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Med Educ Rev > Volume 19(3); 2017 > Article
의예과 교육의 역사적 발전과 교육과정 편성 방향 고찰

Abstract

Despite the importance of how the premedical education curriculum is organized, the basic direction of the curriculum has not been evaluated at a fundamental level. In order to explore the basic directions of the premedical education curriculum, this study examined medical education as a university education, the historical basis of premedical education, and the direction of the premedical education curriculum. Historically, as medical education was incorporated into the university education system, premedical education developed based on basic science and liberal arts education. Accordingly, the direction of the premedical education curriculum began to split into two approaches: one believing in a basic science-based education intended to serve as the foundation of medical training, and the other believing in a liberal arts-based education intended to cultivate the qualities of a doctor. In recent years, however, the binary division in the direction of premedical education has ceased to exist, and the paradigm has now shifted to an agreement that premedical education must cultivate the basic scientific competence required for learning medical knowledge as well as the social qualities that a doctor should have, which are cultivated through the liberal arts. Furthermore, it has been asserted that the direction of premedical education should move toward the qualities that will be required in the future. With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underway, the role of doctors is now being re-examined. This means that today’s medical education must change in a future-oriented way, and the direction of the premedical education curriculum must be on the same page.

서 론

의예과와 의학과의 구분은 고등교육법시행령 제25조에 근거하고 있다. 동법 25조는 “대학은 수업연한을 6년으로 하는 경우는 의과대학, 한의과대학, 치과대학 및 수의과대학으로 하며, 그 교육과정은 예과를 각각 2년으로, 의학과, 한의학과, 치의학과, 수의학과를 각각 4년으로 한다.”라고 규정한다. 2005년 의학전문대학원체제의 도입으로 15개 대학이 의예과 과정을 폐지하였으나, 2010년 의학전문대 학원체제의 자율화 이후 41개 의과대학 중 38개 대학이 의예과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의학교육 단계 측면에서 의예과 과정은 의학과 진입 전 단계를 의미한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orea Association of Medical Colleges)는 이러한 의예과 기간을 의학교육 기본과정(basic medical education)을 이수하기 이전에 의사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교양과 인성 함양을 위한 인문사회 의학 교육, 그리고 과학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과 기초적인 과학지식을 습득하는 기간이라고 정의하였다[1].
의사를 양성하는 의학교육체제는 국가의 교육철학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갖고 있다[2]. 일반적으로 의학교육기관에 입학하는 학생의 특성에 따라서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3]. 첫 번째 유형은 고등학교 졸업생이 의과대학에 진학하는 유형(nongraduate-entry program, non-GEP)이다. 이러한 유형은 의학교육기관이 중심이 되어 1–2년의 예과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교육기간은 5–7년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스페인, 스코틀랜드, 말레이시아, 일본이 이 유형에 포함된다. 두 번째 유형은 일반대학에서 다양한 전공을 이수하고 학사학위를 취득한 졸업생이 의과대학에 진학하는 유형(graduate-entry program, GEP)이다. 이러한 유형의 교육기간은 4년이며, 대표적인 국가는 미국과 캐나다가 있다. 세 번째 유형은 위의 두 가지 유형을 혼합(mixed program of non-GEP and GEP)하여 운영하는 경우이다. 이러한 유형을 운영하는 국가는 호주, 잉글랜드, 아일랜드, 싱가포르 등이 있다.
의예과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국가는 의예과 교육기간에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왜 그것을 가르치려고 하는가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해왔다. 또한 대학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한 학생을 선발하는 국가는 어떤 역량과 자질을 갖춘 학생을 선발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 왔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이후부터 의예과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하였으며, 2010년 이후에는 38개 대학이 예과 과정을 운영하게 됨으로써 의예과 교육과정의 편성 방향은 중요한 현안이 되었다[4]. 그동안 우리나라 의예과 교육의 주요 현안으로는 학생들의 소속감 결여, 정체성 혼란, 대학의 관심 부족, 의예과와 의학과의 연계성 부족 등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의예과 교육의 제반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의학전문대학 원체제 도입, 의예과 학사조직을 이과대학 또는 자연과학 대학에서 의과대학으로 변경하려는 노력이 있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의예과 교육과정의 기본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은 부족하였다. 의료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새로운 의사의 역할이 탐색되고 있는 시점에서 의예과 교육과정을 어떻게 편성할 것인지는 미래 의학교육을 위한 출발점이 된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 연구는 의예과 교육과정의 방향에 대한 제안을 위하여 의예과 교육의 역사적 발전과정을 분석하고, 의예과 교육과정의 편성 방향에 대한 논의를 고찰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 의예과 교육과 관련한 학술논문, 학술저서 및 연구보고서를 문헌분석하고자 한다.

