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교육을 이야기할 때 필자에게 늘 떠오르는 생각은 Wedemeyer [1]의 “Learning at the back door: reflections on non-traditional learning in the lifespan”에서 이야기하는 비전형적인 학생들을 위한 교육기회의 확대이다. 온라인 교육, 이러닝, 또는 컴퓨터활용 학습 등을 거론할 때, 대부분은 교육경험을 전달하는 최신 테크놀로지 또는 특정 프로그램에 초점을 두겠지만, 그 실행의 근간을 들여다보면 학교 또는 교실이라는 전형적인 교육활동에 참여하기 어려운 학습자, 즉 낮에 직장에서 일을 해야 하는 사람, 가족 돌봄을 위해 학교에 갈 수 없는 사람, 또는 물리적으로 먼 곳에 거주하여 통학이 어려운 사람 등을 위한 교육기회의 확대라는 철학에 근거하고 있다.
지금까지 의학교육은 학생들이 의례히 의과대학의 교실이라는 물리적 장소에서 수업에 참여하고, 환자가 있는 진료실과 병상에서 임상 학습이 병행되는 교육과정의 특성상 온라인 교육, 즉 학교에 올 수 없는 학습자들을 위한 교수학습 설계 및 체제 개발에 대한 논의 및 숙고가 다른 교육분야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미미하였다. 즉 다양한 성인 학습자의 상황을 고려한 교육행태 및 온라인 교육에 대한 필요성이 적었다.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이 전 세계적으로 시작되면서 의학교육뿐만 아니라 교육 전반에 걸쳐서 온라인 교육이 갑작스럽게 채택되었다. 이는 비록 학교에 갈 수 없는 상황을 개선하고자 임시적으로 취하여진 교육방법이었지만, 그동안 온라인 교육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이해가 부족했던 의학교육 분야에 새로운 교수방법 패러다임 및 학습자 중심 교육환경에 대한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팬데믹이 끝나더라도 어떤 형태로 의학교육이 진화할 것인가라는 기대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에 의학교육논단 23권 3호는 “온택트 시대의 의학교육의 도전과 응전”이라는 주제로 특집호를 기획하여, 팬데믹 이후 의학교육이 당면하고 있는 교육환경 및 교수법의 변화 및 방향성을 논의하였다.
인디애나 대학교 박지혜 박사 예정자는 Instructional System Technology의 시각에서 의학교육에 제시하는 시사점을 여러 가지 이론과 개념을 중심으로 탐색하였다. 의학교육이 거시적인 교육환경 및 방향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러한 전반적인 교육환경을 읽으며 의학교육을 실행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에 저자는 팬데믹으로 의학교육이 온라인 학습으로의 급격한 변화를 가져왔지만, 온라인 교육 또는 원격교육은 오랜 시간 동안 효과적인 교육의 수단으로 성숙되어온 학문임을 설명하면서 학습자와 교수자의 역할 변화 및 플렉서블 러닝(flexible learning)의 잠재성을 고찰하고 의학교육에 시사점을 함께 논의하였다.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임선주 교수님의 논문은 현재 의학교육에서 논의되고 있는 온택트 시대의 의학교육, 특히 임상실습 및 학생평가가 어떻게 논의되고 있는지 고찰하였다. 이는 환자진료라는 상황적 특수성을 고려할 때 어떻게 온라인 교육 및 기술이 활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사회적 책무성 및 정신건강이라는 당면한 도전과제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원광대학교 의과대학 김영전 교수님은 온라인 교육환경의 확대가 가져올 수 있는 다양한 에듀테크의 활용방안을 소개하였다. 현재 또는 미래에 교육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되는 이머징 테크놀로지(emerging technology)의 활용사례를 소개하고, 경험적 효과에 대하여 고찰하여 향후 의학교육에서 활용될 수 있는 방향성을 논의하였다. 마지막으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안신기 교수님 외 연구팀이 기고하신 논문은 이러한 온라인 교육으로의 갑작스러운 변화를 경험한 의학교육 교수들의 경험 및 만족도를 설문지로 기술하여 보고하였다. 학습자 중심이라는 온라인 학습환경으로의 변화에서 겪게 되는 교수자들의 교수 개발 요구를 엿볼 수 있는 경험연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