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생의 행복과 의학교육의 과제
Happiness of Medical Students and Tasks in Medical Edu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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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Purpose
Core competencies for becoming a good physician have been the focus of recent discussion. Understanding students' state of mind should be included in this analysis. Thus,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review recent research papers on subjective well-being in medical education and propose some suggestions.
Methods
A selective search was conducted of the literature that has been published since 2000 in the Medline, Riss4U, ERIC, and KoreaMed databases using the search terms ‘happiness’, ‘subjective well-being’, ‘satisfaction’, and ‘stress’. Thirty seven studies were included in this review. Each was categorized according to 3 subjects (satisfaction, positive affect, negative affect).
Results
Most studies showed relatively high levels of distress in medical students, which was related to academic worries. Although medical students were under a great deal of distress, they regarded help-seeking behavior for their distress as weakness or something negative.
Conclusion
To decrease medical students' distress and sustain their well-being, there should be a change in students' awareness through curriculum, teaching methods, and coping strategies in medical education.
서 론
의료서비스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의사 중심이 아닌 환자 중심의 구조가 강조되고 있으며 사회는 이러한 패러다임에 맞추어 의사에게 의사소통, 대인관계 기술뿐만 아니라 다양한 역량을 요구하고 있다. Epstein & Hundert (2002)은 cognitive, technical, integrative, context, relationship, affective/moral, habits of mind 등의 7가지 의사의 역량을 구성하고 각각의 구체적인 세부항목을 제시하였고, Kang (2010)은 의료인이 갖추어야 하는 자질을 전문적 지식, 실제적 기술, 그리고 인간적 자질이란 세 가지 핵심적인 요소로 구분 지었다. 주로 임상실습에서 다루어지는 전문직업성(professionalism)에 대한 평가항목에도 정직과 성실, 책임성과 신뢰성, 타인에 대한 존중, 이타주의적 태도, 탁월성에 대한 헌신, 환자에 대한 존중 등이 포함된다(Jeon, 2008). 이와 같이 의료인의 역량에 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으며 각 의과대학은 이러한 역량 강화를 위해 교육목표를 선정하고 교육과정을 편성한다.
좋은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 학생들이 갖추어야 할 핵심 역량을 선정하고 이를 의학교육에 반영하는 노력과 함께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은 바로 의과대학생들의 심리상태이다. 개인의 심리상태가 불안정하다면 안정적이고 규칙적인 학습이 어려울 것이며 결코 핵심 역량에 부응하는 의사가 되기 어렵다. 이는 의사 개인의 차원에서만 우려되는 문제가 아니다. 심리상태가 불안정한 의사는 그렇지 않은 의사들에 비해 의료 실수를 더 많이 저지르게 되고(Fahrenkopf et al., 2008), 의과대학 재학 중 경험하는 스트레스는 졸업 후 직업생활에서의 정서문제로 이어져 결국 환자를 다루는 능력 저하로 나타나게 된다(Krakowski, 1982; Wolf et al., 1989; Shanafelt et al., 2002). 따라서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해서 행복한 의사가 선행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그러나 의과대학생들은 학업 및 대인관계 등으로 인하여 상당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으며 일반 대학생들에 비해 사회적 관계, 수면과 휴식, 레저와 여가 활동 등에서 삶의 질이 낮은 편이다(Woods et al., 1966; Min et al., 2000; Givens & Tjia, 2002; Dyrbye et al., 2005, 2006, 2007). 물론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는 수행 능력에 긍정적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스트레스는 심혈관계 질환, 위장관계 질환, 정신신체장애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만성적 스트레스는 면역기능의 저하를 유발하며, 신경전달물질의 항상성에 영향을 미쳐 우울증, 자살, 충동적 행동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Korean Nuropsychiatric Association, 2005).
따라서 의학교육과정에서 의과대학생들의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행복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심리학에서 행복이라는 개념은 1980년대 주관적 안녕감(subjective well-being)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으며(Kim, 2011), 인지적 삶의 만족감, 빈번한 긍정적 정서, 낮은 빈도의 부정적 정서가 주관적 안녕감의 핵심 요소이다(Diener, 1984). 그러나 의학 교육에서 주관적 안녕감에 대한 관심은 최근에 증가하기 시작하여 의과대학생들의 삶의 만족과 대처기술을 다룬 연구는 많지 않고(Kjeldstadli et al., 2006), 주로 의학교육에서 추구해야 하는 의사의 역할과 자질에 대한 연구가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져 왔다(Kim, 2001; Kim & Hur, 2005; Hur, 2010). 그러므로 의과대 학생들의 주관적 안녕감에 대한 연구동향 파악 및 학생들의 주관적 안녕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
본 연구의 목적은 국내외 관련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의과대학 생들의 주관적 안녕감 파악 및 관련 요인을 분석한 후 스트레스 감소 및 대처 전략, 주관적 안녕감 유지 등과 관련된 의학교육에서의 구체적인 과제를 제시하는 것이다.
