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의학교육은 미래 의료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갖춘 의사를 배출하기 위한 성과바탕 교육을 도입하고 기초의학과 임상의학, 의료인 문학 간의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통합된 교육과정 체제를 중심으로 발전해오고 있다[1-4]. 또한 의학교육은 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로 촉발된 비대면 원격교육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인공지능, 빅데이터,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에 기반한 에듀테크(Edutech) 를 활용한 교육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5]. 이러한 의학교육의 패러다임의 변화와 요구는 의과대학이 교육과정을 개선하고 교육방법의 효과성 및 평가방법의 타당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그동안 의과대학은 의학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교육목표, 교육과정, 교육방법, 교육자원 및 환경, 교육평가와 피드백 등에서 많은 변화를 수용해왔다. 먼저 의과대학의 교육목표는 의과대학생이 졸업 후 일차진료 의사가 되기 위해 지식 위주의 학습목표에서 탈피하여 직무 중심의 학습성과 개념을 도입하였고, 의과대학생이 입학해서 졸업할 때까지 갖추어야 할 역량인 졸업성과와 졸업성과를 시기별로 세분화한 시기별 성과, 단위과정별 성과 등으로 체계화된 교육이 진행되어 왔다[6,7].
또한 의학교육은 학생들에게 통합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초의학과 임상의학뿐만 아니라 의료인문학을 포함하여 수평적이고 수직적인 통합교육을 강조한 교육과정의 원칙을 마련하고 종전의 학문단위의 교과목에서 장기-계통별 통합 교과목으로 개편되어 왔다[8-10].
한편, 최근 의학교육은 의료현장의 다양화,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와 같은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한 교육, 타직종 간의 협업 등을 강조한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인문사회학 또는 타학문 분야의 융합적 시도가 관찰되고 있다[11-13]. 이러한 맥락에서 의과대학생이 의학을 본격적으로 학습하기 전에 기초과학적 역량과 인문사회의학적 자질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이 논의되기도 하였다[14].
지금까지 살펴본 교육과정의 변화는 교육방법 및 평가방식에 있어서도 교수자 중심에서 학습자 중심의 교육에 초점을 두고 발전되고 있다. 그 예로 실제 임상상황을 중심으로 학생들의 문제해결능력 및 의사소통능력 등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방법인 문제바탕학습(problem-based learning, PBL)이 있으며[15], 학습자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뿐만 아니라 팀에서의 협업능력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팀바탕학습(team-based learning, TBL) 및 역진행학습과 같은 교육방법이 활용되고 있다[16,17]. 평가방식에 있어서는 단순 지식 위주의 지필시험 형태로부터 벗어나 PBL이나 TBL을 하는 과정에서 수행할 수 있는 과제평가 또는 협업능력 및 태도 등을 평가하는 과정 중심 평가체제가 확산되고 있다[18,19]. 이 밖에도 의학교육은 의도된 공식적 교육과정뿐만 아니라 학업적 대인관계능력 및 학습에 있어 자기효능감, 진로설계 및 멘토링 프로그램 등으로 학생상담 및 진로와 관련된 연구들로 의학교육 분야가 점차 세분화되고 있다[20-23].
의학교육의 패러다임 동향은 의학교육을 실천하는 교육자들이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무엇을 탐구하고 어떻게 수행하는지에 대한 종합적인 고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의학교육의 전문적인 학술지를 토대로 분석될 수 있다. 이러한 의학교육 전문학술지에는 의학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자라면 반드시 참고하는 국내전문학술지인 의학교육논단(Korean Medical Education Review, KMER)과 한국의학교육(Korean Journal of Medical Education, KJME)이 있다. KMER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발행하는 학술지이며 1999년 창간호를 시작으로 2021년 3월 23권 1호까지 발간하였으며, 2015년도에 한국연구재단 등재지로 인정받았다. KJME는 1989년 창간호를 시작으로 2021년 3월 33권 1호까지 발간하였으며 2007년도에 한국연구재단 등재지로 인정받았다. 이들 학술지는 의학교육과정 개발과 운영, 의학교육 평가와 교육의 질 관리, 교수역량 및 학생역량 개발, 이 밖에도 학생연구, 환자안전교육, 사회적 책무성 등으로 의학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영역에서 학술적 연구의 성과물을 공유하고 있다.
