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Med Educ Rev > Volume 20(1); 2018 > Article
일개 의과대학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 시범과정 운영경험과 고찰

Abstract

The longitudinal integrated clerkship is an innovative approach in medical education that emphasizes continuity as a key principle to provide student-centered experiences and learning. Seoul National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decided to adapt longitudinal integrated clerkships to the new curriculum beginning in 2018, and therefore conducted pilot studies in 2016 and 2017. This study aimed to analyze the program evaluation results of the two pilot programs and discuss issues related to the successful implementation of longitudinal integrated clerkships in Korea. We conducted a focus group interview with nine students who participated in the 2016 pilot program and 13 students who participated in the 2017 pilot program. We also conducted a focus group interview with 11 faculty members who either participated in the pilot program or will participate in the main program. From the 2016 experience, we found that it is not appropriate to assign each patient to a single student and let the students contact their patients personally for feasibility and safety reasons. In the 2017 pilot program, we assigned each patient to a group of students, which made it more feasible for the students to follow-up with their patients. The students were satisfied with their new experience of longitudinal patient follow-up and regular meetings in the pilot program. Faculty emphasized the importance of establishing the course objectives and holding an orientation for the students and the faculty. Further study is planned to evaluate the early outcomes of the main longitudinalintegrated clerkship.

서 론

임상실습은 의과대학 교육과정의 핵심적인 부분으로 학생들은 이 과정을 통하여 환자 진료에 필요한 기본적이고도 핵심적인 지식과 술기, 태도 등을 함양하게 된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효과적인 임상실습을 제공하는 것은 모든 의과대학의 중요한 목표이며, 실제로 국내에서 임상실습 교육과정을 개선하기 위한 많은 노력과 연구가 진행되었다[13].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상실습이 여전히 학생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고 단편적이고 피상적인 지식과 경험만을 제공하고 있다는 비판도 지속적으로 있어왔다[4,5]. 사실 전통적인 블록형 임상실습에서 학생들의 분절화된 경험에 대한 우려와 비판은 국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6,7]. 환자의 입원일이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많은 질환을 외래에서도 치료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학생들이 기존의 임상실습에서 환자의 초기 증상부터 치료결과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종적이고 통합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더욱 줄어들었다[8].
기존 임상실습의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longitudinal integrated clerkship)’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임상실습이 제안되었다[8,9].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 국제 컨소시엄(Consortium of Longitudinal Integrated Clerkship)에서는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학생들은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을 통하여 장기간 제공되는 환자 치료과정에 참여하면서 해당 환자의 의료진으로부터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교육을 받게 되며, 이러한 경험을 통하여 여러 과에 걸친 핵심적인 임상역량을 동시에 습득하게 된다[7].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이 기존의 임상실습에 비하여 학생들에게 더 풍부한 임상경험을 제공하고 환자진료에 대한 자신감과 환자중심 태도를 가지게 하며,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을 경험한 학생들이 필기 및 실기시험에서도 비슷하거나 더 우수한 결과를 나타낸다는 연구결과가 지속적으로 제시되고 있다[8,1013].
국내에서는 아직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이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지 않으며, 이제 그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막 시작되고 있는 단계이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은 2016학년도 의학과 1학년부터 새 교육과정을 도입하면서 임상실습을 개선하고 강화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2018학년도 의학과 3학년부터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을 도입하기로 결정하였다. 다만 현실적인 여건으로 일부 해외 의과대학의 경우처럼 기존 블록형 임상실습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고, 블록형 임상실습에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을 추가로 병행하여 운영함으로써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의 장점을 살리고 기존 임상실습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하였다.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을 처음 시도해보는 만큼 2016년과 2017년에 일부 학생을 대상으로 시범과정을 운영하기로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국내 일개 의과대학에서 2회에 걸쳐 시행한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 시범과정의 운영경험과 평가결과를 분석하고, 향후 본격적인 도입을 위하여 준비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들에 대하여 고찰해보고자 하였다.

