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rnout among Medical Education Specialists in Korean Medical Colleges
의학교육 전문부서 교원의 탈진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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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Medical education departments or offices are established in response to public expectations relating to health care, societal trends towards increased accountability, educational developments, increased interest in what to teach and how to educate doctors. However, heavy workloads and mixed feelings towards medical education departments or offices by the other members of a medical school can threaten job satisfaction and increase burnout. The authors investigated the prevalence of burnout among medical education specialists and related issues. Individual in-depth interviews with four medical education specialists were conducted to develop a questionnaire. After content analysis of the interview, the authors generated a survey form with 28 items including 6 categories: motivation to choose medical education as a career, job satisfaction, intention to leave their current position in medical education, the frequency and causes of burnout, and demographics. In September 2013, an email survey was administered to 43 faculty including non-tenure staff who were working in the department/office of medical education in 41 medical colleges in Korea. Of 43 medical education specialists, 25 (60%) returned surveys. Forty three-point-three percent of them felt encouraged when their endeavors generated a visible educational improvement in the medical school. A majority (87%) reported feeling burned out. Fifty percent of them experienced the feeling once or twice a year. The extent of burnout tended to be greater in women, those in their forties, those with non-medical doctor degrees, and in non-tenured staff. To reduce and prevent burnout among medical education specialists, the participants suggested that leadership of medical schools and a systematic approach to medical education should be established. A majority of the medical education specialists reported experiencing burnout, although they were satisfied with their jobs. To reduce their burnout and allow them to focus on their own work in medical education, the following factors are needed: perceptual changes of other members of the college about medical education; more systematic institutional strategies; networking among medical education specialists; and personal efforts for professional development.
서 론
과거와 달리 의학교육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기대가 높아지고 교수 중심에서 학생 중심으로, 결과보다 과정과 절차 중심으로, 목표보다는 성과 중심으로 교육의 개념이 변화함에 따라 의과대학의 사회적 책무가 강화되고 있다. 즉 의과대학은 이러한 변화에 민감해야 하고 구성원이 변화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교육여건과 환경을 제공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는 교육자들이 의학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필요한 최소 요구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고 좋은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 무엇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며 교육과정을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Towle, 1998). 대학교수에게 교육은 가장 우선이 되는 임무이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환자 진료와 연구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해야만 하는 의과대학 교수에게 자발적으로 변화에 부응하도록 요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Khalid, 2013). 이러한 고민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교육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가지고 의과대학 구성원의 교육적 요구를 파악하고 조언하고 조율하는 조직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에 국내외를 막론하고 많은 의과대학에서 의학교육연구, 교육과정 개발 및 평가, 교수개발과 같은 의학교육에 대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조언과 지원을 제공하는 의학교육 전문부서가 출현하게 되었다(Davis et al., 2005).
국내에서도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발맞추어 대부분의 의과대학에서 의학교육실 또는 의학교육학교실 등의 의학교육 전문부서가 설치되었으며 최근 10년 동안 빠른 증가를 보였다. 2003년 조사에서 41개 의과대학 중 78% (32개)의 대학이 의학교육 전문부서를 개설하고 있었고 전임교원은 8명이였으나(Kang et al., 2006), 2013년에는 33개 대학에 43명의 의학교육 전문가 혹은 전담인원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Medical Education Research, Consulting and Implementation, 2013). 의학교육 전문부서는 교수와 학생, 대학보직자, 학과와 학과 간의 관계에서 가교역할을 하며, 의과대학에서 중요한 부서로 인식되고 있다(Khalid, 2013). 그러나 의학교육 전문부서의 구성원들은 전반적인 의학교육과정 개발 및 평가와 더불어 교수, 전임의, 전공의, 학생에 이르는 다양한 대상에 대한 교육과 상담의 역할, 의학교육 자체의 연구 및 학문적 전문성을 확립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기도 한다(Kang et al, 2006). 또한 교육이라는 것이 실행단계에서 반드시 수반되는 행/재정적 지원이 수반되는 속성으로 인하여 대학의 행정지원 부서와 혼동되기도 하여 불필요한 디스트레스 상황에 놓이는 경우도 많다.