일반적인 연구동향은 연구주제 및 분야, 연구방법, 연구결과 등 다양한 준거를 바탕으로 기존의 연구물을 분류하고 종합적으로 관찰함으로써 선행연구에 대한 가치를 재평가하고 연구분야의 활성화를 견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2020년까지의 의학교육 관련 연구동향은 의학전문대학원 체제 도입 시기와 같은 특정 시기의 연구동향을 비교 분석하거나 의학교육 평가인증, 환자안전교육, 멘토링 프로그램 등의 특정 주제에 대한 연구동향을 분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24-27]. 이 뿐만 아니라 국내외 의학교육의 최신 동향[28-31]과 KJME 학회지를 분석한 연구동향[25,32]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렇듯 의학교육의 대표적 학술지를 중심으로 의학교육의 탐구와 고찰이 이루어졌지만 학술지를 대상으로 심층 분석한 선행연구 사례로는 단일 학술지를 분석한 2개의 논문이 유일하였다[25,32]. 이는 해당 학술지를 독립적으로 분석한 사례로 학술지가 추구하는 목적과 방향에 따라 학술연구의 지식구조와 특성은 다를 수 있으므로 대표적인 학술지의 연구동향을 비교 분석하여 의학교육에 대한 연구가 어떻게 이루어져 왔는지를 통합적으로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동향 분석은 일정한 분류기준을 마련하여 연구물을 할당하고 그 출현빈도를 제시하는 방법을 주로 활용해왔다. 이는 최대 빈도수를 나타내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연구물의 경향을 직관적으로 관찰하기에는 용이할지라도 그러한 연구경향이 어떠한 맥락 속에서 존재하고 있고 그들 간의 관계는 어떠한지를 분석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25,33]. 이 연구에서는 연구주제어를 개체화하여 주제어들 간의 관계를 분석하는 키워드 네트워크 분석방법을 활용하여 연구동향을 분석하고자 한다. 키워드 네트워크 분석방법은 키워드를 노드(node)로 나타내고 그들 간의 관계를 링크(link)로 표현하여 각 키워드가 어떠한 네트워크 구조를 형성하며 연결되어 있는지 분석하는 것이다[34]. 이와 같은 분석방법은 키워드 사이에서 얼마나 많은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밀도 지표와 전체 네트워크 구조에서 중심에 위치하는 키워드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는 중심성 지표 등을 포함하고 있어 이 연구의 목적을 보다 객관적이고 다각적인 관점에서 연구동향을 탐색하는 데 효과적일 것이다.
따라서 이 연구의 목적은 KJME와 KMER에 게재된 연구물을 대상으로 키워드 네트워크 분석방법을 활용하여 해당 학술지의 연구 동향을 살펴봄으로써 의학교육 연구의 전반적인 동향을 파악하고 향후 의학교육의 발전과제를 도출하는 것이다.
연구대상 및 방법
1. 연구대상
이 연구는 국내 의학교육 분야의 대표적인 학술지인 KMER과 KJME에 게재된 논문에서 제시하는 주제어(keyword)를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의 자료는 의학교육논단 학술지 홈페이지(http://kmer.or.kr/)와 한국의학교육 학술지 홈페이지(https://www.kjme.kr/)에 게재된 2010년부터 2019년까지의 논문을 대상으로 주제어가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는 총 507편을 분석하였다(Table 1).
2. 연구방법
연구에서 수집된 자료는 키워드 추출 및 코딩을 한 후 데이터 정제화 작업을 거쳐 주제어 출현빈도를 분석하였고 네트워크 생성과 분석 및 도식화를 수행하였다. 이러한 연구절차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다음과 같다.
첫째, 키워드 추출 및 코딩단계에서는 각 연구물에서 연구자가 나열한 키워드를 추출하였는데, 키워드가 제시되어 있지 않은 논문을 제외한 총 507편의 연구물에서 추출한 키워드는 KMER이 642개였고, KJME는 1,219개였다. 이렇게 추출한 키워드는 엑셀 워크시트에 학술지 구분 및 키워드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코딩하였다.
