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의과대학에서의 진로탐색 및 진로지도 프로그램
The Career Counseling Program in Medical Schools outsid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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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Medical students can choose to pursue any of a large number of specialties. This diversity reflects exciting op-portunities, yet it also present significant challenges, such as providing medical students with adequate resources and guidance to help them to make informed career decisions. Additionally, because the medical in-ternship will be abolished in the near future, many Korean medical schools have recently focused on imple-menting a career planning and advising program. This paper describes the Careers in Medicine (CiM) program offered by the Association of American Medical Colleges as a framework for other schools to adopt or adapt as they consider the best ways to address the career counseling needs of their own students. CiM is a comprehensive career planning program that provides students with the skills, information, and resources to choose a specialty and residency program that meets their career goals. CiM follows a four-year, four-step career planning process including self-understanding, exploring a variety of medical careers, and finally choosing a specialty. The CiM program has been evaluated as successful because of widespread participation and positive feedback from medical students. The information in this study can be used to develop a formal career advising program throughout the four years of medical school.
서 론
흔히 의과대학에 입학하면 진로가 결정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4년 또는 6년간의 의학공부를 마친 후 의과대학생들은 구체적인 진로를 선택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기초의학을 할지 임상의학을 할지 그리고 세부적인 전공 분야도 결정해야 한다. 이 외에도 의학전문기자, 의료소송 전문변호사, 해외의료봉사활동, 의학연구원 등 다양한 진로를 선택할 수 있다(Hur & Lee, 2012). 자신에게 적합한 진로를 선택하는 것은 의과대학생들에게는 중요한 의사결정 중의 하나이며, 진로 미결정은 학생들에게 불안과 스트레스를 야기하는 주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Savickas et al., 1985). 더욱이 최근 진로탐색의 기회가 되었던 인턴제도의 폐지가 논의되면서 의과대학에서 졸업 후 진로지도교육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의과대학생의 진로탐색에 대한 국내 연구에서 84.8%의 의과대학생이 대학에서의 진로지도가 필요하다고 답하였으며, 특히 자신의 적성에 맞는 전문과목 선택방법이 진로지도의 중요한 교육내용이 되어야 한다고 하였다(Chung et al., 2001). 졸업 후 선택하게 될 진로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한 연구들(Kang et al., 2000; Lee et al., 2009)도 있었는데, 입학 학생들의 특성에 관계없이 내과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진로선택변인에 대한 연구들의 결과를 보면, 의과대학생들은 의과대학생활에서의 경험, 성격적 요인, 교육과정에서 배운 내용, 임상실습에서의 경험, 주변 사람들(가족, 친지, 교수 등)의 권유, 자신이나 가까운 사람의 질병 등 다양한 이유로 전공을 선택하게 된다(Jung et al., 1999; Lee et al., 2009; Lim & Cho, 2002). 이처럼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일부 의과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의과대학생들이 졸업 후 선택하게 될 진로에 대한 선호도나 진로선택변인에 대한 연구들이 주로 이루어져 왔을 뿐, 구체적인 진로탐색 및 지도 프로그램이나 교육과정을 제시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반면 국외 연구에서는 의과대학생들의 진로에 대한 선호도나 선택과 관련된 요인에 대해 국가 단위의 설문조사를 통해 조사하거나(Lefevre et al., 2010), 시간에 따른 변화를 파악하는 등(Svirko et al., 2013) 다양하게 접근한 연구들이 많았다. 또한 미국의과대학협회(Association of American Medical Colleges)에서는 Careers in Medicine (CiM)이라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의 의과대학들은 CiM을 각 대학의 특성에 맞춰 운영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Sweeney et al., 2012; Zink et al., 2007). 이 연구에서는 외국 의과대학에서의 진로탐색 및 진로지도 프로그램을 고찰하여 향후 우리나라 의과대학에서의 졸업 후 진로교육을 위한 유용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미국의과대학협회의 Careers in Medicine과 운영사례
미국의과대학협회에서 CiM이라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의과대학생들에게 자신에게 적합한 전공 분야를 선택하기 위한 기술, 정보, 자원들을 제공하는 포괄적인 진로지도 프로그램이다. CiM에서는 의과대학생들에게 적합한 전공 분야를 결정하기 위한 4년에 걸친, 4단계의 진로계획과정(career-planning pro-cess)을 제시하고 있다(Figure 1). 좀 더 구체적으로 CiM은 전공선택을 효과적으로 결정하기 위해 의과대학생 자신의 개인적 특징 및 선호도를 평가할 수 있도록 하고 전공 분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여 최종적으로 자신에게 적합한 전공 분야를 선택하게 하는 것으로 각 단계별 개요는 Table 1과 같다.
