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Med Educ Rev > Volume 22(1); 2020 > Article
의학교육 평가인증, 기회인가 부담인가?

Abstract

The accreditation process (AccP) is both an opportunity and a burden for medical schools—which one it becomes depends on how medical schools recognize and utilize the AccP. In other words, if a medical school recognizes the AccP only as a formal procedure or as a means for continuing medical education, it will be a burden for the medical school. However, if a medical school recognizes the real and positive value of the AccP, it can be both an opportunity and a tool for developing medical education. The educational value of the AccP is to improve the quality, equity, and efficiency of medical education, along with increasing the options of choice. In order for the AccP to contribute to the development of medical education, accrediting agencies and medical schools must first be recognized as part of an “educational alliance” working together towards common goals. Secondly, clear guidelines on the accreditation standards should be periodically reviewed and shared. Finally, a formative evaluation using self-evaluation as a system that can utilize the AccP as an opportunity to develop medical education must be introduced. This type of evaluation system could be developed through collaboration among medical schools, academic societies for medical education, and the accrediting authority.

서 론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부담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기회이기도 하다. 평가는 어떤 의무나 책임을 져야한다는 측면에서는 부담이 되지만,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주어진다는 측면에서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의과대학이 평가받는 일도 마찬가지이다. 의과대학을 평가하는 방식이 인증의 형태로 발전하면서 그 부담은 더욱 가중되었지만, 다른 한편으로 인증은 의학교육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골드 스탠다드(gold standard)”로서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1]. 많은 문헌에서는 평가인증이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교육프로그램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임을 언급하고 있다[2-9].
의학교육 평가인증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플렉스너 보고서(Flexner report)는 20세기 초 아브라함 플렉스너(Abraham Flexner)가 미국과 캐나다에 위치한 의과대학의 실태를 파악하고 평가한 결과를 기록한 보고서이다[10]. 플렉스너가 존스홉킨스(Johns Hopkins) 의과대학의 교육모델을 표준으로 당시 의학교육을 담당했던 의과대학 및 사설 교육기관들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의학교육의 개혁을 제안함으로써 의학교육의 제도와 질을 강화하는 결정적 계기를 가져왔다[11]. 보고서 발간 이후, 수준 낮은 의과대학들이 빠르게 폐교되거나 합병되기 시작하였고, 결과적으로 미국 의과대학의 수는 1910년부터 1922년까지 131개에서 81개로 약 40% 감소하였다[12]. 뿐만 아니라 플렉스너는 의학교육의 질 측면에서 기초의학교육과정 2년과 임상교육과정 2년으로 구성되는 ‘2+2’ 의과대학 교육과정을 제시하여 20세기 의학교육과정의 표준이 되었고, 과학과 의학의 통합, 의학연구의 발전 등을 제안하였다. 이 보고서가 발간된 이후 의과대학은 의학교육의 교육과정 및 입학조건 등을 강화하기 시작하였다[11]. 이처럼 플렉스너 보고서는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하여 전 세계 의학교육의 주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할 수 있고[13], 의과대학 교육과정에 대한 평가와 인증의 영향력이 심대함을 잘 보여준다 하겠다.
20세기 초 미국에서 시작된 의과대학 평가는 의학교육의 발전과 성찰을 위한 피드백이 수반되었다는 측면에서 현재의 의학교육 평가인증과 맥을 같이 한다. 일반적으로 평가를 할 때 자체평가에만 의존하는 것은 그 결과가 부정확할 수 있기 때문에 성과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피드백을 함께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14]. 의학교육 평가인증도 마찬가지로 외부의 피드백으로부터 중요한 영향을 받아왔고, 이와 함께 발전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의학교육의 평가인증을 통한 피드백은 인증기관과 의과대학이 서로 신뢰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의미 있는 일이 된다. 의학교육 평가인증에서 의과대학과 인증기관 간의 상호관계가 이처럼 중요하다는 점에서 의학교육 제공자이자 피평가자로서의 의과대학과 의학교육 평가자이자 피드백 제공자로서의 인증기관은 “교육동맹(educational alliance)”을 결성하는 것으로 개념화할 수 있다. 교육동맹이란 의학교육에서 교육자와 훈련생 간의 피드백을 이해하고 탐구하기 위한 이론적 틀이다. 이는 심리치료(psychotherapy) 분야에서 발전한 “치료동맹(therapeutic alliance)”이라는 개념에서 기원하고 있다[15]. 심리치료 분야에서 치료사와 환자는 피드백을 주고받는 치료동맹이다. 이때 환자의 치료가 치료사의 통찰력(피드백)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환자와 치료사의 관계맥락 속에서 치료사의 통찰력이 제공될 때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주장한다[15]. 의학교육도 마찬가지로 교육자와 훈련생이 피드백을 주고받는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환자와 치료사가 치료동맹을 결성하는 것처럼 훈련생과 교육자가 교육동맹을 결성하는 것으로 개념화할 수 있다[15]. 이러한 맥락에서 본 논문은 피평가기관과 평가기관이 평가인증에서의 교육동맹을 결성하는 것으로 개념화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평가인증에서의 교육동맹에서 의과대학은 인증기관의 피드백에 “귀 기울이고,” 평가인증결과를 의과대학의 발전적인 방향을 실제적으로 모색하는 기회로 삼고, 인증기관은 평가인증과정에서 의과대학들의 의견에 “귀 기울일” 때 평가인증을 통해 보다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게 된다[15].
한편 평가인증을 준비하는 과정은 단순하지 않다. 교육과정의 실행결과와 그와 관련한 방대한 자료들을 수집하고 정리해야 하며, 그 교육과정의 실행과 평가 및 성과가 평가인증기준이 요구하는 바에 충족했는지를 논리적으로 정리해 제시해야 한다. 많은 과제에 비해서 평가인증을 준비하는 인력과 자원이 부족한 것이 대개의 현실이므로 평가인증을 준비해야 하는 의학교육책임자들은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한다. 그러므로 평가주기가 돌아올 때마다 평가인증은 기회이기보다 부담으로 더 나아가서는 압박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의학교육자들은 인증피로(accreditation fatigue) 또는 인증소진(accreditation burnout)을 경험할 수 있고, 평가인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질 수 있다[2]. 더욱이 의학교육의 평가인증은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국제화, 의무화가 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부담스럽다고 해서 안 해도 괜찮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필수사항이 되었다[3-5,7,9,13,16].
이러한 상황에서 만약 의과대학이 평가인증을 의학교육을 지속하기 위한 형식적인 절차 또는 수단으로서만 인식한다면, 그 의과대학에게 평가인증은 의과대학과 의학교육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라기보다는 의무적으로 인증받아야만 한다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평가인증이 교육현장에 실제적이고 긍정적인 효과들을 줄 수 있음을 적극적으로 인지하고, 평가인증의 결과를 교육과정 개선의 필요성과 명분으로 수용한 의과대학들이 이루어낸 발전과 긍정적인 변화를 우리 자신의 경험이나 역사적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더욱이 의학과 의료 및 사회환경이 빠르게 변화됨에 따라 의사에게 요구되는 역량이 달라지면서 어느 의과대학이든지 사회적 필요에 따라 교육과정을 개편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의과대학은 새로운 변화와 사회적 요구를 체계적으로 반영한 평가인증을 교육과정 개편의 도구로 활용한다면, 교육현장에서 보다 실제적인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의학교육의 질을 제고하기 위해 평가인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의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이 있을 때 평가인증은 의과대학에게 부담이 아니라 개선과 발전의 기회이자 도구가 될 수 있다.
의과대학이 평가인증을 교육 발전을 위한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평가인증이 지향하고 있는 실제적인 가치를 고찰해보고, 이를 중심으로 의학교육이 평가인증과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해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첫째, 평가인증의 의미와 목표를 고찰하고, 둘째, 평가인증기준과 요소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의학교육의 발전을 위해서 평가인증의 과정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외국의 모델과 우리나라의 모델을 비교해보고자 한다. 셋째, 평가인증의 교육학적 가치가 의학교육현장에서 어떻게 실현되어 왔는지를 관련 문헌과 경험을 중심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의학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인증기관과 의과대학이 어떠한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의과대학 평가인증의 의미와 목표