본 론
가. 주관적 안녕감(Subjective well-being)
행복이란 개념은 Diener (1984)가 제시한 주관적 안녕감에 의 해서 구체적인 연구가 진행되기 시작하였다. 주관적 안녕감이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상황에 대하여 어떻게 평가하고 있으며, 어떤 경험을 하고 있는가를 측정하는 것으로 정서적 요인과 인지적 요인을 포함하고(Diener, 1984, 1999) 행복의 경험에 대한 주관성을 강조하며 삶의 만족감, 빈번한 긍정적 정서, 낮은 빈도의 부정적 정서를 경험의 핵심 요소로 정의한다(Lim et al., 2010)
주관적 안녕감의 요소 중 삶의 만족감은 개인이 스스로 선택한 기준들을 근거로 자신의 삶의 질을 총체적으로 평가하는 인지적 판단과정이다(Andrews & Withey, 1976; Shin & Johnson, 1978). 긍정적 정서는 긍정심리학의 영향으로 인하여 최근 상당한 학문적 관심을 받아오고 있다. 물론 그동안 심리학 분야에서 정서 이론은 부정적 정서에 대한 연구들을 통해 발전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Fredrickson, 1998, 2008). 의학교육에서도 과거에는 주로 의과대학생들의 스트레스와 관련된 정신적 고통을 다루었으나 최근 긍정적인 심리건강과 안녕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Kjeldstadli et al., 2006). 특히 긍정적 정서의 긍정적 효과가 다양하게 입증되어 왔기 때문에 긍정적 정서의 중요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Carnevale & Isen, 1986; Fredrickson & Levenson, 1998; Fredrickson et al., 2000; Danner et al., 2001; Harker & Keltner, 2001; Lyubomirsky et al., 2005; Wadlinger & Isaacowitz, 2006; Waugh & Fredrickson, 2006)
Fredrickson (1998)이 주장한 확장과 수립 이론(the broadenand- build theory)에 의하면 긍정적 정서를 경험할 때 인간은 사고의 폭이 넓어지고 깊어지게 되어 행동의 레퍼토리(thoughtaction repertoires)를 확장시킨다. 따라서 의사들이 다양한 상황에 대한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 긍정적 정서를 경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긍정적 정서와는 반대로 부정적 정서는 사고와 행동의 레퍼토리를 제한하고 좁히는 기능을 한다(Fredrickson & Branigan, 2005; Koo et al., 2009), 부정적 정서에는 우울, 불안, 분노, 경멸, 메스꺼움, 죄의식, 공포, 신경증과 같은 다양한 혐오적 정서 상태가 포함되며 긴장과 불안, 의기소침과 낙심, 피곤과 무기력, 혼돈과 당황, 분노와 적개심 등과 관련이 높다(Lee et al., 2003). 실제로 많은 의과대학생들에게 우울 성향이 많이 나타나며, 경쟁적 환경 및 유급제도 등으로 인한 긴장과 불안을 항상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처 및 관리가 요구된다.
나. 의학교육에서 주관적 안녕감 관련 연구 동향
의학교육에서 주관적 안녕감을 구성하는 삶의 만족감, 긍정적 정서, 부정적 정서, 특히 부정적 정서와 깊은 관련이 있는 스트레스에 관한 선행연구들을 분석하였다. Medline, Riss4U, ERIC, KoreaMed 등에서 관련 키워드를 중심으로 2000년 이후의 연구들을 검색하여 국내 연구 19편, 국외 연구 18편을 최종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총 37편의 연구들에 대한 내용 분석을 통해 연구 주제, 연구 방법, 연구 대상, 연구 결과 등을 파악하였다. 아울러 주제, 저자, 연도, 출처, 제목, 연구 방법, 연구 대상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하였다(Tables I, II).
