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Med Educ Rev > Volume 15(3); 2013 > Article
의과대학 임상실습에서의 학생평가방법: 과거, 현재 및 제언

Abstract

The clinical clerkship focuses students on developing their ability to perform comprehensive diagnosis and management of patients with common undifferentiated problems by the integration of knowledge and clinical reasoning. Therefore, the clerkship evaluation system should assess their actual problem solving and professional behavior. However, concern remains that clerkship evaluations are imprecise and highly variable. This review is designed to provide faculty members with concepts, options, and a methodology to actively teach and evaluate the clinical clerkship, as well as offer encouragement and inspiration to medical students. We reviewed past and current clinical clerkship evaluations and discuss several tips to improve clinical excellence such as con-tinuity, transparency of the evaluation process, a faculty development program, practical examination of clinical skills, implementation of a checklist for recording exposure and skills, providing prompt and constructive feedback to students, self-evaluation of professional performance, varying multi-faceted assessment combinations, being outpatient clinic-centered, and having dedicated faculty members who give students one-on-one con-tact with a preceptor.

서  론

교육목표를 바탕으로 개발된 교육과정에 따라 교수-학습이 이루어지고 나면, 교육평가를 통해 교육목표에 도달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평가는 교육과정의 마지막 단계이며 동시에 평가결과를 다시금 교육목표에 반영하게 되는 시작단계라고도 할 수 있다. 최근에 대두되는 성과나 역량중심의 교육과정에서는 성과나 역량을 무엇으로,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가 실제적인 핵심이기 때문에 평가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특히 의학에 있어 임상실습의 평가는 지금까지 그 타당성과 신뢰성에 많은 의문이 제기되어 온 바 있다. 따라서 본 종설에서는 의학교육과정의 임상실습평가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고 개선방향을 논의하고자 한다.

과  거

불과 수년 전만 하더라도 기초와 임상의학만 모두 배우고 나면 임상실습 진입식과 함께 졸업은 따 놓은 당상(堂上)이었다. 임상실습과정에서는 출석미달 이외에는 유급이 거의 없기 때문에, 실습병원에 출석만 제대로 하면 진급이 되었다. 전공의가 실습점수에 적지 않게 관여하기 때문에, 선배가 있는 학생은 더욱 마음 편히 실습을 하곤 했다(Lee et al., 2002; Park & Kim, 2004). 교수도 이제 다 배웠다고 생각해서인지 여간해선 임상실습에서 유급을 결정하지 않았다. 제도적으로도 학생 수가 많은 학교에서는 집단(group)별로 실습을 순환하기 때문에 학생들 간에 실습점수를 비교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임상실습을 모두 마치고 나면 오히려 실습 전보다 의학지식은 더 모자란 것 같았고, 할 줄 아는 임상술기도 별로 없었다. 어미 뒤를 쫓아가는 병아리처럼 학생들은 교수의 꽁무니만 이리저리 따라 다녔다. 학생에게 인턴이나 전공의는 하늘 같은 존재였고, 온갖 수모를 당할지라도 실제로 교수보다는 이들에게서 배우는 것이 더 많았다. 각 과를 일정기간 돌며 환자의 진단과 치료과정을 어깨너머로 익혔다. 지금에야 실습 도중에 간단한 수업이나 설명도 해 주지만, 이전에는 교수가 직접 가르쳐주는 것은 거의 없고 말 그대로 알아서 보고 스스로 배우도록 하였다. 환자 회진 때는 행여 질문이라도 할까 싶어 회진대열의 가급적 맨 뒤에서 따라다닌다. 수술실에서는 교수의 어깨너머로 수술을 참관하기도 하지만 가까이서 보려고 다가가면 수술조명을 가린다고 야단맞기 일쑤였다. 간혹 견인기구를 당기면서 수술 보조역할을 하게 되면 큰 영광이었고, 수술 도중에 교수가 질문을 하면 아무런 대답도 못 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학생이 대답을 못 하고 쩔쩔매는 모습을 즐기는 교수도 있었을 것이다. 각종 세미나, 컨퍼런스에 참여하고 이런 저런 경험을 겪으면서, 의사가 되면 저런 일을 하는구나, 이 과는 이렇게 아침 일찍 출근하는구나, 이 과에는 이런 환자들이 방문하는구나, 나중에 의사가 되면 나도 저렇게 할 수가 있을까를 느끼다 보면 어느새 실습이 모두 끝나버린다. 임상실습학점이 나오면 관심도 없었거니와 실습 때 질문해서 답을 제대로 한 경우가 없다보니, 실습학점이 낮다고 이의신청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실습평가가 객관적인지, 타당한지, 신뢰할 만한지에 대해 학생은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교수 또한 임상실습평가의 문제점에 대한 인식과 고민은 있었으나 그것을 개선하려는 시도는 거의 하지 못했다(Park, 2004).