일반적으로 과중한 직무는 디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이러한 과정이 지속되면 탈진현상(burnout)을 경험하게 된다. 탈진은 지속적으 로 과도한 직무스트레스가 개인에게 심리적 중압감으로 발전하여 한계상황에 이르렀지만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한 경우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업무대상이나 상황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포기하는 등의 현상이다(Cherniss, 1980). 탈진은 개인의 건강과 정신적 안녕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직업 및 삶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초래한다(Gabbe et al., 2002). 특히 의료나 교육과 같이 불특정 다수를 직접적으로 대하는 전문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탈진을 많이 경험한다(Gundersen, 2001, Lackritz, 2004; Shanafelt et al., 2009; Thorndyke et al., 2006).
의과대학은 탈진에 특히 취학한 환경으로 이에 대한 다수의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다른 어떤 전공분야보다 강도 높은 학업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는 의과대학생들은 약 50%가 탈진을 경험한다고 한다(Dyrbye et al., 2010). 진료뿐 아니라 다양한 관련 업무와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의과대학 소속의사 또는 교수, 전공의 역시 근무 중 자주 탈진을 경험하게 된다(Shanafelt et al., 2002; Thomas, 2004). 또한 최근에는 의과대학 학장 또는 과의 주임교수 등과 같이 리더의 탈진에 대해서도 연구가 이뤄졌다(Cruz et al., 2007; Gabbe et al., 2008; Saleh et al., 2007). 탈진에 취약한 잠재적 위험을 가지고 있으며 실제로 높은 정신적 탈진현상을 보이는 현실에 비하여 의과대학 구성원들 스스로 혹은 구조적으로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미비한 것으로 보인다. Gross et al. (2000)에 의하면, 의과대학 교수의 1/3은 자신의 정신 건강유지를 위하여 외부의 도움을 찾지 않았다.
교육과 의료의 두 가지 전문분야에 걸쳐 있는 의학교육 전문부서 구성원은 업무스트레스와 탈진에 더 취약한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의학교육 전문가들이 전문성을 발휘하고 대학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정신적,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긍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의학교육 전문가들은 교수와 학생 등 다른 구성원들의 정신 건강을 지원하기 위해 의학교육환경을 개선하는 데에는 관심을 가지고 있으나, 스스로의 정신과 정서적 안녕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는 취약한 존재일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들이 경험하는 탈진의 정도와 원인에 대한 현황 파악조차되어 있지 않다. 이 연구에서는 국내 의학교육 전문부서 교원을 대상으로 의학교육 업무상황에서 이들이 느끼는 탈진의 정도를 파악하고 향후 이들의 정신건강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데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연구대상 및 방법
1. 연구대상
조사도구 개발에 필요한 문항 추출을 위한 예비조사로 개별 심층인터뷰를 시행하였다. 대상자는 전임 및 비전임교수, 의학교육 전담 및 겸무교수, 의학 및 교육학 전공자, 남녀의 인구통계학적 요소들을 고려하여 편의 추출하였으며 총 4명(남자 2명, 여자 2명)이었다.
설문조사의 대상자는 전국 41개 의과대학의 의학교육 전문부서에서 종사하는 의학교육 전문부서의 교원(의학교육 전임교수, 연구 강사 포함)이었고 겸무교원은 제외하였다. 43명 중 25명이 회신(회수율 약 60%)하였고, 응답자 분포는 의학 전공자가 17명(68%), 교육학 전공자가 8명(32%), 성별로는 남자가 12명(48%), 여자가 13명(52%)이었다. 연령대는 30대가 4명(17%), 40대가 13명(54%), 50대가 7명(29%)이었으며, 평균 연령은 46.13세(표준편차 6.73)였다. 의학교육 전공 경력은 평균 7년 4개월이었다.