둘째, 데이터 정제화 단계에서는 엑셀 워크시트에 코딩한 연구물의 전체 키워드를 나열한 후 동일한 주제어로 인식하도록 논문의 각 주제어들을 정제하는 작업을 수행하였다. 우선, 동일한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다른 용어로 표현한 키워드를 통일하였다. 예를 들면 ‘patient-doctor,’ ‘patient-physician,’ ‘physician-patient’의 세 개의 키워드는 ‘physician-patient’로 통일하였다. 다음으로 단수/복수, 문장부호, 띄어쓰기 등이 포함된 키워드를 교정하였다. 그 예로 ‘students’는 ‘student’로, ‘medical humanities’는 ‘medical humanity’로, ‘physician’s role’은 ‘physician role’으로 표기하였다. 그리고 두 학술지의 키워드 출현빈도가 2회 미만인 키워드 680개는 분석대상에서 제외하였고, ‘medical education’ 키워드는 의학교육 분야의 연구를 다루는 두 학술지에서 필수불가결한 주제어이므로 불용어로 처리한 후 분석하였다. 이렇게 데이터 정제과정을 수행한 결과 KMER의 연구물은 90개의 키워드로 정리되었고 KJME의 연구물은 181개의 키워드로 정리되었다.
셋째, 주제어 빈도분석 단계에서는 데이터 정제화 작업을 완료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두 개의 학술지에서 공통으로 출현빈도가 높은 주제어와 각 학술지에서 출현빈도가 높은 주제어 순으로 분석하였다.
넷째, 네트워크 생성 단계에서는 키워드 간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개별 논문에서 함께 출현한 주제어를 ‘주제어-주제어’와 같은 일원 모드 행렬로 변환하였다.
다섯째, 네트워크 특성 분석단계에서는 R 도구(ver. 3.5.3; The R Foundation for Statistical Computing, Vienna, Austria)를 사용하였고, 패키지는 ggraph, igraph, tidygraph를 활용하였다. 한 주제어에 연결된 주제어가 얼마나 되는지 알려주는 지표인 연결정도중심성(degree centrality)과 한 주제어가 네트워크 전체에서 중재 혹은 매개역할을 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매개중심성(between centrality), 해당 주제어가 전체 네트워크상에서 얼마나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인 근접중심성(close centrality)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여섯째, 네트워크 도식화 단계에서는 전체 네트워크에서 의미있는 노드(node) 그룹을 확인하기 위해 키워드 간의 연결 정도와 다양한 중심성 지표를 고려하여 상위 20개의 키워드를 추출하였다. 상위 20개의 키워드만 선정한 이유는 연결정도중심성, 매개중심성, 근접중심성 값이 클수록 연구에서 많이 다루어지는 개념으로, 상위 20개의 키워드를 제시하는 것이 가시성과 이해도 측면에서 적절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25,35,36]. 또한 상위 빈출 키워드를 대상으로 네트워크 구조를 분석하였는데, 이는 네트워크 분석의 목적이 집단 유목화(group clustering)이지 전체 네트워크의 구조를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체 키워드의 네트워크 중심성 분석을 실시한 후 연결정도중심성, 매개중심성, 근접중심성을 기준으로 값이 높은 순서대로 나열하였고, 이 중에서 상위 20개의 키워드를 추출하였다. 그리고 optimal community structure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집단을 유목화하고 분석하였다[37].
결 과
1. 주제어 출현빈도 분석결과
2010년부터 2019년까지 논문에 제시된 주제어를 데이터 정제화 단계를 수행한 결과, KMER과 KJME 각각 90개와 181개의 주제어로 정리되었다. 주제어 출현빈도가 높은 순으로 살펴본 결과, KMER은 ‘curriculum(20회),’ ‘medical student(18회),’ ‘medical school(13회),’ ‘competency-based education(10회)’ 등의 주제어가 가장 많이 등장하였고, KJME는 ‘medical student(87회),’ ‘clinical competence(26회),’ ‘curriculum(23회),’ ‘problem based learning (17회),’ ‘educational measurement(17회)’ 등이 빈번하게 출현하였다(Table 2).