연구대상 및 방법

2016년과 2017년 초에 각각 의학과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 시범과정의 취지와 개요에 대하여 설명하고 자원자를 모집하였다(Table 1). 2016년 시범과정에는 학생 9명이 참여하였으며, 학생들에게 현재 임상실습을 돌고 있는 과에서 적절한 환자를 찾아서 과정에 대하여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도록 하였다. 학생들은 환자에게 지속적인 연락에 대하여 동의를 구하고 연락처를 교환하였으며, 환자의 의무기록을 수시로 확인하면서 환자가 외래를 방문하거나 입원할 경우 직접 만나서 면담을 진행하였다. 한 달에 한 번 모여서 시범과정 담당교수의 사회로 각자 담당한 환자의 경과에 대하여 서로 공유하고 관련된 이슈에 대하여 토의하였다. 2016년에는 총 3회 모임을 진행하고 종료하였다.
Table 1.
Comparison between 2016 and 2017 pilot programs
Variable 2016 pilot program 2017 pilot program
No. of students 9 13
Patient selection By the students By the faculty
Patient allocation 1:1 1:group of students
Methods for follow-up Personal contact By electronic medical record
Host of group discussion Faculty Students
No. of meeting 3 4
Program evaluation Focus group interview Survey, focus group interview
2017년 시범과정에서는 학생 13명이 참여하였으며, 다른 과에서 임상실습을 돌고 있는 학생들 2–3명을 한 조로 구성하였다. 내과, 외과, 소아과의 지정의 담당교수로부터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에 적절한 환자를 선정하여 환자에게 동의를 구하고 학생에게 안내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2016년과 달리 학생들은 환자와 연락처를 교환 하지 않고 환자의 의무기록을 수시로 확인하면서 환자가 외래를 방문하거나 입원할 경우에만 직접 만나서 면담을 진행하였다. 한 달에 한 번 모여서 환자의 경과에 대하여 서로 공유하고 사전에 공지된 주제에 대하여 토의를 하였다. 학생 6–7명을 한 조로 구성하여 각 조에서 정한 사회자 학생의 주도로 조별토의를 진행하고, 시범과정 담당교수의 사회로 조별발표와 전체토의를 진행하였다. 총 4회의 모임을 통하여 각자의 담당환자와 관련된 ‘환자-의사 관계,’ ‘복잡한 상황에서의 임상결정,’ ‘의료윤리,’ ‘말기/임종의료’에 대하여 토의를 진행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적은 수의 학생과 교수가 참여한 시범과정이라는 점과 향후 본격적인 운영을 위한 형성평가의 목적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여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주된 연구방법으로 사용하였다. 시범과정에 대한 정보와 경험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참여교수와 학생이 다양한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도록 반구조화 면접으로 진행하였다. 2016년 시범과정에 참여한 9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정 종료 후에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시행하였으며, 2017년 시범과정에 참여한 13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정 종료 후에 설문조사와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시행하였다. 시범과정에 대한 평가와 향후 본격적인 도입을 위한 계획수립을 위하여 시범과정에 참여하였거나 2018년부터 본 과정에 참여할 예정인 교수 11명을 대상으로 2회에 걸쳐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시행하였다. 포커스그룹 인터뷰 결과는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의 주요 구성요소와 주제에 따라 분류하여 분석하였다. 이 연구는 교내 시범과정에 대한 자체평가를 위하여 계획되었기에 사전에 임상시험심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의 심의를 거치지 않았으며, 설문 및 인터뷰 참여자에 대하여 구두로 동의를 구하였다.

결 과

1. 2016년 시범과정 학생 포커스그룹 인터뷰

2016년 시범과정에 참여한 학생들은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에 “적절한 환자를 선정하는 것과 환자에게 직접 과정을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것에 어려움”을 호소하였으며, “대학이나 과 차원에서 적절한 환자를 선정하여 배정하고 환자의 담당교수가 환자에게 과정을 소개하고 동의를 구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임상실습이 진행되면 서 학생이 처음에 환자를 선정한 과에서 “다른 과로 실습이 전환될 경우 담당환자가 다시 외래를 방문하거나 입원하더라도 직접 만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이 담당환자와 연락처를 주고받는 것은 서로에게 부담이 될뿐더러 때로는 환자가 학생에게 진료와 관계없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임상실습이 진행되는 “모든 교육병원과 현재 학생이 참여하고 있는 모든 과에서 담당환자의 의무기록을 열람할 수 있도록 사전에 조치해 줄 것”을 요청하였고, “담당환자가 외래를 방문하거나 입원할 경우에 학생에게 연락이 갈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을 건의하였다. 학생들은 시범과정의 취지에는 대체로 공감하였으나 기존의 블록형 임상실습과 병행하여 참여하는 것에 대하여 어려움을 호소하였다.

