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국내 대학 학부 교육환경은 현실적으로 한 명의 교수자가 다수의 학생을 맡아 가르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구도에서 교수자는 학습자 개인의 학업능력이나 특성을 면밀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소수를 고려한 교육을 실현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대학에서는 교내에 교수학습센터를 설치하여 교육과정개편과 교육의 질 제고를 위한 다양한 소그룹 지도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시행하고 있다.
이때 소그룹 지도 활동이란 구성원 2명 이상의 결합으로써 학생들의 특성에 맞는 수준별 학습을 통해 피드백의 개별화, 학업성취도 향상 등의 효과를 가지는 활동을 말한다(정경아, 2005). ‘멘토링(mentoring)’ 프로그램은 소그룹 지도의 대표적인 유형이다. 멘토링은 멘토와 멘티가 전략적인 관계를 맺고 멘티의 진로 및 직업선택에 도움이 되기 위해 진행된다(Frei et al., 2010). 이때 멘토의 역할은 단순 교수자가 아닌 멘티의 진로, 직업선택에 관한 조언뿐 아니라 학습과정에 대해 함께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학습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는 데 있다. 궁극적으로 멘토링은 멘토와 멘티의 협동학습을 통해 학습자에게 자기주도적인 학습환경을 부여하는 학습자 중심의 교육을 의미한다.
이와 조금 다르게 ‘튜터링(tutoring)’ 프로그램은 교수자 중심의 강의식, 주입식 일변도의 학습지도방법을 탈피하여 학생들끼리 협력하는 원리를 학습활동에 도입한 개별화된 상호 지도방법이다(이지영, 2000). 일반적으로 피어튜터링(peer tutoring)은 동료 교수자인 튜터와 동료 학습자인 튜티가 일대일 혹은 일대다로 만나 교수-학습과정을 진행하므로 친근감을 형성하여 부담이 적으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학습이 가능하다(김은순 외, 2004). 이러한 피어 튜터링은 국내 상당수의 대학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황은영, 2008).
의과대학은 일반대학과 달리 소그룹 지도 프로그램의 필요성이 더욱 제기되었다. 의과대학은 블록 형태로 이루어지는 수업으로 전공 분야에 따라 교수 1인이 담당하는 강의시간 수가 일반대학에 비해 매우 적은 편이다. 의과대학 교수는 공식 교육과정에서 학생들을 마주할 기회가 적을 뿐 아니라, 강의시간을 통해 학생들과 친근감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가 적으므로 강의시간 외에 학생 개인의 능력이나 개성을 파악하기는 더욱 어렵다. 이와 관련하여 의과대학 교수와 학생 간의 지속적인 만남과 관계 유지를 위한 교육과정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또한 의과대학은 외국인 특별전형, 의학전문대학원 체제 등과 같이 다양한 배경을 지닌 학생이 의학과에 진입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공계열 교과목을 이수하지 않았거나 영어보다 한국어 실력이 부족한 학생의 진입을 초래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학생들은 현실적으로 의과대학 교육을 학습하는 데 어려움을 호소한다. 교수와 학생 간의 단순한 관계 형성만이 아닌 학생들의 학업성취를 이루기 위한 학습방법, 시간관리 등을 가르쳐줌으로써 자기주도적 학습을 하여 미래 의사로서의 자질을 확립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서울의대 의학과 학생들은 이미 예과 교육과정이 이루어지는 관악캠퍼스에서 멘토링 프로그램을 제공받은 경험이 있다. 그러나 의학과 과정이 이루어지는 연건캠퍼스는 관악캠퍼스와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점과 일반대학과는 다른 의과대학 교육환경의 특수성은 연건캠퍼스 내에서 운영되는 멘토링 프로그램 운영의 필요성을 요구하였다. 의과대학 학생의 경우, 의학교육과정의 막중한 학업에 대한 부담을 안거나 어느 정도 정해진 진로에 대해 남다른 고민을 갖게 된다. 이러한 학생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서는 의과대학 내 구성원으로서의 멘토링과 튜터링 프로그램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또한 이와 다른 측면에서 의과대학 정규 교육과정 외에 의학 분야의 심화된 연구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학생들에게 제공됨으로써 연구자로서의 자질을 갖출 수 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요구가 생겨났다. 의과대학 교수와 학생 간에 지속적인 관계가 형성되어 학생들의 진로탐색에 도움을 주고 학생들이 창의적인 연구역량을 증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의과대학의 특수성에서 발생하는 필요성으로 인해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은 정규 교육과정을 보완하기 위한 소그룹 지도 활동을 4가지 프로그램으로 세분화하여 이를 기획 및 시행하고 있다. 실제로 운영 중에 각 프로그램의 다양한 목표가 달성될 수 있도록 나름의 모형을 설계하였다. 특히 멘토링 프로그램에 일반적으로 포함되는 ‘학습지도’와 ‘진로설계’에 관한 성격을 분리해서 운영함으로써 그 효율성을 증대시키고자 했다.
