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Med Educ Rev > Volume 28(1); 2026 > Article
대학 전문직 교육에서 DEI 정책의 현황과 과제

Abstract

This study examines the imperative of 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 (DEI) policies within university-based professional education and delineates the strategic tasks required for their effective implementation. First, the paper presents a conceptual overview of DEI, tracing its evolution alongside related frameworks, including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and 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criteria. Although DEI discourse has primarily matured within the corporate sector, its underlying values are increasingly relevant to a wide range of organizational forms, including public institutions, healthcare facilities, and higher education. Given their strong public mission, universities are uniquely positioned to integrate DEI as a core component of institutional responsibility. Furthermore, this study argues that the broad application of DEI must be tailored to address the distinctive demands of professional education—such as law, medicine, and pharmacy—which are characterized by specialized pedagogical approaches, rigorous accreditation requirements, and specific ethical mandates. Professional education functions as a critical gateway to socially influential roles; therefore, the integration of DEI values constitutes not merely an administrative direction but an ethical necessity. This paper proposes the development of field-specific standards and independent implementation frameworks that respect the professional and institutional autonomy of these programs. Ultimately, universities can cultivate a more inclusive academic environment, which in turn contributes to more equitable professional services for society at large.

서론

DEI는 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ity), 포용성(inclusion)의 줄임말로 조직이 지향해야 할 가치이자 이를 구현하기 위한 이념 또는 정책을 의미한다[1,2]. DEI 외에도 DEI에서 E(형평성)를 제외한 D&I, B (belonging, 소속감), A (accessibility, 접근성) 또는 J (justice, 정의)를 추가한 DEIB, JEDI, DEIA 등의 용어도 사용된다. 다양성은 조직이 인종, 성별, 장애, 민족, 성적지향, 연령, 계급·계층, 종교 등 다양한 속성을 가진 이들로 구성되어 있음을 지칭한다. 형평성이란 공정성과 정의를 뜻하는 것으로, 형식적인 기회의 평등을 넘어 실질적 평등의 보장을 뜻한다. 포용성은 모든 구성원이 어떤 정체성을 지녔든 간에 환영받고 존중받으며, 지지와 인정을 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는 분위기 또는 문화를 뜻한다.
DEI는 주로 기업이 추구해야 할 가치 또는 정책으로서 발전해 왔다. 글로벌 기업에서는 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 (DEI) 담당 임원이나 담당 부서를 둘 정도로 관련 정책이 널리 확산되었으며, 여러 영역에서의 추진방법과 실천사례도 축적되어 있다[3]. 최근 한국에서도 DEI에 대한 관심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4,5]. 지금까지의 DEI 논의는 주로 기업에 집중되었지만,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시민사회단체, 병원, 대학, 교육기관 등 다양한 형태의 조직에 두루 적용될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여러 조직 중에서도 대학과 대학 내 전문직교육에서의 DEI 정책을 집중적으로 고찰해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DEI의 발전과정을 살펴보고, DEI와 대학에 관련된 쟁점을 검토한 후 대학의 전문직교육에서의 DEI 정책의 현황과 과제를 차례로 논의할 것이다.