진로계획과정의 첫 번째 단계는 자기 자신 이해하기이다. 이 단계에서는 전공 분야 미결정(specialty indecision), 흥미, 가치관, 성격 등에 대한 자가평가활동들이 제공된다. 먼저 전공 분야 미결정을 자가평가하는 specialty indecision scale는 35개의 문항으로 구성된 측정도구로서 자신이 의사결정과정 단계 중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보여주고 전공 분야 선택에 대한 걱정이나 문제를 극복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흥미(interest)는 medical specialty preference inventory를 통해 측정되는데, 이는 의과대학생들이 향후 선택할 가능성이 있는 16개의 주요 전공 분야에 대한 선호도를 제시한다. 가치관(values)은 physician values in practice scale (PVIPS)를 통해 측정되며, PVIPS는 6개의 핵심 가치, 즉 자율성(autono-my), 관리(management), 명성(prestige), 봉사(service), 생활방식(lifestyle), 학문적 추구(scholarly pursuits)에 대한 60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성격(personality)은 Myers-Briggs type indicator나 Keirsey Temperament Sorter 중 한 가지를 이용하여 자가평가된다. 각 개인의 전공 분야 미결정, 흥미, 가치관, 그리고 성격 등에 대한 기록에 의거하여 가장 적합한 전공 분야를 제시하며, 이러한 기록에는 당사자만 접근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두 번째 단계는 전공 분야에 대한 탐색과정이다. 이 단계에서는 전공 분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주요 전공 분야의 수련과정뿐만 아니라 임상의사 이외의 다른 진로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특히 CiM에서는 125개 이상의 전공 분야에 대해 각각 전공 분야의 업무, 전공의 프로그램, 경쟁률, 월급 등 상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전공 분야에 대한 탐색과정을 통해 의과대학생들로 하여금 선택하고자 하는 전공 분야의 폭을 좁히고, 관심 전공 분야에 대해 좀 더 알아볼 수 있는 선택실습 등의 경험을 갖도록 한다.세 번째 단계는 첫 번째와 두 번째 단계를 통해 얻은 자기 자신과 관심 전공 분야에 대한 정보를 통합하여 전공 분야를 선택하는 것이다. CiM에서는 의과대학생에게 가장 적합한 전공 분야 선택을 돕기 위해 의과대학생이 고려하고 있는 몇 개의 전공 분야를 비교한 의사결정과정모형을 제공한다.
마지막 단계는 전공의 과정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 과정은 의과대학생들에게 전공의 지원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구체적으로는 전공의 지원할 때 필요한 이력서, 자기소개서, 추천서 작성방법 그리고 면접 및 매칭 시스템에 대해 소개한다.
CiM은 각 의과대학의 교수나 교직원들이 의과대학생들의 진로탐색 및 지도를 돕는 프로그램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자원들을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의 의과대학들은 CiM을 각 대학의 특성에 맞춰 운영하고 있다.
