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Med Educ Rev > Volume 27(2); 2025 > Article
비교교육학 관점에서 본 기본의학교육 동향: 영국, 미국, 한국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Abstract

Poor clinical clerkships, an exclusive focus on scientific medicine, and a lack of scientific attitudes have been identified as key limitations of Korean medical education. This study aims to critically examine the historical and cultural contexts, as well as the evolving trends in medical education in the United Kingdom and the United States, from a comparative education perspective, in order to address these limitations within the Korean context. The United Kingdom values diversity, democracy, knowledge, and the National Health Service, which have shaped UK medical education to emphasize: (1) graduate outcomes encompassing knowledge, skills, and attitudes; (2) community-based clerkships; (3) a “third discipline” divided among population health, ethics and jurisprudence, psychology, and social sciences; (4) research skills; (5) student-selected components; and (6) cultural diversity. The United States values cultural competence, democracy with a preference for small government, progressivism, and specialty-based patient care. These values have led US medical education to prioritize: (1) competency-based graduate outcomes; (2) longitudinal clinical programs; (3) health systems science; (4) dual degree tracks; (5) transition programs; and (6) critical culturalism that moves beyond traditional notions of cultural competence. Korea, in contrast, values national development, respect, personal growth, democracy, and future-oriented competencies. Currently, there is a lack of critical and emergent care in non-capital regions, and the Korean government oppressively intervenes on both medical education and healthcare delivery. Given these circumstances, the following are needed: (1) contextually relevant graduate outcomes; (2) diverse forms of clerkships to supplement tertiary hospital-based block rotations; (3) expanded education in the social sciences and humanities that goes beyond the narrow paradigm of scientific medicine; (4) research competence that moves beyond logical positivism and academic imperialism; (5) career choice programs; and (6) contextualized anti-bias education.

서론

한국 의학교육의 문제점으로 ‘부실한 임상실습교육, 인문사회를 배제하고 과학적 의학에 국한한 교육, 과학적 자세 부족’ 등이 일제 강점기의 부정적 영향으로 종종 지적 받아왔다[1,2]. 의예과 제도를 폐지하는 고등교육법 시행령이 2024년 2월 10일 개정되면서 이제 각 의과대학은 수업연한 6년을 학제의 걸림돌 없이 자유롭게 설계하며 한국 의학교육의 문제점을 개선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교육과정을 개편하고자 할 때 의학교육자들은 흔히 미국과 영국 등 서구권 사례를 참고하게 된다. 비교교육학자인 새들러(Michael Sadler)는 일찍이 선진 교육체계의 무비판적인 차용을 비판하며, 그 체계가 형성된 역사적 맥락과 함께 그 체계에 영향을 미친 문화 맥락, 국가 특성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3]. 또한 단순한 통계나 기술적 비교보다 비판적인 맥락 해석과 질적 분석이 중요하며, 선진 체계를 적용할 때 자국의 역사와 문화 맥락, 국가 특성을 성찰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역설하였다[3]. 서구권 의학교육자들 또한 전 세계 의학교육자들이 서구권의 교육과정을 성찰 없이 도입하는 것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4].
그동안 외국의 기본의학교육 교육과정에 대한 한국 의학교육계의 선행연구는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검토를 병행하기보다 그 프로그램들을 정리하는 수준이었다고 판단된다. 예를 들면, 통합 6년제 교육과정 모델을 제안한 대표적인 2개의 보고서는 서구권 및 서구권의 영향을 받은 외국 의과대학의 최신 사례를 기술하였다[5,6]. 그러나 보고서에서 각 나라의 의과대학이 어떤 역사와 문화 맥락에서 그러한 교육을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한국의 역사와 문화 맥락에서 그 선진 프로그램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연계한 구체적인 설명은 충분하지 못했다고 생각된다.
한국의 기본의학교육 프로그램은 세계 동향과 발맞추면서도 한국과 지역사회 맥락에도 알맞게 교육과정을 선별하거나 변형하여 적용할 필요가 있다[7]. 이는 21세기 현재 한국이 선진국 반열에 들어서고 세계적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는 시점이기에 더욱 중요하다. 외국의 의학교육을 그 나라와 의과대학의 맥락에서 이해하고 한국 맥락을 구체화하여 적용한다면 한국 의과대학의 교육과정을 개선하는 것이 한결 용이할 것이다.
이에 본 연구는 비교교육학 관점에서 선진 의학교육체계의 기반이 되는 역사와 문화 맥락을 살펴보고, 교육과정 동향을 탐색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구체적으로는, 우선 현재 한국 의학교육자들이 우선적으로 참고하는 영국과 미국 사례를 중심으로 역사와 교육문화를 살펴보고, 학제, 졸업성과, 교육과정 특성과 함께 임상실습, 인문사회교육, 과학적 자세와 관련한 대표적인 교육과정 프로그램을 정리해볼 것이다(Table 1). 프로그램 예시는 의학교육 혁신상으로 유명한 ASPIRE (A Schools Programme for International Recognition of Excellence in Education) 상을 수상한 대학들의 사례를 대부분 참고했다. 나아가 한국의 역사 및 교육문화 맥락과 의학교육 특성을 성찰하며 통합 6년제 교육과정 개편을 할 때 어떤 점에 유의하여 영미권 사례를 참고할지 고찰해볼 것이다.