1) 국내 선행연구
2000년 이후 국내에서 진행된 주관적 안녕감의 만족도 부분에 대한 9편의 연구 가운데 6편은 전반적 만족도를 분석하였다. An et al.(2010), Park & Ahn (2011)의 의과대학생들의 교육과정 만족을 다룬 연구, Shin & Yang (2007), Lim & Kim (2005)의 전 반적인 생활만족을 다룬 연구 모두 만족도는 대체로 높은 편이 었으나, Park (2011)의 전공만족도 연구에서는 보통 수준에 머물렀고, Hur (2010)의 의학전문직업교육 측면에서는 전반적으로 불만족을 보였다. 이러한 불일치는 의과대학 특성상 학교에 따른 교육과정 차이, 개인의 특성, 심리적 요인, 학년, 성별, 대인관계 등의 다양한 변인들이 만족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과대학별 특성에 따른 만족도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의과대학생활만족과 다른 요인들과의 관계를 분석한 4편의 연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Ko et al.(2007)의 연구에서는 스트레스 대처방식이 의대생들의 주관적 안녕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밝혔으며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의학과 학생들보다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학생들이 대학생활만족도가 높고, 부정적 정서가 낮다는 것이다. 이는 의전원 학생들이 사용하는 적극적 스트레스 대처방식과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Hur et al.(2009) 는 의과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생활습관개선 프로그램이 삶의 만족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음을 나타냈고, Lee et al.(2006)는 학생들의 생활만족이 높을수록 자신감의 하위구성 요인의 정도도 높음을 밝혔다. 또한 Joo (2001)의 연구에 따르면 의과대학생 들은 다른 성취보다 학업성적과 대학생활만족도에서 가장 높은 상관을 보였으며 이를 통해 학생들이 시험점수라는 외재적 목표 지향적 자세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학업에 대한 저조한 내재동기가 학업 자체에 대한 만족을 일으키지 못하여 결국 부정적 정서를 유발하게 되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일으킬 수도 있음을 비추어 볼 때, 의과대학생들의 내재동기 향상은 중요한 문제 이다.
긍정적 정서를 다룬 2편의 연구를 살펴보면 Shin & Jeon (2011)의 도움요청행위(help-seeking behavior)에 대한 연구, Kim et al.(2004)의 목표 및 성취지향성에 대한 연구가 있다. 두 연구는 긍정적 정서를 유발할 수 있는 도움요청행위와 목표 및 성취지향성이 높을수록 행복도가 높으며 학교생활에 더욱 잘 적응한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연구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공통적인 부분은 바로 부정적 정서인 의대생들의 높은 스트레스 수준이다. 그 중 학업 관련 스트레스가 가장 높으며 이는 국외 연구와도 일치하는 결과 이다. 의과대학생이 감당해야 하는 많은 학업의 양과 상대적으로 부족한 시간, 의과대학만이 가지고 있는 유급제도에 대한 불안, 잦은 시험으로 인한 긴장 등의 다양한 학업 관련 요인들이 학생들의 스트레스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Jun et al., 2000; Kim & Han, 2005; Lee et al., 2007; Kim & Jeon, 2008; Han et al., 2009; Shin & Jeon, 2011).
이 외에도 학생들의 스트레스로 언급된 요인들로는 동료들과의 대인관계의 문제 또는 교수-학생간의 제한된 관계, 본과 1학년으로 진학함에 따라 갑자기 바뀐 교육환경에 대학 부적응, 3학년이 되어 임상실습이라는 새로운 스트레스 등이 언급되었다 (Ahn et al, 2007; Lee, et al., 2007).
이와 같이 학생들은 다양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Shin & Jeon (2011)의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업에 대한 어려움을 느끼는 반면에 30%의 학생만이 상담 프로그램 및 교수진과의 상담을 이용하였다. 학생들은 개인의 스트레스를 단지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 것으로 인지하며, 상담 프로그램에 대하여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Shin & Jeon, 2011). 이는 의과대학생들이 정신건강문제를 개인의 약점이라고 생각하는 국외 연구와도 일치한다(Chew-Graham et al., 2003).