2. 연구도구
예비 개별 심층인터뷰에서 의학교육 전문부서 교원 4명을 대상으로 1) 의학교육 전공을 선택한 동기, 2) 업무의 보람과 힘든 점, 3) 탈진경험 등을 포함한 반구조화 질문지를 이용하여 전화인터뷰를 실시하였다. 인터뷰결과를 질적으로 분석하여 구조화된 설문지를 개발하였다. 최종 설문도구는 6개 영역의 총 28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영역은 1) 의학교육 전공의 선택동기(1문항), 2) 의학교육전공의 즐거움(2문항)과 보람의 정도(2문항), 3) 의학교육 전공이나 근무를 포기와 관련한 문항(3항), 4) 의학교육 상황별 탈진 정도(12문항), 5) 탈진 개선방안(8문항)을 포함하고 있다. 연구대상의 소속지역, 성별, 전공, 경력 등에 관한 인구통계학적인 요인이 추가로 포함되었다. 문항 중 척도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5점 리커트 척도(5점: 매우 그렇다-1점: 전혀 그렇지 않다)를 사용하였다.
3. 자료수집 및 분석
2013년 8월과 9월에 전화인터뷰와 이메일을 이용한 설문조사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전화인터뷰 대상자들에게 연구목적에 대해 설명하고 인터뷰 녹취에 대한 동의를 구한 후 의학교육 전공을 하면서 경험하는 탈진에 대해 자유롭게 응답하도록 하였다. 인터뷰 결과를 두 명의 연구자가 독립적으로 분석하여 개별 문항을 개발하고 상호 비교를 통하여 이견을 조율하고 영역별로 범주화하여 ‘의학교육전문가의 탈진에 대한 설문지’를 개발하였다. 이를 한국의학교육학회 산하 의학교육지원단인 메르씨(Medical Education Research, Consulting and Implementation, MERCI)의 협조를 구하여 이메일을 통해 설문지를 발송한 후 회수하여 자료를 수집하였다.
각 질문에 대해 응답 분포를 살펴보기 위해 빈도, 평균, 표준편차를 구하였다. 소속지역, 대학유형, 성별, 연령, 전공, 경력에 따른 각 문항의 차이를 살펴보기 위해 독립표본 t-검증과 일원변량분석(analysis of variance)를 실시하였다. 통계분석을 위해 IBM SPSS ver. 21.0 (IBM Co., Armonk, NY, USA) 프로그램을 사용하였으며, 분석결과의 통계적 유의성은 유의수준 5% 미만으로 정하였다.
결 과
1. 의학교육을 전공(또는 업무를) 하게 된 계기
의학교육 전문부서 교원이 의학교육을 전공 또는 업무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살펴본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응답자 24명 중 주위의 권유로 시작한 경우가 50% (12명)였으며, 자신의 흥미와 관심에 의한 자발적인 선택인 경우가 37.5% (9명)였으며, 커리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우연히 시작한 경우가 8.3% (2명)였으며, 교수가 되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4.2% (1명)였다. 주변 사람들의 소개와 권유로 인해 시작한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 의학교육 전공에 대한 즐거움과 보람
의학교육 전문부서 교원이 의학교육을 전공 또는 업무를 하는 것에 어느 정도 즐거움과 보람 및 가치를 느끼는지를 살펴본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의학교육을 전공하는 것에 대체적으로 즐거움을 느끼며(mean±standard deviation [SD], 4.12±0.44), 즐거움보다 평 균 점수가 낮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보람과 가치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mean±SD, 3.96±0.68).
의학교육 업무의 어떤 부분에 대해 즐거움과 보람 및 가치를 느끼는지를 살펴보았다(Table 1). 의학교육 업무에서 가장 즐거움을 느끼는 부분은 의학교육의 질적 변화를 가져오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측면(33.3%)과 학생들과 접촉하거나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측면(25.6%)이 전체의 58.9%를 차지하여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내었다. 보람을 느끼는 부분도 유사한 결과를 보였는데, 의학교육의 질적 개선을 위한 노력이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날 때(43.3%) 가장 보람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학생들과 접촉하거나 지원한 만큼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날 때(26.7%)와 일반 교수들이 의학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긍정적인 태도로 변화될 때(23.3%)에 보람을 느낀다는 비율은 유사하게 나타났다. 즉 자신들의 업무와 노력이 의과대학이나 구성원에게 현실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할 때 때 가장 보람과 가치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3. 의학교육 전문부서 교원의 탈진
1) 탈진의 경험 정도와 횟수
응답자 23명 중 의학교육 전문부서 교원의 대부분인 약 87%(20명)는 탈진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가끔 경험한다’가 65.3% (15명)였고 ‘자주 경험한다’가 21.7% (5명)였다. 하지만 ‘전혀 탈진을 경험하지 않는다’는 비율도 13.0% (3명)였다. 이들이 탈진을 경험하는 횟수는 1년에 1-2회가 50.0% (10명)로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으며, 1년에 3-4회가 15.0% (3명)이고, 4-5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탈진을 경험하고 있는 교원이 10.0% (2명)였다 (Table 2).
