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전문직업성과 의학교육에서의 자기성찰
Medical Professionalism and Self‐ Reflection in Medical Edu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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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Recently, unprofessional behavior by physicians and misconduct by medical students have led to increased public concern over medical professionalism. Many studies have been conducted to explore strategies that reinforce professionalism education and prevent misconduct in medical students. However, most studies focused on defining the medical professionalism and its conceptual components. In this study, we conducted a conceptual analysis based on the literature review to categorize issues of unprofessional behavior, and identified doctors’ indifference to self and others as the reason for the unprofessional behavior. In this regard, self-reflection provides a practical tool to overcome such indifference. We suggest ‘education and evaluation based on self-reflection and reflective practices’ as the effective strategies to enhance the professionalism in medical students.
서 론
최근 의료에 대한 정부의 개입과 통제가 증가하고, 기업자본의 유입으로 인해 의료계 내부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의사는 다양한 역학 관계 안에 갇히게 되었다. 오랫동안 견고하게 유지되어온 전문가로서의 사회적 위상이 국민들로부터 불신의 대상이 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시점에서 의사들과 의학교육 전문가들은 의학전문직업성(medical professionalism)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특히 과거의 상징적인 의미와는 달리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관점에서 전문직업성을 이해하고, 의학교육에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한 절실한 고민이 필요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의과대학에서는 “의료윤리,” “의료와 사회,” “의사와 프로페셔널리즘” 등의 주제로 의학전문직업성 교육을 시행하고 있었으나 전문 교수인력의 부족과 시간의 한계 등으로 인해 학생들에게 충분한 교육기회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1,2].
정보기술혁명과 상업주의와 같은 사회적 변화로 인해 의사-환자 관계의 기존 구조가 급격히 흔들리는 상황에 직면한 서구 의학계 는 의학전문직업성의 개념과 위상에 대한 재정립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자 하였다[3]. 1990년대 말 미국의사회-미국내과학회 재단(American College of Physicians-American Society of Internal Medicine Foundation), 미국내과위원회(American Board of Internal Medicine), 유럽내과연합(European Federation of Internal Medicine)은 의사들이 지켜야 할 일련의 원칙들이 포함된 ‘의사 헌장(Physician Charter)’을 공동으로 발표하면서 의학전문직업성의 의미와 개념을 재정립하였다[4,5]. 특히 의사헌장에는 의료계와 사회 간의 계약이 전문직업성의 기초이며, 의사에 대한 사회의 신뢰를 계약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명시하고 있다. 또한 환자 복지 최우선의 원칙, 환자 자율성의 원칙, 사회정의의 원칙을 전문직업성의 기본원칙으로 제시하고 있다[5].
한편 2000년대에 미국의 의료인문학자인 Swick [6]은 의학전문직업성에 대한 규범적 정의를 제시하였는데, 이 정의에 따르면 의사는 환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바탕으로 자신의 이해관심보다는 환자의 건강회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높은 윤리적 기준 준수,” “사회적 요구에 대한 대응,” “인본주의적 가치실현,” “본인과 동료들에 대한 책무성,” “수월성에 대한 지속적 노력” 등을 전문직업성의 중요한 행동요소로 제시하고 있다[6].
우리나라에서는 Ahn 등[7]이 “한국의 의사상”을 통해 의사가 전문직업인으로서 추구해야 할 가치와 역량으로 “환자 진료,” “소통과 협력,” “사회적 책무성,” “전문직업성,” “교육과 연구”라는 다섯 가지 영역을 제시하였다. 이 중에서 전문직업성은 직무윤리에 기초한 전문적 판단의 자율성, 진료를 위한 적절한 태도, 진정성과 이타성의 덕목을 갖추는 것을 의미한다고 규정하고, 전문직업성을 개발하고 직종 주도의 자율규제와 자기관리에 힘쓸 것을 주장하고 있다[7].
그럼에도 의학전문직업성에 관한 대부분의 논의는 전문직업성의 이념적 측면이나 이를 구성하는 핵심요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8,9]. 이럴 경우 전문직업성은 이론적으로 인식되기 쉬우며 실제 의료현장에서의 구체적 역할과는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실제 의학교육에서 전문직업성의 개념이나 원칙을 적용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교수자 개인의 가치관이나 역량의 차이로 인해 체계적으로 교육을 실행하거나 일정 수준 이상의 교육성과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의학전문직업성 함양을 위한 대표적인 수업전략으로 자기성찰(self-reflection)활동의 중요성이 최근 강조되고 있다. 학습 측면에서 성찰은 기존에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가정과 전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학습자 개인의 경험 재구성을 통해 새로운 해결책 또는 새로운 지식습득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가리킨다[10]. 실제로 다양한 교육 분야에서 성찰활동을 기반으로 한 수업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교육프로그램의 개발과 개편을 지원하는 근거가 이론 지향적이며, 어떤 접근법이 실제로 효과적인지 명확하지 않다[11]. 그럼에도 학습자에게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고 새롭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탐색하게 하는 교육적 방법이 있다면 의사의 전문직업성 함양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 논문에서는 먼저 비전문가적 행동을 보이는 의사의 전형적인 사례를 통해 전문직업성에 위배되는 행위의 근거를 찾아봄으로써 의학전문직업성의 개념을 명료화하고 그 교육적 의미를 구체화하고자 한다. 비전문가적 행동의 사례로부터 얻은 교훈은 전문직업성 개념을 명료화할 뿐 아니라 전문직업성 교육의 구체적 형태와 내용을 구성할 수 있는 관점을 제공한다. 이러한 접근은 의학교육자에게 전문직업인인 의사의 역할과 책임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정체성 형성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개념과 판단기준을 제공할 것이다. 다음으로 의학전문직업성 교육의 전략으로 ‘성찰’의 교육적 의미를 제시하고 의학교육에 적용 가능한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성찰교육의 개념과 접근전략의 사례를 분석함으로써 전문직업성 함양에 적합한 성찰활동의 구체적인 적용방식과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재 의학교육에서 적용하고 있는 성찰 관련 활동을 점검하고 적절한 피드백과정을 제안하고자 한다. 종합하면 의학교육 핵심 주제로서 ‘의학전문직업성 교육의 방향’을 재조명하고 이를 위한 유용 한 전략으로 ‘성찰을 기반으로 한 교육과 평가’를 소개함으로써 의학교육자가 전문직업성 함양을 위한 교육을 설계하고 실제 현장에적용할 수 있는 근거와 개념을 제공하고자 한다.
