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의예과 교육: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이 해법인가?
How Can We Improve Premedical Education i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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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When a new educational system for college students in South Korea was established in 1946, the National Committee for Educational Planning adopted a 6-year curriculum of medical education, consisting of a 2-year premedical component and a 4-year medical component. For more than half a century, the premedical curriculum has received little attention. However, it is very important for premedical students to have a range of experiences that could be useful in their future medical careers. In 2005, another change was made to the system of medical education, in which medical schools without a 2-year premedical curriculum were established. This began to stimulate interest in premedical education, and more and more professors have become interested in premedical education as 6-year medical colleges have become more popular than before. Since 2015, the Education and Cultural Center of the Korean Association of Medical Colleges has annually hosted a workshop for redesigning premedical education; these workshops quickly fill up with registrants, reflecting the participants’ lively interest in premedical education. The problems of premedical education are mostly due to students’ and educators’ attitudes. A more effective approach will be needed in the educational system of the future to train highly competent medical doctors. To judge whether an educational program is successful, its aims must be clearly articulated. For this reason, medical colleges must prepare premedical education curricula based on their educational aims. It is expected that the system of premedical education will be strengthened in the future due to the growing awareness of its importance.
서 론
2001년 6월 대한민국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의학전문대학원 추진위원회가 발족되기 전까지 대한민국 의과대학은 의예과 2년, 의학과 4년, 합계 6년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었다. 1990년대부터 의학교육과정 개편에 대한 주장을 하시는 분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정부에서도 이를 공론화하기 시작하더니 2005년부터 의학전문대학원 제도가 시행되기 시작했다. 2006년에는 교육인적자원부에 의해 ‘의치의학전문대학원체제 정착 추진계획’이 발표되었고, 2008년에는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의료인력 양성체제 비교평가 및 전문대학원체제 발전방안 연구’라는 연구과제가 수행되면서 의학전문대학원체제를 도입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준비가 진행되었다[1]. 이 과정에서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을 비교하는 연구가 많이 진행되었고, 의예과를 없애야 운영이 가능한 의학전문대학원으로의 전환을 검토한 것이 역설적으로 우리나라에 의학교육이 도입된 후 처음으로 의예과 교육이 공론의 장에 들어서는 계기가 되었다.
일본의 식민통치 후 미군정체제에 들어서면서 사회 전반에 걸쳐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본문에서 기술할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의학교육체제는 미국의 4+4와 전혀 다른 일본식 6년제 의학교육과정을 도입했다. 초기에는 각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의학교육과정을 운영했으나 1970년대 이후 의학교육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의학교육에 대한 공론의 장이 마련되었고, 1983년 5월에 한국의학교육학회가 발족하였다. 그러나 의예과 교육에 대한 논의는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1997년부터 시작된 의학교육평가인증에서도 지금까지 의예과에 대한 내용은 다루지 않고 있다.
의과대학을 유지할 것인가, 정부방침에 의해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진 2000년대에 의과대학생이 아닌 의학전문대학원생에게 어떤 방식으로 이전의 본과 4년과 다른, 차별화된 교육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토론은 활발하게 이루어졌지만 전체든 일부든 의과대학 신입생을 선발하는 학교에서 의예과 교육에 관심을 가진 학교는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실제로 지난 15년간 “Korean Journal of Medical Education”과 “의학교육논단”에 게재된 논문 중 의예과 학생만을 대상으로 한 경우는 교육과정을 개편하면서 새로 개설된 과목에 대한 소개와 평가를 한 논문을 포함해도 10건이 채 안 될 정도다. 약 1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의학전문대학원을 포기하고 의과대학으로 돌아가는 학교가 많아지면서 과거에 이과대학이나 자연대학에 맡겨 놓은 의예과 교육과정을 의과대학이 직접 운영하는 사례가 늘면서 의예과 교육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게 된 것은 다행이라 할 수 있다.