두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의 수에 따라 출현한 키워드의 빈도 값에 차이가 있으며, 이를 비교 분석하기 위해 표준화 작업이 필요하였다. 표준화 작업은 z점수를 사용하였으며, 두 학술지에서 출현한 주제어의 빈도수를 보정하였다. 두 학술지에 출현한 상위 15개의 주제어 빈도 값을 표준화한 결과에 따르면, 두 학술지에서 공통으로 제시된 키워드는 ‘medical student,’ ‘curriculum,’ ‘clinical clerkship,’ ‘undergraduate medical education’ 등이 빈번하게 나타났다. 이를 통해 진료역량 및 임상실습 중심의 의과대학 교육과정 연구가 두 학술지의 공통 관심분야임을 확인하였다(Table 2).
Table 2.
한편, KMER에서는 공통 출현 키워드 이외에도 ‘competency-based education,’ ‘learning,’ ‘premedical education’ 등으로 역량 기반교육과 의학전 교육 및 학습에 관련된 주제어가 상위에 등장하였으며, KJME에서는 ‘problem based learning,’ ‘teaching,’ ‘educational measurement,’ ‘program evaluation’ 등으로 교수법 및 교육평가와 관련된 주제어가 상위에 나타났다.
2. 주제어 출현빈도 분석 시각화 결과
KMER과 KJME 각 학술지의 주제어 중에서 출현빈도가 2회 이상인 주제어를 중심으로 네트워크 분석을 수행하여 시각화하였다(Figure 1, Figure 2). KMER의 네트워크 지도는 노드(키워드)의 수 90개, 총 링크(연결선)의 수 135개를 나타내고 있었으며, KJME의 네트워크 지도는 노드의 수 181개, 총 링크의 수 355개를 나타내고 있었다. KMER에서는 ‘curriculum,’ ‘medical student,’ ‘medical school’ 등의 노드를 중심으로 군집을 이루고 있었고, KJME에서는 ‘medical student,’ ‘clinical competence,’ ‘curriculum’ 등의 노드를 중심으로 여러 키워드들이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3. 주제어 네트워크 중심성 분석결과
네트워크 분석지표인 연결정도중심성, 매개중심성, 근접중심성을 기준으로 주제어를 분석하였다(Table 3). 이것은 한 주제어가 전체 네트워크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 주제어인지 파악하고 주제어 간의 관계에서 어떠한 주제어를 중심으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의 경향을 파악할 수 있다[38,39]. 두 학술지에서 제시한 주제어에 대한 연결 정도가 가장 높은 주제어는 KMER이 ‘curriculum’이었고, KJME는 ‘medical student’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연결 정도가 높은 주제어는 KMER은 ‘medical school,’ ‘medical student’ 등이었고, KJME는 ‘clinical competence,’ ‘curriculum’ 등이었다. 이러한 주제어는 높은 매개중심성, 근접중심성을 보여 각 학술지의 연구 키워드 네트워크에서 중심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네트워크 시각화를 참조할 때, KMER는 ‘curriculum,’ ‘medical school,’ ‘medical student’를, KJME는 ‘medical student’와 ‘clinical competence’가 연구 키워드의 중심을 이루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ure 1, Figure 2). 특히 ‘medical student,’ ‘curriculum’ 주제어는 두 학술지에서 공통적으로 다루어지는 핵심 키워드로 제시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Table 3.
한편, 키워드의 연결정도중심성 값에 비해 확연히 매개중심성이 높은 키워드가 있었는데, KMER의 주제어 중에는 ‘clinical competence,’ ‘competency-based education,’ ‘qualitative research’ 가 있었고, KJME의 주제어 중에는 ‘problem based learning,’ ‘medical school,’ ‘communication’이 있었다. 이는 다른 키워드 사이에 다수 게재되어 있다는 것으로, 연구주제 간의 관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키워드임을 의미한다.
또한 키워드의 매개중심성이 다른 키워드와 비교했을 때 그 값이 현저히 낮음에도 불구하고 연결정도중심성과 근접중심성이 높은 키워드가 있었는데, KMER의 주제어 중에는 ‘student,’ ‘Korea,’ ‘competency,’ ‘undergraduate medical education,’ ‘career choice,’ ‘achievement’가 있었고, KJME의 주제어 중에는 ‘professionalism,’ ‘counseling’이 있었다. 이것은 많은 주제어들과 직접적인 연결관계를 맺고 있으며 네트워크상에서 중앙에 근접하게 위치함을 나타내므로 향후 영향력 있는 키워드로 확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4. 주제어 네트워크 클러스터 분석결과
전체 네트워크에서 의미 있는 하위 키워드 그룹을 파악하기 위해 앞서 분석한 네트워크 중심성 분석결과를 토대로 상위 20개의 키워드를 추출하여 optimal community structure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클러스터링 분석을 수행하였다. 그 결과 KMER에서 3개의 클러스터와 KJME에서 4개의 클러스터를 도출할 수 있었다(Figure 3, Figure 4). 각 클러스터의 이름은 노드 그룹 가운데 출현빈도가 높은 노드를 기준으로 주제군 이름을 정한 선행연구에 기초하여 정리하였다[35, 38]. 따라서 연구진들도 노드 간 연결밀도가 높은 키워드를 중심으로 여러 차례 토의과정을 거쳐 주제군을 명명하였다.