비전문가적 행동의 사례로 살펴보는 의학전문직업성의 개념
의사로서 비전문가적 행동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에 내재된전문직업성을 위반하는 행위의 근거를 탐색하는 과정을 통해 의학전문직업성의 개념과 교육적 의미를 찾아보고자 한다. 의사로서 자신(self), 환자, 사회에 대한 무관심에서 비롯된 대표적인 비전문가적행동사례의 유형은 다음과 같다.
사례 1: 의원을 개원하고 있는 중년의 A원장은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는 미모의 B씨에게 성적으로 마음이 끌렸다. A원장은 다른 환자들에 비해 진료시간을 길게 끌면서 필요 이상의 신체진찰을 시행하였다. B씨는 A원장의 행동이 수상했지만 권위 있는 의사라는 평판 때문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어느 날 A원장은 B씨에게 저녁식사를 제의했고, 그 자리에서 B씨에게 호감을 표현하였다. B씨는 A원장에게 호감이 가지 않았지만 자신의 치료가 중단되는 것이 두려워 A원장의 제의를 수락하게 되었다.
사례 2: 20년째 지방에서 개인 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C원장은 보수교육을 받는 것이 귀찮아 평소 친분이 있는 후배에게 대리출석을 부탁하거나 출석체크만 하고 교육장을 빠져나왔다. 새롭게 시도되는 약물치료나 시술에 대해 문의하는 환자가 있으면 다른 병원에 가보라고 하고 돌려보내거나 지금까지 해왔던 치료방법을 고수하였다. 이러한 태도에도 환자들은 별다른 문제 제기나 불평 없이 처방전을 받아갔다. 오랜 시간 치료해 왔던 방식이었고 치료를 받거나 약을 처방받은 환자에게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는 이유로 C원장은 진료를 계속해 나갔다.
사례 3: 의사 D는 ○○○과를 개원하고 있다. 얼마 전 인근 병원에 다녀간 환자가 메르스(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환자들이 병원에 오는 것을 꺼려하게 되어 그 여파로 D의 병원의 환자도 많이 감소하였다. D는 병원 문을 닫는 것이 오히려 병원경영에 유리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평소 수술로 인한 체력 소모가 많다 보니 이러한 상황에 해외에 나가 휴가를 보내며 재충전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D는 메르스 여파가 지속되는 상황을 며칠 동안 지켜보다가 병원을 휴진하고 아내와 함께 필리핀으로 출국하였다. 필리핀 도착 다음 날 보건당국 으로부터 D의 병원을 다녀간 환자가 뒤늦게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아 D가 격리 대상자로 분류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위의 3가지 사례는 의학전문직업성에 위배되는 대표적 유형으로서 자신과 타인에 대한 의사의 무책임한 태도가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첫 번째 사례에서 의사는 자신의 전문적 재량권을 이용하여 환자를 성적으로 응대함으로써 의사-환자 간 신뢰관계를 훼손시켰다. 이러한 행동은 환자의 심리적․ 신체적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의사 본인의 욕구만을 충족하기 위한 이기적인 행동으로서 환자의 인격에 대한 존중의 결여에서 비롯된다. 의사-환자 관계를 계약관계로 설정하는 모델에서도 선의와 신뢰는 관계형성의 기본조건이다. 환자는 의사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건강회복을 위해 자신의 신체에 대한 재량권을 의사에게 맡기게 된다. 그러나 환자에 대한 무관심과 의사-환자 관계에 대한 통찰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의사는 자신의 권력을 이용하여 환자를 쉽게 조정하게 된다.
두 번째 사례에서 의사는 자신의 전문역량 개발에 태만하고 주의 사무를 다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태도는 결과적으로 환자의 건강에 해악을 끼치고 의사 집단 전체에 대한 신뢰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의사의 직무가 생계수단을 넘어 자아실현의 방법이라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이와 같은 태도는 무책임할 뿐 아니라 본인의 삶의 발전에도 관심이 없음을 의미한다. 의사로서 본인의 전문직업과 삶에 관심이 없다면 최신 의학지식과 기술의 습득에 소홀해지기 쉽다. 또한 전문역량 개발에 소홀히 함으로써 진료표준을 위반하게 된다면 환자에 대한 기본적인 주의 사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다.
세 번째 사례는 사회공동체의 의료 위기상황에 대해 의사로서 책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자신의 안위만을 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의사의 사회적 책무성에 대한 이해 부족과 사회공동체의 운명에 대한 무책임에서 비롯된다. 공동체 구성원 모두는 의료전문직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의료는 사회의 공동선(common good)이며, 이런 공동선을 실현하는 의료전문직은 사회계약이라는 개념을 통해 사회적 책무성을 지게 된다. 사회적 맥락 안에서 본인의 역할을 성찰하지 못하고, 공동체의 운명에 무관심하다면 결과적으로 본인의 사회적 위상과 지위를 스스로 추락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
위의 세 가지 비전문가적 행동의 사례를 통해 의료전문직이 환자와 사회로부터 신뢰를 받고 그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타인에 대한 윤리적 책임, 자신의 전문역량 개발에 대한 책임, 그리고 사회공동체에 대한 책임을 올바르게 인식하는 성찰적 자세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의학전문직업성은 이와 같이 타인, 자신, 사회공동체에 대한 의료전문직의 역할과 책임 및 이를 수행하기 위해 반드시 요구되는 성찰적 자세라고 정의할 수 있다. 교육심리학자인 Gardner [12]에 의하면, 자신과 타인에 대한 책임을 균형 있게 정렬시키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성찰과 타인을 고려하는 관점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현직에 종사하는 의사뿐 아니라 장차 의료전문가가 될 의과대학생에게 의사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성찰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성찰의 기회는 의사와 의과대학생으로 하여금 의료전문직을 선택하게 된 이유를 깨닫게 하고, 전문직 삶의 발전방향을 스스로 찾아갈 수 있도록 유도하여 일(학습)과 삶의 균형을 얻는 데 기여할 뿐 아니라 의료전문직의 적절한 역할과 위상이 사회와의 관계를 통해 형성된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는 관점을 제공할 것이다.