대학교육으로서의 의학교육

의예과 교육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미국의 의학교육 역사를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5,6]. 18세기 후반까지 미국의 의학교육은 도제시스템(apprenticeship system)으로 운영되어 왔다[7]. 도제교육은 표준화된 교육과정이 없었기 때문에 의학을 이론적으로 공부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18세기 말부터 19세기 초에 미국 의학교육을 체계화하기 위한 시도들이 있었다. 오늘날 의과대학의 모체가되는 사설 강습소(해부학을 가르치기 위한)가 생겨나기 시작하였으며[5], 미국의 의학교육은 이론교육을 담당하는 사설 강습소와 도제식 의학교육으로 이원화되었다. 19세기 중반에 들어서면서 실제 환자 진료교육을 담당하는 도제교육은 점차 쇠퇴하기 시작하였으며, 사설학원, 진료소, 병원을 중심으로 환자 진료교육이 이루어졌다. 19세기 후반에는 의과대학들이 임상교육에 대한 필요와 책임을 더 많이 느끼게 되면서 임상과 관련된 훈련과 교육을 교육과정에 포함하였으며[5], 미국의 의학교육은 이론교육과 임상교육이 일원화되어 운영되기 시작하였다.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으로 넘어가면서 종합대학(university)과는 별개로 운영되던 의과대학이 대학과 연합하기 시작하면서 의학교육은 종합대학의 영역으로 자리 잡기 시작하였다[8]. 종합대학이라는 특징은 ‘지식의 통합’이라는 역할을 하는 학문의 장으로서 의학이 다른 학문 영역, 특히 과학과 통합되는 길을 열어주었다[7]. 한편, 의학교육이 종합대학체제에서 이루어지게 되었다는 것은 대학의 중요한 교육 역할 중 하나인 자유교양교육(liberal arts education)을 의과대학 교육과정으로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학교육으로서의 의학교육체제를 통해 의학교육은 과학과 인문학 간의 균형을 유지하는 길을 마련하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의 원동력은 당시 유럽에 유학을 다녀온 학생과 의사들이 미국 의학교육을 혁신하려는 노력의 결과였다[9].