영국 의과대학 교육동향

1. 영국의 역사와 교육문화

영국은 브리튼족이 살고 있던 땅에 로마인, 켈트족, 앵글로색슨족, 노르만족이 차례로 침략하며 만들어진 국가로, 잉글랜드, 북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등 4개의 서로 다른 나라로 이루어져 있다[8]. 한때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렸을 정도로 세계 곳곳에 식민지를 건설했던 영국은 과거 식민지에서 온 이민자들로 인해 다인종 국가가 되었다[8]. 이에, 특히 인종에 대한 평등과 다양성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나[9], 여전히 자국과 서유럽의 세계 주도성과 정상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10].
영국은 입헌군주제 국가지만, 대헌장, 명예혁명, 권리장전 등의 역사를 통해 민주주의의 기반을 닦았으며, 군주의 권한을 제한하고 대신 정부와 의회가 책임을 진다[8,11]. 따라서 영국의 일반적인 교육과 의료시스템은 정부의 책임하에 운영된다. 대처 수상 집권 이후로 국가교육과정 구축이 시작되었고, 어느 당이 집권하느냐에 따라 교육방향이 수정되었다[12]. 예를 들면, 1980년대, 90년대 보수당 정부는 핵심 지식과 문화적 문해력(cultural literacy) 교육을 강조했고, 2000년대 노동당 정부는 학습자 중심, 구성주의 관점으로 만들어진 역량 중심, 통합 교육에 역점을 두었다[12]. 2010년 이후 정권을 잡은 보수당 정부는 다시 ‘강력한 지식’을 강조한다[12]. 영국의 의료시스템은 정부가 환자 진료 제공을 직접 책임지는 국민건강서비스(National Health Service, NHS)에 기반한다[13].
영국의 고등교육은 학제, 입학요건, 교육과정, 연구 등에서 대학의 자율성이 높다[11]. 이는 19세기 근대적 공교육제도가 성립되기 이전에 설립된 옥스퍼드와 같은 대학들이 중심이 되었기 때문이다[11]. 고등교육에서 정부의 역할은 자금 및 평가인증을 지원하는 것에 국한된다[11]. 전통적인 영국의 고등교육은 수학, 물리, 의학, 라틴어 등 전통 학문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19세기 이후 독일 훔볼트 모델의 영향을 받았다[11,14]. 훔볼트 모델은 교육과 연구가 통합된 연구 중심 대학으로, 학문적 자유와 지식 창출, 교수와 학생의 공동체, 개인의 성장 등을 강조했었다[14]. 영국 대학의 교육목적은 초기에는 성직자 양성이었으나 점점 지배층 자녀를 정치·경제·사회적 엘리트로 만드는 것으로 진화했다[11]. 즉 영국의 고등교육은 왕의 통치권을 제한하고 민주주의를 유지하면서 국가를 통치할 엘리트를 양성하는 것이 핵심이며, 학문과 지식 중심적인 점이 특징적이라고 할 수 있다.
갭이어(gap year) 프로그램은 영국에서 시작한 것으로, 영국의 상류층 자제들이 다른 나라를 여행했던 것에서 기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15]. 학생들은 3개월에서 2년 정도 국내외 여행, 학습, 일, 기타 활동을 경험한다. 대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학업을 시작하기 전 시기에 하지만, 대학에 따라 대학 학업 중간에 하기도 한다[15].

2. 영국 의학교육의 특징

영국의 의학교육은 주로 고등학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5–6년의 대학 학제로 이루어진다[5]. 몇몇 대학을 제외하면 대부분 5년제이다. 일부 대학에서는 대학 졸업자를 받는 4년제 과정을 운영한다[16]. 6년제 과정은 그 안에 1년의 연구과정을 두기도 하며,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준비과정 1년을 포함하여 개설되기도 한다. 5년제 학제의 경우, 학생들이 1년을 추가하여 다른 학위를 취득하기도 한다. 4년제, 5년제, 6년제 과정을 모두 운영하는 대학도 있다[17]. 교육과정 시기는 대개 임상실습 전, 임상실습 그리고 졸업 후 교육프로그램으로의 이행기(transition) 등으로 나뉜다[17].
영국 General Medical Council (GMC)이 미래의사가 갖추어야 할 졸업성과와 의료행위지침을 제시하고 있으며, 영국의 각 의과대학은 이 지침에 따라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있다. 교육과정에서 고려할 평등과 다양성 원칙으로 문화 가치를 지지하는 학습환경과 문화 및 거버넌스 그리고 공정한 학생과 교수지원 및 평가 등을 강조하고 있다[18].
영국의 의학교육은 영국 정부의 교육정책, NHS 시스템 및 의사양성제도에 기반하여 발전해왔다. 현재 세계 의학교육을 선도하고 있지만 행동과학이나 전문직업성, 역량 등 몇몇 영역에서 미국의 영향도 받았다. (1) 지식, 술기, 태도로 분류된 졸업성과, (2) 조기에 시작하는 지역사회 기반 임상실습, (3) 인구건강, 윤리와 법, 심리학과 사회과학으로 구분된 인문사회과학 교육, (4) 학생선택요소(student-selected components), (5) 연구역량 강화, (6) 문화다양성(cultural diversity) 교육 등이 대표적인 영국 의학교육의 선도 사례이다.