2) 탈진을 경험하는 상황
의학교육 전문부서 교원이 가장 탈진을 느끼는 상황은 의학교육을 위해 헌신하고 노력한 결과들에 대해 악의적이고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때가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하였다. 의학교육 전문가로서 인정받지 못하거나 그런 처우를 받을 때, 의학교육학교실의 정체성이 없다고 느끼거나 회의감이 들 때, 보직자의 이해와 지원, 관심이 없을 때가 다음 순위를 차지하였다(Figure 1).
3) 개인특성에 따른 탈진경험의 차이
소속지역, 대학유형, 경력에 따른 탈진을 경험하는 상황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p>0.05). 그러나 성별, 연령, 직위, 전공에 따른 탈진 정도의 차이는 일부 문항에 대해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성별의 경우 보직자의 이해와 지원, 관심이 없을 때(t=-4.33, p<0.01), 비생산적인 업무절차가 반복될 때(t=-2.26, p<0.05), 의학교육 관련 모든 업무는 의학교육학과에서 맡아서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때(t=-2.25, p<0.05)의 상황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며,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은 탈진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의 경우 비생산적인 업무절차가 반복될 때(F=5.56, p<0.05)의 상황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며, 40대가 가장 높은 비율로 탈진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위의 경우 비생산적인 업무절차가 반복될 때(t=2.06, p<0.05), 의학교육에 전념하면서 나의 건강상의 문제가 생겼을 때(t=2.55, p<0.05), 의학교육학교실의 정체성이 없 다고 느끼거나 회의감이 들 때(t=2.06, p<0.05)의 상황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으며, 비 전임교원이 전임교수에 비하여 더 많은 탈진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생산적인 업무절차가 반복될때(t=-2.46, p<0.05)의 상황에서 의학전공자보다는 교육학 등 비의학전공자가 유의하게 탈진을 더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 의학교육 전공이나 근무 포기
의학교육 전문부서 교원이 의학교육을 그만두고 다른 전공(업무)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정도는 ‘가끔 있었다’가 45.8% (11명)로 절반에 가까웠으며, 병행하고 싶다고 응답한 경우는 37.5% (9명)였으나 자주 있다는 응답은 없었다.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이 전혀 없었다고 응답한 경우도 16.7% (4명)였다. 그만두고 싶다고 가장 심각하게 고민한 시기는 의학교육 일을 시작하고 평균 5년 전후였으며, 대부분 3-5년 사이가 많았다.
또한 의학교육을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하게 하는 상황으로는 응답자 23명 중 의학교육 전문가(전공자)에 대한 안정적이고 적절한 신분 보장에 어려움을 느껴질 때가 26.1% (6명)로 가장 높았으며, 자신이 의학교육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나 능력(전문성)이 없다고 느껴질 때와 내가 의학교육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나 능력(전문성)이 없다고 느껴질 때가 각각 21.7% (각 5명)로 다음 순위를 차지하였다. ‘주변동료교수나 보직자, 학생들의 비협조와 몰이해로 인해 벽을 느낄 때,’ ‘교육 관련 모든 업무를 의학교육자에게 떠 넘기면서 좋지 않은 결과가 발생할 경우 의학교육자의 탓으로 돌릴 때,’ ‘나를 지지하거나 보호해주는 사람이 없다고 느낄 때,’ ‘의학교육의 질적 향상이 어렵겠다는 좌절이 올 때’ 등이 자유기술에서 기타 의견으로 정리되었다.