2. 2017년 시범과정 학생 설문조사

2017년 시범과정에 참여한 13명 중 7명의 학생들이 담당교수가 환자에게 학생을 직접 소개하였다고 응답하였다. 11명의 학생들이 2–3명으로 이루어진 조당 1명의 환자를 배정받았으며 대부분(77%) 그 비율이 적절하다고 평가하였다. 10명의 학생들은 환자와의 첫 번째 면담 이후에 추가적인 면담을 시행하였으며, 담당환자의 의무기록은 한 달에 1–2회 확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환자를 담당한 학생들 사이의 의사소통에 문제는 없었으며, 매월 모임을 준비하기 위해 소요된 시간은 대부분(77%) 1시간 이하로 부담이 크지 않다고 응답하였다. 한 달에 한 번 모여서 2시간 정도 토의하는 주기와 시간, 그리고 토의를 위한 6–7명의 조 구성에 대하여 대부분(85%) 적절하다고 평가하였다. 학생이 주도하는 모임의 진행방식과 사회자 교수의 역할, 그리고 논의내용에 대하여 모든 학생이 만족 또는 매우 만족한다고 응답하였다. 각 주제에 대한 만족도를 5점 척도로 평가한 결과, ‘환자-의사 관계’가 평균 4.4점, ‘복잡한 상황에서의 임상결정’이 4.0점, ‘의료윤리’가 4.2점, ‘임종/말기의료’가 4.3점으로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 시범과정이 환자를 통합적이고 전인적으로 진료하는 방법을 배우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한 학생은 10명이었으나, 시범과정이 기존의 다른 과 임상실습을 수행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한 학생은 5명이었다. 10명의 학생은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 시범과정에 종합적으로 만족 또는 매우 만족한다고 하였고, 이 중 9명의 학생이 이 과정을 다른 친구나 후배에게 권하겠다고 응답하였다.

3. 2017년 시범과정 학생 포커스그룹 인터뷰

2017년 시범과정에 참여한 학생들은 “대부분의 임상실습에서는 환자를 매우 단편적으로 경험하는데,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에서는 환자를 장기적으로 추적관찰할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으며, “평소 실습을 돌며 맞닥뜨리는 여러 상황에 대하여 한 주제씩 생각해보고 다 같이 토론을 하며 의견을 나누고 모아가는 과정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하였다. 또한 “각자 자신이 경험한 특수한 환자에 대하여 여러 관점에서 토의하고 배우는 과정이 인상 깊었으며,” “학생 위주로 진행하면서 자유롭게 토의하는 방식이 좋았고 과정 담당교수의 코멘트도 좋았다”고 평가하였다. 반면에 “담당교수가 환자를 직접 소개해주지 않을 경우 환자와 라포(rapport)를 쌓기가 어렵고,” “다른 임상실습 중간에 파견 등의 이유로 환자를 만나는 시간을 내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선정 시에 “최소한 입원을 1주일 정도 하는 환자가 적절”하고, “환자를 동시에 여러(2–3) 명 배정받는다면 조금 더 집중도 있게 환자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아직 구축되어 있지 않은 환자방문 알림시스템에 대한 건의는 작년에 이어 반복되었으며, “환자의 담당교수로부터 피드백을 더 받을 수 있으면 좋을 것”이라는 의견이 새롭게 제시되었다(Table 2).
Table 2.
Focus group interview results of the 2017 pilot program
Variable Results and recommendations
Course objectives It is important to establish the course objectives
There should be a comprehensive orientation for the students and faculty
Patient selection The management committee or the faculty should select the appropriate patients for the clerkship
Student-patient introductions by the faculty are helpful for the students to establish relationshipswith their patients
Patient allocation It is better to assign several patients to a group of students who have different rotation schedules
Methods for follow-up It is not safe to allow the students to contact the patients personally
There should be a patient-visit notification system for the students
Facilitation of group discussion Team-based approach is effective for group discussion
Student monitoring and feedback Students need more feedback from the faculty during the clerkship
E-portfolio system is needed for student-monitoring and feedback
Student assessment We should consider inviting the patients for student assessment