성찰의 교육적 의미
교육철학자인 Dewey [13]는 성찰을 “어떤 앎이나 추정된 형태의 지식에 대한 능동적이고, 지속적이고, 주의 깊은 고려”라고 정의하였다. 이후 다양한 이론가들이 이 정의를 기초로 하여 새로운 성찰의 정의와 모형을 제시하였다[14]. 예를 들어, Boud 등[15]은 “개인이 새로운 이해와 인식을 갖기 위해 자신의 경험을 탐색하는 지적이고 정서적인 활동을 총칭하는 용어”라고 정의하였다. 이와 같이 성찰이란 개인이 이미 갖고 있는 앎이나 경험에 대해 의도적이고 의식적으로 시행하는 탐색과정으로 인지적 활동뿐 아니라 정서적 활동까지 아우르는 총체적인 정신적 활동을 가리킨다. 한편 Schö n [16]은 전문가가 직무와 관련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그 과정에서 학습하는 재경험의 도구로 성찰을 소개하였고 ‘성찰적 실천가’의 개념을 제안하였다. 또한 성찰적 학습은 학습자 스스로 자신의 행동과 경험에 대해 이해하고 이런 행동이 자신과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며 이런 행동의 의미를 사회적 맥락 안에서 발견함으로써 자신의 행동에 대해 비판적인 관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설명하였다.
Schö n [16]에 의하면, 전문가는 어떤 문제에 직면했을 때 상황에 따라 전체적 흐름을 이해하고 분석하여 최상의 해결책을 찾은 후 이를 자율적으로 실천하는 자기성찰적 사고의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경험을 통해 학습하고 복잡한 문제의 윤곽을 잡기 위해 자기성찰적 사고를 유용한 도구로 활용한다. 이와 같이 성찰적 사고와 실천은 전문가적 소양의 바탕이 되며, 전문적 영역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성인학습은 경험을 통해 이루어지며, 경험학습의 핵심은 성찰과정에 있다[17]. 성찰은 학습의 깊이와 그 관련성을 향상시키고[18], 학습자 자신에 대해 통찰하도록 유도하며[19], 학습을 통한 변화의 잠재력을 배가시키고, 학습자가 성찰적 실천가로 전환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20,21]. 그러므로 성찰적 기회를 제공하는 학습활동은 좋은 수업의 전형일 뿐 아니라 교육적 효과가 높다. 학습은 학습자가 스스로 배운 것을 다시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질 때 강하게 일어난다. 그러므로 배운 것을 요약하여 간단히 보고하고, 관련된 주요 이론들과 비교하여 자신의 학습활동이 적절한지 평가하는 기회가 필요하다[22].
성찰과정은 ‘행위 중 성찰(reflection– in-action)’과 ‘행위에 대한 성찰(reflection-on-action)‘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16]. 행위 중 성찰은 암묵적으로 습득한 ‘행위 중 앎(knowing-in-action)’을 바탕으로 직관적으로 행위를 수행하다가 원하지 않은 결과가 발생할 경우 행위 중 앎의 재구성을 통해 대처하는 성찰과정을 가리킨다. 반면에 행위에 대한 성찰은 행위가 끝난 상황에서 문제점을 비판적으로 검토하여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성찰과정이다. 행위 이후 성찰과정에서 얻게 된 인식은 다음 행위에 반영되어 행위 중 성찰과정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기 때문에 두 과정은 유기적인 관계를 이루고 있다. 이와 같이 문제를 해결할 때의 성찰적 사고(행위 중 성찰)와 문제를 해결하고 난 후의 성찰적 사고(행위에 대한 성찰) 및 이 둘의 연계가 전문가 교육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며, 이와 같은 연계과정을 통해 실천적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지식과 통찰을 얻을 수 있다[23].
의학전문직업성 교육과 성찰
성찰과 성찰적 활동은 의사의 전문직업성을 함양하는 데 효과적이다[24]. 특히 자신의 경험을 통해 학습하는 것이 실무역량을 개발하고 유지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15,16,18,25]. 성찰적 활동은 직업적 환경과 문화적 맥락하에서 개인이 갖추어야 할 신념, 태도 및 가치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이를 통합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함으로써 전문가 정체성 발달에 기여한다[18,26]. 또한 성찰적 활동은 기존의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새로운 지식과 연계하는 데 기여함으로써 전문적 지식의 통합적 기반을 구축한다. 아울러 성찰역량은 자신을 모니터링하고 문제점을 인식하게 하므로 자기규제와 관리라는 측면에서 직업전문성 함양에 중요한 토대가 된다[19].
의과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의학전문직업성 교육은 전문직업성을 함양하기 위한 공식적인 교과과정뿐 아니라 교수와 선배 의사로부터 조언을 듣거나 의과대학과 병원의 문화를 통해 내면화하는 암묵적인 교육과정을 모두 포함한다[27]. 전문직업성 교육은 의사로서의 삶이 내면화되어 있는 교수나 선배 의사가 맡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이들은 학생들에 대한 역할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용성이 크다. 의학전문직업성을 교육할 뿐 아니라 전문직 역할모델이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교수와 선배 의사 또한 교수자로서의 경험을 통해 전문직 정체성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한 예로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이 의과대학 임상교수들의 전문직업성 강화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8]. 특히 교육을 설계하고 실시하고 종료하는 과정 전반에서 임상교수들이 시행한 지속적인 성찰이 전문직업성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이 확인되었다[28,29]. 이처럼 교육과정 전반에서 실시할 수 있는 성찰이 교육자의 전문직업성을 발전시키므로 성찰적 활동은 교육자의 전문직업성 개발을 위해서도 강조되어야 한다.
한편 의과대학생의 경우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찰적 활동이 감소하며, 현실에서 쉽게 접하는 환경에서는 성찰적 사고가 강화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30]. 특히 시간의 부족과 압박이 성찰을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임상의사의 경우 임상 경력이 증가할수록 문제해결을 위한 성찰적 활동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30].
그러나 성찰역량은 전문직업성 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특정 과정을 통해 촉진할 수 있다[31,32]. 의과대학생의 성찰과정에 대한 장기간의 한 연구에 의하면, 학생들의 성찰역량을 4단계—(1) 비판적 성찰, (2) 감정적 성찰, (3) 객관적 보고, (4) 빈약한 보고 또는 보고의 회피—로 구분한 후 이 중에서 비판적 성찰역량을 가진 학생이 환자 진료에서 보다 전문적인 선택을 하고 의료전문직에 어울리는 정체성과 개인적 목표를 갖춘 것으로 보고하였다[33].
의과대학 시절의 부적절한 행동이 의사가 된 후에도 전문직업성에 위배되는 행동이나 법적 제재가 필요한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감안한다면 전문직업성 교육과 성찰과정은 의과대학에 입학하는 순간부터 이루어져야 하며, 전문직업성은 반복적인 경험의 축적과 자율적인 행동수정을 통해 개발되어야 한다[34,35].