1. 미시건의과대학의진로개발프로그램(Career DevelopmentProgram)
미시건 의과대학의 Career Development Program (CDP)은 미국의과대학협회의 CiM에서 제시하고 있는 4단계 프로그램에 맞춰 평가(assessment), 진로탐색(career exploration), 진로선택(career selection), 시행(implementation)의 4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제1단계에서는 의학과 1학년과 2학년 학생들에게 전문 상담사의 지도하에 자가평가를 실시한다. 제2단계인 전공 분야 탐색과정으로서 의학과 1학년부터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전공 분야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의학과 2학년부터 4학년 학생들에게는 전공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그 분야에 대해 좀 더 체험할 수 있는 섀도우 프로그램(shadow program)과 연구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제3단계에서는 의학과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지도교수(faculty career advisor)와 함께 자신에게 적합한 전공 분야를 선택하는 의사결정과정을 제공한다. 제4단계에서는 특히 전공의 지원과 관련하여 어려움을 가진 학생들을 지원하는 위험군 관리(at-risk plan)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CDP의 다양한 프로그램 중 진로선택, 전공의 과정 지원준비, 면접 그리고 CDP 프로그램 평가에는 의과대학생들이 반드시 참여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Zink et al. (2007)은 졸업생 설문조사로부터 미시건 의과대학생들이 교수의 멘토링, 진로와 관련된 자가평가활동, 전공 분야에 대한 정보 등 CDP에 대한 만족도가 점점 증가하고 있고, 다른 의과대학의 만족도 점수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다고 보고하고 있다.
2. 벤더빌트의과대학의Careers in Medicine
벤더빌트 의과대학의 CiM은 의과대학생들이 4년에 걸쳐 전공 분야를 탐색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한다는 목적으로 2005년에 도입되었다. 이 CiM의 특징 중 하나는 전공탐색 기회를 의학과 1학년 때부터 제공한다는 것이다. 의학과 1학년 학생들은 학기 초에 전공 분야와의 만남(specialty speed dating)을 통해 각 전공 분야의 교수 및 전공의들과 5분 내외의 짧은 만남을 가짐으로써 조기에 다양한 전공 분야를 경험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전공 분야 박람회(specialty fair)에서는 각 전공과의 의사, 전공의, 의학과 4학년 학생들이 전공과목에 대해 홍보하고, 의학과 2학년 학생들은 관심 전공 분야에 대해 좀 더 알아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의학과 3학년 임상실습 시 어떤 과목을 등록할지 결정하게 된다. 백스테이지 패스 프로그램(backstage pass elective)은 다양한 전공 분야의 의사 패널과 토의할 수 있는 수업과 전공 분야의 의사와 함께 그 분야에 대해 좀 더 체험할 수 있는 섀도우 프로그램으로 구성되며, 학기당 30명 정도의 의학과 1학년과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 다른 벤더빌트 의과대학 CiM의 특징은 학생 대표들을 CiM 운영위원회의 위원으로 포함시켜 CiM 개발부터 평가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관심 전공 분야에 대해 학생 스스로 조사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학생자조모임을 활성화시키는 등 학생 참여를 최대화시켰다는 것이다. Sweeney et al. (2012)은 벤더빌트 의과대학에 CiM이 도입된 2005년 이후 졸업생들의 진로지도 프로그램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와 유용성 평가점수가 다른 의과대학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다고 보고하였다.
의과대학 자체 개발 진로탐색 프로그램의 운영사례
1. 메이오의과대학과브리티시콜롬비아대학의진로탐색을위한선택실습과정
메이오 클리닉(Mayo Clinic)에서는 의학과 1학년과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공탐색, 연구, 그리고 사회봉사를 할 수 있는 선택실습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Keating et al. (2013)은 전공 분야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임상의학교육과정을 받기 전의 경험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소아과에서 일주일 동안 소아과에 대한 소개, 소아과학과 관련된 이슈에 대한 워크숍, 패널 토의, 그리고 섀도우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 경험을 소개하였다. 의학과 1학년과 2학년 학생들 중 25% 이상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였으며, 참여한 학생들은 소아과에 대한 지식을 넓힐 수 있었고 흥미를 높일 수 있었다고 평가하였다.