KMER은 ‘medical student,’ ‘learning’을 중심으로 의과대학생 의 학습 주제군(G1), ‘patient safety,’ ‘career choice’를 중심으로 환자안전 및 진로 관련 주제군(G2), ‘curriculum,’ ‘undergraduate medical education,’ ‘premedical education’을 중심으로 의학전 교육과정 주제군(G3)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ure 3).
KJME는 ‘curriculum,’ ‘education’을 중심으로 교육과정 주제군(G4), ‘mentoring,’ ‘counseling,’ ‘career choice’를 중심으로 학생상담 관련 주제군(G5), ‘physician-patient relation,’ ‘empathy,’ ‘communication’을 중심으로 의사-환자 관계형성에 필요한 역량 주제군(G6), ‘teaching,’ ‘educational measurement,’ ‘problem based learning,’ ‘program evaluation,’ ‘undergraduate medical education’을 중심으로 의과대학 교육프로그램 주제군(G7)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ure 4).
두 학술지에 나타난 공통 주제군은 교육과정, 임상실습, 진료역량 중심의 의과대학 교육프로그램의 주제군이었다. 그리고 두 학술지에서 각각 다르게 나타난 주제군을 살펴보면, 교육측정과 관련하여 KMER은 의과대학생의 학습을 중심으로 학업동기와 성취도와 관련된 주제군을 확인할 수 있었고, KJME는 PBL과 같은 교육방법 및 프로그램 평가와 관련된 주제군을 살펴볼 수 있었다. 또한 KMER에서는 환자안전교육에 대한 주제군이 제시된 반면, KJME에서는 의사-환자 관계 형성에 있어서 의사소통능력 및 공감능력을 강조한 주제군이 확인되었다.
한편, 진로선택 및 멘토링과 같은 학생상담 영역의 주제군을 살펴볼 수 있었는데, KMER보다 KJME에서 학생상담, 멘토링, 개인 특성 등과 관련된 주제군으로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었다.
고 찰
이 연구는 2010년부터 2019년까지의 KJME과 KMER에 게재된 총 507편의 연구물에서 271개의 주제어를 추출하여 키워드 네트워크 분석방법을 통해 의학교육 분야의 연구동향을 살펴보았다. 연구동향 분석을 통해 나타난 결론과 논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두 학술지에 제시된 주제어의 출현빈도를 분석한 결과 공통적으로 교육과정 관련 연구를 포함하여 KMER에서는 의학전 교육 및 학습에 관한 연구가 많이 언급되었고, KJME에서는 교수법 및 교육평가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과거 KJME 학술지의 연구동향 결과에서도 살펴볼 수 있듯이, 교육과정의 변화에 따라 교육방법 및 교육평가 등이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의학교육의 기초적인 접근 맥락에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25]. 이와 같이 의학교육 분야의 연구가 교육목표, 교육과정, 교육방법, 교육평가 등으로 세분화되어 연구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간의 유기적인 연관성을 가지고 통합적인 관점에서의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 이는 실제 교육현장에서 교육과정, 수업, 평가가 분절된 상태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일체화를 이룸으로써 최종 의학교육의 궁극적인 목표인 교육의 효율성 및 수월성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둘째, 주제어의 네트워크 지도 및 네트워크 중심성 분석결과, 두 학술지 모두 교육과정 및 의과대학생에 관한 주제어가 가장 높은 연결중심성 순위를 나타내어 의학교육 분야의 연구 흐름에 있어 영향력이 높은 주제임이 확인되었다. 또한 KMER의 진료역량, 역량 기반교육, 질적 연구 관련 주제어와 KJME의 PBL, 의사소통능력 주제어는 여러 주제어들과 연결 지어 연구할 수 있는 융복합적인 연구주제로 확인되었다. 그리고 전체 네트워크에서 다른 주제어와 의 접근성이 뛰어나고 직접적인 연결이 많아 향후 연구주제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연구주제로는 KMER이 역량, 진로선택, 학업성취도에 관한 연구주제가 있었고, KJME는 의학전문직업성, 상담 관련 연구주제가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두 학술지 모두 의과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연구가 대부분이었지만, 향후 의학교육 연구에서는 의과대학의 구성원인 교수, 학생, 직원이 의학교육에 참여하고 소통하는 과정을 탐구함으로써 다양한 관점에서 의학교육의 발전적인 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의과대학생 관련 연구 중에서도 진료역량 및 의사소통능력을 포함한 역량기반교육과 진로선택 및 상담관련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다. 이에 의과대학생이 입학부터 졸업 시까지 필수적인 역량을 함양하는 과정에서, 특정한 시점에 학생들이 갖는 어려움이나 문제점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과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실제적이면서도 다양한 학습자 특성을 고려한 학생생활 및 진로 관련 연구가 요청된다.
