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플렉서블 러닝과 첨단기술 활용 중심의 의학교육 전망과 발전
The Future of Flexible Learning and Emerging Technology in Medical Education: Reflections from the COVID‐19 Pandem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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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The 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 pandemic made it necessary for medical schools to restructure their curriculum by switching from face-to-face instruction to various forms of flexible learning. Flexible learning is a student-centered approach to learning that has received interest in many educational sectors. It is a critical strategy for expanding access to higher education during the pandemic. As flexible learning includes online, blended, hybrid, and hyflex learning options, learners have the opportunity to select an instruction modality based on their needs and interests. The shift to flexible learning in medical education took place rapidly in response to the COVID-19 pandemic, and learners, instructors, and schools were not prepared for this instructional change. Through the lens of the technology acceptance model, human agency, and a social constructivist perspective, I examine students, instructors, and educational institutions’ roles in successfully navigating the digital transformation era. The pandemic has also accelerated the use of advanced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ies, such as artificial intelligence and virtual reality, in learning. Through a review of the literature, this paper aimed to reflect on current flexible learning practices from the instructional design and educational technology perspective and explore emerging technologies that may be implemented in future medical education.
서 론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진행되며 테크놀로지의 발전은 비대면 교육환경이 다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전 세계는 예기치 못했던 coronavirus disease 2019 pandemic(팬데믹)으로 인해 조직구성원들의 일하는 방식 그리고 학습자들의 학습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발전을 가능하게 하였다[1,2]. 팬데믹으로 인해 교수자 혹은 학습자가 대면수업에 참여하기 어려운 경우가 생겼고 수업 공백을 채우기 위하여 상황에 따라 대면 혹은 비대면으로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필요성이 높아졌다[3].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 학습으로 급격한 전환을 가져왔지만, 온라인 교육은 오랜 시간 동안 효과적인 교육의 수단으로 연구되고 성숙되어온 교수법이다[4]. 전통적 대면 학습(face-to-face learning)의 첫 번째 디지털 전환은 온라인 러닝(online learning)이다. 그후, 교수법과 기술의 발전으로 기존의 대면 학습에 온라인 러닝 요소를 접목한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과 학생의 선호와 필요성에 따라 대면 혹은 비대면으로 수업 참여를 결정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러닝(hybrid learning)의 형태로 발전하였다. 팬데믹 이후에는 하이브리드 러닝의 형태에서 더욱 유연하게 학습자가 수업전달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하이플렉스 모델(hyflex model)이 각광받고 있다. 또한 가상현실(virtual reality)과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과 같은 첨단기술(emerging technology)을 수업에 활용하는 형태로 더욱 진화하고 있다[5-8].
팬데믹으로 인해 교육환경에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팬데믹이 악화되던 2020년 4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사의 최고경영자 Satya Nedella는 “2년 동안에 이룰 디지털 전환을 2개월 만에 이루었다(We’ve seen 2 years’ worth of digital transformation in 2 months)”고 연설에서 밝혔다[9]. 급속한 테크놀로지의 발전으로 학습자의 필요와 처한 상황에 따라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교수자가 교과내용 전달을 중심으로 한 기존의 대면수업과 비교하여 비대면 수업환경에서의 학습자 중심 교육은 학습자 개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이 수업환경 융통성을 강조하는 플렉서블 러닝(flexible learning)은 온라인 교육환경에서 시공간을 뛰어넘으며 학습자 중심의 교육이 가능하다[3,10].