따라서 본 연구는 2012학년부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진행하고 있는 멘토링, 튜터링을 포함하는 소그룹 지도 프로그램을 소개하여 리뷰하는 데 1차적인 목적이 있다. 2000년도 초부터 멘토링의 기능과 학생들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에 관한 연구는 꾸준히 이루어졌고, 멘토링이나 튜터링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아 다수의 대학에서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보다 나은 멘토링 프로그램의 모형을 설계하고 개발하기 위한 실제적인 방안에 관한 사례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더 나아가 멘토링의 실제적인 기술에 관한 연구들도 나오고 있다. 특히 본 연구의 방향과 일치하는 멘토링의 모형개발과 운영사례에 관한 연구들(간진숙, 2010; 공윤정, 2004; 이상호와 이만기, 2006; 장원섭 외, 2002)은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국내 여러 대학의 사례들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멘토링 모형을 도출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모형들을 의과대학에 한정시켜 적용하기에 부족한 부분들이 있었다.
본 연구는 의과대학의 교육환경에 맞는 다양한 소그룹 지도 프로그램들을 기획하여 실제 운영한 사례를 소개함으로써 의과대학이라는 특수한 교육환경에서 이를 기획하고 운영하기 위한 실무적인 사항들을 파악하고 추후 개선점과 보완점을 점검하여 더 나은 모형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연구방법은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실무자들의 경험과 멘티로 활동한 학생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소그룹 지도 프로그램의 도입취지와 시행과정을 게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추후 해당 프로그램과 관련한 설문과 통계결과를 얻을 수 있는 운영기간과 참여하는 교수 및 학생 수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확보된다면 양적 데이터에 근거하여 운영성과에 관하여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시행 초기 단계이므로 한계점을 인식하고 본 연구에서는 프로그램 운영 시작의 기대효과와 시행과정에서 발견되는 보완점들에 관한 실무적인 내용들을 언급하고자 한다.
대상 및 방법
1. SNU 학습 멘토링 프로그램
SNU 학습 멘토링은 학생들이 의과대학 교육과정에 따라 학습환경에 적응하고 학업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의과대학 교수와 학생을 연결하여 학생들의 학습에 도움을 주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SNU 학습 멘토링 프로그램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1,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며 실습을 제외하고 강의로 진행된 교과과정 중 이해가 부족하거나 과목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여 학습방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학생들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SNU 학습 멘토링은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적절한 수준의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대학이 우수학생을 양성하는 것만을 최고의 목표로 삼는 것이 아니라, 대학과 교수, 학생들 간의 신뢰를 이루어 전체 재학생들의 평균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도모한다. 즉, SNU 학습 멘토링은 학습에 관한 내용을 위주로 멘토링을 실시한다는 점에서 의과대학에서 이미 실시하고 있는 지도교수제도와는 다르다.
