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 학생들의 수술실 임상실습 중 실신 및 실신 전조증상경험 빈도
Prevalence of Operation Room‐ Related Syncope and Presyncope among Medical Students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Attending the operation room is an essential part of surgical clerkships. Syncope or presyncopal attacks in the operation room may negatively affect students’ learning and career development. This study set out to identify the prevalence of syncope and presyncopal attacks in the operation room during medical students’ surgical clerkships. Data from 420 medical students (303 men and 117 women) in their 3rd year of clerkship were collected between 2014 and 2017. An anonymous questionnaire was distributed to assess the prevalence and degree of syncope and presyncopal symptoms. A total of 27% of the respondents had experienced syncope or presyncopal symptoms, 49.6% of the female students and 18.8% of the male students (p<0.001). Fifty students (43.5%) had been attending as observers at the time of the syncopal attack, while 65 students (56.5%) had been participating as assistants. Thirty-four students (29.6%) had recently eaten at the time of the syncopal attack, while 81 students (70.4%) had not recently eaten. Prodromal symptoms included the urge to sit down (21.2%), sweating (19.3%), nausea (16.9%), a feeling of warmth (13.3%), darkened vision (12.6%), yawning (11.7%), palpitation (11.0%), ear fullness (10.2%), black spots in one's vision (7.6%), and hyperventilation (7.1%). This study showed the prevalence of syncope and presyncopal symptoms in the operation room during surgical clerkships. For students’ safety and effective clerkship learning, thorough proactive education on syncopal attacks is required.
서 론
외과계 임상실습에서 수술실 참관은 필수적이다. 수술실 참관을 통해서 의학적 지식, 술기를 학습할 뿐 아니라 외과계 의사의 진료현장을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다. 의사를 지망하는 의과대학생으로서 병원실습을 시작하고, 특히 수술실에 처음 들어갈 때에는 흥분되기도 하고 여러 가지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1,2]. 이런 과정에서의 경험은 장차 진로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끼치게 된다[3–5]. 긍정적인 경험은 임상실습에도 도움이 되고[6,7], 진로결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반대로 부정적인 경험을 한 경우에는 자신의 역량을 과소평가하여 진로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실신이나 실신 전조증상은 수술실에서 겪을 수 있는 대표적인 부정적인 경험이다[8]. 수술실에서 이러한 증상을 경험하게 되면 불안, 두려움, 수치심, 또는 걱정과 같은 부정적인 느낌을 갖게 된다[2].
실신이란 대뇌로의 관류저하로 인해 자세를 잡지 못할 정도로 갑작스럽고 일시적인 의식소실이 일어났다가 곧바로 자연히 회복되는 증상을 말한다. 잠깐이라도 의식소실이 발생하면 무방비상태로 넘어지면서 매우 위험한 이차적 부상까지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일들은 다양한 외부요인이나 감정적 요인들로 인해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일어난다[9]. 수술실 실습과 관련한 외부요인들로는 더운 곳에 머물거나 오랜 시간 서 있기 등이 있을 수 있고, 내적 요인으로는 질병, 불안, 불충분한 음식섭취, 피로 등을 들 수 있다[10]. 실제 수술팀의 일원으로 참여하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경우 환자 안전까지도 위협하는 상황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매우 위험한 증상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실습현장에서는 하나의 얘깃거리 정도로 가볍게 여기고 넘어가는 일들이 많이 벌어진다[11]. 사전에 교육이나 경각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지만, 실제 예방활동은 거의 행해지고 있지 않다. 수술실 임상실습을 진행함에 있어서 이러한 실신이나 실신 전조증상을 예방할 수 있다면, 학생의 신체적 안전을 지키고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추후 올바른 진로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예방활동을 위해서는 우선 의과대학생들이 수술실 임상실습현장에서 실신 관련 증상을 얼마나 경험하고 있는지에 대한 실태부터 파악해야 할 것이다.
이전에 발표된 외국의 자료에서는 10명 중 1명의 의과대학생들이 수술실 실습 중에 실신이나 실신 전조증상을 겪는다고 보고되었으나[12], 아직 우리나라에서의 현황은 보고되어 있지 않다. 이번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의학과 학생들이 수술실 실습 중 실신이나 실신 전조증상을 얼마나 겪고 있는지를 제시해보고자 한다.
연구대상 및 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의학과 3학년 과정을 이수한 420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의학과 3학년 때에는 산부인과학 4주, 외과학 6주의 실습기간 동안 수술실에서 실습할 기회가 주어진다. 산부인과학 실습의 경우 전반 2주에 걸쳐 병실 및 수술실 실습을 시행하는데, 수술실에서 참관하는 시간은 학생 일인당 누적 평균 약 35시간이다. 외과학 실습의 경우 6주 동안 학생 일인당 누적 평균 수술 참관시간은 약 60시간이다.
