추론과 의료윤리(moral reasoning & medical ethics)
(5) 자기주도적 평생학습(self-directed lifelong learning)
(6) 전문가적 리더십(professional leadership)
(7) 비판적 사고와 문제해결(critical thinking & problem solving)
교육과정의 시기 구성과 중점 개편방향
기존의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의 병행체제에서는 의예과 1-2학년,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의학과 1-4학년으로 구분되어 있었으며, 일정 기간 동안 의과대학 의학과 1학년으로 편입생이 입학하여 의학과 1-4학년 교육과정을 이수하여야 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한시적이기는 하지만 새로운 교육과정과 기존 교육과정이 동시에 운영이 되므로 혼란을 줄이기 위하여 새로운 교육과정의 6년은 M1-6 또는 M1-1-M6-2(학기를 나타내는 경우)로 표기하기로 하였다.
의과대학 교육과정을 의학전기초교육과정(fundamental course), 기본의학 교육과정(basic medical course), 임상실습 교육과정(practical clinical course)의 3가지 시기로 구분하였다. 기존의 의예과 교육과정에 해당하던 부분이 의학전기초교육과정에 주로 배치가 되었으며 M1-1, M1-2, M2-1 기간이 이 시기에 해당한다. M2-2와 M3, M4 기간이 기본의학 교육과정 시기에 해당하고, M5, M6 기간이 임상실습 교육과정 시기에 해당한다.
새로운 교육과정의 중점 개편방향은 통합성, 연계성, 지속성, 역량기반, 나선형 교육 등이 반영되도록 정하였다. 통합성을 이루기 위하여 현재의 통합교육과정을 보완하여 일부 과정을 계통중심으로 재분류하고 수직통합을 시행하였으며, 기초의학, 임상의학, 의료인문학이 각 교과과정에 포함되도록 구성하였다. 특정 과정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전반전인 지식을 가르치는 교과목으로 시작하여 계통별 통합교과목으로 연결되도록 구성하고 재배치하여 연계성을 확보하도록 하였다.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각 과정들이 M1–6에 걸쳐 균등하게 배치되도록 하였으며, 졸업역량을 성취하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하였다. 학습성과의 수준을 초보자, 중급자, 숙련자, 전문가의 4단계로 구성하고 의과대학 졸업생은 숙련자 수준, 즉 3단계 수준 이상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정의하고 기본적인 수준에서 심층적이고 광범위한 학습수준으로 연결되도록 과정을 배치하여 나선형 교육과정이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이러한 개편방향에 따라 계통별로 통합교과목을 조정하여 배치하면서 통합교과목을 수준에 따라 1, 2로 나누거나, 심장순환호흡기와 같은 교과목은 1, 2로 구분하지 않고 심장순환기와 호흡기로 세분화하였다(
Appendix 1).
기존 의료인문학 교육과정의 핵심 개선사항은 영남대학교 의과대학만의 의료인문학 교육철학과 교육과정의 구성원칙과 교육원칙, 역량기반의 교육과정 구성 및 평가체제의 구축, 개별 교과단위의 개선이 아닌 전체 교육과정의 거시적 관점에서의 개선 등으로 정하였다. 그리고 교과목 간 연계성과 교육시기의 조정과 재배치, 전 학년에 걸쳐 의료인문학 교육과정의 지속적 배치와 심화학습이 되도록 조정, 졸업역량 및 최근의 교육 요구 등을 고려한 새로운 교과목의 개발 등에 대한 검토가 요구되었다. 그러므로 의료인문학 교육과정 개편원칙으로 우리 대학의 의료인문 교육은 학문의 내용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우리 대학에서 추구하는 졸업역량, 바람직한 우리 대학의 문화와 좋은 의사로서의 소명과 태도, 그리고 의학직업전문성을 갖춘 바람직한 미래의 의사로 사회화하는 과정으로 구성하기로 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의료인문 교육과정을 ‘doctoring’으로 정하였고, 공식적 교육과정과 잠재적 교육과정을 포함한 의과대학 교육 전반에 걸친 문화 전수과정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였다. 이는 영남대학교 의과대학의 교육문화 쇄신과 함께 우리 대학만의 의학교육 철학을 개발하여 공유하고, 이에 기반을 둔 교육활동이 이루어져야 함을 의미하였다. 이를 위해 의료인문학 교육과정 개선 과정은 역량기반 성과바탕의 의학교육 개선과정에 발맞추어 우리 대학이 추구하는 인재상과 졸업역량을 재검토하였고, 이러한 교육 철학과 미션들을 반영하는 의학교육 전반의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하였다. 또한 공식적 교육과정 개선의 프레임을 넘어 잠재적 교육과정 및 교육문화와 환경을 고려한 전방위적 개선이 이루어지도록 하였으며,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대학의 의료인문학 교육과정 개편은 (1) 교육의 시기: 의과대학 지원 순간부터 졸업 후까지; (2) 교육의 맥락: 나에서부터 세계까지, 출생부터 사망까지, 일상에서 병원까지; (3) 교육의 범위: 교과목에서 문화까지; (4) 교육의 내용: 일반교양에서 의학까지; (5) 교육의 성과: 개인의 성장에서 공동체의 발전까지라는 5가지의 원칙을 가지고 추진하였다.