학습 멘토링은 교수와 학생으로부터 자율적인 신청을 받는 방식이다. 의과대학에 재직하고 있는 교수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고 학습지도가 가능한 교과목이나 세부 전공 분야와 가능한 시간대를 표기하여 신청서를 제출하면 중간관리자에 의해 학생 멘티와의 연결이 이루어진다. 의학과 1, 2학년 멘티 학생들도 자신이 원하는 학습 분야에 관해 상세히 언급하거나 특별히 원하는 교수를 요청하는 등 기타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
시행기간은 보통 학기와 방학 단위로 정하고, 기간은 일괄적으로 학기 시작하기 2주 전과 방학 시작 직후에 학생들에게 공지하여 신청을 받는다. 또한 의과대학 교과과정의 시험일정을 파악하여 학습지도가 적절한 시기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종료 시점은 보통 학습내용에 해당하는 정규 교과목이 마치는 시기와 일치한다. 멘토와 멘티는 활동내용에 관하여 일정 양식의 일지를 관리자에게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
2. SNU 피어튜터링 프로그램
SNU 피어튜터링 프로그램의 궁극적인 목적은 앞서 소개한 멘토링 프로그램과 유사하다. 다만 멘토가 아닌 튜터가 학습지도를 담당하게 되는데, 튜터는 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의학과 3, 4학년 학생들이다. 본 프로그램은 2012학년도 1학기부터 학생지원센터, 의학교육학교실과 의학교육실이 주관하여 의학과 1, 2학년 학생들의 학업성취개선을 위해 시행되었다. 학업성취향상을 위한 학생 주도형 학습공동체 활동인 피어튜터링은 후배인 튜티와 선배인 튜터를 선정하여 학습적인 측면의 도움과 더불어 선배가 이미 겪은 시행착오나 학교생활에서 어려웠던 점들에 대해 눈높이에 맞게 조언해 주는 효과를 얻고자 한다. 또한 이러한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선후배가 서로 이해하고 도와줄 수 있는 특유의 학습문화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서울대학교 의학과 학생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는 SNU 피어튜터링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만족도 평가를 통해 그 효과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설문은 2012년 1학기와 여름방학에 프로그램에 참여한 총 20개 팀의 튜티 22명과 튜터 13명을 대상으로 하였으나, 활동 진행이 2회 미만으로 참여율이 저조하거나 프로그램 만족도 평가가 어려운 4개 팀은 설문대상에서 제외하여 최종적으로 총 16개 팀의 튜티 18명과 튜터 13명을 연구대상으로 하였다.
1학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튜티는 전체 9명 중 의학과 1학년 학생이 9명(100.0%)이었으며 튜터는 전체 6명 중 의학과 3학년 학생이 4명(66.7%), 의학과 4학년 학생이 2명(33.3%)이었다. 여름방학 프로그램에 참여한 튜티는 전체 9명 중 의학과 1학년 학생이 7명(77.8%), 의학과 2학년 학생이 2명(22.2%)이었으며 튜터는 전체 7명 중 의학과 3학년 학생이 4명(57.1%), 의학과 4학년 학생이 3명(42.9%)이었다. 1학기 및 여름방학 프로그램을 총괄하여 튜티 참여율은 의학과 1학년이 88.9%로 다수를 차지하였으며, 튜터 참여율은 의학과 3학년이 61.5%, 의학과 4학년 학생이 38.5% 순이었다(표 1).
<표 1>
구분 | 학년 | 1학기 프로그램 | 여름방학 프로그램 | ||
---|---|---|---|---|---|
n (%) | 전체 | n (%) | 전체 | ||
튜티 | 의학과 1학년 | 9 (100.0) | 9 | 7 (77.8) | 9 |
의학과 2학년 | - | 2 (22.2) | |||
튜터 | 의학과 3학년 | 4 (66.7) | 6 | 4 (57.1) | 7 |
의학과 4학년 | 2 (33.3) | 3 (42.9) |
본 프로그램의 경우, 의학과 1, 2학년 학생들에게 튜티 신청을 받고 의학과 3, 4학년 학생들에게 튜터 신청을 수시로 받는다. 튜티는 자신이 도움을 받고자 하는 학습 분야를 적어 튜티 신청서를 제출한다. 튜터는 1, 2학년 시간표를 확인하고 자신이 도움을 줄 수 있는 학습 분야를 모두 작성하여 튜터 신청서를 제출한다. 이때 튜터 신청에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는다. 튜티와 튜터가 각각 지원하면 중간관리자가 학습이 필요한 분야를 확인하여 임의로 선정을 하고, 튜터의 적합성 여부는 최종적으로 담당교수가 개별면담을 통해 확인한다.