플렉서블 러닝은 학습자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학습내용이나 교수법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학습방법이다[11]. 이와 같은 학습은 테크놀로지, 학습자, 교수자, 그리고 교육환경 등 여러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플렉서블 러닝은 온라인 수업이 커리큘럼에 포함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장소, 시간, 수업기간, 테크놀로지 활용, 전일제 수업 유무 등에 따라 학습자가 학습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12]. 앞으로 급격한 사회발전 및 변화로 인해 평생교육이 중요해지며 학습자 중심의 플렉서블 러닝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13]. 예를 들어, 새로운 기술이나 지식을 자기개발을 위해 학습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작은 학습단위로 학습내용을 담은 마이크로 러닝(microlearning)이나 대규모 온라인 공개강좌(massive open online courses)의 형태로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팬데믹 동안의 의학 및 보건 교육은 온라인 교수법, 평가방법, 테크놀로지의 활용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없는 급박한 상황에서 진행되었다[10].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며 시공간을 뛰어넘는 온라인 교수법 및 교육프로그램 개발의 이론적 토대와 실천방안을 교육현장에서 요구하고 있다[11-13]. 따라서 팬데믹 상황의 교육현장을 성찰하며 플렉서블 러닝을 효과적으로 접목할 수 있는 교수법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교수법을 성공적으로 수업에 적용하기 위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학습자, 교수자, 그리고 교육기관의 노력이다. 이에 본 논문은 (1) technology acceptance model (TAM), (2) human agency, 그리고 (3) 사회적 구성주의 관점의 비계(scaffolding)의 이론적 관점으로 학습자, 교수자, 그리고 교육기관의 역할과 태도에 대하여 논의하고자 한다. 이어서, 하이플렉스 모델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플렉서블 러닝 교수법을 문헌연구를 통해 고찰하고 가상현실과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기술을 활용하는 팬데믹 이후 온라인 교육환경을 전망하고자 한다.
학습자, 교수자, 그리고 교육기관의 역할과 태도의 변화
플렉서블 러닝은 학습자의 선택권과 넓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교수법이라 할 수 있다[11]. 학습자에게 여러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지만 이 교수법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원활한 학습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교수자, 학습자, 그리고 교육기관의 노력이 필요하다[14]. 예를 들어, 학습자에게 학습의 자율성을 부여하는 만큼 학습자는 주인의식(human agency)을 갖고 적극적으로 학습에 임해야 한다. 교수자 또한 플렉서블 러닝과 테크놀로지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융통성 있는 교육환경 마련을 위해 새로운 툴이나 테크놀로지를 배우는 등의 여러 노력을 하고 온라인 교육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10]. 본 섹션에서는 (1) TAM, (2) human agency, 그리고 (3) 사회적 구성주의 관점의 비계(scaffolding)의 이론적 관점을 통해 팬데믹 이후 플렉서블 러닝이 자리잡기 위한 학습자, 교수자, 그리고 교육기관의 역할과 태도의 변화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1. Technology acceptance model
비대면 교육은 앞으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으나 팬데믹 동안 긴급하게 이루어졌던 온라인 수업은 학습자와 교수자에게 많은 혼돈을 주었다. 이처럼 테크놀로지를 받아들이는 학습자와 교수자의 태도가 학업성취도를 높이고 양질의 수업을 제공하는 주요 요인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Davis [15]가 주장한 TAM은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받아들이는 사용자의 태도와 행동에 관한 이론이다. TAM에서 테크놀로지를 받아들이는 태도에 미치는 두 가지 요인은 유용하다고 인지(perceived usefulness)하는 경우와 사용하기 편리하다고 인지(perceived ease of use)하는 경우이다[16].
유용하다고 인지(perceived usefulness)한다는 것은 테크놀로지를 사용하면서 직무능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교수자의 입장에서는 온라인 교육이 수업의 질을 높이고 학생들의 교육 성취를 높인다고 생각한다면 테크놀로지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이다. 또한 학습자의 입장에서는 테크놀로지를 사용하면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양질의 교육을 효과적으로 받을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편리하다고 인지(perceived ease of use)하는 테크놀로지는 직관적이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경우이다. 만약 교수자나 학습자가 사용하기 편리하다고 인지할 경우 지속해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의학교육에 발을 내딛는 학습자들은 테크놀로지와 밀접하게 성장해온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 그리고 평생을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를 하며 자라온 Z세대(generation Z)라고 불리는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s)이다[17,18]. 이들은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체득하고 인터넷 공간에서 소통하며 다양한 전자기기를 자유자재로 사용한다.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의 발전과 학습자의 테크놀로지 사용 역량의 발전으로 테크놀로지를 접목한 교수법을 편리하게 인지할 가능성이 높다[18,19]. 상대적으로 교수자의 경우 팬데믹으로 인해 평소에 사용하지 않았던 원격교육을 진행하게 되거나 익숙하지 않은 툴을 사용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온라인 강의 교수설계나 적절한 툴 사용에 적응할 시간이 부족하여 학생들이 교육의 질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사례가 뉴스를 통해 전해졌다. 이처럼 TAM에 따르면[15], 교수자는 학습목표와 설계에 적합한 테크놀로지를 선정하여 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적응하고 편리하다고 인지를 해야 유용하다고 느낄 것이며 학습의 질을 높일 수 있다[16].