2015년에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에 교육문화원이 설립된 후 매년 의예과에 대한 워크숍을 진행해 오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에서 의예과에 대한 공론의 장이 마련된 최초의 예라 할 수 있다. 워크숍 계획이 발표되고 신청을 받을 때마다 조기에 마감되는 상황은 그동안 무관심했던 의예과 교육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많아졌음을 반영한 것이라 생각된다. 많은 학교들이 과거에 타 단과 대학에 맡겨 놓았던 의예과 교육을 의과대학에서 직접 운영하기로 하면서 어떻게 하면 의예과 2년을 알차게 보내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풀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자리에 참여하는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본 논문에서는 1940년대에 전국적으로 6년제 의학교육과정이 도입된 후 의학 전공교육에는 나름대로 관심을 쏟았지만 오랜 기간 의예과 교육에 덜 관심을 가지는 동안 어떤 문제가 발생했으며, 이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지에 대해 필자의 의견을 소개하고자 한다.
한국에서 의예과 교육과정의 탄생
1847년에 미국 의학의사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는 의학교육위원회(Committee on Medical Education)를 설치했다. 이것이 미국에서 의학교육에 관심을 가진 이들의 모임이 처음 형성된 것이다. 1876년에는 22개 의학교육기관을 대표하는 이들이 모여 미국의사협회 산하의 연합체를 구성한 것이 미국 의학교육연합회(Association of American Medical Colleges)의 효시다[2]. 1880년대에 의사면허제도가 시행되기 시작하면서 의학교육과정에 변화가 필요했고, 1904년부터 의학교육위원회가 의학교육과정 표준화를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이 때부터 의과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자격요건이 명시되기 시작했고, 필기와 구두시험도 시작되었다.
19세기 말의 병원에서는 의과대학생을 가르치는 임상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지만 병원이라 해도 환자를 제대로 고칠 수 있는 병이 많지 않았으므로 병원의 입원실보다는 진료실이 의학교육에 더 적합했다. 미국의 의과대학생들은 역량을 키우기 위해 유럽으로 가서 단기 의학교육을 받는 일이 잦았다[3]. 1910년에 플렉스너(Abraham Flexner)가 의학교육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의학 교육에도 혁신이 일어났다. 플렉스너는 1889년에 미국 최초로 4년제 의학교육과정을 개설한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을 참고로 하여 2년 간의 기초의학과 2년간의 임상의학교육으로 이루어진 4년제 의학교육과정을 제안하였다[4,5]. 이 교육과정은 임상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기초의학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한 점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19세기 말에 독일의 베를린과 괴팅겐 의과대학에서 실험을 중시하는 교육이 이루어진 것이 미국의 존스홉킨스 의과대학과 플렉스너의 보고서를 통한 의학교육과정의 변화를 일으키는 자극제가 되었다[6,7]. 독일 이민자의 아들인 플렉스너는 미국보다 엄격한 유럽의 의학교육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미국 의학교육에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플렉스너는 4년제 의학교육과정이 이상적이라 제안했고, 의학을 공부하려면 고등학교 졸업 후 최소 2년간 대학에서 기초과학을 공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이 받아들여져 미국에서 의학교육이 4년 과정으로 체계를 잡아가면서 입학조건이 강화되기 시작했다. 나라와 학교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미국에서는 대학의 학부에서 적어도 2년간 생물, 화학, 물리학 등의 교육을 받은 후 시험을 거쳐 의과대학에 들어오게 되었고, 1920년이 되자 미국에서는 92%의 의과대학이 이에 합당한 지원자를 선발했다[8]. 이후로 미국에서는 의과대학 입학요건을 더 강화하기 시작한 것이 오늘날 4년제 학위과정을 마치고, 의학공부를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고, 유럽에서는 6년제 의학교육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대한민국에서는 1945년 11월 군정청 학무국 산하 위원회로 조직된 조선교육심의회(The National Committee on Educational Planning)가 학무국에 건의하여 도입한 미국식 신 학제가 1946년 9월 1일 시작되었으나 유독 의과대학은 미국과 다르게 4년제가 아닌 6년제를 도입하였다[9]. 해방 이전에 경성제국대학 의학부는 예과 2년을 포함한 6년의 의학교육과정을 운영하다가 1934년부터는 예과 3년을 포함한 7년제 교육과정을 운영했고, 나머지 의학교육기관은 이름이 의학전문학교였으므로 4년의 교육과정을 운영했다. 해방 이후 의과대학이 6년제로 결정된 이유로는 첫째, 식민지시기와 마찬가지로 중등교육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였고 대학 진학자도 극소수인 상황에서 의학교육분과위원회 위원들이 의과대학 진학자에게 미국과 같이 타 대학 수료 또는 학사 학위를 입학조건으로 내세워 제도화할 수는 없었을 것, 둘째, 위원들이 낯선 미국식 의과대학 모델보다는 자신들에게 친숙했던 일본식 제국대학 모델을 선호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9].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겠다는 계획 없이 교육과정을 만들어 놓고, 의학교육 4년은 이미 해방 전에 하고 있던 교육을 중심으로 하기 시작했지만 의예과 교육은 방치해 놓다시피 반세기 이상을 흘려보낸 것이 대한민국 의학교육에서 의예과를 대하는 태도였다.