튜티와 튜터가 선정되면 피어튜터링 프로그램 및 활동방법, 일지작성, 유의사항 등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프로그램 담당교수가 진행한다. 프로그램 담당교수가 직접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함으로써 학생들이 진지한 마음가짐과 책임감을 갖고 프로그램에 임할 수 있도록 한다. 튜터링 활동은 면대면으로 이루어지며 튜티와 튜터가 학습을 진행한 후 튜티와 튜터 모두 활동일지를 제출하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활동일지에는 튜터링 과목, 활동내용, 향후 계획, 건의사항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프로그램 진행 중과 종료 후에 중간관리자가 활동일지 확인 및 개별면담을 통해 튜티와 튜터의 만족도를 확인하여 프로그램을 관리하며, 모든 활동이 종료된 후에는 튜터에게 소정의 활동비를 지급하고 튜터링 인증서를 발급하고 있다(그림 1).
3. SNU 의학연구 멘토링 프로그램
SNU 의학연구 멘토링은 의과대학 교수 및 학생들이 참여하며 매년 두 번에 걸쳐 교수들의 멘토 신청을 받고 학생들에게는 멘티 신청을 받는다. 의학연구 멘토링이 앞서 소개한 학습 멘토링이나 피어튜터링과 다른 점은 정규 교과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에 대한 보충학습의 개념이 아닌 심화학습의 개념으로 접근한다는 점이다. 즉, 의학과 1, 2학년 학생들에게 심화학습의 개념으로써 특정 분야의 학술연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멘토 교수는 연구 분야의 주제 및 연구프로젝트, 희망하는 멘티 인원, 멘토링 가능기간 등을 작성하여 신청서를 제출하며 멘티 학생 또한 본인이 관심 갖고 있는 연구주제, 멘토링 가능기간 등을 적어 신청서를 제출한다. 중간관리자는 제출된 신청서를 바탕으로 멘토와 멘티를 연결하게 되며 프로그램 담당교수는 멘티를 대상으로 프로그램 전반에 관한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프로그램의 목적과 의의, 멘토링 진행 시 유의사항 등을 숙지시킨다. 멘티와 연결된 멘토 교수에게는 프로그램과 관련된 유의사항을 이메일로 전달한다. 또한 멘티 학생은 멘토링의 진행상황에 관하여 2주에 한 번씩 연구일지를 작성하여 멘토의 확인을 받은 뒤 중간관리자에게 제출하도록 한다(그림 2).
연구 멘토링 프로그램이 약 6개월 정도 진행되고 난 후 멘티들에게는 연구주제에 대한 포스터 발표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멘토, 멘티들은 각자 본인이 직접 참여한 연구 프로젝트에서의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게 되며 우수 발표에 대해서는 시상을 통해 학생들의 동기를 유발한다. 그 외에도 1년에 한 번씩 본 프로그램에 참여한 멘토, 멘티들은 캠프를 통해 연구주제 및 경험에 관한 심도 있는 토론 및 의견공유가 이루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4. SNU 학습코칭 프로그램
SNU 학습코칭은 의학과 1, 2학년 학생들 중 의학공부를 하는데 있어서 전반적으로 학습방법을 잘 모른다거나, 시간관리 등을 제대로 하지를 못하여 만족스러운 학업성취를 이루지 못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다. SNU 학습코칭 프로그램에 참여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언제든지 신청서를 작성하여 제출할 수 있다. 신청서에는 학생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모든 것을 적도록 하며, 이 내용을 토대로 교육학을 전공한 담당교수와 상담을 하게 된다.
앞에서 소개한 프로그램과 달리 SNU 학습코칭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중간관리자를 거치지 않고 직접 담당교수와 진행된다. 지난 5월 말부터 진행된 본 프로그램은 현재까지 12명의 학생들과 학습코칭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마다 어려움을 호소하는 측면이 차이가 있으므로 그에 맞는 맞춤형 학습코칭을 진행하고 있다.
결 과
1. SNU 학습 멘토링 프로그램
SNU 학습 멘토링은 멘티 학생이 혼자서 해야 할 학습에 관하여 멘토 교수로부터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학습 멘토링에 참여한 교수와 학생은 활동 종료 후 일지를 제출하여 매시간 이루어진 멘토링 과정에 관한 후기를 기술하도록 되어 있다. SNU 학습 멘토링에 참여한 멘티 학생의 경우 해당 교과목의 학습에서 멘토 교수의 지도가 실질적으로 본인의 학습에 도움이 되었다고 기록했다.