의예과 교육과정 개편방향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의예과 2년간의 과정에는 의학 전 기초교육과정(M1-1-M2-1)과 기본의학 교육과정의 일부(M2-2)가 같이 시행되는 기간으로 의예과 2학년 2학기(M2-2)에서는 기본의학 교육과정의 일부가 배치되어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의예과 1학년(M1)부터 시행되는 의학전기초교육과정의 중점 개편방향도 교육과정의 중점 개편방향에 맞추어 M2-2과정과 연계가 될 수 있도록 (1) 생물학계열 교과목, (2) 화학계열 교과목, (3) 물리학계열 교과목, (4) 컴퓨터, 통계학계열 교과목, (5) 인문학계열 교과목으로 구분하여 개편방안을 마련하였다.
1. 생물학계열 교과목 중점 개편
생물학은 생체현상의 다양한 분야를 학습하는 과목으로 의학 전 교육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이다. 생물학 분야 중 세포부분은 ‘세포생물학’에서, 유전분야는 ‘유전학’에서, 형태학 분야는 ‘포유 동물형태학’에서 보다 자세하게 강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였다. 따라서 ‘심화생물,’ ‘심화생물실습’ 강의가 ‘세포생물학,’ ‘유전학’ 등의 강의보다 선행되어 이루어지도록 배치하였다. 기존 ‘의학용어’ 교과목은 골학을 강의내용에 추가하여 ‘인체구조학개론’으로 개편하였다. 해부학과 생리학의 총론에 해당하는 부분을 ‘인체의구조와 기능입문’으로, ‘발생학’을 ‘인체의발생’으로 하였다.
새로운 교육과정에서 ‘심화생물,’ ‘심화생물실험,’ ‘포유동물형태학’은 M1-1에 배치하고, ‘유전학,’ ‘세포생물학,’ ‘인체구조학개론,’ ‘인체의구조와기능입문,’ ‘인체의발생’은 M2-1에 배치하였다.
2. 화학계열 교과목 중점 개편
기존 의예과의 화학계열 교과목은 ‘기초화학,’ ‘일반화학실험(1),’ ‘유기화학,’ ‘유기화학실험’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의학전교육과정에서 화학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필요하지만 ‘일반화학실험(1)’의 경우 기본의학 교육과정을 준비하기에 필요한 내용보다는 화학에 대한 기초적인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의학전교육과정에서 제외하기로 하였다. 다만 일부 필요한 화학실험 학습내용은 ‘유기화학실험’에 통합하여 교육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으로 판단하여 ‘기초화학’은 M1-1에 배치하고, ‘유기화학,’ ‘유기화학실험’은 M1-2에 배치하였다.