의과대학의 단점이 의예과 교육의 부실이라고?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유도하려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정책에 의해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던 2010년경 우리나라 각 의과대학에서는 이 제도를 어떻게 받아들이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었다. 각종 공식․ 비공식 보고서가 정부 부서는 물론 각 대학별로 준비되었고, 이에 따른 매스컴의 보도내용도 많았다. 신기한 것은 의과대학을 선택할 때의 단점으로 “의예과 교육의 부실”을 거론했다는 점이다[10]. 이에 대해 필자는 아래와 같은 글을 쓴 바 있다[11].
의과대학에서 의사를 양성할 때의 단점 중 하나는 의예과 교육이 부실하다는 점이다. 이것은 교육과학기술부 발표자료, 각 대학에서 여론수렴을 위해 마련한 자료, 2009년부터 시행된 교육과학기술부 용역사업결과 보고서 등에 공통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지금까지 의예과 교육을 제대로 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이제부터 의과대학이라는 교육기관을 선택한다면 전과 달리 의예과 교육을 아주 훌륭하게 운영하겠다는 내용과 의지를 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의학전문대학원이 아닌 의과대학을 선택한 학교에서 논의되고 있는 내용을 보자면 극소수의 학교를 제외하고는 의예과 교육에 대하여 지극히 적은 관심조차도 내보이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의과대학제도를 선택하여 2년간의 의예과 과정을 운영하겠다는 것은 의예과 학생들이 보기에는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명목으로 2년이라는 쓸데없이 기간을 만들어서 학교에 등록금이나 더 받겠다는 심보”로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 2년의 부실한 의예과 과정을 계속 운영하겠다는 것도 웃기는 일이지만 의학전문대학원 제도의 경우에 “학부교육 부실”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 것도 참으로 웃기는 일이다. 필자가 여러 학교의 의예과 과정에 대한 시간표를 받아서 비교해 본 의예과 2년 과정은 최소한 일반학과 4년 과정의 반보다는 충실하게 운영되고 있다.
의학전문대학원 제도의 도입과 함께 각종 보고서에 난무하다시피 등장한 “의예과 교육의 부실”이라는 표현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부실”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한국의학교육평가원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어느 곳에서도 의예과 교육과정에 대한 평가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렇다 보니 수년 전까지도 의예과 교육의 부실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어떤 측정도구도 마련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도 수많은 의과대학 교수들이 “의예과 교육의 부실”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거나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 것은 학생들의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인생에서 소중하기 이를 데 없는 청춘을 그냥 허비하는 것처럼 시간을 흘려보내는 게 안타까워서일 수도 있고, 자신이 의예과 교육에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는 걸 미안하게 생각하여 부실하다고 여길 수도 있을 것이다. 진짜로 부실하다면 이유가 분명히 있어야 하고, 그 이유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부실을 면할 수 있겠지만 아예 관심 자체가 없었으므로 부실에서 벗어날 대책도 방법도 모르는 채 시간을 보내온 것이 비교적 최근까지의 현실이다.