1) 지식, 술기, 태도로 분류된 졸업성과

영국 의학교육의 목적에는 NHS를 운영하는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의사상이 잘 드러나 있다. 영국은 기본의학교육에서 기본수련과정(foundation program) 1년차 수련을 잘 받을 수 있도록 준비된 의사, 더 나아가 평생 학습하면서 병원 및 그 밖의 여러 환경에서 질병 치료와 예방의 균형을 맞춰 진료할 수 있는 의사를 양성하고자 한다[19]. 따라서 병원뿐 아니라 환자의 집, 지역사회, 다학제팀 등 다양한 환경에서, 특히 여러 만성 질환을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는 환자의 통합적 진료 제공, 인구집단 수준에서 건강증진과 질병예방 원칙 적용, 평생학습능력 등을 강조한다[19].
영국의 기본의학교육 졸업성과에는 영국 특유의 지식을 강조하는 학문 중심 문화가 잘 드러나 있다. 졸업성과를 의학 전문직이 갖추어야 할 태도, 술기, 지식으로 나누어 제시하고 있으며, 지식의 경우도 학문분야로 나누어 기술하고 있다[19]. 요약하자면, GMC 졸업성과는 미래 의사가 복잡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환자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윤리적이며 전문직업적인 매너로 책임을 다하여 지식과 술기를 적용하는 역량을 갖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19].

2) 조기에 시작하여 나선형으로 진행되는 지역사회 기반 임상실습

영국의 임상실습은 영국 특유의 의료시스템에 기반하여 진행된다. 각 의과대학은 NHS로 연계되는 각종 병원, 의원, 기관 등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지역사회 기반 임상실습을 제공한다. 물론 민간 병원에서도 실습을 할 수 있다. NHS 제도에 따라 전국에 지역을 기반으로 일차 진료, 2차 진료, 3차 진료 및 사회복지 기관이 개설되어 있고, 그 기관에서 의과대학 졸업생들이 기본수련 및 전공의 수련과정을 거치게 된다. 예를 들면, 사우샘프턴 의과대학은 사우샘프턴 일반병원을 비롯하여 NHS로 연계된 25개의 병원과 기관에서 학생들이 임상실습을 하도록 한다[20]. 리즈 의과대학은 요크셔 서부 지방의 주요 병원, 급성 병원, 일차진료 병원 등과 장기간 파트너십을 가지고 임상실습을 제공하고 있으며, 1, 2학년 동안에도 학생들이 250개 이상의 지역사회 조직과 함께 학습하도록 한다[21].
임상역량을 임상실습 전부터 시작하여 졸업할 때까지 나선형으로 배양하기에 임상실습이 장기간 진행된다. 예를 들어, 사우샘프턴 의과대학을 비롯한 여러 영국 의과대학은 ‘조기환자접촉(early patient contact)’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학생들이 입학 직후부터 환자와 접촉하여 임상역량을 키워가도록 한다[22,23]. 임상실습은 핵심 일반 실습을 먼저 한 후 선택과정에서 심화 실습을 한다. 마지막 학년에는 ‘assistantship’을 하도록 하는데, 이것은 미국의 학생인턴제도처럼 이행기 시기에 기본수련과정 1년차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임상실습 프로그램이다[24].

3) 인구건강, 윤리와 법, 심리학과 사회과학으로 구분된 교육

영국은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을 제외한 제3의 학문분야를 어느 한 이름으로 통칭하지 않고 크게 공중보건학/인구건강, 의료윤리와 법, 심리학, 사회학, 인류학 등의 학문영역으로 세분하고 있다. 영국은 미국의 예방의학이나 의료관리학에 해당하는 학문분야를 19세기에 공중보건학이라고 불렀다가 잠시 지역사회의학으로 개명하기도 했다[25]. 인구집단의 건강과 결정요인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추게 되면서 현재는 ‘인구건강’ 또는 ‘인구과학’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칭하고 있다[26]. 이 학문분야 역시 나선형 교육과정으로 각각의 지식, 술기, 태도를 기초부터 배양하도록 설계하고 있다.
각 학문영역의 교육목표와 내용은 각 영역의 전문가 교육자 집단이 합의하여 제안한다. 공중보건학의 경우 PHEMS (Public Health Educators in Medical Schools)가, 의료윤리학과 법학의 경우 the Institute of Medical Ethics and associated signatories의 의학교육자 집단이, 심리학 및 사회과학의 경우 행동 및 사회과학 의학교육자 협회(Behavioural & Social Sciences Teaching in Medicine)가 지침과 함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27-30].