의예과 교육의 역사적 기초

19세기 후반 미국은 유럽에서 유학한 의사들의 영향으로 의학의 토대가 되는 기초과학 지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며, 기초과학 및 실험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었다[8]. 이러한 강조는 의학교육에 두 가지 큰 변화를 가져왔다. 첫째는 1870년 무렵부터 주요 의과대학들이 학생의 과학적인 사고능력을 함양하기 위하여 해부학, 화학, 생리학, 병리학 등의 실험실 과학을 강조하였다는 점이다. 의과대학의 교육과정에 새로운 과학지식과 임상내용에 대한 과목이 추가되면서 학생들은 이러한 기초과학을 실험실에서 직접 경험하면서 배우게 되었다[5,7]. 둘째는 과학과 실험교육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자연과학 시험이 의과대학의 입학요건으로 요구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입학요건의 변화는 의과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로 하여금 대학에 재학하는 동안 기초과학 학습을 장려하게 되었다. 즉 일종의 의학교육 기본과정을 위한 예비교육 개념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1874년 하버드 의과대학은 입학요건으로 학사 학위 또는 기초과학 시험을 요구하였다[9]. 하버드 의과대학은 입학을 위한 기본자격으로 학부(college) 또는 과학 관련 전문대학(scientific school)의 학위를 가지고 있거나 자연과학(물리학)과 언어(라틴어) 시험에 합격할 것을 요구하였다[10]. 이후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등 다른 의과대학도 의학교육 기본과정 이전에 이루어지는 예비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기초과학과 실험교육 중심의 입학요건과 예비의학과정(preliminary medical course)이 제안되었다[10].
19세기 후반에 이루어진 미국 의과대학의 개혁은 1893년에 설립된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이 혁신적인 의학교육제도를 수립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의 초대 학장인 다니엘 길먼(Daniel Coit Gilman)은 기초과학 관련 입학정책을 수립하였으며, 의학교육 기본과정 이전의 예비교육과정에 생물학, 화학, 물리학 등 자연과학 교과목을 구성하여 학생들이 이수할 수 있도록 하였다[10]. 이러한 자연과학을 중심으로 한 예비교육과정은 1910년에 플렉스너 보고서(Flexner Report)가 발표되면서 확고하게 자리 잡게 되었다[11,12]. 이후 미국과 캐나다의 거의 모든 의과대학에서는 실험실 경험을 포함한 자연과학 교과목이 의과대학 진학을 위한 예비교육과정의 핵심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9].
한편, 이와 비슷한 시기에 존스 홉킨스 최초의 전임 교수이자 학장이었던 윌리엄 웰치(William Henry Welch)는 의과대학에 입학하는 학생이 과학의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의학영역으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비판적 사고와 논리적 추론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9]. 1905년 존스 홉킨스는 하버드 의과대학과 함께 미국에서 유일하게 입학요건으로 대학 학위를 요구하였다. 또한 같은 해에 미국의사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와 미국 의과대학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Medical Colleges)는 화학, 물리학, 생물학을 포함하는 1–2년의 대학 과정을 의과대학 입학 이전에 이수해야 하는 필수요건으로 합의하였다[9].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미국은 의과대학이 직접적으로 의학교육 기본과정 이수를 위한 의예과 과정을 운영하지는 않지만, 의과대학 입학 이전에 이수해야 하는 필수요건 지정, 의사가 갖추어야 하는 역할과 자질을 규정함으로써 학생들이 일반대학에 재학하는 동안 이와 관련된 교육을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의예과 교육과정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

교육과정 전문가들은 의예과 교육에서 무엇을 가르칠 것인지에 대해 오랫동안 논의해 왔다. 의예과 교육이 의학교육 기본과정의 학습 토대를 쌓는 기간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기초과학(science)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편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반면, 의예과 교육이 의료 기술자가 아니라 더 ‘좋은 의사’가 되는데 필요한 자질을 함양하는 기간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자유교양교육(liberal arts education)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논쟁은 의학교육 기본과정 입학 이전에 이루어지는 예비교육의 필요성이 논의되었던 19세기 말과 20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예비교육의 개념이 정립되던 시기에 나타난 미국 의학교육의 변화는 이후 의예과 교육 또는 예비교육 단계에서 무엇을 가르칠 것인지에 대해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1. 기초과학 중심의 의예과 교육