다행히 수년 전부터 의학전문대학원을 포기하고 의과대학으로 돌아가는 학교가 많아지면서 의예과 교육을 의과대학에서 직접 맡기로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새로 2년의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이미 갖추어져 있는 것을 바꾸기보다는 새로 도입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쉬우므로 판을 새로 짜서 각 학교마다 고유의 교육과정을 만들어가는 것은 의예과 교육을 알차게 구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최근에는 학교와 학생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의예과 교육과정을 구성하기 위해 교수들이 아이디어를 짜내기 위한 공부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한 예로 2015년에 한국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협회 산하로 설립된 교육문화원에서는 지금까지 3회에 걸쳐 매년 “의예과 교육 재설계 워크숍”을 진행해 오고 있다. 매년 수용 불가능할 정도로 신청자가 쇄도하고 있는 걸 보면 의예과 교육에 관심을 가지신 분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고, 각 학교가 의예과 교육의 내실을 다지는 일에 전과는 확연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짐작게 한다.
대한민국 의학교육과정에서 반세기 이상 무관심의 대상이었던 의예과는 의학전문대학원제도가 도입되고 사라져가는 과정에서 큰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라 이제야 의학교육과정에서 명실상부한 한 축으로 등장할 준비를 해 가고 있는 중이다.
의예과의 존재 이유
의예과가 존재하는 이유는 수업연한을 제시한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25조에서 “대학(대학원대학을 제외한다)의 수업연한을 6년으로 하는 경우는 의과대학․ 한의과대학․ 치과대학 및 수의과대학으로 한다. 이 경우 그 교육과정은 예과를 각각 2년으로, 의학과․한의학과 ․ 치의학과 및 수의학과를 각각 4년으로 한다”라고 정립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거의 모든 의과대학이 의예과 교육에 관심을 쏟기 시작하는 추세에 있지만 법적으로 의예과 2년을 마쳐야 의학 공부를 시작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예과 2년의 교육과정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에 대한 교육철학이 부재하다 보니 구성원들이 서로 다른 다양한 생각을 가지곤 했다. Appendix 1에 그 내용을 일부 제시하였다[12].
의학을 공부하겠다고 대학에 입학한 의예과 학생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 것인지를 명확히 하지 못한 상태에서 의과대학과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타 단과대학에서 의예과 학생들을 2년간 교육하는 일이 수십 년간 관례처럼 굳어오다 보니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확실치 않은 내용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있어서 의예과 수업시간은 계륵이었고, 대학에서는 확실한 교육목표 없이 대충 시간을 메꾸는 시기였을 뿐이다. 해방 직후 도입한 의사 양성을 위한 학제로 6년제를 선택했기 때문에 교양과정이라는 이름의 의예과 2년이 존재할 뿐, 어떤 교양을 어떻게 공부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는 상태로 오랜 세월을 흘려보낸 것이 Appendix 1과 같이 각 구성원 간 또는 한 구성원 내에서도 서로 다른 여러 가지 견해를 가지게 된 이유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의예과 시절을 편하게 보내는 것을 두고 “논다” 또는 “놀아도 된다”라는 표현을 흔히 사용하곤 한다. “의예과가 놀아도 되는 시기인가?”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화자에 따라서 긍정과 부정의 답이 나뉘어질 것이다. 