현  재

임상실습 이전의 교육과정에는 강의식 수업, 팀바탕학습, 문제바탕학습, 토론식 수업 등 다양한 방식의 교수방법에 따른 교육평가가 시행되고 있으며, 임상실습평가보다는 용이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까지도 의과대학 임상실습의 학생평가방법에 대해서는 신뢰도, 타당도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남아 있으며, 과연 무엇을 기준으로 유급을 결정할 것인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학업성취도 따라 유급(fail)이 결정되기도 하는 임상실습 전의 교육과정과 달리 임상실습에서는 그렇게 결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높은 학점을 부여한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미국 임상실습과정은 학교마다 매우 다양한 학점부여체계를 가지고 있다. 어떤 체계를 사용하더라도 전체 의대생의 1% 미만은 임상실습과정에서 유급을 하게 되지만, 나머지 학생의 대부분, 즉 97%는 최상위 세 가지 등급에 속하는 학점을 주고 있어,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임상실습평가에서 소위 학점인플레이션현상이 나타나고 있다(Alexander et al., 2012).
임상실습은 학생신분으로 정식의사가 되기 이전에 의사로서의 역할과 업무를 익힐 수 있는 기회이다. 즉, 환자면담과 진찰, 모의처방, 의무기록작성 등을 경험함으로써 임상실습 전에 익혔던 의학지식들이 임상추론을 통해 서서히 적용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임상지식습득, 구두사례발표능력, 문제해결능력 등을 주로 평가하고 있었으며, 팀워크, 의사소통(면담)기술, 임상적 의사결정능력, 진단검사사용능력, 의무기록작성 등 의사의 실무에 대한 평가는 미흡했다(Kim et al., 2009; Yang et al., 2007) 또한 비교적 대표성을 지닌 우리나라 23개 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의 임상실습평가현황에 의하면, 학생들이 주로 피동적으로 참가하는 소규모 강의, 외래참관, 세미나, 수술실 관찰 및 지원, 병동회진 등의 교육방법이 임상실습에 주로 사용되고 있었다. 임상실습평가는 학생들의 수행능력 향상에 초점을 두고, 실습활동에 근거해야 하는데도(Miller & Archer, 2010), 실제로는 평가방법의 경우에도 필기시험, 출석, 보고서 같이 수행능력평가로는 타당성에 의문이 있는 평가방식이 전체 평가반영비율의 50% 이상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2000년에 시작된 의학교육인증평가와 2010년도 제74회 의사국가시험의 실기시험 도입이라는 외적 동기는 의과교육과정, 특히 임상실습과정에 대대적인 혁신을 불러일으켰다. 각 학교마다 실기시험을 대비하여 각종 임상수기훈련센터, 혹은 임상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이름의 시설이 갖추어지고, 임상실습교육을 강화하는 교육과정 개편이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이에 따른 새로운 평가방법으로 객관구조화진료시험, 진료수행시험과 같은 임상수행능력평가시험이 확대. 보급되었으며, 실기모형 혹은 표준화 환자의 도움으로 일차의료에 필요한 술기능력뿐 아니라 이전에는 평가하기 어려웠던 의사소통, 면담기술 혹은 환자의사관계까지도 평가가 가능해졌다. 여전히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지만 학생들은 임상실습 전에 미리 최소한의 준비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의료윤리, 의료면담기술, 신체진찰교육, 의무기록작성, 외래실습확대와 같은 교육과정도 보다 확대되었다.
학생들에게도 많은 변화가 생겼지만, 학생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제대로 된 문항의 개발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에, 학교마다 교수 또한 임상수행능력시험 문항개발이라는 새로운 과업이 생겼다. 개별 학교에서 국가시험처럼 12문항의 임상수행능력평가시험을 실시하려면 학생 수가 120명인 경우 2일이 소요되며, 적지 않은 표준화 환자와 교수평가자가 필요하고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따라서 여러 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과 연합체(컨소시엄)를 구성하여 역할을 공유하게 되었다. 의학교육인증평가기준에는 모든 핵심과목에서 해당 과목별로 실습기간 중 임상수행능력평가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실습성적에 반영하는 것을 우수기준으로 정하고 있지만, 대개는 한 학기 혹은 모든 학기의 임상실습과정이 종료되면 종합 임상수행능력시험을 시행하고, 그 결과를 해당 실습과별로 실습점수에 반영한다. 하지만 실습과별로 배당된 문항은 현실적으로 1-2문항에 불과하기 때문에, 1-2문항에 우수한 점수를 받은 것이 과연 해당 실습과의 진료능력과 역량이 탁월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해도 현재로서는 임상수행능력평가시험이 의학생의 진료수행능력평가를 위한 가장 신뢰할 만한 도구로 여겨지고 있다(Park, 2012; Ramchandani, 2011).