의학교육에 대한 평가인증은 의과대학에서 제공하는 교육서비스인 의학교육프로그램 전반에 대한 ‘평가’와 의학교육을 제공하는 교육기관인 의과대학에 대한 교육 자격 ‘인증’으로 구분된다[17]. 우선 의학교육 전반에 대한 평가는 의학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근거자료 확보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많은 국가들은 규제 메커니즘으로서의 평가인증을 의학교육 내실화 방안의 하나로 활용하고 있다[7]. 의학교육프로그램 전반에 대해 의무적으로 평가함으로써 의학교육시스템의 변화와 관리에 필요한 근거자료를 확보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부분의 정책입안자들이 변화를 시도할 때 근거를 활용하지 않거나 필요한 근거만을 선택적으로 인용한 아이디어 중심의 점진적 변화 과정을 이루어왔다고 할 수 있는데[18], 의학교육프로그램 전반에 대한 평가를 통해 도출된 결과들은 의과대학의 정책결정이 근거에 기반한 합리적 과정에 의해 만들어지도록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평가인증은 의학교육을 변화시키는 강력한 원동력이 될 수 있다[6,19]. 즉 평가인증은 정해진 기준에 따라 의학교육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를 수행하고, 평가결과에 따라 인증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를 거치며, 이후 의과대학은 평가인증의 결과에 근거하여 의학교육프로그램의 변화를 시도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이 의학교육프로그램 전반에 대한 평가가 의과대학의 변화의 외적 동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 평가인증의 또 다른 측면인 의과대학 자격 인증은 교육공급자와 수요자 상호 간에 안전장치(safeguard)가 된다는 의미를 가진다[13]. 의학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는 자격이 인증되었다는 것은 교육공급자 측면에서는 교육과 훈련의 질을 관리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다는 뜻이고, 의과대학은 그 사실을 학생과 대중에게 알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17]. 또한 교육수요자 측면에서는 질이 저하된 의학교육프로그램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고, 나아가 대중들에게는 인증된 의과대학을 졸업한 의사의 필수역량을 확인해 줌으로써 의과대학과 이를 졸업한 의사들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된다[13,17]. 그러므로 의과대학 평가인증은 의료계가 의료전문성을 높이고, 사회와의 의사소통 및 상호작용을 하는 자발적인 도구라 하겠다. 한편 의학교육의 평가인증은 의료인적자원의 국제적인 활용에도 의미를 가진다. 예를 들어, 미국의 Educational Commission for Foreign Medical Graduates (ECFMG) 제도이다. 미국에서 전공의 및 펠로우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인증절차로서, 의사자격을 취득하기 원하는 개인의 의과대학 졸업장과 최종 의과대학 성적표를 검증하는데, 이때 국제적으로 인증된 의과대학 졸업생만을 인정해준다[17]. 이러한 제도는 의과대학 평가인증이 의사의 최소 역량을 확인하여 사회적인 위험을 감소시키는 전략으로서 운영되고 있음을 보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의학교육에 대한 평가인증은 첫째, 평가의 측면에서 의학교육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고, 둘째 인증이라는 측면에서 교육공급자와 수요자 간에 안전장치의 의미를 가진다 할 수 있다. 이를 통해서 의학교육 평가인증은 최종적으로 지역사회의 건강향상을 지향한다[6,13,20]. 이것이 국가의 보건체계가 발전되면서 의과대학 평가인증제도가 적극적으로 도입되는 이유라 할 수 있다. 평가인증과정에서 의과대학은 인증기준에 따라 의학교육프로그램을 수정하고 보완함으로써 새로운 의학 및 과학지식, 기술에 대처하고, 평생학습능력을 갖춘 의사를 양성하며[13,17], 나아가 인증된 의과대학을 졸업한 의사는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지역사회에 안전하게 전달하여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인구의 건강상태를 향상시키는 것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2,20]. 이러한 평가인증의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이 다양한 세부목표를 추구할 수 있다[2,13].
  • - 교육프로그램의 질을 보장한다.

  • - 기관의 개선을 장려한다.

  • - 의과대학에 대한 공공 및 이해관계자의 신뢰도를 제고한다.

  • - 의과대학의 국제적 인정을 추진한다.

  • - 프로그램과 졸업생 간의 비교를 위한 근거를 제공한다.