의학교육 전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이런 표현을 접한다면 “인생에서 가장 활발히 세상을 접하고 모든 일에 의욕이 충만한 시기에 2년을 허비하는 게 말이 되는 이야기인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논다”는 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 용어에는 “학과 수업 이외에 다양한 활동을 하고 그동안 대학입시로 인해 경험해 보지 못한 사회의 여러 측면을 경험한다”는 의미와 “뭘 하는지 모르는 상태로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다”는 뜻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누구나 동의하겠지만 뭘 하는지 모르는 상태로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다면 의예과는 교육과정에서 없애버리는 것이 합당할 것이며, 학과 수업 이외에 다양한 활동을 하고, 그동안 대학입시로 인해 경험해 보지 못한 사회의 여러 측면을 경험한다면 의예과 시절을 보람있게 보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논다”는 말에는 적어도 두 가지 상반된 뜻이 있으므로 바람직한 은유의 뜻을 생각하지 않으면 의예과의 존재이유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의미로 같은 용어를 사용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의예과 학생들의 특징
1997년 말 전 세계적으로 금융계가 불안정해지면서 여러 나라에 금융위기가 찾아왔고, 우리나라도 그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되었다. 급기야 국제금융기금(International Monetary Fund, IMF)으로부터 외환을 빌려야 했고, 그 대신 IMF의 정책을 받아들이느라 금융위기를 벗어나기까지 수많은 직장인들이 직장을 잃어야 했다. 강산이 두 번 변할 세월이 흘렀지만 그때의 경험 때문인지 의사와 공무원의 인기는 전보다 높은 상태가 지속되고 있고, 의예과에 입학한다는 것은 10대 시절에 남들보다 뛰어난 성과를 거두었음을 의미하게 되었다. 10대 시절에 각종 모든 걸 참아 가며 “공부”라고 하는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혁혁한 성공을 거둔 후에 얻은 것이 “의예과 입학”이라는 선물로 찾아온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서 2016년 입학생 약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부모 또는 주변 어른들의 권유에 의해 의예과로 진학한 학생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의사가 되기 위해 의예과로 들어온 것이 아니라 부모 또는 주변 어른들이 하라는 대로 따라 한 것이다. 인생에서 뭘 하고 싶은지를 생각해 보지 않은 채 공부만 해 온 것이 이런 결과를 가져온 듯하다.
의예과 1학년 학생들은 착하고, 긍정적이고, 적극적이고, 호불호가 분명한 편이다. 하지만 학생들 간의 편차가 큰 편이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은 있으나 실천이 어려운 학생, 의기소침한 학생, 수업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학생 등이 함께 존재한다. 자기관리의 측면에서 보면 의과대학 합격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후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경우,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싶어하지 않고 현재의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경우,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경우 등이 있고, 자기관리에 대한 인지도가 학교나 교수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편이다. 기본적인 교양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매너가 부족하여 기본 생활지도가 필요하며, 경험과 체험에 적극적이고, 타인의 개성이나 다양성을 존중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13].
의예과 학생들은 자신들의 실력이 대단한 것으로 착각을 하고 있다. 실제로 현재의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내용은 과거와 비교하여 많지 않으며, 깊이 있는 내용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서 대학에서 과거의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다룬 내용을 교육한다는 내용도 매스컴에 수시로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은 커서 잘못된 걸 지적받는 경우 받아들이기 힘든 경우가 (과거의 학생들보다) 많고 간섭받기를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2006년 10월 3일에 의대가자 카페에 올라온 “예과생, 본과생, 인턴의 뇌구조(Appendix 2)”는 이미 10년도 더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에 의해 회자되고 있는 중이다[14].