DEI의 개념과 역사

DEI가 본격적인 경영담론으로 등장하기 전에도 이에 관한 여러 선행 논의가 있었다. 대표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을 들 수 있다. CSR은 기업이 이윤 추구나 주주 이익 극대화를 넘어, 조직 구성원, 소비자, 지역주민 등 대내외 이해관계자(stakeholder) 및 환경적·사회적 문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이념이다. 이러한 CSR의 문제의식은 이후 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ESG) 담론으로 확장되었다. ESG는 기업이 지향해야 할 세 가지 핵심 요소를 뜻하며, CSR과 내용상 중복되는 부분이 많으나 기업의 평가와 감시를 통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좀 더 초점이 맞춰졌다. 예컨대, 비재무적 정보를 재무적 정보와 함께 기업 가치 평가에 활용하고, 이에 대한 공시 의무를 부과하거나 투자 결정과 자산운용의 기준으로 삼는 등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구체화되었다.
CSR과 ESG의 흐름 속에서 특히 ‘인권’에 집중한 움직임도 있었는데, 인권경영 또는 기업과 인권(business and human rights, BHR) 논의이다. 유엔은 1999년 글로벌콤팩트 10대 원칙, 2011년 BHR 이행원칙 등을 통해 기업의 인권책임 규범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6,7]. 2024년에는 유럽연합(European Union)이 기업의 ‘인권실사’(human rights due diligence)를 의무화하는 지침인 지속 가능한 공급망 실사지침(Corporate Sustainability Due Diligence Directive)을 발표했는데, 이에 따르면 기업은 자사의 공급망 내에서 발생하는 인권 문제를 스스로 예방·발견·해결해야 하며 그 과정과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 한국에서도 국가인권위원회가 2016년 “기업과 인권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의 마련을 권고한 바 있으며, BHR에 관한 내용을 담은 인권정책기본법이나 기업의 인권실사를 의무화하는 기업인권환경실사법의 입법도 추진되고 있다.
DEI는 이러한 기업의 사회, 환경, 인권에 대한 책임이 강화되어 온 흐름 속에서, 조직 내부의 차별금지, 소수자 인권보장, 다양성 확보 등에 더욱 중점을 두고 발전한 개념이다. 기존의 차별금지정책이나 할당제 등 적극적 평등화 조치(affirmative action)도 일종의 DEI 정책이라고 볼 수 있지만, DEI라는 개념으로 표제화되어 그 내용을 발전시키고 조직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은 것은 2000년대 들어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2011년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DEI 이니셔티브, 프로그램, 규제를 지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2019년 미투(Me Too) 운동,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의 확산은 DEI가 현대 조직 경영의 필수적 요소로 자리잡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DEI와 대학

1. 대학 교육에서 DEI 논의의 도입 및 배경

앞서 살펴본 CSR, ESG, BHR, DEI 등은 주로 기업 경영과 관련하여 발전한 개념이지만, 최근에는 공공기관, 시민사회단체, 병원 등 의료기관, 대학 등 교육기관 전반으로 그 적용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에서 ESG경영을 표방하거나, 사회적 책임 보고서, ESG 보고서, DEI 보고서를 발간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기업에 비해 공공성이 강하고 공적 책무를 가지고 있는 대학도 자연스럽게 이러한 흐름에 영향을 받고 있다. 대학은 단순히 교육을 제공하고 연구를 수행하는 것을 넘어, 대학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사회, 환경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대학에서 ESG나 DEI 정책을 추진하는 동력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 대학의 사회적 책임이다. 대학은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이자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조직 내 다양성을 구현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 둘째는 대학의 경쟁력 강화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들이 어우러질 때, 교육과 연구의 질적 향상이 가능하며, 이는 구성원의 소속감과 만족감 향상을 통해 우수 교직원과 학생 유입과 유지로 이어진다. 또한 사회적 비난과 소송 등 위험요인 감소, 브랜드 가치 제고 등 대학의 이미지를 제고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대학에서 DEI 정책을 추진하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DEI 정책 추진과 유사하지만, 대학의 특성을 적절히 반영해야 한다. 먼저, DEI를 조직의 중요한 목표로 선언하고, 정관, 학칙 등 관련 규정에 명문화해야 하며, 이를 위한 전담기구로 다양성위원회, 다양성 담당부서 등을 설치해야 한다[8,9]. 대학의 DEI에서도 다양성 현황에 대한 공시가 중요하다. 다양성 보고서 또는 사회적 책임보고서를 발간하여 교직원, 학생 등 구성원의 다양성 현황을 점검하고 필요한 과제를 도출하여 공개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대학에서는 특별히 ‘교육’과 관련한 정책이 필요하다. 대학에서 제공하는 각종 강의, 교육과정의 개발·계획·운영·평가에 DEI의 가치를 반영해야 하며, 인권, 민주적 시민성, 차별과 평등, 고정관념과 편견, 다문화 이해, 다양한 소수자에 대한 이해 등을 주제로 한 교육과정을 개발해야 하며 구성원들의 인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10-12].