제언  및  논의

의학교육에서 평가는 매우 중요하고 다양한 목적을 지닌다(Yu et al., 1994). 평가도구가 양호한 지를 결정하는 요인으로는 타당도, 신뢰도, 객관도뿐 아니라 실용도, 구체성, 관련성, 효율성 등 다양한 항목들이 있다. 또한 평가시기에 따라 진단평가, 형성평가, 총괄평가 등으로 분류되며, 평가방법에 따라 양적 평가와 질적 평가로 분류될 수 있다. 그리고 관찰이나 포트폴리오, 면접 및 구술 등을 통해 학습자의 수행과정 및 그 결과를 전문적으로 판단하는 수행평가방식이 있다. 배운 것을 기억해 내거나 이해하는 것과 같은 지식의 회상(recall)과 지식을 응용하고 분석하고 평가하는 것과 같은 지식의 적용(application)은 필기시험으로, 술기(skill)는 실기시험으로 평가가 가능하지만, 창조성(creating)은 실제 임상상황에서 학생이 하는 것을 관찰하거나 구두시험을 통해 학생의 사고흐름을 파악해야 가능하다.
임상실습은 학생들이 강의에서 배운 의학지식보다는 그 지식을 활용하여 실제 환자에게 의사소통기술과 임상술기를 적용해 보고, 의사의 직무를 경험해 보게 하는 과정이다(Miller & Archer, 2010). 기본적으로 매일매일의 실습활동이 평가대상이지만 모든 학생이 임상실습에서 동일한 임상표현을 경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동일한 상황의 평가는 아니고 구조적이지도 않다. 게다가 의과대학에서 학업성취도는 진급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근거가 되지만(Park et al., 2009), 임상실습에서는 학업성취도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평가방법을 모색하기란 쉽지 않다. 임상실습평가의 타당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선행 연구에서 임상실습성적은 필기시험성적과는 높은 상관성이 있었으나 임상수행능력시험성적과는 낮은 상관성을 보였는데, 이는 임상실습성적의 평가항목의 대부분이 지식에 치우쳐 있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Kim, 2003; Koh & Park, 2009; Lurie & Mooney, 2010).
임상실습평가에 있어서의 잠재된 문재 중 하나는 평가자 요인에 있다. 아무리 좋은 평가도구를 사용하더라도 평가자의 잦은 변동은 신뢰도(reliability)와 객관도(objectivity)에 문제가 된다. 신뢰도는 평가도구나 결과의 일관성인 반면 객관도는 평가자의 평가에 일관성이라고 할 수 있다. 객관도는 평가자가 다를 때의 평가자 간의 평가결과 일치 정도(degrees of consistency)를 말하는 것으로서 평가자 간의 신뢰도라고도 한다. 객관도를 높이기 위해 평가도구 자체를 객관화시키고, 명확하고 구체적인 평가기준을 마련하며, 평가자가 주관적 요소를 최대한 줄이고 객관적인 평가가 되도록 자신의 평가역량을 개발하는 것 또한 중요한 문제이다. 이를 위해 각 대학에서는 임상실습에 대한 공통평가체계를 수립하고 구조화,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평가자의 단순 관찰부터 소그룹지도, 일대일지도, 실습노트나 포트폴리오와 같은 다양한 평가자료의 활용 및 자기성찰, 객관화한 임상수행시험, 실습현장의 다면평가, 환자안전, 의사소통과 협력, 리더십, 관리능력 등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실습과정 중에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렇듯 학생들의 임상실습역량은 학생을 둘러싼 다면적 평가를 통해 비로소 합리적인 평가가 가능해진다(Han, 2012; Wang et al., 2011). 기술적으로는 여러 평가자가 동시에 논의하여 하나의 종합평가를 내리는 것도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하나의 방편이 될 것이다.
또한 각 실습활동에 대한 의미와 교육목적을 학생에게 사전에 공지하고 평가지침과 평가항목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실습평가는 실습활동에 근거하여 각 활동별로 용이하게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몇몇 자기주도 학생이라면 평가가 되지 않는 실습활동이라고 하더라도 학교에서 주어진 실습계획 이외에도 자신만의 실습계획을 추가하여 적극적으로 실습활동을 하겠지만, 대부분의 학생은 평가하지 않는 실습활동은 피동적이기 마련이다. 한편 어떤 평가항목이 다른 항목의 평가기능을 포함한다면 그 항목은 삭제하여 간결하게 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많은 경우 출석이 임상실습평가항목의 기본요소로 활용이 되고 있지만, 만약 어떤 식으로든 날마다 평가가 이루어진다면 출석을 하지 않으면 의례히 평가점수가 없기 때문에 출석항목이 평가항목에는 없어도 된다(Kim, 2003). 