Appendix 2를 꼼꼼히 들여다보면 교수 입장에서 볼 때 의예과 학생들의 수업태도가 날이 갈수록 마음에 들지 않는 걸 이해할 수 있다. 자부심은 강하고, 놀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고, 성적에 대한 죄책감은 없고, (공부를 못할 생각은 없지만) 본과에 가서 마음만 먹으면 공부를 잘 할 수 있을 거라 믿고 있으니 수업시간에 다루는 내용에 관심이 없다. 실제로 2011년에 의대생신문에 게재된 내용을 보면 의예과 1학년의 수업만족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15]. 교육내용 만족도에 대해서는 ‘보통’으로 답한 경우가 50.2%로
다수였고 ‘만족,’ ‘불만족,’ ‘전혀 만족하지 못함,’ ‘매우 만족’ 순으로 나타났다. 5점 만점으로 했을 때, 평균 3.08점이고 학년별 평균점수는 의전원 4, 의전원 3, 의전원 1, 의전원 2, 본과 4, 본과 3, 본과 1, 본과 2, 의예과 2, 의예과 1 순서로 나타났다. 고3 때를 떠올려보면 납득이 가는 결과다. 대학만 가면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열정적으로 할 것이고, 교수님들이 해주는 강의는 지루하지 않고 쏙쏙 이해될 것이라는 꿈을 품고 견뎌내지 않았던가! 하지만 벚꽃이 질 때쯤 우리의 환상도 함께 진다. 그 실망감, 모두가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했다. 우리는 적응했다. 강의수준이 낮아서 만족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고 학습량이 과도하다, 교육과정의 현실성이 떨어지고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의학과, 치의학과, 간호학과, 법학과, 교육대학, 사범대학에 우수 학생이 몰리고, 여기에 속하지 않은 대학생들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것은 나라의 미래를 망치는 지름길이다. 국제사회에 나가 싸울 사람을 양성하지 않고, 국내에 머무는 일에만 인재가 모이는 나라가 어떻게 밝은 미래를 기약할 수 있겠는가? 위에 열거한 학과(대학)에서 공부를 한 후 얻을 직업과 공무원은 모두 나라의 경제적 형편이 좋아져야 함께 잘 살 수 있으므로 이들이 국제경쟁을 하지 않는다면 자신들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대접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어려서부터 “좋은 대학 입학”이라는 목표에 맞추어 주어진 틀에 맞추어 찍어내다시피 하는 교육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다양한 측면의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많지도 않은 양의 학습내용이 문제로 출제되었을 때 하나라도 틀리지 않기 위한 훈련을 받으며 자라나다 보니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8–9가지 지성[16] 중 두 가지도 채 측정하지 못하는 시험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해서 우수한 학생이라 할 수 없음은 외국 의과대학생들과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가 있다. 의학을 공부하고 싶어서 고등학교 때부터, 또는 고등학교 졸업 후 재수를 하다시피 하여 의과대학 입학에 요구되는 내용을 미리 공부하여 의과대학에 들어온 후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껏 하는 학생들과 아무 목적의식 없이 주어진 틀에 맞추는 훈련만 받고 대학에 들어와서 학문에는 아무 관심 없이 의사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소양을 닦을 생각은 하지 않고, 학년만 올라가면 어떻게 될 것이라는 기대로 의예과를 보내고 있는 학생들을 비교하는 것은 전혀 의미가 없는 일이다.
세대 차이는 시대를 막론하고 존재하는 것이지만 해가 갈수록 목표의식 없이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의예과 학생들을 대하노라면 대한민국을 지탱할 인재로 키우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실감하게 된다.
바람직한 의예과 교육을 위하여
“의예과 교육을 어떻게 하는 것이 잘 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처음 받았을 때 깊은 생각 없이 4가지 조건을 이야기했다가 후에 이 내용을 정리하여 글로 쓴 것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17].
어떻게 교육을 해야 잘 하는 것인지 고민하던 초임교수 시절에 모 교수께서 “우리가 의예과 교육을 맡아서 수십 년째 교육을 잘 해 오고 있다”는 말씀을 하시기에 “어떻게 교육하는 것이 의예과에서 교육을 잘 하는 것인지요?”라고 질문을 했다가 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든 적이 있다. 그 분은 열심히 교육한 것을 잘 했다고 표현하신 것이다. 아직까지 의예과 교육의 충실성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은 설문조사 외에 어떤 방법도 개발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대학평가기준이나 교원승진규정을 대할 때면 선진국 대학을 따라잡는다는 명목인지는 몰라도 날이 갈수록 교육보다 연구에 대한 비중이 커지는 느낌을 받는다. 그렇게 하는 것이 국가발전에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비싼 등록금을 낸 학생들에게 교수가 교육을 잘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의과대학에서 교육을 제대로 하고 있다”라는 이야기를 하려면 적어도 다음의 4가지 요소는 갖추어야 할 것이다. 첫째, 학생들이 대한민국 의사국가고시를 통과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선진국 의과대학생들과 비교할 때 실력이 뒤지지 않아야 한다. 셋째, 선진국에서 의사로 활약하기 위해 필요한 교육과정을 마련해야 한다. 넷째, 국내・외에서 대학평가를 받기 위한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특정 의과대학의 교육과정이 위 네 가지를 충족시키고 있는지, 또 의과대학에서 10년이 넘게 교육을 담당한 교수께서 나름대로 열심히 가르친 내용이 의사국가고시에 나오는 것인지, 교육 내용이 다른 나라에서도 학생들에게 보편적으로 가르치는 내용인지, 외국에서 전공의 과정을 밟고자 할 때 반드시 필요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지, 국내 대학평가기준을 충족시키는 것인지 등을 모르는 상태에서 교육에 임하는 것은 망망대해에서 배를 열심히 젓기는 하나 목표지점은 모르고 있는 것에 비유해야 할 것이다.