2. Human agency
Bandura [20,21]의 “human agency” 이론에서 모든 인간은 주체적으로 스스로 영향을 미치고 선택하며 주변 환경에 따라 본인의 행동을 조절할 수 있는 존재라고 주장한다. 플렉서블 러닝은 학습자 중심 교육을 전제로 하기에 교수자와 학습자의 주체성에 따라 학습의 질과 학습성과에 영향을 미친다[12]. 하지만 우리나라 학습자는 본인의 학습에 주체성을 갖기보다는 정해진 커리큘럼대로 혹은 남들이 하기 때문에 하는 학습에 익숙해 있다. 아시아 학생들의 모국에서의 교육경험을 살펴본 Park [22]에 의하면, 아시아 학생들 대부분은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듣고 조용히 공부를 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교육환경에 익숙해 있다고 보고했다. 수업 중 발표를 적극적으로 하거나 학습내용에 대하여 토론하거나 배운 내용에 대하여 반박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즉 시험을 잘 보는 것이 주요 학업목표였기에 수업내용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데 익숙한 것이 우리나라 학생들의 특징이다. 플렉서블 러닝은 학습자가 자신의 니즈를 파악하고 학습계획을 세우며 궁금한 내용을 다른 학생들과의 협력(collaboration)이나 교수자의 피드백(feedback)을 통해서 해결한다[6]. 또한 수업 전달방법 (대면 혹은 비대면), 테크놀로지 활용, 과제 종류를 학습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에 본인에게 가장 도움이 되고 효과적인지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자기주도성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Bandura [23]의 이론이 주장하듯이 플렉서블 러닝이 효과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주체적인 태도로 본인 학습에 주인의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학습자의 주인의식, 독립적 판단능력, 그리고 주체성을 기르기 위해서 본인 스스로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지만, 교수자와 학교의 도움으로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다.
3. 사회적 구성주의 관점의 비계(scaffolding)
플렉서블 러닝은 사회적 구성주의에 기초를 둔 학습자 중심 교육을 전제로 한다[12]. 교수자와 교육환경을 결정짓는 학교의 도움이 학습자 중심 교육을 통한 학습경험을 극대화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학습자 중심 교육이라고 해서 교사의 역할이 줄어들거나 학습자가 배우는 내용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다만, 교수자는 학습자가 선택한 학습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학습과정을 돕고(scaffold) 가르치기(teach)보다는 학습 진행을 돕는 조력자(facilitator)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Saye와 Brush [24]는 교수자가 학습자에게 도움을 주는 방법을 hard scaffold와 soft scaffold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Hard scaffold는 교수자가 사전에 학생들의 니즈와 어려움을 겪을 만한 부분에 대하여 경험을 통해 파악하고 학습자가 도움을 필요로 하기 이전에 미리 정보를 제공하는 도움의 형태이다. 반면, soft scaffold는 학습자가 학습을 하는 도중에 생긴 질문이나 어려움에 대해 즉각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을 뜻한다. 즉흥적으로 학습자 개개인에 따라 질문이 다르므로 이는 사전에 준비할 수 없으나, 교수자가 수업을 조력(facilitate)하며 언제든 학생들이 필요할 경우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로 학습환경에 자리매김하게 된다.