2) 국외 선행연구
2000년 이후 18편의 주관적 안녕감을 다룬 국외 연구들 가운데 만족도를 조사한 2편의 연구 결과는 국내 연구처럼 서로 일치 하지 않는 결과를 보였다. Kjeldstadli et al.(2006)의 연구에서 의 과대학생들과 일반대학생들의 삶의 만족도가 신입생 시기에는 유사하였으나 점차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의과대학생들의 삶의 만족도가 감소하였다. 이는 학업의 양과 깊이의 증가로 인한 부 담이라는 요인이 작용하였을 가능성이 크다. 이 연구는 아울러 학년이 올라감에도 불구하고 높은 삶의 만족도를 유지한 학생들의 특성을 관찰하여 의과대학생들이 개인적, 사회적 삶에 적절한 시간을 투자해야 하며, 스트레스 대처방법과 건강증진 전략의 중요성을 주장하였다. Ball & Bax (2002)는 의과대학 1학년 학생들에게 자기관리에 대한 강좌, 정보제공, 집단토론, 피드백 제시 등의 교육적 개입 후 삶의 전반적인 만족도를 측정하였다. 교육적 개입 전, 후의 만족도에 있어서 향상이 나타났으나 여전이 학생들은 대부분 삶에 대한 불만족을 보였다. 교육의 특성상 내 면적 부분은 교육의 장기적인 개입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기적 연구가 아닌 장기적 연구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아울러 삶의 만족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 환경과의 협력적 개선도 필요함을 알 수 있다. 두 연구의 만족도가 불일치하는 이유는 국내 연구와 같이 다양한 개인적, 사회적 요인들이 만족도에 영향 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긍정적 정서를 다룬 8편의 연구들 중 Chew-Graham et al. (2003)의 도움요청행위에 관한 연구를 제외하고는 모두 안녕감 (well-being)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Chew-Graham et al. (2003)은 질적 연구방법을 통하여 도움요청행위에 대한 학생들의 부정적 인식을 조사하였다. 학생들은 의학공부가 상당한 스트레스를 가져오지만 도움요청행위는 신입생 시기부터 피한다고 하였다. 정신건강문제는 개인의 약점이며, 도움요청행위는 정신적 질병의 낙인효과를 가져온다고 인식하기 때문이었다. 이 는 의과대학생들이 상담 프로그램, 정신건강 서비스 등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지 않는 결과를 이끌어왔고(Givens & Tjia, 2002), 도움요청행위 장려를 위한 의과대학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안녕감을 다룬 연구들은 대부분 다른 요인들과의 관계를 밝혔다(Thomas et al., 2007; Dunn et al., 2008; Ratanawongsa et al., 2008). Thomas et al.(2007)은 안녕감이 인간관계의 성공을 이끄는 공감 능력과 정적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었고 Dunn et al. (2008)은 ‘coping reservoir’ 라는 의대생 대처방법 모형을 제시하며 학생들이 이러한 대처방법에 관심을 갖는 것이 안녕감을 높이고 스트레스를 최소화한다고 주장하였다. Ratanawongsa et al.(2008)의 연구에서는 안녕감이 환자와의 관계, 동료와의 상호 작용, 수행 능력, 동기에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과대학 생들은 안녕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업으로 인해 안녕감을 충족시키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Lee & Graham, 2001). 따라서 Lee & Graham은 행복 관련 수업을 통해 안녕감을 충족시키는 행동에 참여하도록 장려하였고 이에 대한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고자 하였다. 안녕감은 선행연 구들을 통해 다양한 요인과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관련 요인의 촉진 및 수업 개설을 통해 의과대학생들의 안녕감 증진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국내 연구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국외 연구에서도 의과대학생들이 상당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Chew-Graham et al., 2003; Dyrbye et al., 2005, 2006, 2007). 스트레스와 관련하여 Dyrbye et al.(2005)는 distress를 stress, anxiety, burnout, depression의 4가지로 분류하였으며, 학생들이 겪는 스트레스가 학업수행 능력을 저하시키고, 학업부정행위, 냉소주의, 약물남용을 가져올 수 있음을 경고하였다. 아울러 의과대학이 적극적으로 학생들의 스트레스의 증상, 원인, 결과를 인지해야 하고 학생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평가해야 함을 주장하였다.
스트레스 관리의 중요성으로 인해 스트레스 대처방법을 다룬 연구들이 있다. Dunn et al.(2008)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의대생 대처방법 모형을 제시하였고, 막연한 희망을 바라는 소극적 대처방법이 아닌 문제해결을 위한 적극적 대처방법을 사용한 학생이 높은 삶의 만족을 유지한다는 결과도 있다(Kjeldstadli et al., 2006). 의과대학생들이 높은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처 전략이 요구된다.