의학에서 기초과학 역할이 중요하게 자리 잡게 된 배경은 과학의 발전과 이에 따른 의사의 업무 변화이다. 과거 의사의 역할은 환자의 질병을 진단하고 이에 대한 예후를 설명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고통을 일부 경감시키는 정도였기 때문에 의사가 질병을 치료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았다[13]. 그러나 과학이 점차 발전되면서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이 다양해지고 정교화되기 시작하였고, 의사도 의학의 토대가 되는 기초과학지식을 공부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1910년에 발표된 플렉스너 보고서는 의과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조건으로 화학, 생물학, 식물학, 물리학에 대한 수준 높은 지식이 필요하다고 보고하였다. 이 보고서는 의학교육 기본과정 이전의 예비교육과정(의예과 교육과정)을 보다 기초과학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편성하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또한 의과대학이 대학에서 일정한 교육을 받은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원 과정으로 변화되면서 예비교육과정을 통해서 배워야 하는 필수 기초과학 과목이 생겨나기 시작하였다[13].
의예과 교육과정에서 요구되는 기초과학 과목이 늘어나면서 이러한 기초과학 과목을 의예과 교육과정을 통해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타당한 이유가 무엇인지, 나아가 의예과 교육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의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전에 의예과에서 기초과학을 필수적으로 학습해야 한다는 입장과 의예과의 기초과학 과목이 의과대학에서 기초과학과정을 공부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지에 대해서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예를 들어 1920년대부터 의학교육 기본과정에 포함되었던 화학이 의예과 교육과정에 편성됨에 따라 유기화학은 의예과에서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기초과학 교과목의 하나로 자리 잡아가기 시작하였다. 지금까지도 유기화학은 의과 대학의 입학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과목 중 하나가 되었다[14]. 일부 학자는 유기화학을 배우는 것 자체가 과학적 사실을 습득하고,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데 필요한 기술을 개발할 수 있으며, 유기화학의 학점은 의학교육을 성공적으로 끝마칠 수 있을지에 대한 주요한 예측 변수 중 하나라고 주장한다[13]. 반면, 또 다른 학자는 의예과 과정에서 유기화학을 이수하는 것이 단순히 의과대학에 입학하는 학생을 선별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고 말한다[14].