로렌 포프가 쓴 “Colleges That Change Lives(내 인생을 바꾸는 대학)”라는 책에서는 필자 나름대로 교육을 잘 한다고 선정한 미국의 40개 대학을 소개하고 있다. 학교마다 나름대로의 교육 방침에 맞게 교육을 진행한다는 내용에 흥미를 갖게 되어 미국을 방문할 때면 틈을 내어 이 책에 나오는 대학을 방문하는 것이 취미가 되었다. 새로운 학교를 방문할 때마다 입학 담당자 등을 만나 학교의 교육방침, 성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 볼 때마다 ‘차별화된 교육방법이 잘 먹혀 들어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가져 보곤 했다.
말로만 잘 하는 교육은 더는 필요하지 않다. 대학은 교육목표를 확실히 정해야 하고, 교수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훌륭한 성과를 거두고 졸업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렇게 하자면 교육에 쏟는 시간이 지금보다 늘어나야 할 텐데 대한민국 대학을 이끌어가는 힘은 교육에 쏟는 열의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듯해서 안타까울 뿐이다.
위 인용문에서는 의학교육을 잘 하기 위한 조건 4가지를 제안했지만 그 후로 필자는 “학생과 교수의 만족도가 높아야 한다,” “학교가 즐겁고 행복한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를 추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위 4가지 조건은 주로 전공과목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이므로 의예과 과정에서는 별도의 교육목표를 정할 필요가 있다.
의학이라는 학문의 깊이는 나날이 깊어가고 있고, 의예과 때는 특별히 하는 일도 없으니 의학전문대학원체제가 거의 폐지 수순을 밟고 있는 지금 의예과 교육과정을 개편하면서 전공과목 교육기간을 4년에 국한하지 말고 예과 때부터 시작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를 수시로 접하곤 한다. 특정 학교가 6년간의 교육기간 중 다루어야 할 교육내용을 가장 합리적으로 배치하는 과정에서 의학 전공교육을 일찍부터 가르쳐야 할 필요가 있어서 의예과 때 교육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전공과목의 내용이 방대해졌으니 의예과 때 교육을 하자는 것은 교육목표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먹구구식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무엇인가를 성취하려면 목표와 목적이 분명해야 하고, 이것이 분명하지 않으면 일이 끝난 후에 평가가 불가능해진다. 6년 과정의 교육목표를 마련해 놓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교육과정을 마련하다 보면 의예과에서 다루어야 할 내용이 자연스럽게 대두될 것이다. 바람직한 의예과 교육을 위하여 가장 중요한 것은 각 의과대학 교육목표 달성에 가장 적합할 수 있는 의예과 교육과정을 마련하는 일이다.