4) 연구역량 강화

2018년 GMC는 ‘임상 연구와 학술(scholarship)’ 기술 배양을 위해 문헌 비판, 연구 근거 해석, 연구윤리, 연구설계, 양적 및 질적 연구방법론 등의 학술행위 등을 교육과정에서 가르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한 실험실 연구뿐 아니라 임상연구, 인구건강 및 인문사회 연구도 권장하고 있다[19]. 이에 따라 각 대학은 나선형 교육과정으로 연구역량을 기초부터 배양하도록 설계하고 있다[31,32]. 리즈 대학의 경우, 1학년 때부터 정보 및 도서관 자원 사용을 학습하도록 하고 학년이 올라가면서 통계, 비판적 사고, 근거, 연구설계 등을 학습한 후, 고학년 때는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도록 한다[32].
6년제 의과대학의 경우 대부분 1년간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5년제 학제인 의과대학에서도 자원 학생들에게 별도의 1년간 연구과정을 통해 석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5) 학생선택요소(student-selected component)

학생선택요소는 선택프로그램으로, 필수에서 다룬 내용 중 일부를 선택하여 더 깊이 있게 학습하도록 한다[33]. 예를 들면, 사우샘프턴 의과대학생들은 기본 필수과정에서 의료윤리와 법, 인구 및 지구 건강, 심리학, 사회학, 개인 및 전문직 개발(personal and professional development) 등을 개괄한 후, 학생선택과정(student selected unit)에 개설된 공중보건학이나 의료인문학 프로그램 중 하나를 선택하여 심층 학습한다[31].
학생선택요소는 진로선택을 위한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개인의 선호에 따라 연구기술을 비롯한 다양한 학습성과를 달성하도록 한다. 예를 들면, 사우샘프턴 의과대학은 3학년 핵심 임상실습시기에 학생선택요소로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독일어, 중국어 등의 현대 언어나 순환기내과, 임상유전학, 안과 등의 전문과 과정, 또는 노화, 임상 인공지능, 윤리 이론과 철학, 영성, 시스템사고 등 폭넓은 관점의 과정 등을 둔다[31].

6) 문화 다양성 교육

1993년부터 GMC는 다양성 교육에 대해 권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고, 따라서 실제 각 의과대학 교육에서 프로그램 개발이나 전달, 운영 등에 일관성이 없고 제약이 많다는 비판이 있다[34]. 문화 다양성 교육을 제공하는 의과대학이 늘어나고 있지만, 교육이 여전히 파편화되고 체계적이지 않으며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34].
Dogra [35]는 문화 다양성 교육이 단지 타 문화에 대한 지식을 학습하는 것을 넘어서 문화감성(cultural sensibility)적 접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특정 집단의 행동방식, 신념, 의료에 대한 관점 등을 일반화한 지식을 공부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화감성은 사람을 집단의 일원이 아닌 개인으로 볼 것을 강조하며 민족은 문화의 한 요소일 뿐 젠더, 나이 등 다면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문화감성은 자신의 관점을 인식하는 데 집중할 것을 권장하며[35], 따라서 사회정의나 건강평등에 대한 개념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비판도 받는다[36].

미국 의과대학 교육동향

1. 미국의 역사와 교육문화

미국은 영국 식민지였던 13개 주가 영국 제국을 상대로 전쟁을 통해 독립한 국가로, 이민자들의 나라이다. 초기 이민자들은 종교의 자유 또는 경제적 부를 찾아 영국과 유럽에서 온 주민들이 다수였다[37]. 각기 다른 나라에서 온 여러 민족과 종족의 이민자들이 미국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필요했던 한편, 흑인, 북미 원주민 등 유색인을 차별해온 역사와 함께 인종주의를 극복해야 하는 도전을 받고 있기도 하다[38,39]. 최근에는 다양성·형평성(equity)·포용성(inclusion)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40].
미국은 대통령제를 실시하는 연방 공화국이다. 미국의 이민자들은 군주제를 반대하고 정부의 역할을 제한하며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고, 영국과 유럽 문화의 영향에서 벗어나고자 했다[41]. 미국 교육의 전통적인 목적은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개척하는 자기주도적인 인간을 기르는 것이며 민주시민 역할을 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연마하는 것이다[41]. 따라서 미국적 교육은 19세기 말의 대륙식 전통교육에 저항하며 교과목보다 학습자의 자연스러운 발달에 초점을 맞춘 진보주의(progressivism) 교육철학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역량 개발을 위한 다양한 도전 기회를 제공하는 책임을 학교에 부여하고 있다[41]. 냉전 시대와 이후 일본, 중국 등의 약진으로 인해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지식과 과학기술 엘리트 양성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41-43]. 의료시스템 또한 정부가 개입하기보다는 민간 위주이며 시장지향적이다[44].
미국의 고등교육 역시 영국과 마찬가지로 자율성이 높다. 연방 정부보다는 주나 민간이 대학을 설립하며, 대학의 목적은 학문연구와 직업기술 습득이다[45]. 고등교육기관에 대한 미국 정부의 간섭이 미미하여, 주립대학조차도 교무와 학사 등이 자유롭고, 필요에 따라 학생 등록금을 조정할 수 있으며 다양한 방식으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45,46]. 역사적으로 학부의 경우 영국 식민지 시대의 인문교양 중심 모형에서 성장해 왔고, 대학원은 19세기 독일식 연구 중심 대학에서 발전해 왔다[45]. 현재 미국의 고등교육기관은 세계최고 수준의 교육과 연구로 인해 세계 각국에서 유학생이 모인다[45]. 즉 미국의 고등교육은 대학원 중심의 연구대학에서 전 세계 인재를 대상으로 학문을 연구하고 교육하는 반면, 진로선택을 위한 다양한 학습기회를 제공한다[45].
미국도 영국의 갭이어(gap year)와 유사한 프로그램이 있다. 예를 들면, 프린스턴 대학은 ‘브릿지 학년(bridge year)’이라는 무료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15]. 학생들이 대학 학업을 시작하기 전에 다른 나라(볼리비아, 브라질, 중국, 인도, 세네갈 등)에서 각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1년간 입학등록을 연기해 준다[15].