2. 자료수집
매 학년말에 의학과 3학년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였다. 설문 참여 여부는 학생들 본인의 자유의사로 선택할 수 있으며, 불참에 대한 어떠한 불이익도 없음을 설명하였다. 설문작성 도중 불편하거나 제출하기 꺼려지는 경우 제출하지 않아도 됨을 설명하였다. 설문은 익명으로 진행하였으며, 의학과 3학년 실습기간 중 수술실 내에서 실신 혹은 그 전조증상을 경험했는지를 먼저 물었고, 그렇다고 응답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세부적인 사항에 대한 설문을 이어나갔다(부록 1).
실신의 정도는 전조증상만 있었으면 0점, 부축을 받아야 할 정도로 자세를 잡기 어려웠으면 1점, 실제로 쓰러졌으면 2점, 의식을 잃었으면 3점으로 나누었다. 이전의 문헌들을 참고로 하여 7개의 실신 전조증상을 선택하여 각각의 발생 유무를 물었다[13]. 증상이 발현했던 경우 수술 시작 후 몇 분이 경과하였는지를 물었다. 증상발현 당시 수술실에서 단순히 참관만 하고 있었는지, 수술팀 일원으로 수술에 참가하고 있었는지를 나누어 조사하였다. 시간대를 오전, 오후, 야간으로 구분하여 질문하였고, 수술 참관 전 식사를 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하였다.
3. 자료분석
대상자들의 연령, 성별, 질병 과거력 여부 등에 대해 기술통계분석을 수행하였다. 성별, 과거력, 실습과목 및 연도에 따른 증상발현의 차이는 카이제곱검정이나 Fisher의 직접확률계산법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통계자료의 분석은 GraphPad Prism ver. 6.07 (GraphPad Software, La Jolla, CA, USA)를 사용하였다.
결 과
1. 연구대상자의 특성
연구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23.9세였고, 남자 303명, 여자 117명이었다. 이전에 당뇨, 뇌전증, 부정맥 등을 진단받은 학생은 11명이었다(Table 1).
2. 실신 및 실신 전조증상 경험 빈도
1) 실신의 증상발현 정도
실신의 전조증상만 호소했던 학생은 23명(5.5%)이었으며, 쓰러지지는 않았으나 부축을 받아야 할 정도로 자세를 잡기 어려웠던 학생은 83명(19.8%)이었다. 9명(2.1%)의 학생들에서는 실제로 의식소실까지 발생하였다(Table 2).
2) 성별 및 기존질환 유무에 따른 차이
여학생 군에서의 실신이나 실신 전조증상을 경험한 학생 비율이 남학생 군에서보다 더 높았다(Table 3). 기존질환 유무에 따른 실신이나 전조증상 발현의 차이는 없었다.
3) 증상발현 당시의 상황
산부인과학 실습 중 53명(12.62%)의 학생이 수술실에서 실신이나 실신 전조증상을 경험하였으며, 외과학 실습 중에는 80명(19.05%)의 학생에서 실신이나 실신 전조증상이 나타났다(Table 4). 증상이 나타났던 경우 중에서 50예(43.5%)는 단순히 수술실 참관만 하던 중 발생하였으며, 65예(56.5%)는 수술팀 일원이 되어 수술에 참여하던 중 발생하였다. 오전 시간대에 증상이 발생했던 경우는 78예(67.8%)였고, 오후 시간대는 25예(21.7%)였으며, 12예(10.4%)는 야간에 발생하였다. 34예(29.6%)에서는 식사를 하고서 수술실 실습을 하던 중 증상이 발생하였고, 81예(70.4%)에서는 식사를 하지 않고 수술실 실습을 하다가 실신이나 실신 전조증상이 나타났다. 수술 시작부터 증상발현까지 경과한 시간의 중위수는 60분이었으며, 25 및 75 백분위수는 각각 30분, 120분이었다(Figure 1).
고 찰
안전은 인간의 기본욕구로서 능동적 학습을 위한 동기부여에도 필수적이다[14]. 임상실습 시 물리적 환경은 학생의 성과 및 실습 만족도에도 영향을 미친다[15]. 수술실 실습 도중 실신이나 그 전조증상을 경험하게 되면 신체 안전에 위협을 느끼게 되어 더 이상 효과적인 학습을 기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진로결정 시에도 안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3].
의과대학 학생들의 실신이나 실신 전조증상 경험에 대한 몇몇 연구가 보고되었는데, Jamjoom 등[12]은 12%로 보고하였고, Morzycki 등[8]은 48%로 보고하였다. Morzycki 등[8]의 연구에서 실제 실신은 6%였으며, 42%는 실신 전조증상을 경험하였다. 수술실 이외의 경우까지 포함한 연구에서는 39%의 의과대학생들이 조사 당시까지 한번이라도 실신을 경험했다고 응답하였다[10]. 지금까지 보고된 연구들은 대부분 단면조사를 시행했기 때문에 대상자들의 수술실 체류시간이 모두 달랐다. 이번 연구에서는 단일기관에서 매년 같은 학년을 대상으로 그 해의 증상 경험 여부만 물었기 때문에 유사한 수술실 체류시간 및 유사한 상황에서의 증상 발생률을 구할 수 있었다. 또한 같은 조사를 4년간 시행했기 때문에 연도별 추이까지 살펴볼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 실신이나 실신 전조증상을 경험한 학생 115명 중 실제 의식소실까지 있었던 경우는 9예였다. 이 중 한 학생은 넘어지면서 수술실 장비에 머리를 부딪쳐 머리 컴퓨터단층촬영까지 시행하 였다. 검사에서 이상소견이 보이지 않았고, 그 후 별다른 증상도 없었지만 언제든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예이다. 이번 연구에서도 기존에 발표된 결과와 마찬가지로 여학생에서 실신이 많이 발생하였다[8]. 이러한 차이는 여성에서 심장이 더 작고, 혈관저항성이 낮으며, 교감신경에 대한 반응이 낮기 때문일 것으로 추측된다[16].