결 론
지금까지 주관적 안녕감과 관련한 국내외 선행연구의 내용을 분석하였다. 이를 기반으로 본 장에서는 의대생들의 삶의 만족을 높이고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의학교육에서의 향후 과제에 대하여 논의해 보고자 한다.
가. 의학교육과정의 변화 추구
1) 이러닝(e-learning)의 활용
앞서 살펴보았듯이 의과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느끼는 스트레스는 바로 학업 스트레스이다. Guthrie et al.(1995)의 연구에서도 의과대학생들의 스트레스 요인의 80% 이상이 학업과 관련한 것으로 밝혀졌다. 방대한 의학 지식과 기술을 전달하기 위해 효율적인 강의실에서의 주입식 교육은 많은 양을 전달할 수는 있으나 학생들이 해당 강의 내용을 모두 흡수하였는지는 미지수이다. 따라서 시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학습이 가능한 이러닝의 활용은 의학교육의 특성상 매우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닝은 다양한 유형과 범위의 학습 활동 및 자원을 전달할 수 있으며(Park et al., 2010), 학습자 중심의 자기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고(Kim et al., 2005), 학습자가 내용 이해가 안 될 경우 반복재생 또는 학습 중간에 추가 자료조사를 통하여 개인의 학업 양과 속도를 조절하게 되기 때문에 교육의 질적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Lim & Leem, 2004). 이미 국내외에서 이러닝 활용에 대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며 국내 의학 교육에서도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고자 33개 의과대학 및 의전원이 참여하여 이러닝 콘텐츠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활용하는 의과대학 이러닝 컨소시엄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국내 의과대학 중에는 강의 동영상 다시 보기를 제공하고, e-problembased learning(e-PBL)을 실시하거나, computer adaptive test(CAT), computer based test(CBT) 등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향후 이러닝 개발 및 활용이 의학교육과정 개발과 적극적으로 연계된다면 학습자들의 학업 양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주고 자율적인 학습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2) 교육과정 운영의 융통성
대부분 의과대학 3학년이 되어 진행되는 임상실습은 학생들에게 새로운 스트레스로 작용하기 때문에 저학년부터 학생들을 임상실습에 점진적으로 노출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Kim & Han, 2005). 따라서 임상실습에 대한 사전 교육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져 하며 교육과정에 있어 융통성 있는 운영이 필요하다.
유급제도 역시 개선이 요구된다. 의과대학에서 유급제도가 불가피하게 존재해야 한다면 유급제도에 대한 지속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고등학교 때까지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던 학생들이 유급을 경험하고, 제2의 낙인까지 받게 되어 자아 존중감이 저하되고 심리적 압박을 느끼고 있다(Kim & Jeon, 2008). 아울러 유급된 학생들의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유급제도에 대한 의학교육 차원의 개선이 필요하다. 유급을 경험한 학생 들을 위한 특별이수교육과정, 2차 유급방지 등과 같은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3) 인문사회의학 관련 교과목의 다양화 및 연계성
최근 의과대학에서는 인문사회과학분야 교육이 크게 강조되면서 의료윤리, 행동과학, 의료사회학, 의사학, 의학과 문학 등 인문사회의학 관련 교과목을 운영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다 (Meng, 2007). 인문사회의학의 확산은 의료서비스의 환자 중심의 구조가 강조되고, 의사의 다양한 역량을 강조하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의과대학의 노력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우리나라 의과대학 교양교육에서는 의료윤리, 환자애, 타인 존중, 봉사 정신, 문제해결 능력, 의사소통 능력, 의사결정 능력 등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고(Hur, 2006), 미국의 경우 의사소통 영역, 의료윤리, 인간발달 및 생애 주기, 문화의 다양성, 가족 및 가정폭력 등에 대한 교육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Koo, 2011).