2. 미국 의학교육의 특징

미국의 의학교육은 주로 4년제 대학을 졸업한 학생을 대상으로 대학원 학제로 이루어지므로 기초 과학 및 인문사회 소양은 어느 정도 습득하고 온 것으로 간주하고 진행된다. 대개 임상실습전, 임상실습, 이행기로 시기를 나누어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미국은 영국과 달리 GMC와 같은 기구가 졸업성과를 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의 졸업후교육평가인증원(Accreditation Council for Graduate Medical Education, ACGME)의 핵심 역량과 기본의학교육평가인증원(Liaison Committee on Medical Education)의 권고를 기준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 의과대학의 졸업성과에서 대부분 ACGME 핵심 역량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인종, 성소수자 등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기 위해 문화역량에 대한 다양한 대안이 제시되고 있다[47-50].
미국의 의학교육은 미국사회의 문화 및 의료시스템에 기반하여 발전했으며 미국 특유의 진보주의 교육철학과 실용적인 문화가 잘 드러나 있다. 미국도 영국과 마찬가지로 진료경험을 입학 초기부터 시작하여 나선형으로 개설하고 다양한 학제와 선택과정을 두는 추세가 관찰된다. (1) 역량 중심의 졸업성과, (2) 장기 임상실습(longitudinal clinical program), (3) 의료시스템과학(health systems science)으로 수렴되는 제3의 학문교육, (4) 의사과학자과정 및 복수학위과정, (5) 이행기 프로그램, (6) 문화역량(cultural competence)을 넘어선 비판적 문화주의(critical culturalism) 모델 등이 대표적인 미국 의학교육 선도 사례이다.

1) 역량 중심의 졸업성과

미국 의학교육의 목적에는 환자 치료 중심인 미국의 의료문화가 잘 드러나 있다. 미국도 영국과 마찬가지, 전공의 수련을 잘 받을 역량을 개발하도록 학생을 준비시키고자 하며, 따라서 평생 학습하면서 숙달된 진료를 할 수 있는 기반을 가진 의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이다[51]. 그러나 영국과 달리 질병예방이나 다양한 환자 환경, 통합적 진료 등을 강조하지는 않는다.
졸업성과에도 미국 특유의 실용주의를 강조하는 문화가 잘 드러나 있다. 성과를 역량 형태로 제시하고 있으며, ACGME의 핵심 역량은 환자 진료, 의학 지식, 대인 및 소통기술, 전문직업성, 행위바탕학습과 향상(practice-based learning and improvement), 시스템 바탕 행위(systems-based practice) 등 6가지이다[52]. 요약하면, 미국의 졸업성과는 환자 진료에 필요한 실용적인 역량 중심으로, 미래 의사가 환자 진료역량과 전문직업성을 갖추고 병원시스템을 잘 다루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2) 장기 임상실습(longitudinal clinical program)

질병 치료 위주인 전문과 중심의 분절적인 블록형 실습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유형의 장기 임상실습 프로그램이 시도되었다[53]. Gheihman 등[53]은 장기 임상실습 프로그램을 학생이 특정 환자를 배정받아 장기간 추적하는 환자고정(patient attachment), 특정 과의 지도의사나 특정 진료장소에 배정되어 그 의사 또는 장소를 방문하는 환자(군)들을 장기간 진료하는 진료실고정(clinic attachment), 환자추적과 진료실고정을 모두 하는 병행실습 그리고 장기통합임상실습(longitudinal integrated clerkship) 등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장기 임상실습 프로그램으로 가장 부각되는 것이 장기통합임상실습이다. 장기통합임상실습은 기존 전문과별 블록실습을 해체하고 20주 이상 ‘동시에 여러 과에 걸쳐 실습을 진행하면서, 장기간 포괄적인 환자 진료에 참여하고, 그 환자들의 담당 의사와 지속적으로 학습관계를 맺으며, 핵심 역량의 대부분을 습득하도록’ 한다[53-55]. 블록실습으로 학습한 학생에 비해 장기통합임상실습을 한 학생들은 실제로 지속적인 진료와 관계 맺기를 통해 의사로서의 역할을 점점 더 잘 수행하며, 환자의 질환을 전체적인 스펙트럼으로 보고, 환자 중심 접근을 하며 전문직 정체성을 잘 갖추게 된다고 보고된다[56-59].