또한 수행평가 체크리스트의 경우에도 교수입장에서는 학생의 수행을 일일이 관찰해야 하는 부담이 있고 거의 모든 학생이 결국 평가자의 확인을 모두 받아오기 때문에 평가점수에 포함하지 않고 점수 없이 기본항목으로만 두던지 점수를 주더라도 비중을 줄여도 될 것이다. 그리고 자기평가나 동료평가항목에 있어서는 임상실습 후 학생들은 교수보다 자신을 관대하게 평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자기평가나 동료평가가 우리나라 정서에서는 아직 교수평가를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Hur et al., 2008). 임상실습교육방법과 평가의 향후 개선방안에 대해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임상실습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의학지식의 목록을 알리고 진단평가로 예습필기시험을 치고 실습을 마친 후에는 종합필기시험을 시행할 수도 있다. 또한 임상실습 전에 사전에 예고한 중요 질환이나 임상표현에 관한 구술시험을 치고 임상실습을 마친 후 동일한 구술시험으로 사전-사후 구술시험결과의 향상 정도를 평가에 반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둘째, 구성주의 교육이론에 근거하여 학생들이 임상실습에서 새롭게 배우게 되는 지식과 기술들을 사전에 통합교육과정에서 학습한 기초 및 임상의학지식과 연합하여 새로이 구성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매 실습에서 배우게 되는 지식들이 다음 실습과 어떻게 통합되고 구성되어 갈 수 있을지 인지하도록 한다. 이 목적을 달성하려면 교수가 학생에게 순간순간 피드백과 코칭이 필요하다. 1분 지도(the one minute preceptor), summarize the case-narrow the dif-ferential-analyze the differential-probe the preceptor-plan man-agement-select an issue for self directed learning (SNAPPS) 교수법, 혹은 set-tutor demonstration-explanation-practice-subse-quent deliberate practice set (STEPS) 교수법이 그 예들이다. 1분 지도는 짧은 시간 이내에 학생이 파악하고 있는 입원 환자상태나 원인에 대해 먼저 묻고 답변에 따라 긍정적 피드백이나 잘못된 생각이나 실수를 교정해주면서 임상추론능력을 향상시키려는 지도방법이고, SNAPPS 교수법은 학생으로 하여금 병력청취와 신체진찰에서 얻은 객관적 사실을 보고하도록 한 후, 학생이 미리 생각해 둔 질문을 토대로 교수와 토론을 해나가면서 진단과정과 치료계획까지 다루어 보도록 하는 또 하나의 임상추론능력 계발방법이다. STEPS 교수법은 특히 임상술기교육에 유용한 것으로 술기를 설명하고 시범을 보여 준 후 학생들이 해보도록 하는 과정을 단계별로 구조화시킨 교수법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중요한 것은 전 학생에게 일관되게 시행되어야 하고 반드시 적절한 평가가 수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Im, 2012).
셋째, 학생들이 집담회나 세미나에 참관한 경우는 마칠 때 학생을 위해 요약정리를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Park, 2004). 초보학습자의 경우에는 자신이 배운 내용의 핵심적인 내용과 기억해야 할 내용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요약정리시간을 갖고 반드시 기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사전에 공지한 범위 내에서 구술시험 혹은 질의응답을 시행하여 임상추론과정을 평가할 수 있다. 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가능하다. 예를 들어 답변에서 미흡한 부분이나 질의응답과정에 도출된 과제는 페이스북과 같은 웹사이트를 활용하여 탑재하고 내용에 대해 실시간 피드백을 시행할 수 있다. 저자가 운영하는 http://www.facebook.com/ilovefamilydoc 사이트를 방문하면 참고가 될 것이다.
다섯째, 배정받은 환자의 증례발표의 경우 제대로 하려면 환자의 동의를 구한 후 병력청취와 신체검사를 임상추론과정을 스스로 해보아야 목표하던 교육효과를 얻을 수 있으나, 임상실습이 주로 3차 의료기관에서 이루어지고 배정받은 환자는 이미 1, 2차 의료기관에서 어느 정도 진단이 된 다음에 방문 또는 입원하였기 때문에 임상추론과정을 경험해 보기가 어렵다. 또한 대부분의 졸업목표인 일차진료영역을 넘어선 경우가 많다. 이를 개선하려면 진단되지 않은 첫 환자를 배정하도록 하고, 1, 2차 병원의 실습을 확대하며, 외래진료 위주로 초진 환자에게 병력청취와 신체검사를 수행하도록 한다.