2. 국내외 대학의 DEI 정책 추진 현황

해외 대학에서의 DEI 정책은 미국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미국 대학교수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University Professors)는 교원 평가에서 DEI 기준 마련의 필요성을 역설했으며, 미국대학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Colleges and Universities) 또한 대학의 핵심 가치로서 DEI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13,14].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미국의 주요 대학들은, 기업에서 다양성 책임자와 담당 부서를 두는 것처럼, 유사한 전담 부서를 운영 중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Harvard Office for Community and Campus Life, Stanford Office of IDEAL (Inclusion, Diversity, and Equity in a Learning Environment), UC Berkeley Division of Equity & Inclusion, MIT IECO (Institute Community & Equity Office), UPenn Office of Equal Opportunity Programs, University of Michigan Office of Institutional Equity, Georgetown Office of Institutional Diversity, Equity & Affirmative Action 등과 같은 담당 부서를 두고 있다.
한국의 경우, 2016년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와 토마토CSR연구소가 발표한 ‘2016 대학사회책임지수,’ 2017년 한국CSR연구소,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 르몽드디플로마티크, 지속가능저널 등이 마련한 ‘종합사립대학교 사회책임지수,’ 2019년 경남과학기술대학교가 개발한 ‘대학사회책임지수’(GNTECH USR Index) 등 대학의 사회적 책임기준을 정하고 평가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건국대학교, 서울대학교, 고려대학교, 인하대학교 등에서 ESG경영을 선포한 바 있다. 이러한 대학의 사회적 책임과 ESG경영지수나 평가항목에는 노동, 인권, 그리고 조직 구성의 다양성이 중요한 항목으로 설정되어 있다. 최근에는 대학 내부의 다양성 기구 설치도 가속화되고 있다. 서울대학교는 처음으로 다양성위원회를 설치하여, 2017년부터 매년 다양성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고, KAIST도 2017년 포용성위원회를 구성한 데 이어, 2022년에는 다양성·포용성을 위한 KAIST 선언문을 공표했다. 고려대학교도 2019년 다양성위원회를 설립하여 2020년부터 다양성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2021년 경북대학교도 다양성위원회를 발족했다.

대학 전문직 교육에서의 DEI 정책

1. 대학 전문직 교육의 특성과 DEI의 의의

CSR, ESG, DEI의 논의는 기업 전반에 적용되는 원칙으로 시작하여, 점점 개별 산업군의 특성에 맞춘 구체적인 실행지침으로 분화·발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언론사에 특화된 DEI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거나, 로펌에 적용될 수 있는 사회적 책임기준의 마련,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미디어기업이 콘텐츠 제작과정에서 출연진과 제작진 구성의 다양성 지표를 공시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예다[15,16]. 대학에서도 대학에 적용 가능한 DEI 정책을 개발함과 동시에, 더 나아가 대학의 각 전공 분야나 세부 조직에 특화된 다양성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17,18].
대학의 여러 분야 중에서도 특히 전문직 교육(professional education)은 그 독특한 성격을 고려하여 차별화된 DEI 접근이 필요하다. 의과대학, 약학대학, 법학전문대학원 등으로 대표되는 전문직 교육기관은 특정 면허나 자격을 갖춘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고유한 교육과정, 교육기간, 교육방법을 운영한다. 따라서 이들 교육기관이 배출하는 전문가들이 사회에서 수행할 역할과 책임에 부합하는 DEI 정책의 수립은 필수적인 과제라 할 수 있다.
DEI의 관점에서 보면, 전문직이 갖는 공적, 윤리적 책무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의 “변호사법”에는 기본적 인권과 정의를 실현하는 변호사의 공적 책무가 명시되어 있고(제1조와 제2조), “의료법” 또한 국민보건과 국민 건강증진을 위한 의료인의 공적 책무가 강조되어 있다(제2조). 이처럼 사회적 영향력과 그에 부합하는 공적 책무를 지닌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과정에서 전문직의 공적, 사회적, 윤리적 책임에 관한 교육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의료교육에서는 ‘보건 형평성(health equity)’을 위해, 법학교육에서는 ‘인권’과 ‘정의’를 위해, 환자 또는 의뢰인의 다양한 배경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필요하다. 또한 무의식적인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경계하고, 자신들이 제공하는 전문적 서비스가 소외계층에게도 평등하게 제공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노력하는 태도를 함양하는 것이 전문직교육에 필수적이라고 하겠다.