3) 의료시스템과학(health systems science)으로 수렴되는 제3의 학문교육

미국은 ‘사회과학’이라는 명칭을 선호하지 않아 행동과학 등 다른 이름으로 칭해온 역사가 있으며, 이에 더해 의료계는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을 제외한 제3의 학문분야를 하나로 묶어 칭하려는 경향도 있다. 또한 학문적 접근보다는 환자 진료와 관련한 전문직 태도와 행동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이를 ‘전문직업성’이라고 불렀다. 따라서 학교에 따라 제3의 학문분야 교육과정은 행동과학, 의료시스템과학, 의료인문학, 전문직업성 과정 등 다양한 이름으로 통칭되었다.
미국에서 사회과학에 해당하는 학문을 칭하는 용어는 오랫동안 행동과학이었다. 행동과학이라는 학문명이 나오게 된 데에는 포드재단의 역할이 크다. 포드재단은 1951년 인간발달과정, 사회가치의 기원과 영향, 학습 및 의사소통과정, 집단조직, 행정과 리더십, 개인 부적응 등의 연구를 지원하기 위한 행동과학 프로그램 연구 프로젝트를 시행했다[60]. 당시 포드재단 관계자들은 ‘행동’이라는 용어를 선호했고 ‘사회과학’이라는 명칭을 꺼렸다고 전해진다[61]. 연구비를 따기 위해 학자들이 행동과학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미국에서는 사회과학 대신 행동과학이라는 명칭이 유행하게 되었다[61].
2010년대부터 미국의사협회가 중심이 되어 제3의 학문을 의료시스템과학이라고 하자고 주장하며, 의료가 어떻게 제공되는지, 의료종사자가 의료제공을 위해 어떻게 함께 일하는지, 의료시스템이 어떻게 환자 진료와 의료 제공을 향상시키는지 탐구하고 교육하고자 했다[62,63]. 이는 그동안 미국 의사들이 환자 진료와 개인 환자 중심의 예방의학에만 관심을 두었다는 반성 때문이며, 환자안전 및 시스템사고, 정책, 시스템, 인구건강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행동과학과 마찬가지로 전통적인 학문 뿌리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 약점이다[64].

4) 의사과학자과정과 복수학위과정

미국 의과대학은 역사적으로 의사과학자 과정을 두어 왔다. 의사과학자 과정은 1956년 Case Western Reserve 의과대학이 연구 엘리트 육성을 위해 Doctor of Medicine (MD)/Doctor of Philosophy (PhD) 복수학위과정을 시작한 것에서 유래한다[42,65]. 의과대학생 중 일부 지원자에게만 제공되는 별도의 과정이었고, 졸업생의 75%가 교수가 되었다[42]. 이후 여러 의과대학에 비슷한 과정이 개설되었다[42,65]. 여기에는 미국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이 MD/PhD 복수 전공에 관심있는 학생에게 학비를 지원한 것이 큰 동력이 되었다[65].
현재 미국 의과대학들은 방학기간, 선택과정, 별도의 학제 등을 통해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고 있다. 전 학생에게 연구과정을 제공하는 대학도 있다. 듀크 의과대학이 대표적이다. 듀크 의과대학은 1966년부터 1년간 연구과정을 제공하였으며, 그 대상은 핵심 임상실습을 마친 모든 3학년 학생이었다[66,67]. 임상실습을 마친 학생이 대상인 이유는 임상실습 경험이 임상 및 중개연구를 이해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되기 때문이었다[67].
이후 의사과학자 과정은 의학 이외의 다른 학위까지 함께 취득하는 복수과정으로 진화하였다. 예를 들어, 마이애미 밀러 의과대학은 모든 학생들에게 학술 프로젝트를 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설계하는 한편, 자원하는 학생에게 법학, 보건학, 경영학, 유전체학 등에서 복수학위과정도 제공하고 있다[68].

5) 이행기 프로그램

임상실습을 마친 후 졸업하기 전 이행기 시기를 1년에서 1년반 정도 가지면서 전공의로 이행하기 위한 준비를 하도록 한다. 학생들은 보다 개인화된 교육과정 경험을 통해 복수학위과정이나 연구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기도 하며, 학생인턴을 비롯한 다양한 선택과정에 참여하며 미래 진로를 준비한다.
학생인턴제는 핵심 임상실습을 마친 마지막 학년 학생들이 핵심 과목 중 몇 개 과를 선택하여 각각 1개월씩 인턴업무를 해보는 이행기 프로그램이다[69]. 2차대전 당시 의사가 부족했던 많은 병원에서 학생에게 전공의 업무의 일부를 하도록 하였고 이것이 학생인턴과정으로 발전하였다[70]. 학생인턴 프로그램은 입원환자 진료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70]. 이는 3학년때 외래 기반 실습이 증가하면서 술기 수행이나 처치 명령, 심전도 판독 등의 실습이 충분치 못하다는 반성 때문이었다[71]. 또한 진료 외에 전공의 수련 중 하게 되는 여러 업무와 관련한 다양한 역량실습도 필요했다[70]. 이에 미국의 학생인턴 프로그램은 입원환자 진료 및 업무기술을 익히는 방향으로 진화하면서 3학년 외래 중심 실습과 차별화되었다[72].
학생인턴 외에도 학생들은 이행기 프로그램 중 자신의 진로와 관련 있다고 생각되는 심층 프로그램을 선택하여 미래를 대비한다. 예를 들어, 서던 일리노이 의과대학 학생들은 학교 내 교수자 및 프로그램뿐 아니라 다른 학교 교수자나 다른 보건의료환경에서 의료 및 의료 이외의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73].