따라서 의사의 전문직업성 교육은 원칙이나 규범을 논하는 도덕교육과는 달리 자기반성적 사고와 실천을 기반으로 전문가다운 사고와 행동을 자율적으로 선택하고 때로는 동료들에 의해 교정되어 합의를 도출해내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의학교육의 전체적인 구조 차원에서 성찰과정을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방향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물론 의료전문직 양성과정에서 의학 지식과 기술에 대한 교육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는 변화하는 사회와의 맥락 속에서 그 존재 가치와 의의를 갖기 때문에 의료전문직이 환자와 사회공동체와 신뢰관계를 유지하면서 자기성장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반성적 사고에 기반을 둔 자아성찰 교육과 훈련은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다른 전문직 영역에서도 전문가 육성을 위한 과정으로 성찰이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되고 있다[16,28,29].
의학전문직업성 교육을 위한 성찰 교육
성찰의 교육적 모형은 ‘반복적 차원(iterative dimension)’과 ‘수직적 차원(vertical dimension)’의 두 가지 차원으로 접근해 볼 수 있다[36]. ‘반복적 차원’은 성찰을 하나의 ‘과정’으로 이해하는 모형으로서 성찰의 과정이 새로운 이해와 인식을 가능하게 하고 이런 이해와 인식을 통해 미래의 경험을 예전과 다르게 체험하고 대처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학습자로 하여금 기존의 경험을 새로운 관점에 서 해석하고 성찰해볼 수 있는 기회를 ‘반복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직적 차원’은 성찰을 여러 ‘수준’으로 이해하는 모형으로서 성찰의 수준이 여러 단계임을 인식하고 학습자로 하여금 이런 ‘여러 단계의 성찰’을 모두 경험하게 해야 된다는 것이다. 성찰의 수준이 피상적 수준의 자기이해에서부터 깊이 있는 분석과 통찰적인 성찰까지 다양하므로, 성찰교육은 통찰적인 성찰에까지 이를 수 있도록 체계적이며 지속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 두 가지 차원을 성찰교육에 통합적으로 도입할 경우 다양한 수업과 평가전략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며, 반복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해 성찰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외 많은 교육전문가들은 의학전문직업성 교육에 있어 설명식 강의와 지필시험을 지양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대안으로 임상사례 활용 및 발표, 임상상황 시뮬레이션, 소그룹 토론, 역할극, 의료윤리 집담회, 시청각자료 활용, 서사 의학(narrative medicine), 포트폴리오, 예술 및 문학작품 활용 등의 경험학습에 근거한 학생 참여 중심의 교육전략을 추천하고 있다[27,37,38]. 이와 같이 경험학습을 통해 전문직업성 교육을 시행할 경우 의사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의료의 중요한 실천적 가치들을 확인하는데 용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39].
성찰교육 전략은 개인 중심 전략과 개인 간 또는 그룹 중심 전략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개인 중심 전략은 학생 단독으로 주관적 입장에서 시행하고 교수자나 촉진자(facilitator)의 지도를 추후에 받는 방식이라면, 개인 간 또는 그룹 중심 전략은 교수자나 촉진자의 실시간 지도 아래 타인과의 상호관계를 배경으로 한 간주관적 입장에서 성찰을 시행하고 실시간으로 지도를 받는 방식이다. 물론 어떤 방식이든지 교수자나 감독자의 지도는 반드시 필요하다. 예를 들어, 성찰적 글쓰기는 개인 중심 전략으로 볼 수 있으며, 소그룹 토론이나 멘토링은 개인 간 또는 그룹 중심 전략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14].
성찰수업에서 학습자의 성찰을 유도하고 독려하는 교수자나 촉진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교수자를 교육하고 훈련하기 위한 별도의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며, 이런 교육프로그램에는 교육철학, 교육이론, 전문직업성의 이론과 실천방법, 성찰 및 성찰수업에 대한 이론과 실천방법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특히 성찰을 유도하는 방법을 이론적으로 이해해야할 뿐 아니라 경험 많은 교수자의 지도 아래 성찰을 유도하고 적절하게 멘토링을 제공하는 방법을 직접 훈련해 보아야 한다. 성찰수업에서 교수자가 활용할 수 있는 성찰을 유도하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14].
<문제의 인식을 유도하는 질문>
○ 무슨 일이 (방금) 일어났는가?
○ …. 할 당시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는가?
○ …. 을 인식하였는가?
○ 그 상황에서 당신을 놀라게 한 것은 무엇인가?
○ 그 상황에서 당신은 어떤 느낌을 받았는가?
<문제나 상황에 대해 성찰을 유도하는 질문>
○ 지금 이것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
○ 다른 선택지가 있는가?
○ 이 상황에서 이것을 적용할 수 있는가?
○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 이와 같이 느끼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 이와 같이 느끼게 될 경우 (예상되는) 결과는 무엇인가?
○ 이 문제를 내(우리)가 대처하는 것이 적절한가?
<미래 행동과 해결책을 유도하는 질문>
○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것(예: 자원, 지식, 기술 등)은 무엇인가?
○ 다음 기회에는 무엇을 다르게 할 것인가?
○ …. 을 시행하는 데 있어서 장애는 무엇인가?
○ …. 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본 논문에서는 성찰 교육을 위한 전략으로 멘토링, 소그룹 활동, 포트폴리오, 성찰적 글쓰기를 살펴보고자 한다.
1. 멘토링
멘토링(mentoring)은 지식과 경험이 많은 교수자가 학생에게 성찰적 지도와 지지를 제공하는 교육전략을 가리킨다. 멘토링은 교수자와 학생 간의 일대일 관계를 통해 학생의 발전과 성숙을 유도하는 방식으로서 의학교육의 맥락에서는 전문직 정체성을 함양하는 가장 중요한 방식 중 하나이며, 성찰적 활동이 그 핵심을 이룬다[40].