멘토링은 상호주도적으로 학습하는 협동학습형태로 멘토는 학습자와 함께 상호적인 관계에 영향을 받아 공통 관심사에 대한 의사소통을 이루어낸다.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한 교수들에게 멘토링 일지를 받은 결과 교수자로서 교수력이 향상되는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응답했다.
학생들은 학습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는 점 외에 학습과 관련하여 교수를 강의시간 외에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는 점에서 신뢰감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 즉, 학습 멘토링 프로그램은 소그룹으로 진행되는 학생 중심의 프로그램으로서 의과대학에서 이루어지는 대형 강의와 실습 외에 교육활동의 다양한 창구를 제공하는 셈이다.
또한 의과대학 교육과정에서 임상교과목의 경우, 세부 전공으로 나누어지기 때문에 한 학년에서 이루어지는 강의에 수십 명의 교수가 배정되므로 학생이 강의시간을 통해 특정 교수와 충분한 교감을 이루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학습 멘토링은 교수에게 소수의 시간으로 배정된 대형 강의시간 외에 학생 교육 참여를 할 수 있는 장점을 제공한다.
SNU 학습 멘토링이 여러 가지 이점을 제공해주지만, 이를 시행하면서 실무적으로 몇 가지 보완해야 할 점들이 있었다. 첫째로는 의과대학의 강의와 실습시간 수가 많기 때문에, 멘토링 프로그램을 학기 중에 진행하는 것에 무리가 있었다. 의과대학 정규 교과과정은 보통 주 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1시간의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공강 없이 진행된다. 해외 대학의 사례나 일반대학의 커리큘럼에서 시행하는 멘토링 프로그램과 동일한 횟수나 내용은 적용되기 어려웠다. SNU 학습 멘토링의 경우, 대부분 주중에는 오후 5시 이후에 진행할 수 있고 횟수에서도 일주일에 2회 내외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의과대학의 학업내용상 지도해야 할 수업의 양이 방대하여 일반적으로 학습 멘토링에 할애되고 있는 1주일에 2-3시간으로는 그 내용을 학생에게 온전히 이해시켜 줄 수 없으므로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특정 교과목의 세부 분야를 제대로 가르치려면 실제적으로 더욱 많은 멘토링 시간이 요구된다는 교수의 의견이 있었다.
둘째, 멘티 학생들은 본인 한 사람을 위해 멘토 교수에게 연락하여 시간을 할애받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경향이 있었다. 또한 멘토로 참여하기를 희망한 교수 수에 비해 멘티로 참여하기를 희망하는 학생 수가 적은 편이었다. 학생 입장에서 교수를 찾아가는 것이 쉽지 않고 다소 부담스러워하는 측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이유로 선배를 튜터로 하여 진행되는 SNU 피어튜터링 프로그램보다 학습 멘토링을 신청한 학생의 수가 적음을 유추할 수 있다.
셋째, SNU 학습 멘토링에 참여하는 멘토 교수가 본 프로그램의 목적인 해당 전공 분야의 지식전달에서 벗어나 멘티 학생의 진로나 고민 상담을 진행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멘토 교수와 멘티 학생이 멘토링 활동으로부터 얻고자 하는 목표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였다.
넷째, 멘토 교수와 멘티 학생이 학습 멘토링을 진행할 수 있는 적합한 장소가 부족했다. 보통 교수 연구실은 연구자를 위한 공간으로 학생에게 교과내용을 지도하기 위한 환경 조성에 어려움이 있다. SNU 학습 멘토링은 학기 중에는 대부분 오후 늦은 시간 또는 저녁시간에 진행되기 때문에 학교 내 회의실을 이용하기 어려웠다.
2. SNU 피어튜터링 프로그램
2012학년도 1학기에 총 9개 팀이 진행되었다. 인터뷰를 통한 만족도조사 결과, 무응답 한 튜티 2명을 제외하고 7명의 튜티 중 4명의 튜티가 만족스럽다는 반응(57.1%)이었고, 3명의 튜티는 불만족스럽다는 의견(42.8%)을 주었다. 만족 또는 불만족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중복 응답이 가능하도록 하여 조사하였고 분포도는 다음과 같다(표 2). 튜티가 의견을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표 2>
요인 | n (%) | |
---|---|---|
만족 | 튜터의 성실성 | 1 (20) |
선배와의 교류 | 1 (20) | |
지식습득 | 1 (20) | |
시험공부 요령 등 학습법 터득 | 2 (40) | |
불만족 | 튜터링 진행방식 | 2 (66.6) |
튜터의 불성실성 | 1 (33.3) |
1) 1학년 K군
“튜터가 준비를 잘해서 좋았어요. 교과목 내용을 배운 것보다는 공부하는 방법과 선배를 알 수 있게 된 점을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요. 지금 튜터에게 계속 튜터링을 받고 싶어요. 그런데 3, 4학년 선배님 외에도 1학년 내용을 배운지 오래 되지 않은 2학년 선배를 튜터로 매칭해 주실 수 있나요?”