6) 문화역량을 넘어선 비판적 문화주의(critical culturalism) 모델

소수 인종, 종족과 비서구권 이민자의 문화 특성을 이해하기 위한 문화역량 교육이 1980년 이후 등장했다[39]. 그러나 문화역량이 특정 소수집단을 지나치게 타자화, 일반화하며 차별적인 조직과 시스템을 간과하고, 권력, 특권, 편향(bias)에 대한 성찰적 자기평가를 소홀히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36,39]. 문화역량에 대한 대안으로 다양한 비판적 문화주의 모델의 프로그램들이 개발되었다. 비판적 문화주의는 백인중심주의(Whiteness)와 남성중심주의가 보이지 않는 준거로 작동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사회비판과 사회정의에 대한 헌신을 강조한다[74].
문화겸손(cultural humility), 비판의식(critical consciousness), 반-인종주의 교육(anti-racist pedagogy), 다양성·형평성·포용성 역량 등이 대표적인 비판적 문화주의 사례들이다[47-50]. 문화겸손은 자신의 문화에 대해 우월감을 가지지 않는 것에 집중한다[47]. 비판의식은 자신과 타인 그리고 세계를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이해하는 것을 강조한다[48]. 반-인종주의 교육은 사람들이 인종주의와 백인우월주의를 유지하는 규범, 패턴, 전통, 구조, 기관 등을 발견하고 도전하여 탈바꿈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49]. 다양성·형평성·포용성 역량은 문화역량을 포함하여 비판적 문화주의에서 제기된 문제의식을 반영하여 최근 북미의과대학협회(Association of American Medical Colleges)가 제안한 것이다[50].

한국 의과대학 교육동향

1. 한국의 역사와 교육문화

한국은 20세기 초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식민지배와 차별을 받은 경험이 있으며 유교의 영향으로 겸손이 미덕이다. 현재는 서구 문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한국이 발전하고 세계화하는 과정에서 선진국 담론과 다문화정책이 문화에 영향을 미쳤다[75,76]. 한국은 단일민족국가라는 믿음이 있으나 최근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가 늘고 있다[77]. 한국에서는 나와 다른 문화에 대한 배타성이나 개인주의에 대한 오해, 왜곡된 집단주의가 문제가 된다[78]. 한국에서 흔한 문화편향은 지역과 나라, 사회경제적 위치, 나이, 학벌 등으로 인종이나 성소수자 편향이 주요 문제인 영국이나 미국과는 차이가 있다[79].
한국은 대통령제를 실시하는 민주공화국이지만 파시스트 및 권위주의 정권이 이어졌었다[80]. 한국은 국가가 교육목표를 제시하고 의료행위를 국민건강보험과 형사처벌로 통제한다. 전통적으로 홍익인간 이념 아래 모든 국민이 인격을 도야하여 군자와 현인이 되는 것이었고[81], 광복 이후 민주시민이 되는 것이 추가되었으며 그 이념이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교육목표는 ‘한국 교육과정이 추구해온 이념과 인간상을 바탕으로 미래 사회에 필요한 핵심 역량과 함께 포용성과 창의성을 함양한 주도적인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이다[82]. 민영 의료기관이 국영 병원에 비해 많고 지방이나 중증 및 응급환자에 대한 의료공백이 심각한 현안이 되고 있으며[83,84], 의사집단과 정부의 갈등이 광복 이래 계속되고 있다[85].
한국의 고등교육은 대부분 민간에 맡겨져 있지만[86] 다수의 사립대학이 등록금 외 다른 재원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이다[87]. 또한 사립대학의 입학, 등록금, 학제 등에도 정부의 규제가 있으며 정부의 재정지원이 필요하기에 그 자율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88,89]. 초기 고등교육은 독일식이었던 일본과 유사했으나 점점 미국대학의 영향이 증가하였다[90]. 즉 한국의 고등교육은 미국식으로 변화하고 있으나 대학의 재정이나 교육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어 그 괴리로 인한 갈등의 소지가 있다.