2. 자유인문교양 중심의 의예과 교육

의학이 인문학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을 논하기 위해서는 중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중세시대에는 과학이 인문교양의 한 부분이었다. 이 시대의 교양과목은 문법, 수사학, 논리학의 3과목 학과(trivium)와 음악, 수학, 기하학, 천문학의 4과목 학과(quadrivium)로 구분되는데, 3과목 학과는 언어와 관련된 교양이고, 4과목 학과는 수학과 관련된 교양으로서 이후에는 과학이라고 불리게 된다[13]. 일곱 과목으로 구성된 교양과목은 당시 의사가 되는데 필요한 학문적 기초를 제공하였다. 중세시대에는 의사들이 광범위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정당성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중세시대의 학자인 세르비아의 이지도르(Isidore of Seville, AD 560–636년)는 어원사전(etymologiae)이라는 세계 최초의 백과사전을 통해서 의사라면 문학, 수사학, 변증법, 수학, 기하학, 음악, 천문학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15]. 즉 의사가 환자의 질병에 대해 적절한 진단을 내리고 효과적인 치료방법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질병으로 말미암아 고통받고 있는 환자의 삶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 또한 중요한데, 이러한 능력은 단순히 과학을 공부하는 것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폭넓은 교양교육을 통해서 개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환자가 질병을 앓고 있다는 것은 그 삶이 중단되었고 불안을 겪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폭넓은 교양교육을 받은 의사라면 환자의 삶이 중단되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고 환자의 불안을 어떻게 완화할 수 있는지도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Dienstag [16]는 의예과 교육이 전문적인 의학교육 기본과정에 진학하기 위해서 준비하는 학생을 위해서 설계되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의예과 기간은 지적 탐구를 확장해가고, 문학, 언어, 예술, 인문학, 사회과학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교양교육에 창의적으로 참여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의예과 교육과정이 글쓰기 및 의사소통능력을 향상하고, 인간 행동에 대한 이해, 사회구조와 기능에 대한 평가, 문화에 대한 인식, 평생교육을 위한 기초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3. 우리나라 의예과 교육 방향에 대한 논의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이후부터 의예과 교육이 중요하게 논의되었다[17]. Kim 등[18]은 ‘의예과 교육프로그램 개발 연구’를 통해 의예과 교육의 목표 설정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1994년에는 한국의과대학장협의회가 주최하는 의학교육 세미나에서 ‘의예과 교육의 개선방향’이라는 주제로 의예과 교육 개선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하게 진행되었다[17]. 이 세미나에서는 의예과 교육목표 설정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강조되었으며, 의예과 교육목표와 의학과 교육 목표의 일관성을 요구하였다. 의예과 교육을 개선하기 위한 이러한 논의에 불구하고 의예과 교육은 크게 개선되지 못하였다. 1990년대 당시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의예과 체제가 의과대학이 아닌 이과대학이나 자연과학대학에 소속되어 있었기 때문에 의예과 교육을 개선하기 위한 의과대학의 노력이 실효성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1990년대 후반에 의예과 교육의 목표가 불분명하고 교육내용이 부적절하다는 비판과 함께 의학전문대학원제도 도입의 필요성이 논의되기 시작하였고[4,6,19], 2005년에는 의학전문대학원제도가 시행되었다. 이후 우리나라는 의예과 교육보다는 의학전문대학원제도를 중심으로 한 의학교육 기본과정에 대한 관심과 개선에 많은 노력을 하게 되었다. 앞에서도 언급하였지만 2010년 의학전문대학원체제를 대학 자율로 선택할 수 있게 됨으로써 38개 대학이 새롭게 의예과 교육과정을 시작하거나 기존의 의예과 교육과정을 개편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시점에서 의예과 교육과정 편성 방향은 많은 대학의 핵심 관심사항이 되었다. 최근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가 발간한 ‘의예과 교육설계와 운영 안내서’에는 5개 대학의 의예과 교육과정 이수학점과 26개 의과대학의 교과목 개설현황을 자연과학 기초지식 함양, 의학 기초지식 함양 및 인문・교양 교육과정으로 구분하여 Tables 1, 2와 같이 보고하였다[1]. 다음 표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의예과 교육은 기초과학 중심의 예과 교육과 자유교양중심의 예과 교육이 동시에 강조되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의학과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교과목이 의학의 기초라는 이름으로 개설되고 있다.
의예과 교육과정 편성에 관한 최근의 논의는 의예과-의학과 교육과정의 연계선 상에서 미래사회에 요구되는 역량을 강조하고 있다. Yang 등[4]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제시한 대학생에게 요구되는 여섯 가지 역량(의사소통 역량, 글로벌 역량, 종합적 사고력, 자원 정보 기수의 처리 및 활용역량, 대인관계 역량, 자기관리 역량)을 의예과 교육기간에 함양해야 하는 역량으로 소개하고 있다. 의과대학의 의예과와 의학과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의과대학의 교육과정은 기본교육 단계(의예과)-심화교육 단계(의학과)로 체계적인 연계교육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즉 의예과 학생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그 수준이 모든 대학생에게 요구되는 역량과 같은 반면, 의학과 학생은 기본 역량 위에 ‘의사’라는 직군에서 좀 더 필요로 하는 특별한 역량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도 의과대학 졸업생이 갖추어야 하는 역량의 관점에서 역량중심의 의예과 교육과정 설계 필요성을 주장하였는데, 인문학적 소양, 과학적 사고능력, 자기계발과 관리, 사회적 역량 등을 함양하기 위한 교육과정 편성을 강조하였다[1].