고 찰
저자들은 국내 의학교육 전문부서 교원을 대상으로 의학교육을 전공하게 된 동기, 의학교육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보람, 탈진을 경험 하는 의학교육 업무상황과 탈진의 빈도, 탈진 극복방안에 대해 조사하고 분석하였다. 분석결과를 요약하고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의학교육 전문부서 교원이 의학교육 전공을 선택하는 동기는 의학교육에 대한 흥미와 관심에 의한 자발적인 선택이라는 내재적 동기보다는 주위의 권위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우연한 기회 또는 교수가 되기 위한 목적 등 외재적 동기가 더 높은 비율을 나타내었다. 외재적 동기에 의해 의학교육 업무를 시작하였지만 의학교육 업무를 통해 느끼는 즐거움과 보람은 큰 것으로 나타나 의학교육을 전공하는 것에 대해서는 만족하는 것으로 보인다.
Hewlett & Luce (2006)는 극한의 직업(extreme jobs)이 가진 특징으로 주당 60시간 이상 근무, 예측할 수 없는 업무 흐름, 빨리 진행되는 일정과 빠듯한 마감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과도한 책임 범위, 정규 근무시간 이외의 일과 관련된 잦은 행사들, 24시간 또는 일주일을 고객을 위해 시간을 내어줌(대기함), 이익과 손해에 대한 책임, 멘토링과 인재채용에 대한 책임, 잦은 횟수의 출장, 직접 보고하는 횟수가 많음, 직장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하루에 적어도 10시간 이상이라는 11가지를 제시하면서, 높은 책임감으로 인한 스트레스에도 불구하고, 극한의 직업에 종사하는 대다수의 전문직은 자신의 직업을 사랑하고 만족한다고 하였다. 같은 맥락에서 의학교육 전문부서의 업무도 극한의 직업적 특성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구성원들은 전문직으로서의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의학교육의 위한 노력들이 교육의 질 개선, 의학교육에 대한 의과대학 교수의 태도 변화, 학생의 태도나 성취도 변화 등 실질적인 효과로 나타날 때 직업적 보람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학교육 업무에 대한 즐거움과 보람에도 불구하고, 의학교육 전문부서 교원의 약 87%는 탈진을 경험하고 있었으며, 그 빈도는 1년에 1-2회가 가장 많았다. 이는 의과대학 교수의 30%에서 60%가 디스트레스와 탈진을 경험한다는 결과(Cole et al., 2009)에 비해 훨씬 더 높은 비율이다. 의학교육 전문부서 교원은 교육의 계획에서부터 실행과 평가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 조율하고 협력과 이해를 구해야 할 대상이 많고, 대학 내의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서 중립을 유지하면서 효율적인 방향으로 교육의 개선과 발전을 위해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이러한 복잡한 역할과 책임으로 의학교육 전문부서 교원은 의과대학의 다른 구성원보다 탈진의 경험에 더 많이 노출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 의학교육 전문부서 교원이 탈진을 경험하는 상황은 의학교육 전문부서의 정체성에 대한 회의감, 전문가로서의 역량의 한계, 개인 건강상의 문제 등 개인 내적 요인과 다른 구성원의 부정적 피드백, 처우의 불합리성과 신분의 불안정성, 구성원의 관심과 대학의 지원 부족, 부당한 업무요구와 책임 전가, 비효율적인 업무절차 등 외부 환경적 요인으로 나눠졌다. 또한 이러한 탈진의 상황에 대해 개인적 특성에 따라 인식하는 정도에 차이가 있었다. 여성인 경우, 40대인 경우, 비전임 교원 신분인 경우, 교육학 등 비의학 전공자인 경우 탈진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더 많은 후속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이러한 경향은 결론이 없는 회의가 반복되거나 필요 이상의 과도한 회의 개최 등 업무의 비효율성에서 공통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효율적인 회의 진행이 필요하며, 불필요한 회의를 줄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통한 생산적인 업무진행이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여성의 경우 보직자의 이해와 관심이 부족하고, 모든 업무를 책임져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때 탈진을 더 많이 경험하였는데, 이는 의과대학에서 여자 교수의 경우 탈진을 더 경험한다는 다른 연구결과와 일치한다(Shanafelt et al., 2009). 또한 전통적으로 남성 지배적인 의과대학 환경에서 여성이 느끼는 탈진의 빈도나 정도는 상대적으로 더 높을 수 있다.