종합하면 의학교육에 대한 평가인증의 목적은 의과대학이 사회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는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 의학교육의 질을 향상시켜, 그 결과로 양성된 의사가 최적의 진료를 제공함으로써 지역사회의 건강상태를 향상시키는 것이다. 의과대학과 의학교육자가 평가인증과 관련해서 모든 인류를 위해 더 나은 의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최종적 목적을 유념해야 평가인증이 의학교육의 본질(nature)과 전달(delivery)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다[1,20].

평가인증요소

평가인증이 추구하는 목표에 성공적으로 도달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구성요소가 필요하지만, 인증기관의 법제화, 평가인증 기준의 명확한 설정과 제시, 효과적인 인증절차의 수립이 핵심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1. 인증기관의 법제화

평가인증이 의학교육에 미치는 영향과 나아가 국가보건에 파급될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인증권한을 가진 기관은 공적 기구로서 법제화되어야 한다. 공적으로 인정된 인증기관의 형태는 국가마다 다르다. 많은 국가들은 보건복지부나 교육부와 같이 정부기관이 인증권한을 가지며[1], 영국의 General Medical Council (GMC), 미국의 Liaison Committee on Medical Education (LCME), 우리나라의 한국의학교육평가원(Korean Institute of Medical Education and Evaluation, KIMEE) 등과 같이 전문성을 갖춘 독립기관을 인증기관으로서 정부가 권한과 책임을 위임하는 경우도 있다[20]. 인증기관의 권한은 정부가 승인한 법규에 의해 정해진다[1,21]. 각 국가별 인증기관에 대한 인증은 World Federation for Medical Education (WFME)가 수행하고 있다(Figure 1). WFME는 의학교육의 질 향상과 평가인증기준의 국제표준화를 촉진하기 위해 1972년에 설립된 비정부기구로서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및 세계의사협회(World Medical Association)와 협력하고 있다. 각국의 인증기관이 WFME로부터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각 인증기관이 인증한 의과대학 및 의학교육프로그램의 질적 수준이 대외적으로 보장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22]. WFME가 인정한 평가인증기관은 2019년 12월 기준으로 총 20개이다. 2012년 카리브 공동체의 CAAM-HP (Caribbean Accreditation Authority for Education in Medicine and Other Health Professions)의 인정을 시작으로 터키, 캐나다, 미국, 한국, 일본, 호주 및 뉴질랜드 등의 인증기관들이 WFME의 인정을 받았다. KIMEE는 전 세계에서 네 번째, 아시아에서 첫 번째로 WFME의 인정을 받았고, 인정기간은 2016년부터 2026년까지 10년이다. 미국 ECFMG가 2023년부터는 미국 내 의사면허시험 응시자격을 WFME가 인정한 인증기관으로부터 인증받은 대학 또는 대학원 졸업자로 제한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WFME 인정에 대한 각국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고, 실제로 인증이 증가하고 있다[22].
Figure 1.

The relationship between WFME, accrediting agency, and medical school. WFME, World Federation for Medical Edu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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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평가인증기준의 명확한 설정과 제시

두 번째 요소는 의과대학의 프로그램을 평가하고 인증하는 기준의 명확한 설정과 제시이다. 의과대학 평가인증기준은 의학교육과 의료전달체계 간의 관계에 따라 영향을 받고, 의학교육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요소이다(Figure 2). 평가인증기준은 변화하는 의료전달체계에 따라 달라져야 하는 의학교육의 방향을 반영한다. 그리고 이를 반영한 평가인증기준은 교육프로그램의 설계부터 평가까지 모든 과정에 표준으로서 작용하기 때문에 의학교육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결과적으로 의과대학 평가인증의 기준은 변화하는 사회적 기대에 대응하고, 이에 따라 의학교육의 지속적인 개선을 이끌고 지원하는 데 있어 유용한 틀을 제공할 수 있다.
Figure 2.

Standards for accreditation in medical edu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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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가 간 의사의 이동이 증가하고, 의학 및 의학교육의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의과대학의 국제적 인증시스템은 빠르게 정비되었고, 이에 따라 의학교육의 국제적 인증기준에 대한 관심은 더욱 고조되어 왔다[23]. 이러한 가운데 WFME는 1998년에 의학교육의 국제기준에 관한 보고서를 처음으로 발표하고[24], WHO와 함께 전략적 파트너십을 형성하여 2005년에는 지역 및 국가차원의 의학교육과정, 역량 구축 및 평가와 관련하여 기본 의학교육 인증에 대한 지침을 발표하였다[17]. WFME는 국제 인증기준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다음의 사항을 고려하였다[25].
  • - 기준은 기관의 자체평가를 통해 의학교육을 검토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

  • - 기준은 국가 간 의학교육의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 국가마다 문화, 전통, 사회경제적 잠재력, 건강 및 질병의 범위, 다양한 형태의 의료전달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그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

  • - 기준은 교육의 내용을 지시하거나,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거나, 교육방법론을 금지하거나, 학교를 서열화하거나,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 - 기준은 과학적 기초의 보편성을 강조해야 하고, 의학교육의 과제는 건강하거나, 질병 또는 장애가 있거나, 부상을 당한 시민들을 돌볼 수 있는 의사를 준비하는 것이다.

  • - 기준은 국가적 또는 국제적 의학교육프로그램을 구축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의학교육의 국제 인증기준을 설정하는 것은 다양한 이점과 한계점이 존재한다(Table 1) [23]. 국제 인증기준은 의학교육의 질 향상을 장려하기 위한 유인책이 될 수 있고, 국가 차원에서 의학교육을 평가하는 데 필요한 기본요소가 될 수 있다. 또한 국제 인증기준의 설정을 통해 의학교육을 구성하는 핵심 필수요소를 공식화할 수 있고, 교육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도모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국제 인증기준의 도입으로 인해 교육현장에서는 교육개혁을 촉진할 수 있고,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으며, 학생, 교수, 프로그램 간 상호작용을 촉진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국제 인증기준은 평가인증의 기초가 될 수 있다.
Table 1.