결 론

본 연구에서는 의예과 교육의 기본 방향을 탐색하기 위하여 대학 교육으로서의 의학교육, 의예과 교육의 역사적 기초, 의예과 교육과 정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에 대하여 고찰하였다. 역사적으로 의예과 교육은 의학교육이 종합대학 교육체제로 편입되면서 기초과학과 자유인문교양 교육 중심으로 발전하였다. 의예과 교육은 의학 수련의 토대가 되는 기초과학 중심의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과 의사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을 함양하는 자유인문교양 교육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으로 교육과정 편성 방향이 나뉘기 시작하였다. 의예과 교육의 방향을 기초과학에 두느냐, 인문학에 두느냐에 대한 논쟁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지만, 의학의 뿌리가 과학과 인문학에 모두 두고 있기 때문에 의예과 교육의 방향성을 논의할 때 이 두 입장이 상반된 가치가 아닌 상호 보완해야 하는 가치임을 인정해야 한다[13]. 최근에는 의예과 교육이 의학지식을 학습하기 위해 요구되는 기초과학적 역량과 의사가 갖추어야 할 인문사회의학 자질을 함께 개발하는데 필요한 과정이라는 것에 대해 합의를 이루고 있다[4,17]. 즉 의예과 교육의 방향을 기초과학 교육에 중점으로 둘 것인가, 자유인문교양 교육에 중점으로 둘 것인가와 같이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사회에 요구되는 역량을 기반으로 의예과 교육의 방향이 설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20세기가 모든 학문 분야에서 ‘극단적 전문화 과정’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새로운 통합화 과정’의 시대가 되어 가고 있다. 21세기 전문가는 ‘통합적 전문인’을 의미한다. 즉 자기의 좁은 분야에만 매달려 있는 사람은 도태되고, 인간과 사회의 전체적 흐름과 시각에 정통하면서도 자기의 전문 분야에 창조적 능력을 갖춘 사람이 새로운 전문가로 인식된다. 인류의 전 영역에 있어 지식은 양적인 면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그렇게 지식이 양적으로 증가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그 증가하는 방향이 전통적인 개념의 방향으로가 아니라 수천 가지의 다른, 다양한 방향으로 일시에 팽창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21세기에 활동을 하여야 할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자기 영역의 지식을 열심히 모아 외우고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들을 다 알고 외울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문제는 스스로 자신의 철학, 가치관, 아이디어를 가지고 의미 있는 자료들을 모아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 새로운 지식을 인류에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가이다. 그것이 21세기가 요구하는 교육의 내용이다. 미래사회에는 지금과는 다른 생활방식과 사고방식이 우리 삶을 지배할 것이며, 이에 따라 보건 의료서비스에 대한 요구와 의료서비스의 형태도 변화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의학교육을 통해 길러내야 하는 새로운 의사의 모습을 요구하는 것이며, 지금의 의학교육이 미래 지향적인 비전과 목적을 가지고 새롭게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의예과 교육의 방향이 논의되어야 한다. 이제는 의예과 교육이 의학과 교육 만큼이나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20].

Table 1.
Credit system of the premedical educational curriculum
Variable Medical college A Medical college B Medical college C Medical college D Medical college E
Total credits 74 76 80 74 75
Maximum credits for liberal arts 41 30 11 31 19
Credits for required major subjects 11 28 47 43 31
Credits for optional major subjects 12 15 16 4 12
Credits for optional liberal arts courses and other electives 10 3 6 0 13

From Korea Association of Medical Colleges. KAMC guideline for premedical education. Seoul: Korea Association of Medical Colleges; 2017 [1].

Table 2.
Features of the premedical educational system
Classification of the courses that are offered Features
Basic knowledge of the natural sciences Divided into 6 fields: biology, physics, chemistry, statistics, mathematics, and laboratory courses.
Biology accounts for the most courses offered, followed by chemistry, statistics, physics, mathematics, and laboratory courses.
Basic knowledge of medical science Courses in basic medical science and introductions to medical science are being set up by most medical colleges.
Courses in medical science are also being offered with a variety of titles.
Educational courses in the liberal arts Many different subjects are offered, such as thinking and expression, human societies, arts, communication, cooperation, personality, ethics, foreign languages, scientific and information technology, self-improvement, self-management and leadership, etc.

From Korea Association of Medical Colleges. KAMC guideline for premedical education. Seoul: Korea Association of Medical Colleges; 201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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