탈진은 직무만족도를 떨어뜨리고 심한 경우 직장을 그만두기도 한다. 선행연구에 의하면, 의과대학 근무 중 탈진된 교수들은 3년 이내에 의과대학을 그만두기를 바라거나(Shanafelt et al., 2009), 5년 이내에 의과대학을 그만두겠다고 심각하게 고민한 경우가 42%에 이르렀다(Lowenstein et al., 2007). 이 연구에서도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비율에서 의학교육 전공(업무)에 대해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학교육을 시작하고 3-5년 사이에 그만두기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 시기에 이들에 대한 세심한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이처럼 의학교육 전문부서 구성원도 의과대학의 다른 구성원처럼 탈진에 취약하기 때문에 이들의 탈진을 감소시키고 의학교육 발전에 매진할 수 있도록 몇가지를 제안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의학교육 전문부서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인식은 하고 있으나(Davis et al., 2005; Khalid, 2013), 의학교육 전문부서의 존재와 전문성에 대한 인정과 구성원에 대한 신분보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의과대학 내과 교수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자신이 의미 있다’고 여기는 활동에 자기 시간의 최소 20% 이상을 할애할 수 있어야 탈진을 경험할 확률이 낮다고 한다(Shanafelt et al., 2009). 의학교육 전문부서 교원이 의학교육의 행정업무에 치중하거나 불필요하거나 관련 없는 업무에 시간을 할애하도록 요구하기 보다는 의학교육연구, 교육과정 개발 및 평가, 교수개발 등 의학교육 본연의 업무에 치중할 수 있도록 다른 구성원의 인식변화와 제도적 장치의 확립이 필요하다.
둘째, 의학교육 전문가로서의 전문성을 갖추고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의학교육 전문가들도 평생교육 (continuous professional development)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으며, 의학교육 전문부서 간 교류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의학교육 전문부서의 네트워킹은 전문가 간 정보와 자원들을 교환하고 교류하는 데 도움이 된다(Tekian, 1992). 의학교육학회 산하의 MERCI와 같은 의학교육 전문가 그룹에 이러한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의학교육은 점차적으로 세계화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전문가 그룹을 넘어 국외 학회나 유관기관과의 네트워킹 형성을 위한 개인적 또는 집단적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셋째, 의학교육 전문부서 교원의 전문가 활동에 필요한 기술(의사소통기술, 의학연구방법, 자기관리, 스트레스관리 등)을 제공하는 구조화된 자기계발 프로그램이 있거나 경험 있는 멘토와 멘토링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면 탈진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넷째, 과도한 업무로 인한 개인 시간이나 휴가의 부족은 탈진의 중요한 예언인자 중 하나이다(Shirom et al., 2006). 운동, 취미, 여가활동 등 과도한 의학교육 업무에서 벗어나 개인적인 자기관리를 함으로써 탈진을 감소시키기 위한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 연구는 의과대학에서 학생과 교수 사이의 가교역할을 하며, 의학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의학교육 전문가들의 탈진에 대해 처음으로 다루었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몇 가지 제한점은 다음과 같다. 국내 의학교육 전문부서 구성원이 소수인데, 연구대상 또한 전수조사를 한 것이 아니어서 연구결과를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연구는 의학교육 전문가의 탈진의 현황을 조사하는 것에 초점을 둔 소규모 예비조사로 설문도구 자체에 대한 심리 측정학적 검증은 시행하지 않았다. 또한 의학교육의 특성상 의학교육 전문부서에서 일하는 겸무교수, 의과대학 보직교수, 의학교육관련 위원회 위원 등 다양한 형태로 의학교육 업무에 관여하면서 탈진을 경험하는 경우도 많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 연구에서는 의학교육 전문부서 교원에 한정하여 연구가 진행되었다. 향후 이들에 대한 추가조사를 통해 비교 분석해 본다면 좀 더 교육적 함의가 풍부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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