3. 물리학계열 교과목 중점 개편
기존 의예과의 물리계열 교과목은 ‘생활물리’와 ‘의학물리학’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생활물리’는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필요한 검사, 예를 들면 X-ray, 초음파, computed tomography, magnetic resonance imaging 등 다양한 검사들의 기본적인 원리와 응용에 대한 강의이므로 심전도나 핵의학검사와 같은 검사들에 대한 원리나 응용 등을 추가하여 ‘의학도를위한물리’로 과목명을 변경하여 M1-1에 배치하였다. ‘의학물리학’은 인체의 구조와 기능을 이해하고, 각 장기의 물리적인 특성 등을 학습하는 수업이므로 의예과 교육과정보다는 각 장기별로 통합하여 강의가 진행되는 통합임상교과목에서 임상과 연계하여 강의가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4. 컴퓨터 ․ 통계학계열 교과목 중점 개편
‘컴퓨터과학및실습’과 ‘의학통계’는 기존 의예과 2학년 학생들이 수강해 오던 전공필수과목이었다. 두 과목의 수업목표와 내용이 일정 부분 유사한 면이 있어 시기적으로도 학년을 나누어서, ‘컴퓨터과 학및실습’은 컴퓨터 구조를 비롯하여 각종 연구 및 사무프로그램에 대한 내용을 학습하는 것으로 구성하여 M2-1에 배치하였고 ‘의학통계’는 M3-1에 배치하였다.
5. 인문학계열 교과목 중점 개편
교양필수과목 중 핵심교양은 대학에서 정한 교육과정으로 의과대학의 재량으로 변경이 불가능하므로 유지하도록 하였다(예, 명저 읽기와글쓰기, practical English, academic English, 대학생활의설계). 그러나 ‘대학생활의설계’의 경우 학습내용과 교육방향을 별도로 정하도록 하였다.
‘의예과특강’과 ‘대학생활의설계’ 교과목은 교육목표와 내용면에서 일부 중복되는 면이 있으므로 통합하여 M1-1에 배치하였다. ‘인간심리학’은 ‘순수심리학’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의학적 측면에서의 내용 접근이 도움이 되고 기본의학 교육과정에 적절하므로 M3-1에 배치하였다. ‘봉사인성실습(1),(2)’은 인간의 건강과 생명을 소중히 하며, 봉사정신과 협동심 그리고 강한 책임의식을 가지도록 하는 의예과 교육목표에 가장 잘 부합되는 교과목이므로 기존과 같이 M1-1과 M1-2에 배치하였다.
결 론
세 번에 걸친 교육과정 개편 TFT 활동으로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교육목표와 졸업역량이 반영되어 만들어진 새로운 교육과정이 2017학년도 의예과 신입생부터 적용해 시행하고 있다. 4년간의 시간과 수십 명의 참여교수들의 노력으로 마련된 것이다. 의예과 교육과정은
Appendix 2에 나타낸 것과 같이 교양필수 교과목과 전공필수 교과목, 전공선택 교과목 등이 의예과 1학년 1학기 22학점, 의예과 1학년 2학기 23학점, 의예과 2학년 1학기 22학점, 의예과 2학년 2학기 15학점으로 배치되어 전체 82학점이다. 교양필수 교과목은 기초화학, practical English, 대학생활설계, 사회체육, academic English, 의사소통의기술, 시사생활경제, 이공계열명저읽기와글쓰기 등의 교과목과 이외에도 학교에서 정해진 해당 분야별 교양과목 15학점을 수강 신청하여 전체 36학점을 이수하여야 한다. 전공선택 교과목은 2학점인 ‘의학도를위한물리’뿐이며, 전공필수 교과목은 봉사/인성실습(1),(2), 심화생물, 심화생물실험, 포유동물형태학, 유기화학, 유기화학실험, 유전학, 세포생물, 인체의구조와기능입문, 인체구조학개론, 인체의발생, 컴퓨터과학및실습, 심장순환호흡기, 소화기(1), 신장비뇨생식기, 근육골격(1), 인체구조실습, 신경의학(1), 의료와사회(1) 등 19개 교과목으로 전체 44학점을 이수하여야 한다. 영남대학교 의예과 유급 및 수료 사정에 관한 규정에서 ‘수료에 필요한 학점은 80학점 이상으로 교육과정 이수지침에 따른 교육과정을 반드시 이수하여야 한다’라고 되어 있으므로 의예과 교육과정의 교양필수 교과목과 전공필수 교과목을 모두 이수하면 80학점으로 의예과를 수료한다. 단 교육과정 이수지침으로 학과에서 별도 지정한 교과를 미 이수한 경우, 전 학년 평균평점이 2.0 미만인 경우, 의학전기초교육과정 시기성과평가를 통과하지 못한 경우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되면 유급에 해당한다.