체계적으로 계획된 비대면 교육이 아닌 “응급” 비대면 교육이 진행되면서 교수자는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교수설계 원칙이나 적절한 비대면 교육도구에 대한 깊은 고려 없이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2,10]. 교수자가 원활한 플렉서블 러닝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교육 설비, 교수설계, 테크놀로지, 동영상 저장용량 확대, 안정적인 인터넷 연결 등에 대한 교육기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3,25,26]. 대학 관계자의 입장에서 의학교육의 온라인화는 정원을 늘리고 비용은 줄이며 교실과 실험실과 같은 시설 확장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여러 장점이 있다[19,27]. 온라인 의학교육은 기존과 비교하여 50% 이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27].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의 첨단기술을 이용한 교육은 비대면 교육이 진행되어야 하는 부득이한 상황이나 더 효율적인 학습을 위해 임상실습을 상호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27]. 디지털 전환 시기의 교육은 첨단기술이 교육에 접목되는 과도기에 있는 만큼 주어진 자원 안에서 학습자가 최대의 교육효과를 낼 수 있도록 교육기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10].
플렉서블 러닝의 정의
플렉서블 러닝은 학습자에게 학습에 관한 선택권을 부여하면서 자율성을 보장한다. 팬데믹과 같은 혼란의 시기에 학습자 자신의 니즈에 부합하고 처한 상황에 따라 학습의 형태, 전달, 및 과제 등을 선택할 수 있다[12-14]. 대면수업과 비교하여 선택의 자율성이 보장되며 학습하기 편리하고 학습자의 필요에 따라 맞춤식으로 학습계획을 세울 수 있다[11]. Figure 1에서 볼 수 있듯이 학습자에게 주어진 학습에 대한 유연함(flexibility)의 정도에 따라 온라인 러닝(online learning), 블렌디드 러닝, 하이브리드 러닝, 그리고 하이플렉스 러닝(hyflex learning) 순으로 학습자에게 자율성을 제공하는 교수법이다(Figure 1). 이번 섹션에서는 비교적 역사가 오래된 온라인, 블렌디드, 그리고 하이브리드 러닝에 대해 간단히 살펴본 후 팬데믹 이후 더욱 활발하게 활용될 하이플렉스 모델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온라인 교육의 과거와 현재
온라인 교육은 21세기의 학습자에게 낯선 학습환경이 아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교육방송이나 사설 학원의 인터넷 강의를 익숙하게 접했다. 온라인 교육은 동시성이라는 기준으로 크게 온라인 동시 학습(synchronous learning)과 비동시 학습(asynchronous learning)의 형태로 나뉜다[11,19]. 사전 녹화된 인터넷 강의는 비동시 학습에 해당된다. 국제적 보건 위기에 따른 국가 지침에 따라 긴박하게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면서 기존에 온라인 교육을 시도하지 않았거나 부분적으로만 진행하던 전 연령대의 교육현장에서 혼란을 겪으며 대부분 사전 녹화 형식의 비동시 수업을 진행했다. 그만큼 비동시 교육의 역사가 깊다고 할 수 있으나 한계점은 교수자와 학습자의 즉각적인 피드백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교수자의 강의를 시청하는 것만으로는 학습이 일어나기 힘들다. 하지만 온라인 동시 학습은 현장강의와 가장 유사한 형태의 온라인 교육방법으로, 교수자와 학습자가 동시에 줌(Zoom), 스카이프(Skype), 구글 미트(Google Meet), 마이크로소프트 팀즈(Microsoft Teams), 그리고 네이버 웨일온(Naver Whale ON)과 같은 원격화상회의 프로그램에 접속하여 진행하는 교육이다. 동시 온라인 학습을 통해 즉각적으로 교수자와 동료학생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실시간 토의를 동일하게 온라인상에서 할 수 있다는 대면 교육의 장점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프레젠테이션에 게임이나 퀴즈를 활용하여 학생 발표와 참여를 독려할 수 있다. 이처럼 온라인 교육은 가장 전통적인 플렉서블 러닝의 형태이며 학습자와 교수자 모두에게 익숙하고 쉬운 교수법이다.