브리티시 콜롬비아 대학(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에서는 의학과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2주간의 선택임상실습과정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정규임상실습과정과는 달리 외래 또는 지역사회에서 전공 분야와 관련된 경험을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Mihalynuk et al. (2006)은 선택임상실습과정이 전공 분야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였다.
2. UCLA의과대학의진로탐색칼리지프로그램
의학과 4학년 때의 교육과정이 다소 느슨하다는 지적에 따라 UCLA에서는 의학과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칼리지 프로그램(college program)이라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칼리지(college)란 교육과정 운영 및 실행을 위해 관련성이 있거나 비슷한 특성을 갖는 전공 분야들끼리 묶는 구조를 말하며, UCLA 에서는 6개로 구성하였다. 학생들은 의학과 4학년 교육과정이 시작될 때 1주일 동안 6개의 칼리지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소개받고 서브인턴십에 대비하게 된다. 그 후 칼리지 책임교수는 멘토로서 지속적으로 저녁식사시간을 이용하여, 최신 의학지식 및 술기 관련 교육부터 전공의 지원과정 설명까지 다양한 주제의 세미나를 개최한다. Coates et al. (2008)은 학생들이 의학과 4학년 때의 자유가 침범된다고 불평할 것으로 생각했으나, 학생들이 멘토와 좋은 관계를 발전시키고 유지할 수 있었고 전공의 과정을 준비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한 결과를 보고하였다.
결 론
자신에게 적합한 진로를 선택하는 것은 의과대학생들에게는 중요한 의사결정 중의 하나이다. 최근 진로탐색의 기회가 되었던 인턴제도의 폐지가 논의되면서 의과대학에서 졸업 후 진로지도교육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일부 의과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의과대학생들이 졸업 후 선택하게 될 진로에 대한 선호도나 진로선택 변인에 대한 연구들이 주로 이루어져 왔을 뿐, 구체적인 진로탐색 및 지도 프로그램이나 교육과정을 제시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의과대학생을 위한 진로탐색 및 진로지도에 관한 국외 사례를 고찰하여 향후 의과대학에서 졸업 후 진로지도를 위한 유용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미국의과대학협회의 CiM은 의과대학생들에게 자신에게 적합한 전공 분야를 선택하기 위한 기술, 정보, 자원들을 제공하는 포괄적인 진로지도 프로그램이다. CiM에서는 4년에 걸친, 4단계의 진로탐색 및 지도과정을 제시하고 있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CiM은 전공선택에 대해 효과적으로 결정하기 위해 의과대학생 자신의 개인적 특징 및 선호도를 평가할 수 있도록 하고 전공 분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여 최종적으로 자신에게 적합한 전공 분야를 선택하게 하는 것이다. 미국의 의과대학들은 CiM을 각 대학의 특성에 맞춰 운영하고 있다. 특히 미시건 의과대학에서는 전공의 지원과 관련하여 어려움을 가진 의학과 4학년 학생들을 지원하는 위험군 관리(at-risk plan)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고, 벤더빌트 의과대학에서는 학생 대표들을 CiM 운영위원회의 위원을 포함시켜 CiM 개발부터 평가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관심 전공 분야에 대해 학생 스스로 조사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학생 자조 모임을 활성화시키는 등 학생 참여를 최대화시켰다. 그 외에도 메이오 클리닉과 브리티시 콜롬비아 대학의 선택 실습 과정이나 UCLA의 멘토링 프로그램 등도 의과대학생의 진로탐색 및 선택에 도움이 되었다고 보고되었다.
향후 미국의과대학협회의 CiM에서 보듯이 의과대학 혹은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학생들이 자신에게 적합한 전공 분야를 미리 발견하기 위해서는 전 학년에 걸친 체계적인 진로지도 시스템이 도입되어야 할 것이다. 즉, 학년에 따라 학생들에게 다각적인 진로정보가 제공되고, 다양한 진로와 관련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체계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의과대학생을 위한 진로지도 시스템에 대한 양적 및 질적 평가가 이루어지고, 그 결과에 의거하여 그 경험이 공유되고 확산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