새로운 교육과정을 준비하면서 기초의학과 임상의학뿐만 아니라 의료인문학을 포함하여 수직적, 수평적 통합을 이루고자 하였으며, 의예과에서 이루어지는 의학전기초교육과정의 교과목을 포함하여 학년이 올라가면서 기본적인 수준에서 심층적이고 광범위한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과목 편성에 많은 노력을 하였다. 그러나 개편된 교육과정을 보완하기 위한 추가적인 작업이 필요하다. 의예과 과정에 한정해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의학전기초교육과정의 상당수 교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자연과학대학과의 사전에 협의와 조율과정을 거쳐야 한다. 사전에 미리 자연과학대학 교수들과 만나 교육과정 개편에 대하여 설명함으로써 의예과 교과과정의 수정에 상당한 성과를 이루었다. 둘째, 학점 이수와 관련하여 예상되는 문제점에 대해 고려하여야 한다. 시기적으로는 의예과 2학년(M2-2)부터 기본의학 교육과정이 시작되나 제도적으로는 의예과 2학년 수료 후에 의학과로 진급하게 된다. 또한 본부 캠퍼스와 의과대학 캠퍼스가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어서 M1 시기의 학점 미 취득과 목을 M2 시기에 재수강하기 용이하지 않다. 그리고 교육과정 개편 이전에 군입대를 하여 제대 후 복학하는 학생과 유급생의 경우 새로운 교과과정으로 수강하여야 하므로 문제가 되는 교과에 대한 학점 인정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 셋째, 의예과 2학년(M2-1)부터 의과대학 캠퍼스에서의 강의가 시작되므로 이들을 위한 강의실과 자율학습실 등의 시설 확보와 사물함과 같은 부대시설들의 보완이 필요하다.
최근 많은 의과대학들에서 국가시책의 변화나 의료교육환경의 변화, 그 외의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하여 교육과정의 개편을 진행하고 있거나 계획하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교육과정 개편에는 의예과 교육과정만을 개편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며, 의예과 교육과정과 의학과 교육과정을 연계하여 개편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어느 경우에도 주도적으로 교육과정 개편을 이끌어 나가는 분은 많은 어려움과 고통이 뒤따를 것이며 이를 감수하여야만 개편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대학의 개편과정 4년 동안에도 본 저자를 비롯하여 많은 참여교수들이 힘들어하였다. 다행스럽게도 개편 당시의 학장을 비롯한 보직자들과 행적직원들의 많은 지지와 협조로 교육과정 개편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Kim 등[
7]이 제언한 바와 같이 교육과정의 개편에는 대학차원의 지원, 수업참여교수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교수개발프로그램, 의학교육전문가로부터의 충분한 의견수렴, 그리고 의학교육과정 관련 업무의 독립성 보장 등에 대하여 적극 찬성하는 바이다. 특히 대학의 교육과정은 학과, 교실 등의 이해관계와 정치적 영향과 무관하게 운영이 되도록 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국의학교육평가원에서도 강조하고 있다[
8]. 조금 덧붙이자면 교육과정 개편에는 분명 의학교육전문가가 필요하다. 그러나 의학교육전문가 몇 명만으로는 바람직한 교육과정을 완성할 수 없다. 교육과정 개편에 많은 동료교수들의 참여가 필요하며, 또한 참여교수들에게 주기적으로 그리고 반복적으로 교육과정 개편에 필요한 교육의 실시와 더불어서 학과와 교실을 떠나 기존의 편견을 없애는 아이스브레이킹 시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개편작업 중에는 교과목 책임교수와 담당교수의 의견이 수시로 필요하므로 이들의 협조와 관심이 필요하다. 그리고 개편된 교육과정을 점검하고, 평가하고 또 개선하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가장 힘들고 의욕을 잃게 만드는 일은 한국의학교육평가원에서 강조하고 있는 교육과정 관련 업무에 대한 독립성을 보장에 대한 이해도 없으며, 교육과정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편견을 가지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무시하고 개인의 고집만을 주장하는 이가 학교의 운영을 맡게 된다면 행정력을 부당하게 행사하게 될 것이며, 그동안 수많은 교수들이 교육과정 개편에 투자한 수고와 노력, 시간들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러한 피해는 고스란히 교육의 수혜를 받고 있는 의과대학 학생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므로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