2. 전문직 윤리교육에서의 DEI

이러한 교육은 전문직 교육의 전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명시적인 ‘전문직 윤리교육’으로 체계화된다. 전문직은 국민의 생명, 재산, 권리 등에 직접적이고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일을 다루며, 이에 따라 높은 수준의 윤리적 기준을 요구받는다. 하지만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이라 외부의 정형화된 가치로 평가하거나 감시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즉 전문직은 고도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누리고 시민들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일을 하지만, 이에 대한 법적 통제나 외부의 평가·감시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공백을 채우는 것이 바로 ‘전문직 윤리’(professional ethics)다[19,20]. 전문가 집단은 스스로 엄격한 윤리기준을 수립하고 이를 자율적으로 준수함으로써 외부 감시의 공백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갈 윤리적 책무를 지닌다. 그래서 각 전문직에 특수한 윤리인 의료윤리, 법조윤리, 또는 사회복지사, 간호전문직, 회계전문직, 교직 등 각 전문가집단의 윤리에 대한 연구가 개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대학에서도 각 전문직에 적합한 윤리교육을 제공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으나 그 체계성과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판적 검토가 요구된다[21].
전문직 취득 자격시험이나 전문직 교육과정에도 이미 법조 윤리, 의료윤리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전문직 윤리교육에 ‘다양성 증진’의 관점이 포함되어야 하며, 더 나아가 모든 전문직 교육과정의 개발, 계획, 운영, 평가에 반영될 필요가 있다. 민주적 시민성, 인권, 차별과 평등, 고정관념과 편견, 다문화 이해, 다양한 소수자에 대한 이해 등의 다양성의 가치가 투영되어야 한다. 실제로 전문직이 마주하게 될 다양한 환자, 고객, 의뢰인에 대한 편견 없는 이해와 포용적 서비스 제공, 보건형평성 증진이나 사법접근성 향상 등의 과제들은 전문직 교육의 여러 분야에서 구체적으로 다뤄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의료교육에서는 각 진료과목별 특성이나 정신질환, HIV (Human Immunodeficiency Virus)/AIDS (Acquired Immunodeficiency Syndrome) 등 개별 질병별 특성, 또는 성소수자, 장애인 등 환자의 배경에 따른 의료윤리와 다양성 쟁점을 발굴하고 이를 교육내용에 반영하는 방식의 접근이 가능할 것이다[22,23].