과거에는 의예과에서는 교양교육, 본과에 올라가면 의학 전공교육을 하는 식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현대인들에게 요구되는 교양이 증가하고 있으니 교양교육은 의예과 시절에 끝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의과대학 기간 전체는 물론 평생에 걸쳐 지속되어야 한다. 따라서 의학 전공과목이 아닌 내용을 교양이라 한다면 교양교육은 의학교육 기간 전체에 걸쳐 진행되어야 한다. 의예과에서는 전공과목을 교육하느냐 하지 않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의학교육과정 전체를 두고 어떤 내용을 본과에 들어가기에 앞서 교육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의학을 공부하려는 허락을 받으려면 대학입시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야 한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입시생들은 자신들의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에서 사교육을 하지 않고도 충분히 공부할 수 있다고 정해 놓은 많지 않은 양의 지식을 가능한 한 완벽하게 공부한 후 실수 없이 다 맞을 수 있는 훈련을 하고 있을 뿐, 자신들의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우수하다”는 것은 경쟁자 중 상대적으로 우수하다는 것일 뿐, 가드너가 주장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능을 잘 갖추었다는 뜻이 아니며, 외국 의과대학에 처음 입학하는 학생들이나 과거의 의과대학 신입생들과 비교할 때 실제로 우수하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날이 갈수록 입시를 위해 모든 걸 미루는 환경에서 자라나다 보니 주어진 것은 잘 하지만 스스로 잘 하지는 못하는 지원자가 양산되고 있다. 전공의 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의사는 교수의 지시 없이도 스스로 제 할 일을 찾아 하는 인재임을 감안하면 의과대학 교육과정 중에 제 할 일은 스스로 찾아서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며, 인공지능이 보편화될 미래의료사회를 감안하면 단순 암기는 지양하고, 이미 알려진 지식을 통합하고 융합하여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과 집단 내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인재로 양성해야 할 것이다. 교수가 살아온 과거의 환경이 그렇지 않았지만 지금 별 문제없이 살고 있다고 해서 똑같은 반복교육을 하는 것은 미래지향적인 교육이 아니며, 과거의 교수가 현재의 학생을 대상으로 미래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내용을 교육하지 않는다면 경쟁력 없는 교육의 표본이 될 뿐이다.
의학교육평가원의 평가기준에 따르면 2014년에 대한의사협회에서 발표한 “2014 한국의 의사상”을 참고로 하도록 되어 있다. 2014 한국의 의사상은 의사들이 전문 직업인으로 추구해야 하는 가치와 역량을 환자 진료, 소통과 협력, 사회적 책무성, 전문 직업성, 교육과 연구라는 5개 영역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환자 진료와 교육과 연구영역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의예과 시절부터 그 소양을 닦기 시작해야 하는 항목이다. 이를 포함하여 각 학교의 교육목표에 부합되는 의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의예과 시절부터 필요한 역량을 갖추어 갈 수 있는 교육과정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결 론
우리나라에서 6년제 의학교육과정을 받아들인 것은 교육철학에 따른 것이 아니었다. 21세기에 접어들 때까지 6년제 의학교육과정 속에서 2년의 의예과 과정에 관심을 가진 이들은 거의 없었지만 의예과는 미래의료사회에서 핵심역할을 할 의사로 자라남에 있어서 많은 걸 경험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다. 그동안 의예과 과정에 관심이 부족하기는 했지만 2015년부터 매년 한국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협회 교육문화원에서 워크숍을 개최하고 있고, 참가자들이 조기 마감 등 관심을 가진 분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의예과 학생들을 교육하기 어려운 것은 의예과 교육에 임하는 자세가 바람직하지 못하기 때문이지만 미래사회에서 활동할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경쟁력 있는 교육내용을 효율적으로 집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 교육의 성패를 판정하기 위해서는 교육목표가 분명해야 하며, 각 의과대학은 자체 교육목표를 잘 달성할 수 있도록 6년의 교육기간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마련해야 한다. 법적으로 정의된 2년을 의예과로 간주한다면 입학 후 2년 동안 어떤 내용을 어떻게 교육하는 것이 교육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지에 대한 고민과 함께 교육과정을 구성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의예과 교육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지만 다행히 최근에 의예과 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교육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으므로 앞으로 많은 교육자들이 앞장서서 더 경쟁력 있는 의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의예과 교육을 활성화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