Advantages and reservations in defining global standards for medical education

Advantages Reservations
Incentive for improvement Interference with autonomy
Basis for national evaluation Focus on minimum requirements
Formulation of essentials (core) Risk of conformity
Opportunity for education research Sense of control
Facilitation of reforms Lack of common relevance
Instrument for funding Disregard for local differences
Facilitation of exchange (students/teachers/programs) Equation of "global" and "western"
Basis for accreditation Increasing brain drain
From Karle H. Acad Med. 2006;81(12 Suppl):S43-8 [23].
이상과 같은 이점이 있는 반면, 국제 인증기준은 강력한 통제력으로 의과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고, 의과대학이 최소한의 요구사항에만 집중하도록 하며, 인증기준을 따르고 순응하기만 하면서 기준 이외에 다른 시도를 하지 않는 위험이 따를 수 있다. 또한 국제 인증기준을 설정한다는 것은 특정 지역의 독특성이 인정되지 않을 수도 있어 지역 간에 두드러지는 차이가 무시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국제 인증기준에 따라 의과대학에 대한 인증이 국제적으로 증가하면서 두뇌 유출이 증가하는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처럼 국제 인증기준의 개발과 설정에는 장점과 단점이 존재할 수 있으므로 양자 간의 균형을 맞추면서 의학교육의 질을 보증하기 위한 효과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23]. 나아가 국가 및 지역의 문화적 요인, 사회경제적 요인, 의료전달체계 등에 따라 인증기준을 구성해야 할 것이다[13].

3. 효과적인 인증절차의 수립

세 번째 요소는 공식적인 인증을 위한 효과적인 절차의 수립이다. 평가인증의 절차는 인증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크게 3단계로 구분된다[3,13]. 제1단계는 자체평가(self-evaluation), 제2단계는 방문평가(site visit), 제3단계는 인증기관의 인증결정 및 발표(accreditation decision)이다(Figure 3). 자체평가단계는 인증을 받는 의과대학이 미리 정해진 인증기준에 따라 학교의 상황을 분석하는 단계로서, 이 결과가 인증과정의 기반이 된다는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 할 수 있다[3,13]. 다음으로 방문평가단계는 전문가로 구성된 외부평가단이 학교현장에 방문하여 자체평가 보고서에 기술된 내용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는 과정이다. 평가인증의 마지막 단계로서 인증기관은 방문평가의 결과에 따라 의과대학의 인증을 결정하고 발표하게 된다. 이때 인증결과는 인증기관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완전 인증, 조건부 인증, 불인증 등으로 구분되며, 인증기간은 4–10년이다.
Figure 3.

A typical medical education accreditation proc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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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인증절차와 관련해서 변화가 일고 있다(Figure 4). 영국의 GMC는 2020년부터 의과대학 교육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절차(quality assurance process)를 새롭게 적용할 예정이다[26]. 개정된 절차는 4년 주기의 선언(declaration)과 1년 주기의 자체평가(self-assessment), 삼각검증 및 격차분석(triangulation and gap analysis), 교육의 질 확인 활동(quality activity), 규제 평가(regulatory assessment)로 구성되어 있다. 모든 의과대학은 4년에 한 번씩 GMC가 제시한 기준을 충족하거나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선언해야 한다. GMC는 선언방식이 간단한 양식을 작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의과대학은 큰 부담이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그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선언을 연기할 수 있다. 1년 주기로 수행해야 하는 첫 번째 절차는 자체평가이다. 의과대학은 매년 자체평가 설문지(self-assessment questionnaire, SAQ)를 작성한다. 이를 통해 기준이 지속적으로 충족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평가결과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GMC는 해당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검토하도록 요청한다. 두 번째 절차는 삼각검증 및 격차분석으로 SAQ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주는 절차이다. 대학이 작성한 SAQ 데이터를 중심으로 해당 대학의 우수하거나 혁신적인 영역과 개선이 필요한 영역을 확인하는 절차이다. 세 번째 절차는 두 번째 절차의 결과를 확인하는 활동이다. 즉 해당 대학이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우수하고 혁신적인 영역에서 주목할 만한 활동은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 때 GMC는 해당 대학과 협의하에 문서 요청, 회의, 성찰, 방문, 문서 검토 등의 평가활동을 수행한다. 마지막 절차는 앞의 3가지 절차에서 나타난 결과를 요약하여 게시하는 절차이다. 특히 개선이 필요한 영역에 대한 요구사항 또는 권장사항을 포함하여 게시한다.
Figure 4.

Quality assurance process of GMC, LCME, and KIMEE. Adopted from General Medical Council. Overview of proposed QA process [Internet]. London: General Medical Council [cited 2019 Jan 10]. Available from: https://www.gmc-uk.org/education/standards-guidance-and-curricula/projects/review-of-our-quality-assurance-process/overview-of-proposed-qa-process [28]. GMC, General Medical Council; LCME, Liaison Committee on Medical Education; KIMEE, Korean Institute of Medical Education and Evalu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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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LCME의 인증주기는 8년이다. 8년마다 자체평가-방문평가-인증결정의 과정을 통해 인증이 진행된다. 중간평가(interim review)는 매년 설문지 작성을 통해 이루어진다[27]. 한국 KIMEE는 평가결과에 따라 인증기간을 2년, 4년, 6년으로 구분하여 부여한다. 그 과정은 미국과 유사하게 인증주기마다 자체평가-방문평가-인증결정의 단계로 구성된다. 중간평가는 2년에 한 번씩 “중간평가연구보고서”를 자체적으로 작성하여 제출함으로 이루어지며 방문평가는 진행되지 않는다.
평가인증절차는 공통적으로 인증 여부가 결정되는 총괄평가와 형성평가적인 중간평가로 구성되어 있지만, 인증주기, 인증방식, 인증절차 등은 국가마다 서로 다르다. 특히 형성평가로서 중간평가의 방식이 국가에 따라 다양하다. LCME와 GMC는 의과대학이 매년 작성하는 설문지에 근거하여 의과대학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피드백을 하며, 필요시에는 의과대학에 직접 방문하기도 한다[28].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KIMEE의 중간평가는 의과대학이 인증기준에 따라 작성한 보고서에 근거하여 이루어지며, 방문평가의 절차는 없어 피드백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할 수 있다.