3. 대학 전문직교육기관의 DEI 정책 추진 현황과 과제

대학 전문직 교육에서의 DEI 정책은 교과과정 등 좁은 의미의 교육을 넘어, 이를 수행하는 기관 자체의 운영원리로 확장되어야 한다. 대학의 사회적 책임이나 대학의 DEI 정책이 특정한 형태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에 한정되지 않는 것처럼, 전문직 교육기관 역시 DEI의 이념을 반영한 교육뿐만 아니라, 학생, 교직원 등 조직 내 다양성을 위한 정책, 포용적 조직문화의 마련 등이 병행될 때 온전하게 작동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직 교육기관 내에 독자적인 DEI 추진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전문직교육을 담당하는 기관들은 학생 선발, 교원 임용, 교원 양성 및 수급, 근무형태 등이 특수하며, 독자적인 행정조직을 갖추고 어느 정도 독립적인 운영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대학의 일반적인 DEI 정책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을 넘어, 그 특수성을 반영한 별도의 다양성 관련 규정이나 추진체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예컨대, 의과대학, 법학전문대학원 등에 별도의 다양성위원회 등 다양성 추진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 의료, 법률분야의 전문직 교육을 담당하는 ‘전문대학원(professional school)’은 독자적인 다양성 추진체계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스탠퍼드 의과대학에서는 Office of Diversity in Medical Education을, UC 데이비스 로스쿨에는 ‘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 Office’ 등 별도의 DEI 담당 부서를 두고 있다. 예일 로스쿨이 소속감(belonging)을 주제로 5개년 로드맵을 실행하고 있으며, 스탠퍼드 로스쿨이 ‘Inclusion, Diversity, Equity, and Access in a Learning Environment’라는 이름의 독자적인 프레임워크를 두고 있다.
전문직 교육에서의 DEI 정책이 안정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전문직 교육 평가·인증기관의 역할도 중요하다. 전문직의 경우 교육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별도의 평가·인증시스템을 두고 있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경우 로스쿨은 미국변호사협회(American Bar Association)가, 메디컬스쿨은 미국의학교육연락위원회(Liaison Committee on Medical Education)가 교육과정을 평가하고 인증하며, 한국의 경우에는 법학전문대학원평가위원회와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이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기관에서 해당 교육에서 담보해야 할 DEI 정책에 대한 기준을 설정한다면, 전문직 교육에서 DEI 정책 추진이 용이해질 수 있다. 실제로 미국변호사협회는 인증기준(standard)에 로스쿨 교육과정에 편견, 인종차별, 문화 간 역량(cross-cultural competency) 및 문화적 겸손(cultural humility)에 대한 교육을 포함할 것을 규정하고 있고, 미국의학교육연락위원회도 교직원 및 학생 구성의 다양성 정책 수립(3.3), 차별금지 정책과 대응절차 마련(3.4), 다양한 배경의 환자를 대하는 법과 의료불평등에 대한 교육(7.6) 등을 인증기준(standard)에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인증기준은 미국의 로스쿨과 메디컬스쿨에서 다양성 관련 부서와 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적극적으로 다양성 정책을 추진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전문직 교육 인증·평가기관의 DEI 관련 인증 지표를 구체화한다면, 전문직 교육에서의 DEI 정책 추진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다.

결론

최근 몇 년 동안 정치·사회적 환경의 변화로 DEI 정책의 미래가 다소 불투명해진 측면이 있다. 하지만 주요 기업과 대학, 전문직교육을 담당하는 로스쿨과 메디컬스쿨들은 기존의 DEI 담론을 소속감(belonging), 기회(opportunity), 탁월성(merit, excellence) 등의 키워드로 재정의하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수치적 할당을 넘어 더욱 유연한 방식의 다양성 확보방법을 모색하거나, 다양성을 윤리적 의무보다는 필수적인 역량으로 이해하면서 진화해 가고 있다. 비록 DEI라는 표제에 변동이 있더라도 그 안에 담긴 평등과 포용의 가치는 변함없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다원화된 사회에서 다양성은 시대적 과제일 수밖에 없고, 다양성이 조직의 성과와 지속 가능성에 기여한다는 점이 실증적으로 입증되어 왔기 때문이다.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보편적 흐름이 대학, 그 중에서도 고도의 공적 책무를 지닌 전문직 교육기관에서 어떻게 구현되어야 하는지를 고찰하였다. 대학은 이제 일반적인 다양성 정책을 넘어, 전문직별 특수성을 반영한 세부적인 실천과제를 도출하고 이를 교육과정 및 조직 운영 전반에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전문직 교육에서의 DEI 안착은 전문가 집단의 윤리적 수준을 제고하고, 더 나아가 사회 전반의 정의와 형평성을 실현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Conflict of interest

이 연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관이나 이해당사자로부터 재정적, 인적 자원을 포함한 일체의 지원을 받은 바 없으며, 연구윤리와 관련된 제반 이해상충이 없음을 선언한다.

Authors’ contribution

제1저자 홍성수는 단독저자로서 연구 전반을 수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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