좋은 의사를 만들기 위해 이와 같은 교과목을 운영하여 의사의 전문 능력 및 사회적 역량을 기르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개인 심리상태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전문적, 사회적 역량만 강조하게 된다면 의학교육은 진정으로 행복한 의사를 양성하기 어렵다. 따라서 의과대학생들이 자신의 심리건강상태에 관심을 갖도록 행복, 자아성찰, 목표설정 등을 포함하는 보다 다양화된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실제로 Shapiro & Rucker (2003)의 연구는 의학교육과정에서 인문, 예술을 통한 교육이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음을 시사 하였고, Van Winkle et al.(2011) 역시 문학작품을 통해 의과 대학생들의 비판적 반성(critical reflection) 능력을 향상시켰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의학교육에서 행복을 강조하는 교과목의 확대는 의과대학의 경쟁적 학업 상황 속에서도 학생들의 행복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하버드 대학의 교양과목인 ‘행복학 강의’ 를 시초로 국내에서도 ‘행복과 교육’, ‘행복의 과학적 탐구’, ‘소통지능과 행복’ 등의 교양과목들이 일반대학 교육과정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의학교육 역시 행복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 변화를 위해 관련 교과를 개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이러한 교과가 일회성으로 끝나는 수업이 아니라 전 교육과정에서 연계성을 가지고 다양하게 적용되어야 하며, 학생들에게 수업에서의 토론, 발표 등을 통해 개인의 가치관과 삶의 목표 등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나. 교수방법에서의 변화 추구
Ryan & Deci (2000)가 제안한 인지적 동기이론 중 하나인 자기결정성 이론에 의하면, 인간은 세 가지 기본 심리욕구인 유능성(competence), 자율성(autonomy), 관계성(relatedness)에 대한 욕구를 타고난다. 또한 학생들의 유능성, 자율성, 관계성에 대한 욕구가 충분히 충족될 때, 내재동기가 향상되고, 자신의 생활에 만족하며 학교에 잘 적응한다(Grolnick & Ryan, 1987; Deci & Ryan, 2002). 따라서 의학교육에서도 학생들의 자기결정성을 높이는 교수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교수자가 자기결정성을 토대로 학생들을 이해하고 수업에 활용한다면 보다 바람직한 교수- 학습 상황이 될 것이다.
학생들의 유능성 향상을 위해 교수자는 학생들에게 적절한 난이도의 도전적 과제를 제시하고 학습자의 성취결과에 대한 귀인 방식, 칭찬과 비판, 감정적 표현 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피드백을 제공할 때는 구체적인 정보를 담고 있는 피드백을 제시해야 한다. 자율성 향상을 위해서 학생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제시하거나,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수업에서 학생 참여 비율을 높임으로써 자율성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Eggen & Kauchak, 2006). 또한 학생이 나타내는 부정적 감정에 대해서도 인정하고 수용한 후 협력적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Reeve, 2011). 관계성은 학생들의 복지에 대해 배려하고, 교수자와 학생간의 상호존중이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 관계성은 양적인 면보다 질적인 면이 중요하기 때문에 배려, 좋아하는 것, 수용, 존중을 수반하지 않는 관계는 관계성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함을 인지해야 한다(Carstensen, 1993).
다. 스트레스 대처 및 긍정적 정서 유발을 위한 전략
의과대학생들의 스트레스와 관련하여 적극적인 대처방법이 필요하다. 의과대학생들의 경우 상담 프로그램 및 교수와의 상담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들의 정신적 어려움을 약점으로 여기기도 하며, 상대방에게 자신의 그러한 면을 보여줌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낙인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학교육에서는 상담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의무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는 온라인을 통한 익명 상담 공간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스트레스 대처 전략(coping strategies)교육 및 대인관계 증진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학생들에게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다루도록 지도해야 한다. 이외에도 스트레스 정도가 높은 본과 1학년을 대상으로 적응 프로그램을 계획하거나, 각종 동아리 활동 및 여가 활동을 통하여 의과대학생들이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현재 다양한 대학에서 진행하는 국내외 의료봉사 프로그램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학생들이 사회일원으로서 타인에게 도움을 주며 서로 가치 있는 존재임을 인식하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최근 좋은 의사란 무엇인가, 의사의 핵심 역량은 무엇인가에 관한 주제들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했듯이 행복한 의사가 없으면 좋은 의사도 있을 수 없다. 현재 많은 의과대학생들은 상당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개인의 대처 전략 혹은 의과대학의 지원은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논문은 관련 선행연구 분석을 통해 최근 흐름을 파악하였고 향후 의과대학생들의 주관적 안녕감 증진을 위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다.
의과대학은 교육과정 및 교수방법의 변화, 스트레스 대처 전략 등을 활용하여 학생들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주관적 안녕감을 증진시키고자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의학교육에서의 노력과 지원이 학생들의 주관적 안녕감을 높여 행복한 의사를 만들며, 이는 곧 학생 개인의 행복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환자, 병원 나아가 사회에 건강과 안녕감을 가져다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