3) 1학년 J양
“피어 튜터링 프로그램에 매우 만족하고 있고 현 튜터 선배에게 계속 받고 싶어요.”
1학년 K군의 사례를 보면, 튜터가 준비를 잘해서 좋았다는 반응이었다. K군은 교과목 내용을 배웠다기보다는 공부하는 방법과 선배를 알 수 있게 된 좋은 기회였다고 또한 중간관리자에게 1학년 내용을 배운지 오래 되지 않은 2학년 학생을 튜터로 매칭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1학년 H양은 튜터링을 받지 않았다면 시험을 치르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공부요령까지 터득할 수 있었던 점이 유익하였다고 말했다. 1학년 J양 또한 피어 튜터링 프로그램에 매우 만족하며 현 튜터와 계속 진행하고 싶다고 하였다.
한편 낮은 만족도를 보인 튜티들은 진행방식이 맞지 않거나(2명, 66.6%), 튜터가 불성실하여 연락을 받아주지 않은 경우(1명, 33.3%)가 있었다. 1학년 Y양은 모르는 부분을 질문하고 답변을 받는 진행방식을 원하였으나 튜터가 토론식으로 수업을 진행하였던 점이 불만족스럽다고 하였고, 1학년 P양은 모르는 부분은 동기에게 물어봐서 해결되기도 하므로 과외처럼 개념을 설명해주는 튜터와 매칭해주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1학년 L양은 모르는 부분을 문자로 문의할 경우 튜터가 회신을 주겠다고 하였으나 제대로 답변이 이루어지지 않아 의문점을 해소할 수 없었다고 하였다.
2012학년도 여름방학에는 새롭게 팀을 구성하였고 7개 팀의 튜티 모두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만족한 요인에 대한 분포도는 다음과 같다(표 3).
1학기에 불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던 P양의 경우, 튜터링 준비를 성실히 해오는 J양과 연결되어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하였다. 매우 만족스럽다고 답한 3명의 튜티는 선배가 잘 가르쳐 주어서 도움이 되었다고 하였다. 1학년 C양의 경우에는 강의별로 외워야 할 것들을 정확하게 알려주어 실제로 수업을 들었을 때 강의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하였다. 한편 1학년 K양은 강의록을 읽는 형태보다는 핵심 포인트를 잡아주는 튜터링 방식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주었다. 특히 여름방학 동안 프로그램에 참여한 튜터 중 3학년 K군은 직접 자신이 설명할 부분에 대한 강의슬라이드를 매시간 제작하여 튜터링을 진행하였다. 이 튜터와 함께 학습한 튜티 1학년 C양은 선배의 열의를 보면서 자신 또한 성실히 임할 수 있었다고 하였다.
SNU 피어튜터링의 경우, 1학기 때의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팀을 재연결한 결과 튜티들의 만족도가 높아진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튜티들의 만족도가 높아지는 요인으로는 튜터가 성실하게 준비를 해 오는 경우 튜터링 시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 선행학습을 통해 실제 수업을 들을 때 이해하기가 쉽다는 점, 선배에게 해당 과목에 대한 학습방법에 대한 요령을 얻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선배와의 유대감을 들 수 있었다. 반면 튜티가 원하는 진행방식과 튜터가 실제 가르치는 방식이 상이할 경우에는 만족도가 감소하였다. 튜티들이 원하는 진행방식을 미리 조사한 후에 이에 맞는 튜티를 연결하면 더 높은 만족도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중간관리자는 튜터링 준비를 성실하게 해 오는 튜터를 파악하고 연결해야 하는 것이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
본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튜터를 선정할 때 개별면담을 통해 적합한 학생을 선별하기는 하였지만 과목별 성적을 확인하여 적합성 여부를 판단한 것은 아니었다. 또한 의과대학의 특성상 수업이 오후 늦은 시간에 끝나므로 튜터링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고, 이에 따라 튜터링 진행과정에 대한 파악이 다소 어려웠다.