2. 블렌디드 러닝과 하이브리드 러닝
앞서 살펴본 온라인 러닝과 대면 학습을 결합한 형태의 학습을 하이브리드 러닝이나 블렌디드 러닝이라 일컫는다[19]. 일부 수업 내용이나 토론을 대면 혹은 온라인의 형태로 섞어서 수업이 운영되는 경우이다[28,29]. 예를 들어, 교수자의 강의를 학교에 와서 대면으로 수강을 하고 토론은 온라인상의 학습관리시스템(learning management system)에서 나누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교수자의 강의는 온라인상에서 동시 혹은 비동시의 형식으로 진행하고 토론과 팀 과제는 직접 만나서 소통을 하는 경우이다[6].
하이브리드 러닝과 블렌디드 러닝의 한 형태로 “뒤집다”라는 뜻의 “플립”이라는 용어를 붙인 플립 러닝(flipped learning)은 거꾸로 학습 또는 역전 학습 정도로 번역될 수 있다. 플립 러닝은 말 그대로 수업방식을 거꾸로 뒤집은 형태인데, 수업내용은 온라인으로 집에서 자기주도적으로 공부를 한 후에 교실에서는 학습자 간 상호작용을 필요로 하는 토론, 팀 프로젝트, 그리고 다양한 학습활동을 진행하는 형태이다[30]. 학습자 중심 교육방식으로 기존 대면수업과 비교하여 플립 러닝은 학생 성과와 교육경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30]. 또한 의과대학생들의 선호도와 교육 만족도 또한 대면수업보다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19]. 의학교육에서의 플립 러닝의 만족도와 효과를 98명의 2년차 의학부 학생들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94%의 학생들이 플립 러닝의 학습목표에 맞는 수업을 받을 수 있다고 인식했다[30]. 또한 90%는 수업 전에 제공 받은 수업자료(hard scaffold)가 과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고 94%는 사전에 공부를 하고 수업에 들어온 것이 과목에 대한 이해력을 높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96%의 학생들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대면수업 시간이 학습효과를 극대화했다고 밝혔다[30].
3. 하이플렉스 교수법
하이브리드 러닝 형태에 “유연한,” “융통성 있는”이라는 플렉서블(flexible)이라는 단어를 합성하여 만들어진 하이플렉스(hyflex) 모델은 수십 년간 여러 대학에서 사용된 교수법이다[31]. 학습자 중심의 교수법으로 팬데믹 이후 더욱 각광받고 있다. 하이플렉스 모델이 개발된 계기는 대면수업과 비대면 수업을 듣는 학생 모두에게 제한된 자원(시간, 교수자, 수업공간)으로 양질의 수업경험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교수자는 강의실에서 대면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 앞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온라인 환경에서 강의가 송출되어 온라인 동시 학습 학생들에게 실시간으로 수업이 제공된다. 이 강의내용은 녹화되어 온라인 비동시 학습 학생들이 편리한 시간대에 수강할 수 있다(Figure 2). 플렉서블 러닝의 장점을 모은 형태인 하이플렉스 모델은 철저하게 학생의 상황에 맞게 수업전달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multi-model delivery solution) 학습자 중심의 교수법이다. 따라서 팬데믹 동안 대면수업에 참석할 수 없는 학습자는 물론 실시간으로 온라인 수업 참여가 힘든 학습자도 포용할 수 있는 교수법이다. 대면 혹은 비대면으로 실시간 수업 참여를 하는 학생의 경우 교수자와 실시간으로 질의응답을 할 수 있다.
Beatty [31]는 하이플렉스 교수법의 근본적인 특징 네 가지를 소개한다: (1) 학습자 선택권(learner choice), (2) 동일성(equivalency), (3) 재사용 가능성(reusability), (4) 접근성(accessibility).