실신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으로서 더운 환경, 오래 서 있기 등이 있다[10,12]. 증상 발생까지 걸린 시간을 봤을 때 수술 직후부터 수 시간까지 다양했지만 60분 전후가 많았다. 과별로 수술실 참관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단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산부인과에 비해 외과실습 때 실신증상이 많이 일어났다. 이는 아마도 외과의 평균 수술시간이 산부인과보다 더 길기 때문일 것이다. 증상발현 당시의 역할을 봤을 때 단순히 참관했을 때보다 수술팀 일원으로 참여했을 때가 약간 더 많았다. 이는 수술팀으로 들어갔을 때 긴장, 불안을 더 느끼게 되고, 무균가운까지 덧입어서 더 더워지기 때문일 것이다. 시간대별로 봤을 때 오전 시간대에 발생한 경우가 많았는데, 이는 이 시간대의 수술참관이 가장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증상 발생 시 식사를 하지 않은 상태였던 경우가 많기는 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대조군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식사 여부가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수술 참관 전 식사 및 수분섭취는 실신의 예방법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12]. 연도별로 봤을 때 실신 및 실신 전조증상을 경험하는 빈도는 증가하는 양상이었다.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였던 2014, 2015년도와 2017년도 사이에 여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의 차이는 없었다(25.34% versus 27%). 최근 4년간 실습시간이나 환경이 크게 바뀌지 않았음에도 실신 및 실신 전조증상 발생이 증가하였는데, 장기적인 추세의 변화인지 단기적인 차이에 불과한 지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추적이 필요할 것이다.
갑작스런 실신으로 뇌와 망막에 혈류가 정체되면 약 6초 후 시야가 어두워지고 한 곳만 응시하는 현상이 나타난다[13]. 7–13초가 되면 눈이 중앙선에 고정되거나 위로 치켜뜨게 되면서 근육긴장도가 없어지고 의식이 소실된다. 약 14초가 지나면 근육경련이 일어날 수 있다. 실신이 점진적으로 발생하는 경우 자율신경계 활성 증상과 저혈류와 관련한 증상이 동반된다. 이번 연구에서도 더운 느낌, 발한, 메스꺼움, 두근거림, 하품, 과호흡과 같은 자율신경계 증상이 보고되었으며, 앞이 캄캄하게 보이고, 눈앞에 검은 점이 보이는 등의 저혈류와 관련한 증상이 보고되었다.
이번 연구의 제한점으로서 대조군에 대한 조사가 부족함을 들 수 있다. 대조군에서 식사 여부를 조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식사가 실신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볼 수 없었다. 이를 위해서는 수술실 참관을 하는 모든 학생들에 대하여 참관시간, 식사 여부, 수술의 종류 등을 전향적으로 조사해야 할 것이다. 전향적으로 연구한다면 증상군에서도 보다 정확하고 구체적인 자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연도별로 의미 있는 변화가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보다 장기간 조사를 지속해야 할 것이다. 실습기간이 끝나고 바로 조사한 것이 아니고, 3학년이 끝나는 시점에서 조사했기 때문에 학생들마다 증상을 경험한 시점에서 설문 응답시기까지의 기간이 다르고 정보를 기억에 의존해야 하므로 정보가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한 학생이 반복해서 실신을 경험했는지, 이러한 경험이 전공선택에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한 추적이 필요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연구를 통하여 한국에서의 수술실 임상실습 중 연간 약 27%의 학생들이 실신이나 실신 전조증상을 경험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유병률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수치이며, 실신은 신체적으로 위험한 상황까지 이를 수 있고, 능동적 학습에 방해가 되며, 학생의 진로결정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번 연구에서 보인 실신 관련 경험실태에 대한 자료를 기반으로, 이에 대한 철저한 사전 예방교육이 필요하겠다. 이번 연구에서 다룬 수술실 실습 중 실신 외에도 학생들은 임상실습과정에서 여러가지 부정적인 경험을 할 소지가 있다[17].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의학교육자들이 이를 인지하고 보다 나은 교육환경을 개선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저자 기여
최성진: 연구설계, 실행, 통계, 초고 작성; 박경혜: 결과분석, 통계, 원고 검토; 한경희: 선행연구 분석, 연구실행; 박은영: 연구실행; 김성훈: 연구실행; 어영: 연구개념 설정, 연구실행, 분석 총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