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환자가 될 때
When the Doctor is the Patient
Article information
[교육자료: 영화]
영화제목: The Doctor
감독: Randa Haines
제작사: Touchstone Pictures, Silver Screen Partners IV
최초상영연도: 1991년
영상시간: 122분
제작국가: 미국

이 영화는 1991년 미국 Cleveland Ohio에 연구년으로 1년간 방문할 때 관람하였다. 그때 매우 흥미롭게 보아서 귀국하고 의예과 수업에 소집단으로 어떤 주제든지 자유롭게 토의하는 시간이 있어서 이 영화를 비디오로 구하여 다시 보면서 대화를 나누었던 적이 있다. 이미 오래된 영화이지만 “의사-환자 관계”를 소개할 때 특히 임상에 들어가지 전 의대생에게는 쉽게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영화이다. 찾아보니 이 영화는 Edward E. Rosenbaum 소설인 “A taste of my own medicine: when the doctor is the patient (Random House, 1988, ISBN: 9780394562827)”를 원전으로 제작하였다고 한다[1].
대형병원 외과 전문의이자 교수인 주인공 Jack McKee (William Hurt 분)은 늘 직선적이며 최상의 수술실력과 진료능력을 보여 자신감에 차 있다. 주위와 환자를 섬세하게 배려하지 못하고 가족에게도 냉정하던 그는 어느 날 갑자기 집에서 피를 토하여 후두암으로 판정을 받는다. 낙담하고 성대를 살리기 위하여 방사선치료를 받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하여 결국 후두절제술을 받고 발성훈련을 한다. 입원 중 뇌종양으로 입원한 환자인 June Ellis (Elizabeth Perkins 분)와 가깝게 지내며 여행을 떠난다. 결국 June은 사망하고, Jack은 수술을 받고 회복하여 일선에 복귀한다. 입원 중 의료진이 자신에게 보이는 태도가 자신이 의사로서 환자를 대하던 것과 똑같은 것을 알고는 입장 차이를 이해하게 된다. 이후 후학에게 환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늘 배려하는 것을 강조하여 훌륭한 태도를 지닌 의사로서 거듭난다는 줄거리이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면서 Jack의 태도는 1985년도에 대학병원에서 인턴생활을 하여 병원생활 경험이 있던 내게 대학병원 교원으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모습이었고 조금은 과장된 내용이었다. 실제 80년대 근무한 우리나라 대학병원 교원의 환자 대하는 태도는 영화에서 보는 내용은 찾기 힘든 소설에서나 등장하는 것이다. 대개는 매우 열심히 환자 이야기에 경청하고 배려하는 모습이 지금까지도 생생하고 늘 존경스럽다. 단지 전공의에게 대하는 태도는 지나치게 직설적이고 권위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일부 있었으니 이 영화에 나오는 모습을 그런 데서 잠깐 찾을 수 있는 정도이다.
이 영화의 원작소설을 읽어 보지 못하였으나 전체적인 전달 의미는 같을 것이다. 영화에서는 등장인물의 성격묘사나 심리흐름 등 영화의 극적 요소가 잘 반영되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었다. 27년 전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지만 의과대학 학부과정에 “환자-의사 관계“나 “의료진 사이 소통”에 대한 교재 영화로 활용한다면 의학에 입문하는 후학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의사가 환자가 되면 어떨까? 전달하려는 의미를 떠나 영화 자체가 매우 재미있어 찾아보아도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