여섯째, RIME란 reporter-interpreter-manager-educator의 첫 글자를 딴 것으로 번역하자면 보고자, 해석자, 관리자, 교육자로 할 수 있다. 보고자는 면담기술을 발휘하여 체계적으로 환자병력을 수집하고 신체검사를 할 수 있어야 하고, 사례별로 특히 살펴봐야 할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해석자는 환자의 문제에 우선순위를 정하고 감별 진단하는 것이며, 관리자는 환자에게 합리적인 진단과 치료방법들을 여러 개 제시하고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교육자는 지금 가진 의학적인 지식을 특별한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공부를 더 하고 그 지식을 남에게 가르쳐 주어야 한다. 보고자, 해석자, 관리자, 교육자로 갈수록 높은 수준의 역량을 가지게 된다. RIME는 1999년 미국의 Pangaro 박사가 제시한 이후 유용한 것으로 입증이 되어 임상실습평가에 널리 사용되고 있으나, 이론과 달리 2009-2010년 동안 미국의 119개 의과대학의 임상실습평가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조차도 학교 간의 평가등급의 폭과 정확하지 못한 점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나왔다(Kim, 2004; Pangaro, 1999, 2000). 그럼에도 다양한 임상실습 장면에 RIME 역량 평가방법을 적용하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일곱째, 외래참관의 경우 대개 조원 전체가 진료실에 앉지도 못한 채 교수의 진료를 참관하게 되지만 대부분의 환자가 재진이다. 그런 경우 진료시간이 짧고 교수의 의무기록을 채 읽어보기도 전에 다음 환자가 들어오기 때문에 그 한순간을 참관한 학생들은 어떤 문제를 가진 환자인지 알기 어렵다. 이를 개선하려면 만약 외래진료시간이 3시간이고 한 조에 3명의 학생이 배정되어 있다면 학생 1명마다 1시간씩 교수 옆에 앉도록 하여 교수와 같은 눈높이로 교수가 의무기록을 어떻게 작성하는지를 보게 하고 간단하게라도 환자에 대한 설명을 해 주어야 한다. 혹은 학생마다 외래 환자를 배정하여 진료순서 이전에 초진부터 지금까지의 의무기록을 면밀히 검토한 후 그 환자의 진료 차례가 되면 함께 진료실로 들어와 참관하도록 하여 비록 짧은 진료의 한 단편일지라도 맥락을 이해할 수 있게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진료를 마친 후에는 학생들과 함께 오늘 진료한 환자에 대해 질의응답을 하면서 학생들의 임상추론능력을 간접적으로라도 평가하기를 권한다. 또한 환자나 간호사도 그 학생을 평가할 수 있도록 360도 평가(360 degree assessment) 같은 다면평가를 활용할 수도 있다.
여덟째, 입원 환자의 경우에도 다양한 의사의 직무를 경험하도록 공동주치의 역할과 회진보고에 참여시켜 볼 수 있다. 병동실습을 마친 학생들의 피드백조사에 의하면 학생들은 평가교수가 배정된 병동 환자에게 공동주치의로서 자신을 정식으로 소개해 주고, 회진할 때마다 모든 학생을 참관하도록 하기보다는 참관이 용이하도록 한 번 회진에 학생 2-3명씩 배정해 주며, 학생 자신들이 실제 진찰하는 장면을 평가해 주기를 바라고 있었다(Park, 2004).
아홉째, 학생 수가 적은 대학의 경우에는 최근 일부 의과대학에서 시행하는 통합임상실습을 시도해 볼 수 있다. 매주 전과를 임상실습하게끔 일정을 계획하여 멘토와 함께 1년 내내 지속하는 것이다. 개별 임상과의 단편적인 단기간의 임상경험이 아닌 최소한 1년간 그 임상과의 환자를 만나면서 환자-학생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고 질병에 대한 통합적인 시각을 갖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Ogur et al., 2007). 가정의학과 임상실습 학생을 대상으로 6주간의 전통순환실습(rotation-based clerkship, RBC) 학생과 32주간의 장기통합실습(longitudinal integrated clerkship, LIC) 학생의 실습만족도를 실습 전후에 비교한 연구에 의하면 LIC 학생의 만족도가 RBC 학생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Myhre et al., 2013). 또 다른 면담연구에서는 학생이 LIC가 실제적이고 유용하고 건설적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Bates et al., 2013).