멘토는 먼저 학생에게 비판적 사고와 상황분석을 시행할 수 있는 기술을 가르친 후 전문직업성 함양에 적합한 문제나 상황에 대해 가능한 행위나 선택지로 무엇이 있는지 인식하도록 유도한다. 다음 자신이 선택한 행위나 선택지에 대해 성찰하도록 돕고 이런 선택을 하게 된 근거로서의 관련 지식이나 가치로 무엇이 있는지 확인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이런 과정을 통해 무엇을 새롭게 배우게 되었는지 비판적으로 검토하게 하고 새로운 지식을 기존의 지식체계에 융합시키도록 돕는다. 학생이 이와 같은 과정을 반복적으로 수행하여 일정 수준 이상의 성찰역량을 함양한다면 그 이후의 멘토의 역할은 체계적인 경험학습을 유도하고, 관련 문제에 대해 현장에서의 자기실험과 성찰을 시행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40]. 의과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한 연구에서 연구참여자들은 멘토링이 성찰활동을 촉진하였을 뿐 아니라 성찰활동을 통해 전문직업성과 의사소통 역량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보고하였다[41].
멘토링은 학생 개인 수준에서 전문직업성의 발전을 자극하고 격려하는 교육전략이므로 어려운 상황이나 문제를 개별적으로 다룰 수 있어 각자에게 적합한 수준과 내용으로 성찰활동을 진행할 수 있으며, 전문직업성 발달에 있어 다양한 수준을 나타내는 학생들의 요구에 맞게 융통성 있게 변화시킬 수 있다. 또한 학생 입장에서 밝히기 어려운 문제를 멘토와 안전한 상황에서 상의하고 조언을 들을 수 있어 학생의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다. 그러나 적합한 멘토의 역할을 수행할 교수자를 찾거나 개발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므로 적절한 멘토를 모집하고 훈련시킬 수 있는 교육자 프로그램이 반드시 필요하다.
2. 소그룹활동
소그룹활동은 보통 같은 학년이나 비슷한 정도의 발달수준을 보이는 학생을 소그룹으로 조직하고 교수자나 촉진자가 그룹을 이끌면서 학생의 성찰활동을 촉진하는 교육전략을 가리킨다. 소그룹활동은 토론, 프로젝트 기반학습, 문제 중심 학습 등 다양한 수업형태를 수용할 수 있으며[40], 이런 수업형태 모두 성찰활동을 포함할 수 있다.
소그룹활동에 기초한 성찰활동은 전문직업성 관련 문제나 상황에 대한 학생들의 자기성찰과 집단성찰을 시작으로, 가능한 행위와 선택지, 그 근거, 이들에 대한 성찰적 접근, 성찰을 통한 새로운 지식이나 통찰의 발견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성찰적 접근은 소그룹이 함께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는 형태이거나 개별 학생이 갖고 있는 생각이나 확신을 소그룹을 시험대로 활용하여 점검하고 교정하는 형태일 수 있다[42].
소그룹활동은 소그룹 내 학생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 성찰을 촉진할 수 있으며, 자기평가뿐 아니라 동료평가를 통해 새로운 해석과 관점을 일으키고 수용할 수 있다. 특히 특정 문제에 대해 집단적 관점을 택할 수 있으므로 의료전문직 정체성 발달에 유용한 방식이다. 뿐만 아니라 소그룹활동은 경청 태도, 의사소통능력, 협동능력도 함께 함양할 수 있다. 그러나 타인 앞에서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표현하는 것이 서투르거나 두려운 학생은 소그룹활동에서 불편함을 겪을 수 있으며 참여를 회피하거나 소극적일 수 있다. 일부 학생은 소그룹활동을 통해 평가는 받으면서 자신의 몫은 다하지 않는 ‘무임승차자(free rider)’ 행태를 보이기도 한다. 그러므로 이런 학생들을 적절히 지도하고 그룹을 이끌어 나가는 교수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3. 포트폴리오
포트폴리오(portfolio)는 일반적으로 학습이 일어났음을 입증하는 의도적인 증거의 수집을 가리킨다[43]. 또한 포트폴리오는 학습자가 학습과정에서의 자신의 노력과 발전을 증명하고 평가받기 위해 학습목적에 적합한 성과물을 통합적으로 수집하고 이런 노력과 발전에 대해 스스로 평가한 후 교수자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과정 전반을 의미하기도 한다[44]. 포트폴리오는 성찰과정을 핵심에 두고 있으므 로 이를 활용한 교육은 학생으로부터 성찰을 자연스럽게 독려하고 경험적 학습과 심층학습을 유도하여 학생의 내적 변화를 일으킴으로써 전문직업성 함양에 가장 적절한 교육전략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39,45].
포트폴리오는 일반적으로 목표가 정해진 장기적인 학습과정을 실천하는 데 활용하므로 전문직업성과 같이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하는 역량을 개발하고 모니터링하는 데 있어 적합한 방식이며, 학생이 자신의 필요에 맞게 개별화하여 작성할 수 있으므로 개인적 성찰활동에도 부합된다[43].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성찰은 학생이 작성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교수자로부터 반드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때 교수자는 포트폴리오에 포함되어 있는 다른 증거들을 활용하여 성찰을 좀 더 체계적이고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런 결과로 학생은 교수자의 지도 아래 비판적이고 건설적인 성찰을 장기간에 걸쳐 시행할 수 있으며, 이런 과정은 전문직업성 함양에 기여한다[43].
4. 성찰적 글쓰기 또는 성찰일지
성찰적 글쓰기(reflective writing)는 자기서사, 자기서술, 자기탐색, 자기표현의 글쓰기를 모두 포함한다. ‘나’라는 개인에 대한 성찰을 시작으로 ‘너’라는 타자를 거쳐 ‘우리’라는 공동체의 문제의식까지 함께 고민하는 수렴과 확산의 비판적 사고력을 요구하는 성찰적 글쓰기는 학습자의 내적 변화와 정체성 함양이라는 목적을 지향하는 교육에 적합한 전략이다. 글쓰기는 일반적으로 생각을 상세하게 표현하게 하고 객관적 입장을 취하게 도와주므로 복잡한 문제를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하게 해줄 뿐 아니라 성찰을 위한 심적 공간을 제공한다[46]. 성찰적 글쓰기는 성찰활동과 자기주도학습을 전반적으로 증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47].
성찰일지(reflective journal)는 성찰을 목적으로 정기적으로 또는 교수자의 요구에 따라 작성하는 일지를 가리킨다[18]. 성찰일지는 의학교육의 맥락에서는 주로 미리 선정한 학습성과나 목표역량에 얼마나 도달하였는지, 도달하는 과정에 어떤 어려움이 있었으며, 어떤 경험을 하였는지, 도달하는 데 도움이 된 학습요인이나 환경은 무엇인지 등을 확인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정기적으로 성찰일지를 작성할 수도 있지만 교수자의 요구에 따라 학습과정이나 실습과정에서의 특이한 경험을 대상으로 작성할 수도 있다. 의과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성찰적 글쓰기는 성찰활동을 증진하고 자기주도학습을 향상시킨다[47].