셋째, 두 학술지에 나타난 주요 주제어의 클러스터 분석결과, KMER은 의과대학생의 learning을 중심으로 학업동기, 성취도, 교육측정, 진료역량, 임상실습과 관련된 연구주제군을 확인할 수 있었 고, KJME는 teaching을 중심으로 PBL과 같은 교육방법 및 프로그램 평가, 진료역량, 임상실습과 관련된 연구주제군을 살펴볼 수 있었다. 또한 환자 중심 공감능력 및 의사소통, 의료윤리 등에 기반한 환자안전교육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26], KMER에서는 환자안전 관련 주제군이, KJME에서는 의사-환자 관계와 의사소통능력 및 공감능력을 포함한 주제군이 확인되었다. 이 밖에도 진로선택, 멘토링, 개인 특성과 관련된 학생상담 영역의 주제군이 심도 있게 다루어지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앞으로 의학교육이 환자 중심의 기초의학과 임상의학 교육 이외에도 프로페셔널리즘, 의사소통, 리더십, 환자안전 등의 분야가 포함된 건강시스템과학 교육이 필요함을 제기한 연구와 맥을 같이 한다[27]. 그리고 최근 10년간 의학교육 분야는 교수자 중심의 교육에서 학습자 중심의 교육으로 전환하는 가운데, 정규 교육과정 이외에도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자기개발 및 사회적 역량을 기르기 위한 비정규 교육과정 운영과 의과대학생의 관심사나 흥미 정도에 따라 다양한 교육내용과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는 선택교육과정의 확대 등으로 학습자 역량 강화에 노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40,41]. 따라서 향후 의학교육 연구는 이러한 의학교육 패러다임의 변화에 맞추어 교육의 과정을 개선하려는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예를 들어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에 적합한 교육과정 및 교육내용으로 재구성하고, 미래 의료사회에서 갖추어야할 학습자의 역량을 끊임없이 탐구하여 실제 교육현장에 적용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는 의학교육 분야의 대표 학술지를 KMER과 KJME으로 한정하고 여기에 게재된 연구물의 키워드로만 분석하였다. 하지만 의학교육과 관련된 연구물은 다른 학술지에서도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추후 의학교육 관련 연구물의 범위를 확대하여 탐색할 필요가 있다. 또한 연구방법 측면에서 연구대상인 키워드는 해당 연구물 저자의 주관적 인식에 의해 결정된 주제어이기 때문에 해당 분야의 학술적 범주와 다를 수 있고, 네트워크 도식화를 위해 선정한 키워드 개수에 따라 네트워크 중심성 분석 값과 네트워크 지도의 시각화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기에 분석과정의 면밀한 검토와 타당성 확보 등에 대한 노력이 요청된다. 한편, 이 연구의 분석시기는 최근 10년간의 연구동향을 살펴보았지만 2021년 현재 COVID-19로 인해 이전 상황과는 달라진 의학교육의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연구의 경향 및 쟁점이 다양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연구동향의 분석시기를 COVID-19 전과 후를 비교하여 의학교육 분야의 연구생태계를 심층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