의과대학 평가인증의 교육학적 가치

의과대학 평가인증은 교육정책의 일환이다. 교육정책이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교육에 관하여 공적으로 제시하는 기본방침으로, 이는 교육활동의 목표・수단・방법 등에 관한 최적의 대안을 의도적・합리적으로 선택한 것으로서 교육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인 동시에 교육제도와 그 운영”을 의미한다[29]. Wirt 등[30]에 의하면 교육정책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가치이다. 교육정책을 포함한 모든 정책은 어떤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방략을 강구하는 일련의 정치적 과정(political process)을 거치고, 이러한 과정에서 서로 다른 가치가 우선순위에 있어 상충할 수도 있고 보완적일 수도 있다[31]. 하나의 정책이 추구하는 가치는 하나일 수도 있지만, 대개는 여러 개의 가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어떤 가치에 더 비중을 두느냐에 따라서 정책의 본질과 방향이 달라질 수 있고, 나아가 한 사회의 미래를 결정지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가치를 고려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31].
Wirt 등[30]은 교육정책에서 추구해야 할 가치를 질(quality), 효율성(efficiency), 형평성(equity), 선택의 자유(choice)의 4가지로 제시하였다. 첫째, 교육의 질적 가치는 수월성의 개념을 포함한다. 질은 최고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으로서 교수방법, 교사 연수, 교육과정 등에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때 국가는 “excellence,” “proficiency,” “superior ability”이라는 특정 기준을 의무화하고, 이러한 기준을 달성하기 위해 탁월한 능력을 가진 학생들에게 수월성 교육을 제공하게 된다. 둘째, 효율성은 두 가지 개념을 포함한다. 하나는 경제적인 개념으로서 프로그램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목적 달성을 중시하고 비용을 줄이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하나는 책임에 따라 역할을 다하는 책무성의 개념으로서 상위기관이 하위기관의 권력과 책임에 대해서 관리, 감독하고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을 의무화하는 것이다. 이 두 개념은 정책의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경제적이고 책임 있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며, 합리성에 기반을 둔 법률과 규정을 설계하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형평성은 개인의 자산(worth)을 이용하여 특정한 집단이 혜택을 더 누리는 것이 아니라 공공자원(public resources)을 활용하여 집단 간의 차이를 줄이고, 사회의 규범에 따라 자원을 필요한 곳에 균등하게 배분하는 것을 의미한다[32]. 이 가치는 정책이 실행된 이후에 학교 간에 교육의 내용이 균등하게 제공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선택은 일반적으로 선호에 따라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다양성의 개념을 포함한다. 상위기관은 하위기관에게 다양한 방안들을 선택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 의무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선택의 가치는 하위기관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있는지를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과대학 평가인증이라는 정책이 가지는 교육학적 가치의 해석에 있어 Wirt 등[30]이 제시한 4가지 가치개념은 유용한 분석의 틀이 될 수 있다.

1. 질(quality)과 형평성(equity)

이미 평가인증의 의미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평가인증은 의과대학의 교육과정을 포함한 교육프로그램을 발전시키는 강력한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평가인증을 경험한 대학 관계자들은 교육과정을 개편해야 하는 실제적인 필요성은 평가인증이었다고 언급하고 있고, 실제로 인증기준에 따라서 대학의 교육과정이 전반적으로 개편되기도 한다[2]. 이는 평가인증기준이 효과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도구라는 전제하에 의학교육의 질 향상을 도모하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평가인증의 목표달성과도 일맥상통한다.
반면 형평성과 대비되는 개념으로서 수월성 측면에서 평가인증이 역으로 의학교육의 혁신을 저해할 수도 있다. 교육내용이나 교육방법에 있어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인증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의과대학 입장에서는 새로운 교육활동을 도입하는 것을 주저하게 된다[20]. 뿐만 아니라 기존의 교육내용을 유지한 채로 인증기준에 따른 새로운 내용이 교육과정에 부가된다면 교육과정에 과부하가 생길 수밖에 없다[20].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교육의 시도가 인증기준에 명시적으로 부합하는 것이 아니라 할 때 의과대학은 원하지 않는 인증결과의 가능성 때문에 그 시도를 주저할 수 있는 것이다[2]. 이러한 연유에서 의과대학은 수월성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에 소극적이고, 인증기준에 맞춘 교육과정의 개편만을 추구하게 되는 경향을 가질 수 있다. 평가인증은 평가대상이 되는 의과대학이 최소한의 기준을 충족하는 자격이 갖추어졌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의과대학이 가지고 있는 고유성이나 특수성을 발현할 수 있는 수월성 교육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수월성의 추구라는 가치관점에서 볼 때 인증기준이 의학교육의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발전에 장애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음을 의미한다[33]. 따라서 의과대학 평가인증은 형평성과 수월성을 동시에 고려하면서 의학교육의 질이 효율적으로 향상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

2. 효율성(efficiency)

일반적으로 교육기관에서는 교육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규정과 절차가 필요하지만, 현실에서는 오래된 관행을 따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규정과 절차를 마련하거나 따르는 것이 쉽지 않다. 평가인증을 대비하면서 의과대학은 인증기준에 따라서 교육과정을 관리・감독하는 위원회와 소위원회를 구조화하고, 이를 통해서 위원회 간의 의사소통을 개선할 수 있다. 또한 교육활동의 평가를 체계화하고, 전체적으로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기도 하며 교육활동을 문서화하고 기록하는 문화가 구성되기도 한다. 관례대로 해왔던 일들에 대해 규정과 절차를 갖추고 공식화하는 변화가 일어난다. 이처럼 평가인증의 과정은 의과대학들의 운영체제(governance)가 구조화되고, 규정과 절차가 구축되며 모니터링 시스템이 마련되는 기회가 될 수 있다[2]. 이는 평가인증이 교육활동을 관리・감독하고 통제할 수 있는 규정과 절차를 의무화했고, 그에 따른 변화를 이룰 수 있다는 측면에서 효율성을 제고하는 데 기여한다 할 수 있다.
한편 의과대학이 평가인증을 경험하면서 매 주기마다 시간과 비용을 지출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인 효율성이 저하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1]. 또한 새롭게 개정된 인증기준을 이해하고 충족하기 위해 필요한 작업량이 늘어남에 따라 의학교육담당자가 평가인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인증소진”을 경험할 수도 있다[2]. 특히 평가인증과정에서 인증기관 및 의과대학들이 협력적 관계를 이루지 못할 때 의학교육담당자는 이중의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다. 다음은 평가인증과정에서 이 중첩된 어려움을 경험했던 의학교육담당자의 언급에 대한 인용으로, 이들이 겪어내야 하는 어려움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보이고 있다[34].
“의학교육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과거에는 의평원(한국의학교육평가원)과 제가 한 편이 되어, 의대 학장단, 대학 본부, 이사회에 개선을 요구하는 과정으로서의 평가인증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평가인증을 준비할 때 학장단, 대학본부, 이사회는 그들대로, 의평원은 의평원대로, 의학교육담당자인 저에게 강한 압력을 주고 있다고 느낍니다. 더 이상 의평원이 저와 한 편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의과대학 평가인증의 효율성 가치를 살펴보면, 평가인증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인증소진과 시간과 비용의 증가 등 효율성이 저하될 수 있는 반면, 평가인증 후에는 의과대학에서 의학교육프로그램의 문서화, 규정수립 및 개정, 절차의 공식화 등을 통하여 효율성이 제고될 수 있다.