결  론

임상실습평가에 대한 관심은 이전부터 꾸준히 있었으나 평가자의 잦은 변동, 평가기준 적용의 차이, 부적합한 평가내용, 지속적인 관찰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평가의 타당성과 신뢰성은 아직 어려움이 많다. 이는 외국의 선진의과대학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국적인 설문을 통해 임상실습교육의 개선이 필요한 영역을 조사한 결과, 교수들은 임상실습 담당 인력의 부족, 학생 임상실습교육에 대한 관심부족, 임상실습시설 및 장비부족 등을 지적하였으며, 수기 위주의 실습교육, 수행평가 강화 및 타당한 평가도구의 개발 등이 필요함을 지적하였다(Yang et al., 2007). 임상실습 담당인력부족 등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운 점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관심부족, 평가도구나 방식의 개선은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다. 결국 임상실습평가에 가장 중요한 요인은 평가자이다. 평가자가 자주 바뀌거나 평가에 대한 사전교육을 받지 못한 전공의나 전임 의사에게 평가를 일임해서는 안 될 것이다. 평가자가 늘 일관되고 타당한 평가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평가방법은 현실 가능해야 하고 용이해야 한다(Plymale et al., 2010). 한 임상과목에 여러 교수가 학생의 각 실습활동마다 할당되어 1년 내내 책임평가를 하면 타당도가 높아질 수 있다. 평가는 교육의 어떤 분야보다 중요하다 할 수 있다. 타당하고 신뢰할 만한 평가를 위해서는 향후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으며, 각 대학마다 많은 노력들이 투자되어야 한다. 그러나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이다.

감사의  글

본 연구는 2009년 부산대학교 의학연구소 연구비 지원(2009-25)으로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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