3. SNU 의학연구 멘토링 프로그램
2012학년도 SNU 의학연구 멘토링 참여를 신청한 의과대학 교수는 총 50명이었고, 그 중 기초의학 교수는 14명(28.0%), 임상의학 교수는 31명(62.0%), 그 외 기타는 5명(10.0%)으로 임상의학 교수의 참여율이 가장 높았다. 참여를 신청한 교수들 중 최종적으로 멘티와 연결된 교수는 총 32명(64.0%)이었고 이 또한 임상의학 교수들의 비율(62.5%)이 높게 나타났다(표 4).
<표 4>
본 프로그램의 참여를 신청한 의과대학 학생은 총 61명으로 의예과 학생 36명(42.6%), 의학과 학생은 25명(41.0%)이었다. 학년별 참여율은 의예과 1학년, 의학과 2학년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의학과 3학년의 낮은 참여율은 3학년 2학기에 시작되는 임상실습으로 인해 학생들이 본인의 일정을 예측하기 어려웠던 것이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의학과 4학년의 경우 6월에 시작되는 ‘의학연구’ 교과목으로 인해 프로그램 참여에 대한 동기부여가 낮았음을 유추해볼 수 있다. 그 외 신청은 하였지만 멘토와 연결되지 않은 학생 3명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중도에 참여 포기 의사를 나타내거나 멘토링 가능시기를 조정·연기하였다(표 5).
<표 5>
의학연구 멘토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첫째, 교수와 학생 간의 친밀한 관계형성 및 유지이다. 현재 서울의대에서 교수와 학생이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는 공식 교육과정인 수업과 그 외 그룹 및 분담지도교수 ·학생 간의 면담 등이다. 교수와 학생은 SNU 의학연구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연구에 대한 학문적인 소통 외에 지속적인 만남을 통한 개인적인 유대관계 형성도 기대할 수 있다.
둘째, 연구에 대한 의과대학 학생들의 동기유발이다. 현재 서울 의대 학생들은 해당 학년 교육과정을 순차적으로 이수해야 하며 선택과목으로는 4학년 1학기 때 12주간 이루어지는 ‘임상실습 선택’이 전부이다. 따라서 학생들은 학업 외에 연구에 대한 경험을 쌓고 싶어도 교수에게 개인적으로 요청을 하는 방법 외에는 공식적으로 연구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 SNU 의학연구 멘토링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갖고 있던 연구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고 그들의 잠재된 연구역량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의과대학 학생들이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본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연구에 조기 노출되고 진로를 선택함에 있어 의미 있는 경험을 쌓을 수 있다. 또한 학생들의 이러한 연구경험은 의학연구 분야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곧 해당 분야로의 진로탐색으로 연결되고 결과적으로는 서울의대 전체의 연구역량과 의학연구 분야의 발전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4. SNU 학습코칭 프로그램
본 프로그램은 의학과 1, 2학년 12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각 학생들의 성향에 따라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피어튜터링을 병행하기도 한다. 학생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내용은 다양하기는 하지만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의예과 때 보낸 느슨한 태도로 인해 의학과에 진급하여 적응이 제대로 되지 않아 힘들어 한다. 둘째, 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은 학부 전공에 따라 의학공부에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을 호소한다. 셋째, 외국인 특별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 중 일부 학생들은 우리말이 서툴거나 의학공부에 대한 학습방법을 몰라서 학업성취가 만족스럽지 않다. 넷째, 학습량이 많다 보니 시간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효율적으로 공부를 하는 방법을 찾고 싶어 한다. 다섯째, 동료학생들은 모두 공부를 잘하고 학습량을 다 했을 거라는 불안감이 있어서 학습에 집중을 하지 못한다.
위와 같은 이유로 상담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적절한 대처방법을 알려주기도 하며, 학습계획을 작성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체크하기도 한다. 학생들의 수행정도에 따라 매일 아침, 저녁으로 만나기도 하고, 며칠에 한 번씩 보기도 하며, 전화나 이메일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속적인 확인과 상담을 한다. 성과가 1-2개월 만에 나타나는 학생들도 있으며, 장기간 지속적으로 코칭을 해야 하는 학생들도 있다. 이러한 과정을 진행하는 것은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을 할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데 그 목적이 있다.