3. 선택(choice)

의과대학 인증평가에서 선택의 가치는 다각적으로 고찰해볼 수 있다. 우선 학생 입장에서는 인증결과를 통해서 진학하고자 하는 의과대학의 정보를 알 수 있고, 이러한 정보는 학생이 의과대학을 선택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또한 의과대학을 졸업한 의사들은 자신이 졸업한 의과대학이 국제적으로 인증을 받은 대학이라면, 진로를 선택할 때 국내 또는 국외 등 보다 폭넓은 활동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즉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인증기준은 의사들의 역량을 전 세계적으로 적용 가능하고 이동 가능하며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33]. 따라서 국가 차원에서도 외국인 의사 등을 고용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그러나 인증기준의 국제화로 인해 발생하는 외국인 의사의 고용 등은 두뇌 유출이라는 단점도 존재하므로 국제적 기준이 두뇌 유출을 촉진하는 것으로 간주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33].
반면 대학 차원에서 의과대학 평가인증의 결과는 대학의 평판에 영향을 주어 학교의 명성을 훼손시킬 수도 있다. 이는 의과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의 수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나아가 재정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2]. 즉 인증결과에 따라서 의과대학은 우수한 학생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거나 또는 적어질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의과대학은 교육과정의 개편이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기보다는 인증기준에 따라 진행될 수밖에 없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국가 커리큘럼이 존재할 만큼 의과대학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다는 측면도 있다[35].

평가인증의 교육학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제언

1. 인증기관과 의과대학 공동의 노력

의과대학 평가인증과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인증기관과 의과대학 간의 상호 신뢰를 제고하는 것이다[3].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증기관과 의과대학 간의 관계를 “교육동맹”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인증기관은 평가자이자 피드백을 주는 주체로서, 그리고 의과대학은 피평가자이자 피드백을 받는 주체로서 교육동맹을 결성하는 것으로 개념화할 수 있다. 교육동맹을 이루기 위한 구성요소를 평가인증을 위한 교육동맹에 적용해보면 다음과 같이 기술할 수 있다[15].
  • - 평가인증의 목적이나 목표에 대한 상호 이해

  • - 평가인증의 목표나 과업을 수행하는 방법에 대한 합의

  • - 상호 간에 선호하고, 신뢰하고, 가치 있게 여길 것이라는 신념

교육동맹이라는 틀은 피드백 과정에서 평가자의 일방적인 피드백이 아닌 동맹이라는 맥락과 관계 속에서 피드백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동맹의 주체 간의 유대관계에 따라 피드백의 효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피드백이 작용하는 상황에 대한 공동의 이해를 개발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15]. 평가인증을 위한 교육동맹으로 보면 인증기관이 평가인증을 통해서 의과대학에 전달하는 피드백은 인증기관과 의과대학 간의 관계와 맥락에 따라 의학교육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뜻하고, 따라서 두 주체가 평가인증의 긍정적 효과를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서 공동의 노력을 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평가인증과정에서 각자의 역할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역할규정에 대한 상호 간의 이해를 제고해야 한다. 인증기관은 의학교육의 연속성을 위해 일관성 있는 체계를 개발하고, 기준을 조정하며, 관할권(jurisdiction) 내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효과적인 메커니즘을 확립해야 한다[11]. 또한 인증기관은 교육 및 의료전문가, 정부 인사 및 의료서비스 이용자와 소통하면서 관할권 내에서 의학교육의 발전과 개선을 주도할 권한과 기회를 가져야 한다[20]. 특히 인증준비단계에서 인증기관은 모든 이해관계자와의 긴밀한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3].
평가인증의 피평가자이자 피드백을 받는 의과대학이 평가인증을 위한 교육동맹의 주체라는 인식을 분명히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14]. 교육동맹 관계 가운데 의과대학이 인증기관을 신뢰하고 인증기관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자세를 가질 때 평가인증은 의학교육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다. 이는 평가인증이 교육발전에 순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인증기관 및 평가인증을 바라보는 의과대학의 관점과 태도가 중요함을 함의한다. 의과대학의 관점과 태도는 의과대학과 그 구성원이 지니고 있는 문화적 전통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에 평가인증과 연관된 변화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는 각 의과대학이 이루고 있는 ‘문화적 구성(cultural construct)’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란 “특정한 집단의 구성원에 의해 습득되고 공유되며 전달되는 행동방식 또는 생활방식의 체계”이며, “어떤 행동이나 사고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표준이나 규칙이라고 할 수 있다[36].” 의과대학의 구성원이 평가인증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 평가인증을 통한 피드백을 어떻게 공유하고 습득하는지는, 다시 말해 인증기관 및 평가인증에 대한 어떤 관점과 태도를 가지는지는 그 대학의 문화적 구성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저자들이 일하고 있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연세의대)은 의학교육을 지속적으로 개편하고, 혁신적인 의학교육을 선도적으로 이루어가는 학교로 평가되고 있다. 교육과정의 개편과정에서 연세의대는 인증기관에 의한 평가인증결과를 필요한 변화를 이루어내기 위한 적극적인 기회로 활용하였다. 1996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처음 시행한 의학과 평가인증에서 최우수 평가를 받았으나, 교육목적과 목표의 구체성의 미비, 그리고 교육목표와 교육과정의 연계성이 분명하지 않다는 피드백을 받은 이후 교육과정 개편과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하였다[37]. 그 결과 교육목적과 목표의 개정과 장기-계통바탕의 통합교육과정으로 전면적 개편을 이룰 수 있었다. 인증기관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이다. 이후 KIMEE의 성과바탕 및 역량바탕 의학교육에 대한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교육과정을 다시 한 번 전면적으로 개편하고, 준거에 의한 절대평가제도를 도입하는 개편을 이루었다[38]. 1970년 이후로 교육과정에 대해 지속적인 평가와 비판적 성찰이 이어지는 가운데, 평가인증 경험과 그 결과들이 결정적인 전기들이 된 것이다. 연세의대가 평가인증의 피드백을 적극 수용하고, 이를 근거로 하여 교육과정을 평가하고 성찰하며 변화를 주도한 과정은 “연세의대의 문화적 전통이 교육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였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39]. 연세의대의 문화적 구성이 1996년 최초로 경험한 평가인증에서부터 2019년 Accreditation Standards of KIMEE 2019 (ASK2019) 평가인증 과정에 이르기까지 긍정적인 평가와 결과를 이룰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미국의 Stony Brook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SBU SOM)은 평가인증과정에 의과대학 관리자,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의 리더, 많은 교수진, 관련 기관의 관리자, 학생부터 레지던트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훈련생이 참여해야 한다는 문화적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40]. 이러한 신념은 학생과 교수진의 참여를 활성화하고, 중요한 제도적 변화를 가능하게 하며, 리더십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인증 프로세스를 설계하도록 만들었다. 특히 2011년 방문평가를 준비할 때 학장단의 임기가 종료되더라도 인증을 꾸준하게 준비할 수 있는 리더십 팀을 만들어 5단계 프로세스에 따라 운영하였다. 이처럼 SBU SOM은 방문평가를 준비하면서 대학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적극적인 참여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냄으로써 결과적으로는 체계적이고 성공적인 방문평가를 받게 되었다. 아일랜드의 Royal College of Surgeons in Ireland (RCSI)는 2005년과 2008년에 WFME에서 제시한 인증기준에 따라 교육과정을 검토하였다[4]. 이 과정에서 RCSI의 새로운 리더십은 2005년 교육과정 검토결과에 따라 의학교육학과 등 실무부서 설립, 의학교육 교수 임명, 부서별 거버넌스 구조 변화 등을 통해 평가인증과 의학교육에 대한 새로운 문화적 구성을 만들어 갔다. 이러한 변화는 교수진의 활발한 활동, 직원들의 열정, 학생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냈다. RCSI의 다양한 구성원들은 리더십의 적극적인 지지와 함께 의학교육 평가인증과 교육과정에 대한 새로운 문화를 구축해나가고 있었다.