1) 학습자 선택권(learner choice)
하이플렉스 교수법은 대면수업을 평소대로 진행하되, 대면수업으로 참석하기 어려운 학습자를 위해 대면수업을 온라인에 중계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학습자는 학습일마다 수업전달방식을 선택하면서 본인 스스로 학습경험을 설계할 수 있는 자유로움을 갖는다. 이처럼 학습자에게 학습 선택의 자율성을 줄 수 있어서 효과가 큰 동시에 웹카메라를 작동하면 하이플렉스 러닝을 진행할 수 있기에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팬데믹과 같은 시기에 학습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교수법이다.
2) 동일성(equivalency)
대면, 동시 온라인, 그리고 비동시 온라인, 그 어떤 형태로 학습하더라도 학습자가 동일한 학습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학습활동, 토론, 과제, 그리고 평가를 제공해야 한다. 즉 수업전달방식으로 인해 학습자가 얻는 교육의 효과가 다르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와도 같다. Backward course design 방식을 활용하면 학습성과 및 교육목적을 먼저 염두에 둔 후에 평가방법 및 교수설계를 하기 때문에 하이플렉스 러닝에서 우려하는 동일성 문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3) 재사용 가능성(reusability)
하이플렉스 러닝에서 비용 절감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 중 하나는 녹화된 강의 영상을 수년간 이용하는 방법이다. 주제별로 구분하여 촬영한다면 다음에 재촬영하거나 편집할 때 쉽게 영상 추가 및 제거를 할 수 있다. 새로운 의학기술이나 사례 등을 추가할 때도 그 부분만 촬영하여 편집하면 되기 때문에 경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국내의 공립 및 사립 사이버대학교에서는 한번 촬영한 후 수년 동안 강의를 (재)활용하고 과제나 토론은 학습관리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처럼 기존의 강의를 재사용하게 될 경우, 녹화된 강의를 수업자료로 학습자에게 제공하게 되면서 플립 러닝과 비슷한 형태를 띠게 된다. 재사용한 강의에서 다루지 않은 부분이나 한 번 더 강조할 수업내용을 하이플렉스 러닝 형식으로 제공하면서 “플립 러닝의 형태를 포함하는 하이플렉스 러닝”의 형태로 교수법이 한차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4) 접근성(accessibility)
Beatty [32]가 주장하는 접근성은 수업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테크놀로지를 학습자에게 제공하고 테크놀로지 활용능력을 학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 다른 관점은 하이플렉스 러닝을 통해 타 학교의 강의를 수강하거나 공동으로 강의를 개발하며 학생들이 다양한 강의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32,33]. 공동 개발된 강의를 온라인으로 송출하여 타 학교와 공유한다면 각 학교 학생들이 공통으로 듣고 토론이나 실험과 같은 부분은 각자의 학교에서 온라인 혹은 플립 러닝의 형태로 진행할 수 있다. 학교 입장에서는 비용을 절감하여 강의 개발 및 운영을 할 수 있고 학생들은 다양한 강의를 듣고 여러 학교의 수업자료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여러 학교 간(multi-institutional) 하이브리드 러닝 사례 연구의 학습자들은 본인 스케줄에 맞추어 공부할 수 있고, 대면시간에 토론과 발표를 할 수 있었으며 온라인으로 공부 진행상황을 공유하고 타 학교의 동료들과 학습공동체(learning community)를 형성하며 더 다양하고 많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32]. 이처럼 의학교육 분야에서의 온라인 러닝 활용방안은 무궁무진하며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다[33].
가상현실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의학교육의 현재와 미래
팬데믹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의학교육은 온라인 러닝으로 전환이 일어나며 임상실습과 실험실 세션이 취소되어 의료전문인력 양성에 큰 차질이 생겼다[10,34]. 온라인 강의로 대체가 어려운 분야는 임상실습이나 환자를 직접 만나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배울 수 있는 실습교육이다. 의학교육에서 최근의 테크놀로지 발전으로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학습을 넘어 가상현실 기술로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교육에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5,25,35]. 시뮬레이션은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구현한 후에 학습자가 실제 상황이라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행동하며 이에 대한 피드백과 평가를 받는 방식이다. 가상현실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작은 디스플레이 화면이 있는 가상현실 헤드셋 기기를 착용한다. 시뮬레이션은 교육 전반에서 유용한 교육방법인데, 임상교육과 커뮤니케이션 교육에서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교육효과를 주는 탁월한 교육법이다[27].