프로그램 진행과정은 그림 3과 같다. 공지를 통해 프로그램 참여를 원하는 학생들을 모집하고 신청서를 바탕으로 개별적인 상담을 진행한다. 상담결과 및 각 학생의 특성, 요구, 필요에 맞추어 본격적인 코칭을 진행하게 된다. 또한 코칭을 진행하는 중에도 학생과의 상담 및 피드백을 통해 지속적인 관리가 이루어진다. 프로그램 특성상 개별 학생들의 요구 및 필요에 따라 프로그램이 다르게 진행되어 표준화된 진행과정을 제시하는데 어려움이 존재한다.
SNU 학습코칭 프로그램은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현실적으로 담당교수 혼자서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본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전문가가 더 보강되어 같이 진행을 해야 효과적으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의 성향에 따라 호흡이 좀 더 잘 맞는 교수가 있을 것이며, 교수가 학생에게 시간을 많이 투자할수록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실시하고 있는 소그룹 지도 프로그램들의 특징을 정리하여 비교하면 표 6과 같다.
<표 6>
고 찰
일반대학의 교육과정과 달리 의과대학에는 유급제도가 있어 한 과목 이상 F가 있는 경우 다음 학년에 진급하지 못하게 된다. 또한 방학은 한 달 남짓이며 계절학기가 존재하지 않아 과목을 재수강할 수 있는 방도가 없어 학기 중 과목에 대한 위험부담이 크다. 더구나 일반대학에서 평균적으로 한 학기에 18학점을 수강하여 하루에 2-3교시 수업량과 비교해 의과대학의 경우 1교시부터 7교시까지 수업이 진행된다(실습 포함). 따라서 실험 및 실습, 의사국가시험 준비 등 바쁜 의과대학 생활에서 학생들이 멘토링이나 튜터링 프로그램을 위해 별도의 시간을 내기가 부담스럽다는 점이 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가장 난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많은 학생들이 소그룹 지도 프로그램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와 효과적인 운영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의과대학 내에서 소그룹 지도 프로그램은 학기 중에도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수업시작 전이나 수업 직후 등 틈새 시간을 이용하는 것과 같은 여러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방학기간을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학기 중에는 강의시간과 학습량이 많으므로 교과과정과 동시에 진행되는 보충수업방식보다는 방학 중에 시행되는 선행학습방식을 도모하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판단된다.
또한 의과대학의 경우 대부분의 학생들이 의사 직업군으로 진출하는 동질성이 짙은 그룹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학습지도의 측면뿐 아니라 진로설계 차원에서도 보다 전문적인 조언과 상황을 공감해 줄 수 있는 의과대학 소속의 멘토와 튜터로 구성되는 프로그램이 효과적일 것이다. 이를 위해 소그룹 지도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멘토 및 튜터의 체계적인 교육도 필요하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교수, 학생, 중간관리자는 각자의 기능과 역할이 무엇인지 뚜렷이 인식해야 하고, 교수는 적극적인 태도로 학생에게 학습동기를 부여하고 원활한 피드백을 제공하여 신뢰감을 형성해가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소그룹 지도 프로그램의 목적의식 전달은 체계적인 오리엔테이션이나 워크숍을 통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대학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인적, 물적 지원이 필요하다. 대학 내에서 이루어지는 소그룹 지도 프로그램에도 정규 교육과정인 대형강의나 실습과 같이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교육에서 교육활동이 이루어지는 환경과 여건은 학습효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소그룹 지도를 위한 소규모 토의실을 지정하거나 특정 공간을 마련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멘토와 튜터에게 소정의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할 것이다.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확인하게 된 것은 의과대학 학생들이 바쁜 교육과정 속에서도 본인의 진로와 학업에 관해 깊이 고민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학생의 기질과 특성상 본인의 부족하고 모자란 점을 노출시키기 꺼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소그룹 지도 프로그램들이 모두 자발적인 신청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점은 더욱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의과대학 특수성을 고려한 소그룹 지도 프로그램들을 개발하여 운영한다면 의대생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훌륭한 교육적 창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