2. 기준에 대한 정기적인 검토 및 명확한 가이드라인 공유

의과대학 평가인증의 기준은 앞서 소개한 교육에서의 4가지 핵심가치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만큼 평가인증에서 중요한 요소이다. 인증기준은 교육프로그램의 기반이 되는 가치, 교육과정의 내용 등에 대한 이해를 형성함으로써 개별 의과대학의 모든 이해당사자를 하나로 모으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한 반면에[41],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의학교육의 질을 낮출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33]. 따라서 인증기준이 평가하려는 것을 제대로 평가하고 있는지, 즉 인증기준이 의학교육의 질을 신뢰할 만하고 타당하게 평가하고 있는지 등 인증기준의 적절성을 끊임없이 검토하고 수정하면서 만들어가야 한다.
이와 함께 평가인증의 질과 선택의 가치를 제고하기 위하여 국제 기준 및 국내 상황에 맞춘 전략적 인증기준을 만들 수 있다. 표준화된 인증기준은 수월성 교육을 제공하거나 다양한 형태의 교육과정 개편이 이루어지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따라서 이제는 획일적인 형태의 인증기준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과 성찰에 따라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한 예로, 평가 루브릭(rubric)을 활용하는 것이 있다. 평가 루브릭은 의과대학 평가인증에는 널리 사용되지 않지만 필요한 방법이다[13]. 루브릭은 기준이 충족되는 정도에 따라 다른 성과 수준을 제시하기 때문에 높은 수준으로 기준을 따르는 대학이 얼마나 진보하고 있는지를 추적할 수 있다[13].
일정 수준 이상의 의학교육을 담보하되 수월성과 자율성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한 지침은 호주와 영국의 사례가 있다. 호주의 호주의학위원회(Australian Medical Council, AMC)는 의학교육의 질을 보증하고 개선하기 위한 독립된 기관으로서 기존 의과대학, 주요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기존 과정, 신설 의과대학에 대해서 평가를 하고 있고, 각 단계에 따라 평가가 다르게 진행된다[8]. 특히 주요 변화를 시도하고자 하는 의과대학은 제안서를 미리 제출하고, AMC는 인증기준 등 인증과 관련된 세부사항이 담긴 문서를 제공함으로써 획일적인 기준이 아닌 특수한 상황에 맞추어 기준을 제시하고 이에 맞는 평가를 진행한다. 영국의 GMC가 “Tomorrow’s Doctor”를 발간한 이후에 영국 의학교육에는 큰 변화가 일어났다. 이 보고서에는 과정이 아닌 성과 중심의 교육과정을 명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모든 의과대학은 각자의 접근방식으로 교육과정 개편방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영국 의과대학의 교육과정과 교수법은 매우 다양해졌다[20]. 이처럼 호주와 영국과 같이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명시된 기준을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접근방식을 장려하는 것은 평가인증이 단순히 의과대학 간의 순위를 비교하는 평가시스템이 아닌 유연하고 혁신적인 정책으로서 기능하도록 돕는다[35].
WFME는 의과대학 평가인증의 수월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인증기준을 두 가지 다른 수준에서 구분하고 있다. 하나는 기본기준 또는 최소 요구사항이고, 다른 하나는 질 향상을 위한 기준이다[33]. 이때 기본기준은 “필수(must)”로 표현되고 이는 모든 의과대학에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반면, 질 향상을 위한 기준은 “해야 한다(should)”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각 의과대학의 발전단계에 따라 다른 기준을 적용한다[13]. 현재 우리나라 ASK2019의 인증기준도 기본기준과 우수기준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ASK2019 판정지침은 우수기준이 인증기준에 제시는 되어 있으나 평가준거로서 인증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정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평가인증이 최소한의 기준을 충족시켰는지를 평가하는 것을 넘어서서 우수기준을 함께 활용하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형평성과 수월성을 동시에 제고하여 의학교육의 질이 효율적으로 향상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의과대학 평가인증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평가자와 피평가자들 간에 기준에 대한 이해와 해석이 공유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시스템을 꾸준히 작동해야 한다. 그동안 KIMEE에서는 평가자와 피평가자들이 인증기준에 대해서 같은 개념, 같은 가치를 가질 수 있도록 설명회 개최, 매뉴얼 제작 등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의과대학에서는 새로운 담당자가 평가인증을 맡기도 하고, 새로운 기준이 적용되기도 하면서 인증기준에 대한 해석 차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평가자들 간에 새로운 기준에 대한 합의가 선행되어야 하고, 이후에는 피평가자들의 이해를 돕는 명확한 지침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3. 형성평가적 활동 필요