가상현실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수업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학생들과 교수자의 적극적인 참여와 동기 부여가 필수적이다. TAM 이론에서 설명하듯이 테크놀로지 사용을 편안하다고 느껴야 이를 효과적으로 받아들여 만족도 높은 강의 개발이 가능하다[15,16]. 옥스포드 대학에서는 가상현실을 이용한 시뮬레이션 실습에 능숙한 학습자가 기술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동료에게 멘토링을 하며 실습교육을 진행하였다[27]. 학생들이 서로를 도우며 실습을 진행하기 때문에 교수자는 조력자로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도움을 주는 역할과 수업을 평가할 때만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동료들과 소통하며 협력을 통해 학습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노스햄턴 대학에서는 한 학생이 가상현실 시뮬레이션 실습을 진행할 때 교실의 큰 스크린에 가상현실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하여 학습자의 행동이나 대처에 대해 교수자 피드백과 동료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이러한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면, 전 세계에 있는 타 대학에 교육현장을 중계하면서 서로 협력하고 학습공동체를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32].
가상현실을 이용한 시뮬레이션 교육은 학습효과의 극대화와 주어진 자원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지만, 임상경험이 풍부한 교수자 지도하의 임상실습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27]. 가상현실은 학습을 돕는 도구에 불과하며 실제 임상실습으로만 얻을 수 있는 교육효과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므로 학습목표에 따라 시뮬레이션 교육과 임상실습을 적절히 사용하는 데는 교수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또한 가상현실을 이용한 시뮬레이션 교육은 학습목표를 잘 반영할 수 있는 적절할 소프트웨어 개발이 선행되어야 교육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최근 연구를 통해 신경질환 진단 교육도구(virtual reality-based neurological examination teaching tool)가 소개되며 시뮬레이션 교육 개발에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35].
앞으로 나아갈 가상현실 시뮬레이션 교육은 수업활동의 형식으로 간헐적으로 사용되는 것뿐만 아니라 학습자가 가상현실 기기를 소지하면서 언제 어디든 시뮬레이션을 통해 임상실습하고 반복해서 연습할 수 있는 도구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27].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하여 음성을 인지하고 촉감을 느끼고 손으로 제어할 수 있는 햅틱 기술(haptic technology)을 도입한다면 가상현실과 현실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현실과 유사하여 더욱 실재감 있는 학습을 할 수 있다. 또한 인공지능을 도입하게 되면 학습분석기법(learning analytics)을 통해 개개인의 학습에 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부족한 훈련이나 선호도에 대하여 분석을 하게 되면서 맞춤식으로 학습자에게 필요한 부분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
결 론
팬데믹 동안 교육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교육 전 분야에서 혼돈을 겪었다. 하지만 플렉서블 러닝과 같은 형태의 교수법을 사용하지 않던 분야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온라인 교수법, 평가방법, 테크놀로지의 활용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본 논문은 플렉서블 러닝 관점의 교수법을 문헌연구를 통해 고찰하고 팬데믹 동안 이루어졌던 학습환경에 대해 성찰하며 팬데믹 이후 교육환경의 전망과 학습자 및 교수자의 역할과 태도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팬데믹 이후 의학교육 환경이 어떻게 변화할지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학습자의 필요와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학습자 중심의 교육을 달성하기 위한 첨단기술이 학습환경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와 같은 의학교육 환경의 변화에 따라 학습자, 교수자, 그리고 교육기관의 역할과 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 팬데믹을 통해 비대면 교육에 대해서 여러 교수자와 교육기관의 관심을 받게 된 만큼 의학교육 분야에서도 테크놀로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수업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한다.
Notes
저자 기여 박지혜: 논문 검색, 연구 설계, 종설 원고 작성과 검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