4. 참여교수 포커스그룹 인터뷰

참여교수들은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의 학습목표를 정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데에 의견이 일치하였으며, 학생들이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을 통하여 “환자의 진단, 치료, 재활 등 전반에 대하여 장기적으로 추적관찰하면서 질환의 경과뿐만 아니라 환자의 진료경험을 연속적인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고, 환자의 다양한 의료적 문제와 더불어 사회, 경제, 가족관계, 윤리 등을 통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과정의 학습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데에 공감대 를 형성하였다. 학습목표가 정립되고 나면 다음으로 “적합한 환자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복잡한 환자 파악이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1–2개 과에 걸친 임상적 문제를 가지고 있는 환자로 충분”하며, “학생들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환자를 다각적인 방면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1년 혹은 그 이상 추적관찰이 필요하며 외래뿐만 아니라 다시 입원할 가능성이 있는 환자를 선정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었다. “실습에 참여하는 학생과 교수가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의 학습목표와 진행에 대하여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한 오리엔테이션의 필요성”이 강조되었다. 조별 발표, 동료평가, 환자 추적관찰 리포트 등을 종합하여 학생들을 평가하되, 가능하다면 “담당환자의 학생평가를 포함하고 장기적으로는 pass/fail 방식의 평가를 도입”하는 것이 제안되었다. 또한 “학생들의 학습활동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하기 위하여 e-포트폴리오 시스템을 조속히 구축”하는 방안이 제안되었다(Table 2).

