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개발과 지원

Faculty Development and Support

Article information

Korean Med Educ Rev. 2023;25(1):1-2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23 February 28
doi : https://doi.org/10.17496/kmer.23.004
Department of Medical Education, Wonkwang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Iksan, Korea
김영전orcid_icon
원광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교육학교실

학생들에게 의과대학 교수가 되는 것이 꿈이자 영광이었던 시기가 있었다. 우리들은 최신 의학 지식과 기술로 중무장되어 난해하거나 복잡한 질병의 환자들을 도맡아 치료했던 의과대학 교수님의 실력에 감탄했고, 팀을 이끌며 연구성과를 국내・외 학회에서 치열하게 논쟁하던 열정에 경의를 표했다. 강의실과 병원에서 학생들의 눈을 바라보며 바쁜 걸음을 잠시 멈추던 ‘선생님’의 모습은 많은 학생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고, 닮고 싶은 롤 모델이 되었다.

지금의 의과대학 교수들은 짧게는 십여 년, 길게는 이십여 년 동안 힘들고 어려운 수련과 학위 과정을 마치고, 자신의 역량을 끊임없이 증명해야 했던 지난한 전임의 혹은 박사 후 과정을 통해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이렇게 의과대학 교수가 되고 몇 년, 꿈꿨던 병원과 학교를 누비는 현재의 의과대학의 많은 교수들은 다시 한번 진로를 고민하고 있다. 최근 국내 의과대학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의과대학 교수 10명 중 9명은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고, 절반 정도는 퇴직 충동을 느끼고 있다. 교수의 탈진은 남성보다는 여성일수록 높고, 40대 미만의 교수진에서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1]. 치열하고 화려해 보이던 의과대학 교수의 삶의 이면에 소홀했던 가정과 낮아진 삶의 질이 있다. 학교와 병원에 쏟아낸 열정에 비해 부족한 보상은 탈진과 소진을 가속화 했다. 그리고 오늘날 의료환경에 대한 현실적인 자각은 의과대학이 아닌 다른 길을 찾게 한다.

100세 시대를 맞아 더 이상 의과대학 교수들이 정년퇴임을 하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기 시작했다. 대학은 경력개발의 최종 목표가 아니라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직장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전공의법 시행으로 업무 강도가 높아지고 진료환경도 변화하면서 급증하는 환자들에 업무 부담이 많아지는 상황은 의과대학 교수를 더 이상 최고의 실력을 갖춘 의사로서 존경과 특권이 있는 자리가 아님을 확인하게 한다. 이로 인한 유능한 의과대학 교수의 탈대학병원화 현상에서 가장 먼저 치명적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의과대학 학생 교육일 수밖에 없다. 교수가 탈진하고, 교수가 불만족하며, 교수가 행복하지 않은 대학에서 훌륭한 교육프로그램이 나올 리 없기 때문이다.

의과대학 교수의 역량과 만족은 의과대학의 운영에 있어서 가장 주요한 요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과대학에서는 아직 핵심 인재인 교수를 육성하고 개발하는 시스템이 부족하며, 관리가 아닌 평가의 측면에서 교수를 바라보고 있는 한계가 있다. 본 특집호는 이런 현상에 대한 분석과 해결책을 교육의 측면에서 모색하기 위해 교수개발과 지원을 위한 새로운 전략은 무엇인지, 일과 삶의 균형은 어떻게 조율하는 것인지, 경력개발을 위한 지원은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교수의 직무스트레스와 소진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은 무엇인지 탐색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본 특집호에서 실린 “국내 의학교육 교수개발 프로그램 현황과 과제” 연구는 국내 40개 의대와 6개 기관을 대상으로 교수개발 프로그램의 운영 현황을 알아보는 실태 파악의 연구이다. 국내 29개 의과대학과 6개 기관이 응답한 내용을 바탕으로 프로그램 주제, 성과, 의과대학의 요구가 분석되었다. 연구자들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제도적 장치를 통한 교수의 참여 유도가 아닌 교수개발의 내재적 동기를 충족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의 필요성을 강조하였으며, 학습공동체로서 네트워킹을 통해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거나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내는 교수개발의 방향을 제언하였다.

“의과대학 임상교수 직급에 따른 일과 삶의 균형 차이” 연구는 진료와 연구, 교육을 모두 담당하는 국내 의과대학 임상교수 300여 명을 대상으로 직급에 따른 삶의 균형, 스트레스와 탈진, 삶과 일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이다. 연구자들은 직급이 낮을수록 삶의 균형 수준이 낮으며 스트레스와 탈진에 대한 위험이 큰 상황을 지적하며 세대 간 차이를 보이는 젊은 교수의 탈대학병원화를 막기 위해 무엇에 초점을 두고 개선해야 할지 아이디어를 제공하였다.

“의과대학 교수의 경력개발: 필요성과 실행전략”은 여러 측면에서 변화와 압력에 노출되어 있는 의과대학 교수의 경력개발의 필요성과 이를 위한 의과대학 조직의 역할을 업적평가와 교수개발 프로그램으로 구분하여 논증하였다. 의과대학에서 경력관리제도와 현황을 살펴보면서 업적평가의 한계, 연구성과의 산출방식의 차이를 설명하고 그 대안으로 업무를 특화한 트랙 유형을 제시하였다. 개인의 측면에서도 경력개발의 과정을 단계로 구분하여 단계별로 핵심적인 접근법을 논증하였는데, 이러한 접근은 개인 발전계획이 경력개발과 맞물려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네 번째 “의과대학 교수의 소진에 대한 이해” 연구는 문헌고찰 연구로 국내・외 의과대학 교수의 소진 수준, 원인과 결과 등에 관한 기존 문헌을 고찰해보고, 의과대학 교수의 소진을 예방하기 위한 전략방향 등을 모색한 연구이다. 소진에 대한 전반적인 개념과 증상을 설명하고, 의과대학 교수의 소진을 교육자, 연구자, 임상의사로 나누어 기존 연구의 결과를 고찰하였다.

본 특집호의 연구들은 앞서 제기한 의과대학 교수개발과 지원(faculty development and support)에 대한 모든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할 수 없으며, 제시하고 있지도 못하다. 어떤 부분은 이미 제기된 문제를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이번 호의 교수개발과 지원에 대한 문제 제기는 시의적 적절성을 가진 논의라 할 수 있다.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계속되는 탈대학병원화 현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올바른 의학교육을 위해, 건강한 의과대학 교수를 위한 의과대학 교수개발과 지원의 추가적인 담론의 형성을 기대한다.

References

1. Seo JH, Bae HO, Kim BJ, Huh S, Ahn YJ, Jung SS, et al. Burnout of faculty members of medical schools in Korea. J Korean Med Sci 2022;37(9)e74. https://doi.org/10.3346/jkms.2022.37.e74.

Article information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