성찰적 글쓰기는 원칙적으로 일인칭 입장에서 시행하는 성찰활동이지만 교수자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 각 학생의 수준에 맞는 성찰적 글쓰기의 형태와 주제를 선정하고, 성찰과정을 지속적으로 독려하며, 제출된 성찰일지에 대해 피드백을 제공하여 추가적인 성찰을 유도함으로써 학생들의 성찰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다[48]. 체계적이고 건설적인 피드백과 평가를 제공할 수 있는 도구를 활용할 경우 교수자는 좀 더 원활히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47]. 또한 학생들 간에 상호 피드백을 시행할 경우 학생 입장에서의 문제 제기를 통해 다른 시각에서의 성찰을 유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집단적 관점을 채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므로 교수자는 이와 같은 방법도 고려하는 것이 좋다[49].
성찰적 글쓰기를 실제 의과대학 교육에서 실시할 때는 학생의 발달 단계에 따라 적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예를 들어, 의예과 학생은 좀 더 자유로운 주제에 대해 개인적 성찰적 글쓰기를 하도록 권고하고, 임상실습 전 본과 학생에게는 수업과 실습에서 학생이 직접 경험한 문제나 상황에 대해 개인별 성찰적 글쓰기를 하도록 권고한다. 임상실습 중인 학생에게는 임상상황에서 접한 전문직업성과 직접 관련된 문제나 상황에 대해 성찰적 글쓰기를 진행하고 교수자의 지도 아래 소그룹토론을 진행하여 협동적 성찰을 수행하는 것이 추천된다.
성찰적 글쓰기를 학생평가에 활용할 경우 일부 학생들은 정직하게 작성하지 않고 평가자가 기대하는 내용을 거짓으로 기입하는 경우도 있다[50]. 이럴 경우 성찰을 목적으로 한 활동이 오히려 성찰을 방해하는 역효과를 낳게 된다.
성찰교육전략에서 성찰과 성찰적 사고의 실천을 가능하게 하는 결정적인 요소는 인지적 차원 뿐 아니라 감정적으로 학습자를 지지해주는 교육환경이다. 그러므로 학습방식의 개인차를 수용하고, 멘토링과 소그룹토론을 활용하여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의 긍정적이며 존중받는 교육환경을 조직하는 것이 중요하다[36]. 성찰적 글쓰기에 대한 평가는 그 자체가 성찰을 촉진하는 교육적 목적을 함께 갖고 있는 대안적인 평가유형이다[42]. 그러므로 글쓰기나 학생활동에 대해서는 체계적이며 구체적인 교육적 피드백이 이루어져야 한다.
구체적인 교육적 피드백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교육목표에 근거한 평가준거(criteria)와 평가기준(standards)이 필요하다. 평가준거는 복합적인 인간의 성과에 대해 공평하고 타당하게 평가를 시행할 수 있는 구체적 지표를 가리킨다. 평가기준은 평가준거에 맞추어 보통 루브릭(rubrics)으로 구조화된다. 루브릭은 선택된 단일반응이 아니라 구성된 반응(constructed-response)의 범위를 단계별로 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의료인문학 수업에서 지필시험으로는 평가가 불가능한 조별협업태도 역량을 평가하고자 할 때, 총 5단계 수준의 루브릭을 구성할 수 있다. 이때 수준은 사전에 설정된 것이 아니며 교수자가 3–5단계 수준에서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부록 1).
성찰과정에 루브릭체제를 도입하면 교수자는 교육의 목표와 평가기준을 사전에 설정하고 이에 초점을 맞춘 수업에 집중할 수 있으며, 학습자는 사전에 평가내용과 기준을 이해함으로써 자칫 개인의 사고방향에 지나치게 의존할 수 있는 성찰과정에서 보다 발전적이고 균형적인 교육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앞서 제시 한 ‘멘토링’을 수업전략으로 선택한 경우 의학전문직업성을 위한 ‘이타주의,’ ‘자기개발과 자기관리,’ ‘사회적 책무성’을 평가준거로 설정한 후 교수자가 판단하기에 학습자 수준에서 인식해야 할 각 준거별 수준을 개략적으로 설정하여 멘토링을 진행하면 학습자마다 멘토링의 내용과 수준에서 최대한 동질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부록 2).
의학전문직업성 교육을 위한 성찰 평가
의학전문직업성 교육에서 성찰에 대한 평가는 전통적인 관점의 평가가 아닌 대안적 평가로 이루어져야 한다. 대안적 평가는 전통적 평가와는 달리 결과가 아닌 과정(process)이나 성과(product)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학습자 개인에게 도움이 필요한 부분, 수업에서 개선하거나 보완해야 할 부분, 그리고 교수자가 지향해야할 점 등을 인식하도록 돕는다. 대안적 평가에서는 학습자의 창조적이고 절차적인 성과, 고도의 사고력과 문제해결능력, 수행활동에 대한 발표, 실제 장면에 대한 적용전략, 점수가 아닌 인간의 판단 등을 강조한다[51]. 과정에 대한 평가에는 개별면담, 관찰일지 작성, 성찰적 글쓰기, 발표 및 프로젝트활동에 대한 동료평가, 체크리스트 등이 포함된다. 성과에 대한 평가에는 성찰적 글쓰기, 프로젝트보고서, 포트폴리오, 관찰보고서, 스토리보드, 태도 척도 등이 포함된다[51].
1. 자기성찰 체크리스트
자기성찰 체크리스트는 성찰역량과 성찰의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평가문항모음을 활용하여 학습자를 평가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학습자가 미리 준비된 문항모음으로 스스로 사정한 후 이 결과를 바탕으로 교수자가 학습자의 성찰역량과 수준에 대해 평가를 내린다. 체크리스트는 학습자로 하여금 자신의 현재 상태를 점검하게 하고, 사전-사후 학습에 대한 자기인식 태도의 변화를 확인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체크리스트 항목은 역량에 대한 수준(‘잘한다’ 또는 ‘부족하다’)보다는 관심도(‘좋아한다’ 또는 ‘관심이 없다’)와 주로 연관된다. 체크리스트 항목에 대한 학습자의 답변은 일반적으로 5점 척도(5점: ‘매우 그렇다’–1점: ‘그렇지 않다’)로 측정한다. 대표적인 평가 체크리스트 예시는 다음과 같다.