고 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을 도입하기로 결정할 당시에 기존의 블록형 임상실습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현실적인 이유들은 다음과 같았다.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의 지도교수와 충분한 교육시간이 확보되어야 하며, 학생들의 학습에 적합한 충분한 수의 환자를 배정하고 이를 대학이나 병원 차원에서 관리하고 조정해야 한다[7]. 그러나 국내 의과대학과 교육병원에서는 이러한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데에 많은 제약이 따르는 것이 현실이다[14]. 따라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는 일단 기존의 블록형 임상실습에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을 추가로 병행하여 운영함으로써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의 장점을 살리고 기존 임상실습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2016년 시범과정을 통하여 이러한 병행 운영 또한 쉬운 일이 아님을 확인하게 되었다. 결정적으로 학생들이 처음에 환자를 선정한 과에서 다른 과로 실습이 전환될 경우 담당환자가 다시 외래를 방문하거나 입원하더라도 직접 만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학생과 환자를 1:1로 배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여 2017년 시범과정부터는 다른 과의 실습을 도는 학생 2–3명을 한 조로 구성하여 환자를 배정하였으며, 학생들이 환자를 만나는 것이 더 수월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시범과정에서는 학생들에게 환자 선정을 직접 하도록 하였으나 많은 학생들이 어려움을 호소하였으며, 대학이나 과 차원에서 환자를 선정하고 담당교수가 직접 소개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이에 2017년에는 주요 과의 담당교수가 적합한 환자를 선정하여 학생에게 소개하도록 하였는데, 학생들은 초기 라포 형성에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하였다. 2016년 시범과정에서는 학생들에게 환자와 연락처를 교환하여 연락을 주고받도록 하였으나, 일부 환자들이 진료와 관계없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중단하도록 하였다. 해외 의과대학의 경우에도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에서 학생과 환자의 지속적이고 밀접한 관계는 장점이자 동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된 바 있다[15,16]. 2017년 시범과정에서는 학생의 안전을 고려하여 환자와 개인적인 연락을 주고받지 않고 환자가 병원을 방문할 때에만 직접 면담을 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방식에서는 의무기록 열람을 통해서만 환자의 외래 일정이나 입원 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추후 별도의 알림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2016년에는 조를 구분하지 않고 시범과정 담당교수가 사회자 역할을 하였으나, 본격적인 과정이 시작되면 많은 학생 수로 인하여 진행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이에 2017년에는 팀바탕학습의 진행방식을 활용하여[17], 학생들을 6–7명으로 구성된 조로 나누고 학생들 주도로 조별 토의를 한 후에 조별 발표 및 전체토의를 진행하였다.
2016년 시범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2017년에는 개선된 시범과정을 운영한 결과 학생들의 만족도는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이 주도하는 정기모임의 진행방식과 사회자 교수의 역할, 그리고 논의내용에 대하여 학생들은 대체로 만족하였으며, 각 주제에 대한 만족도도 양호하였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 시범과정이 환자를 통합적이고 전인적으로 진료하는 방법을 배우는 데에 도움이 되었으며 이 과정을 다른 친구나 후배에게 권하겠다고 응답하였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시범과정이 기존의 다른 과 임상실습을 수행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한 학생이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본 연구에서 그 원인을 정확하게 분석하기는 어렵지만,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 시범과정이 기존 블록형 임상실습에 비하여 학생들에게 다른 학습경험을 제공하였을 것이라고 유추해 볼 수 있다. 학생들은 조별로 환자를 배정받는 것에 대하여 만족하였으나, 1명의 환자가 아닌 여러 명의 환자를 동시에 배정받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또한 환자의 담당교수로부터 피드백을 적절하게 받을 수 있다면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하였다.
참여교수들은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의 과정 학습목표를 정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국내 의과대학에서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을 적용하여 도입하는 경우에 학습목표는 해외 의과대학 의 학습목표와 다를 수 있으며 각 의과대학별로도 다를 수 있다. 각 의과대학의 교육목표와 졸업역량뿐만 아니라 교육병원의 여건 등에 따라 타당하고 실현 가능한 학습목표를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며,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에 참여하는 학생과 교수가 과정 학습목표에 대하여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한 오리엔테이션이 필요할 것이다. 인터뷰에 참여한 교수들은 가능하다면 학생평가에 환자를 참여시키는 것을 제안하였는데, 이는 학생중심의 학습경험과 환자중심의 진료경험을 접목시킬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18]. 학생들의 학습활동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종이 기반 로그북이나 포트폴리오로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며, e-포트폴리오의 필요성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은 2016년과 2017년의 시범과정 운영경험을 바탕으로 2018년부터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다(Figure 1). 의학과 3학년 학생 전체가 참여하며 블록형 임상실습과 병행하여 운영한다.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 교육과정위원회에서 과정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며, 주요 과의 참여교수들을 통하여 선정된 환자들을 학생들에게 배정한다. 다른 과 실습에 참여하는 학생 8명을 한 조로 구성하여, 내과,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등 주요 과의 환자를 4명씩 배정할 예정이다. 학생들은 첫 번째 면담 이후에 환자가 외래를 방문하거나 다시 입원할 경우 직접 만나서 면담을 진행하며, 한 달에 한 번 4–5개 조가 한 그룹으로 모여서 사전에 정해진 주제에 대하여 조별 및 전체토의를 진행한다. 개별적으로 작성한 환자 추적관찰 에세이와 조별 발표, 동료평가 등을 종합하여 학생들을 평가할 예정이다. 학생들이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을 통하여 환자의 진단, 치료, 재활 등 전반에 대하여 장기적으로 추적관찰하면서 질환의 경과뿐만 아니라 환자의 진료경험을 연속적인 관점으로 이해하고 환자의 다양한 의료적 문제와 더불어 사회, 경제, 가족관계, 윤리 등을 통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의 교육성과를 평가하기 위한 후속연구가 진행될 계획이다.
Figure 1.
Plan for 2018 longitudinal integrated clerkship.
kmer-2018-20-1-15f1.jpg
본 연구는 일개 의과대학의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 시범과정에 대한 사례연구로 다른 의과대학에 적용하거나 일반화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향후 여러 국내 의과대학에서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의 계획, 실행, 평가 등에 관한 다양한 후속연구가 시행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저자 기여

윤현배, 문상희, 명선정, 박준빈, 박완범: 연구계획, 실행, 논문작성; 윤현배: 원고초안 작성; 박완범: 전 과정 검토; 윤현배, 문상희, 명선정, 박준빈, 박완범: 최종 원고 확인 및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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