우리에게는 의과대학 평가인증을 몇 년에 한 번 하는 인증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의학교육의 실제적 개선과 발전을 만들어갈 수 있는 시스템으로서 구축할 필요와 책무가 있다. 이를 위한 하나의 방안은 의과대학들이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검토하는 것이다[13]. 이는 각 의과대학이 시행하는 형성평가적 자체평가활동을 의미한다. 자체평가는 각 의과대학이 가지는 고유한 교육과정과 교육철학을 재검토하고 인정해주며 이를 새롭게 할 수 있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35]. 따라서 각 대학은 자체평가로 이루어지는 형성평가적 활동을 통해서 대학이 가지고 있는 고유성이나 특수성이 발현될 수 있는 수월성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의과대학 입장에서 평가인증의 형성평가는 총괄평가로부터 오는 부담을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LCME는 연간 설문지를 통해서 의과대학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한다[40]. 연간 설문지는 미국의사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와 미국의과대학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Medical Colleges, AAMC)가 개발하였고, 의과대학 규모, 교직원 수, 학비, 재정 등 LCME 인증기준과 관련된 내용을 포함한다. AAMC는 매년 종단 통계보고서를 발간하고, 이 보고서에는 8년간의 추이를 알 수 있는 자료가 포함된다.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LCME는 특정 변수를 설정하고, 그 변수에 변화가 생기면 의과대학에 보고를 요청할 수 있다. 자국의 의과대학인증위원회인 Committee for Accreditation of Canadian Medical Schools (CACMS)와 미국 LCME로부터 이중 인증을 받고 있는 캐나다 의과대학들은 두 기관의 요구에 잘 대응하기 위해서 캐나다의과대학협회(Association of Faculties of Medicine of Canada, AFMC)의 학장 협의회(Council of Deans)가 interim review process (IRP)라는 과정을 의무적으로 시행하기로 결정하였다[40]. IRP는 8년마다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인증과는 독립적인 과정으로 일종의 형성평가적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AFMC는 CACMS 인증기준의 각 요소들에 대한 체크리스트를 개발하였고, 각 대학은 체크리스트에 따라 자체평가를 진행한다. 이를 위해 각 대학의 학장은 교수진 중에서 interim review coordinator (IRC)를 임명하고, IRC의 주도하에 IRP 자체평가과정이 이루어진다. IRP의 결과를 검토하는 것은 다른 학교의 IRC인 외부 동료에 의해 이루어지며, 결과는 공식적으로 인증기관에 보내지 않는다. 이러한 과정에서 AFMC는 모든 학교에서 지식과 경험을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IRC 회의를 2년마다 개최하며, AFMC는 상시적으로 IRC를 지원하도록 했다.
이와 같은 형성평가적 활동을 통해 의과대학에서 이루고 있는 변화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함으로써 대학이 교육과정상의 문제점을 발견하여 수정하고, 의학교육의 질과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으며, 자체적으로 평가를 함으로써 개선과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다. 나아가 캐나다의 IRP제도는 의학교육담당자들이 자체평가의 결과를 대학 간에서 서로 공유함으로써 평가인증 경험과 실제적인 지혜를 공유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한 것은 우리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는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중간평가들은 평가인증과 관련한 인증소진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평가인증의 경험과 평가인증 후의 변화들을 대학 간에 공유할 수 있다면, 캐나다의 모델과 같이 KIMEE의 고유한 권한과 책무를 인정하면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orean Association of Medical Colleges, KAMC)와 한국의학교육학회가 공동으로 우리나라의 상황에 맞는 형성평가적 활동을 위한 평가모델을 개발하고, 이 형성평가과정에 대학들이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다면, 평가인증이라는 과정이 한국 의학교육의 발전에 분명한 도움이 될 것이다. 아니 도움이 되고 있음을 보다 분명하게 확인하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결 론

의학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의과대학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성찰과 비판과 더불어 외부기관의 평가와 피드백이 필요하다. 이는 인증기관과 의과대학이 양질의 의학교육을 통해 지역사회의 건강을 개선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는 교육동맹으로서 같은 편임을 의미한다. 인증기관과 의과대학은 평가인증이라는 동일한 도구를 활용하여 더 나은 의학교육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서 함께 나아가고 있음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의과대학 평가인증은 관료주의적 활동이나 교육의 획일화 강요가 아닌 그 이상의 것이다. 평가인증이 가지는 의학교육학적인 가치들은 분명하다. 평가인증의 변화를 시도한다면 이 조화를 이루면서 동시에 개별 의과대학의 상황과 실정에 맞는 가치를 추구하는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다. 동시에 의과대학들이 평가인증을 바라보는 관점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평가인증과 관련한 책무와 과제들을 인증기간 내내 미뤄두었다가 인증시기에 임박해서 밀린 과제들을 해결하듯 다루거나 혹은 의학교육학교실이나 교육책임 부서가 전적으로 알아서 책임져야하는 과업으로 여긴다면 평가인증이 가지는 중요하고 귀중한 가치들은 훼손되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국내 의과대학들이 평가인증을 피할 수 없는 버거운 의무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의학교육의 발전을 이룰 수 있는 기회로 여길 수 있도록 돕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인증기관의 동의하에 의과대학들과 학회, 나아가 KAMC가 협력하여 형성평가적인 측면을 강조한 평가의 기회를 마련하자는 저자들의 제안은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아니다. 새로운 기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관련된 기관과 대학들이 교육동맹의 구성원으로서 역동적으로 참여하는 프로그램들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와 연구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전국의 의과대학이 평가인증을 진정한 발전과 변화의 기회로 여기는 새로운 문화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공유되기를 기대한다.

NOTES

저자 기여 정한나: 자료수집 및 논문초안 작성; 전우택: 기본개념 설정; 안신기: 논문검토 및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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