<다중지능 자기평가 문항: 자기성찰지능 항목>
○ 자신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생활을 계획하는 것을 좋아한다.
○ 나의 건강상태나 기분, 컨디션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 내 생각이나 감정을 상황에 맞게 잘 통제하고 조절한다.
○ 평소에 내 능력이나 재능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내 일정을 다이어리에 정리하는 등 규칙적으로 생활하기 위해 노력한다.
○ 어떤 일에 실패했을 때 그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서 다음에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한다.
○ 앞으로 어떻게 성공해야 할지에 대한 뚜렷한 신념을 갖고 있다.
의사와 의과대학생의 성찰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 개발된 대표적인 자기성찰척도로는 Gronigen Reflection Ability Scale (GRAS)이 있다[52]. 이 척도는 총 23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개인 평가수준이나 집단 평가수준에서 모두 활용할 수 있다. 구체적인 항목은 다음과 같다.
<GRAS 의사와 의과대학생 대상 자기성찰 척도>
○ 나 자신의 사고습관을 주의 깊게 살펴본다.
○ 내가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 알고 싶다.
○ 나는 (어떤) 특정한 규칙과 지침이 무엇에 근거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 나 자신을 이해하고 싶다.
○ 나의 사고에 영향을 미치는 감정을 인식하고 있다.
○ 나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감정을 인식하고 있다.
○ 나는 거리를 두고 나 자신의 행동을 바라볼 수 있다.
○ 나 자신의 판단을 타인의 판단과 비교하여 평가한다.
○ 다른(다양한) 관점에서 경험을 관찰할 수 있다.
○ 나의 의견에 대한 문화적 영향을 인식하고 있다.
○ (특정) 정보가 타인에게 끼칠 수 있는 감정적 영향을 인식하고 있다.
○ 타인의 상황에 공감할 수 있다.
○ 나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있다.
○ (나와) 다른 사고방식을 거부한다.
○ 간혹 남들은 내가 나 자신을 과대평가한다고 말한다.
○ 다른 문화적/ 종교적 배경을 갖고 있는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
○ 나의 관점에 대해 논의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 윤리적 관점을 설명(표현)하는 것에 간혹 어려움을 겪는다.
○ 내가 말하는 것에 대해 내가 설명의무를 진다(I am accountable for what I say).
○ 내가 말하는 것에 대해 내가 책임을 진다(I take responsibility for what I say).
○ 나의 의견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
○ 간혹 다른 해결책을 생각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 나의 개인적 기능상태(functioning)에 대해 (타인이) 언급하는 것을 반기지 않는다.
위에서 제시한 자기성찰 척도는 단순히 학생의 현재 성찰수준을 파악하는 것을 넘어서 예비의사로서 지속적으로 성찰이 필요함을 인식하고 자기고백을 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성찰은 완성된 인격체가 아닌 미완성의 인격체로 자신을 인식하고 보다 바람직한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한 자기노력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2. 성찰적 글쓰기 및 성찰일지
교수자는 미리 정해진 주제나 양식에 따라 글쓰기를 하게 하거나 자유롭게 글쓰기를 하게 한 후 학생의 성찰역량과 성찰의 수준을 미리 정해놓은 평가방법을 활용하여 평가를 내린다.
성찰적 글쓰기에 대한 평가방법으로는 질적인 평가방법과 양적인 평가방법이 있다. 질적인 방법으로는 꼼꼼하게 읽고 분석하는 방법(close reading)과 주제분석(thematic analysis)이 있으며, 양적인 방법으로는 루브릭을 활용한 평가방법이 있다[53,54]. 성찰적 글쓰기 평가를 위해 사용되는 대표적인 루브릭으로는 Reflection, Evaluation For Learners’ Enhanced Competencies Tool (REFLECT) 등이 있다. REFLECT는 미국의 브라운 의과대학에서 성찰적 글쓰기 수업을 위해 개발한 루브릭으로서 평가준거로 5개의 기준과 1개의 추가기준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들을 종합적으로 활용하여 학생의 성찰수준을 평가한다[55] (부록 3). 그 외 다른 루브릭 또한 비슷한 평가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표적인 평가 루브릭 예시는 다음과 같다.
<성찰적 글쓰기 평가 루브릭[53]>
○ (관련) 절차/사건/상황을 기술하였지만 어떤 교훈(배움)을 얻었는지 언급하지 않음.
○ 얻은 교훈에 대해 기술하였지만 사례를 들어 설명하지 않음.
○ 얻은 교훈에 대한 피상적인 정당화를 제시함.
○ 조리 정연한 설명을 제시함. 설명은 문제적 상황에 대한 사례, 문제적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활용한 기술 및 이를 통해 얻은 교훈으로 잘 뒷받침되어 있음.
○ (역량) 발전에 기여한 경험으로부터 (주요) 요인을 분석(하여 제시)함.
○ (문제적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사용한 전략에 대한 정당화를 제시함. 이 전략의 효과에 대한 증거를 함께 제시함.
이외에도 KWL 차트를 활용하여 성찰적 글쓰기를 하게 한 후 학생의 성찰수준을 평가할 수 있다. KWL 차트는 수업(교육프로그램) 종료시점에 전반적인 수업에 대한 성찰을 유도하기 위해 사용한다. K (know: what I already know)는 ‘지금까지의 수업내용과 관련하여 나는 무엇을 알고 있었는가?’로 수업내용에 대한 학생의 사전학습상태나 관심 여부에 대해 확인하는 것이다. W (want: what I want to know)는 ‘지금까지의 수업과정이나 활동 중에서 궁금한 점 또는 새롭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은?’으로 학생의 학습동기나 추후 학습과제에 대한 학생의 수용태도를 점검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L (learned: what I have learned)은 ‘지금까지의 수업을 통해 얻게 된 지식이나 역량은?’으로 학생 스스로 자신의 학습성과에 대해 확인하고 정리하는 과정을 돕게 된다. 이런 KWL 차트를 학생들에게 작성하게 하고 교수자는 이를 토대로 학생의 성찰과정과 수준을 평가할 수 있다.
또 다른 형식으로는 총 3가지 내용—(1) 수업내용 요약 정리, (2) 수업내용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 (3) 수업을 통해 얻은 것—을 정리하게 하는 방식이 있다. 이 방식은 수업활동에 대해 일기를 적거나 스토리텔링을 하는 형식으로 표현하되 글쓰기 활동이 주를 이룬다. 이런 성찰일지 또한 학생들의 성찰과정과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다.
종합하면 성찰일지는 학생으로 하여금 수업활동의 경험적 의미를 탐색하고 자신의 수행과정에 대해 성찰하도록 유도한다. 교수자에게는 수업 내용 중 실제 수업이 이루어진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 학생의 실제적 성과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매우 유용하다.
3. 포트폴리오
포트폴리오는 학생의 성찰적 활동을 평가하는 데 있어 최적의 도구 중 하나이다. 포트폴리오에는 학생이 정한 목표와 이를 증명하고 평가받기 위해 수집한 자료 및 성찰의 증거가 모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포트폴리오는 장기적으로 진행되는 학습과정을 반영하고 있으므로 전문직업성과 같이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역량을 평가하는데 적절한 방식이다. 또한 학습 포트폴리오(learning portfolio)는 자신이 학습하고 이해한 내용에 대해 심층적인 성찰을 하도록 유도하므로 이를 통해 자기반성적 관점과 메타인지적 사고를 향상시킬 수 있다. 성찰을 통해 학생은 자신이 이해하거나 느낀 바를 서술하고, 학습자로서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스스로 평가하며, 학습성과에 대해 가치적 판단을 내리고, 후속 학습에 대한 방향과 범위를 고민하게 된다[56]. 포트폴리오에 포함될 수 있는 ‘자기성찰 글쓰기 항목’의 예시는 다음과 같다.
○ 나의 포트폴리오 제목과 그 제목을 정한 이유는?
○ 내가 수행한 내용이 교육목표(또는 졸업역량)과 일치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와 근거는?
○ 포트폴리오에 제시한 증명자료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 이번 수업활동을 기반으로 내가 성장하기 위한 계획을 세 가지 수립한다면?
포트폴리오는 자료수집의 완벽함 또는 학생 성과의 우수성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없다. 평가로서의 포트폴리오의 핵심기능은 학생의 고유함과 향상과정을 설명하는 것이다. 집단 속에서의 학생의 위치가 아니라 학생 고유의 특성과 성장과정을 이해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의학전문직업성을 함양하고 평가하는 데 있어서도 역시 전문직 집단의 공통 특성이나 역량에 도달하였는지 만을 평가하기보 다는 개별 구성원의 차이를 인정하되 공동체적 사고의 관점에서 공유해야하는 일정 기준 이상의 사고방식을 함양한다는 차원에서 포트폴리오는 의미 있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 및 제언
최근 국내 의료계에서 급격히 부상하고 있는 의학전문직업성에 대한 논의와 의학전문직업성 교육에 대한 요구는 날로 떨어지고 있는 의사의 사회적 위상을 회복하고자 하는 자정의 몸부림이자 최근 증가하고 있는 의사의 비전문가적 행위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전문직업성 교육의 전략은 매우 부족하거나 미흡한 상태이며, 현재 시행되고 있는 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 역시 대체로 부정적이다[57]. 실제 임상현장에서도 전문가로서의 정체성을 효과적으로 교육하는 방법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으며, 전문직업성 개념의 불명확성으로 인해 전문직업성을 갖춘 모범적인 역할모델을 설정하는 것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전문직업성을 확연히 벗어난 전형적인 사례를 고찰해 봄으로써 전문직업성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재개념화하고, 이런 재개념화된 의미로서의 전문직업성를 향상시킬 수 있는 교육전략으로서 자기성찰에 대해 검토해 보았다.
결론적으로 의학전문직업성의 개발과 함양을 위해 자기성찰과 성찰활동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의사가 갖추어야 할 전문직업성은 외부로 드러나는 행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이런 행위의 배후에 존재하는 가치관과 정체성의 문제이므로 전문직업성을 제대로 교육하기 위해서는 내적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전략을 채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의과대학생의 전문직업성과 성찰역량 간의 관련성을 평가한 한 연구에 의하면, 전문직업성에 문제가 있어 경고를 받은 학생에서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성찰역량이 유의하게 떨어져 있음을 확인하였다[58]. 이처럼 비전문가적 행동을 보이는 의과대학생의 성찰역량이 떨어져 있다면 이를 교정할 수 있는 교육전략이 반드시 도입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다른 직업과 달리 의사가 갖추어야 할 전문직업성으로 사고, 정서, 태도, 가치관까지 거론하는 것은 의사의 자질에 관하여 사회가 기대하는 수준이 매우 높기 때문이며, 이러한 기대를 충족할 때 비로소 의사는 사회 내 전문가로서의 위상을 인정받기 때문이다[27].
효과적인 의학전문직업성 교육을 위하여 자기성찰활동에 근거한 전문직업성 향상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개발을 후속연구로 제안하고자 한다. 프로그램의 한 예를 들어보자면, 교육목표는 ‘의학전문직업성을 함양하기 위한 자기성찰과정을 경험함으로써 바람직한 의사로서의 가치와 태도를 설명할 수 있다’로 설정할 수 있다. 이때 학생들의 선수학습, 즉 출발점 행동 차원에서 자기성찰 항목으로 구성된 체크리스트를 활용하게 되면 추후 교육의 효과 검증에 도움이 될 것이다. 교육내용(주제)은 의학전문직업성의 중심 조직 개념인 ‘이타주의,’ ‘자기개발과 자기관리,’ ‘사회적 책무성’으로 정하고, 수업방법은 강의식 수업은 지양하고 경험학습에 근거한 학생 참여 중심의 교육전략을 적용한다. 마지막으로 성찰역량을 파악하는 평가방법으로는 자기성찰 준거를 기반으로 한 성찰일지나 포트폴리오 평가를 활용한다. 또한 인지적 측면(의학적 사고), 정서적 측면(의학적 상황에 대한 가치판단), 심동적 측면(자기성찰 글쓰기 역량)에서의 발전에 대해서는 루브릭을 적용하여 구체적인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교육목표-교육내용(주제)-수업방법-평가방법의 네 가지 유기적인 과정에 대한 설계와 구체적 실행은 현재 의학교육에서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의학전문직업성 교육의 방향, 교육활동, 평가와 피드백의 최적화된 전략을 구상하는 데 있어 소중한 기초자료가 될 것이다.
감사의 글
이 논문은 2016년도 성신여자대학교 학술연구조성비 지원에 의하여 연구되었다(성신여자대학교 연구비 관리번호: 2016-1-11-086/1).
저자 기여
전민영: 연구설계, 자료분석; 유상호: 연구주제 설정, 기본개념 설정, 연구설계, 자료분석; 차경희: 연구설계 및 해석에 대한 교육적 의미 탐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