2. 한국 의학교육의 특징

현재 한국의 의학교육은 주로 고등학생 졸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6년제이며, 1개 대학이 대학 졸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4년제를 하고 있다. 미군정기 이래 6년제 교육과정은 대개 의예과 2년, 임상실습 전 2년, 임상실습 2년으로 구성되어왔다. 이러한 틀은 경성제국대학의 학제와 유사하며, 이는 경성제국대학이 당시 최고라고 평가받는 이론과 과학 중심의 독일 대학교육방식을 도입하여 그 학문적 권위가 높았고 선망의 대상이었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한다[91-95].
한국의 의사상이 있지만 공인 기구나 평가인증 기준에서 구체적인 졸업성과를 제시하거나 반드시 따르도록 요구하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한국의 각 의과대학은 대학의 설립이념과 목표에 맞는 졸업성과를 수립할 수 있다. 임상실습 전 시기는 다양한 형태의 통합과정으로 운영되며, 임상실습은 평균 58주 실습을 진행하고 분과별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흔하다[96]. 최근에는 편향을 타파하기 위한 프로그램들이 보고되고 있다[79,97,98].
한국의 의학교육은 한국식 교육의 단점 그리고 한국 의료시스템의 부작용 등을 보완하면서 대한민국 교육이 추구하는 인간상에 기반하여 발전해 왔다.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영국식 프로그램에도 주목하고 있다. (1) 역량 중심의 졸업성과, (2) 환자추적형 장기 임상실습 및 지역사회의학 실습, (3) 의료인문학 또는 의료시스템과학, (4) 학생연구 프로그램, (5) 진로탐색 프로그램, (6) 특정 편향에 대한 반-편향 교육 등이 대표적으로 제안되는 한국 의학교육 선도 사례이다.

한국 맥락을 고려한 교육과정 제안

여기서는 한국의 대표적인 선도 사례를 중심으로 한국 맥락을 고려한 교육과정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Table 2). 우선 한국 제도의 단점과 부작용을 극복하고 개선하기 위해 영국과 미국의 선도적인 의과대학에서 추진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에 동의한다. 그러나 그 나라에서 선도적인 대학 사례이더라도 적용할 때 한국과 대학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 선도적인 프로그램을 무비판적으로 모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한편, 기존의 교육과정을 그대로 유지하자는 보수적인 입장도 흔히 관찰하게 된다. 그러나 기존의 교육과정에 일제 강점기 식민지배의 패러다임이 녹아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는 경성제국대학을 통해 실험실 기초의학 연구에 기반한 과학적 의학을 강조하는 한편, 조선인에게는 의학 연구나 인문사회과학 교육의 기회를 제한했고, 비과학적인 조선에 비해 일본이 과학성과 문명성으로 우월함을 과시하면서 조선인의 의식화는 막고자 했던 식민지배전략 때문이었다[91,92]. 따라서 의학 연구, 인문사회과학 교육 확대 등 선도적인 프로그램은 미군정기에 고착된 경성제국대학의 식민지배 패러다임을 극복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선도적인 프로그램에 대한 무조건적 반대 또한 지양할 것을 권한다.

1. 한국 맥락에 맞는 졸업성과와 인재상

우선 졸업성과를 무조건 역량으로 표현할 필요는 없다. 졸업성과는 영국처럼 지식, 술기, 태도로 표현할 수도 있고, 미국처럼 역량으로 표현할 수도 있으며, 그 외 다른 방식으로 표현할 수도 있다. 따라서 역량 중심 교육과정으로 이미 개발을 진행한 대학이 아니라면 지식, 술기, 태도로 졸업성과를 표현하며 교육과정을 설계할 수도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평가인증 기준에서도 역량 외 여러 형태의 졸업성과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에서 특히 강조되어야 할 졸업성과는 정치 및 정책역량이라고 생각된다. 한국은 권위주의적인 정부를 상대하는 정치력이 있는 의사가 필요하다[85,99]. 또한 의료시스템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체할 정책을 제시하는 정책역량을 갖춘 의사가 필요하다[83,99].
또한 영국이나 미국과 달리 한국은 의과대학 졸업 후부터 바로 단독진료가 가능하므로 전공의 준비 수준의 학습성과로는 불충분할 수 있다. 따라서 영국과 미국의 졸업성과를 참고하더라도 한국 맥락에서 졸업 후 바로 단독 진료하는 경우 필요한 졸업성과에 대해 추가할 필요가 있다. 한편으로는 졸업 후 단독진료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으나, 이 과정 또한 독단적으로 개입하려는 정부에 대응하여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2. 상급종합병원의 블록실습을 보완할 다양한 형태의 임상실습

한국에서 장기 임상실습을 한다면 한국 특유의 상급종합병원의 세부분과 입원환자 중심 단기 실습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설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블록실습을 그대로 할 수밖에 없다면 이를 보완하기 위해 경증 외래환자 중심인 진료실고정 장기 실습을 병행하는 것이다. 또는 상급종합병원 이외의 다양한 환경에서 진료해보도록 하는 것이다[6]. 조기환자접촉도 다양한 환경에서 환자를 접하고 입학 초기부터 의사 역할을 경험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학습동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22,23].
분절적인 한국의 임상실습을 보완하기 위한 장기 임상실습이 한국에도 등장했다[100]. 이 형태는 기존의 블록실습을 유지하면서 환자를 장기적으로 추적하는 장기 프로그램으로, Gheihman 등[53]의 분류에 따르면 환자고정형 장기 임상실습이다. 보고된 이 프로그램의 단점은 블록실습을 그대로 두고 환자고정 실습을 추가함에 따른 것이었다[100]. 다양한 형태의 장기 실습이 가능하므로 장기통합임상실습 외에도 학교 맥락에 맞게 변화시켜보는 것이 좋다[100]. 아직까지는 기존의 임상실습 틀을 해체하기에 한계가 있지만 향후 더 혁신적인 프로그램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한다[6,100].

3. 깨어 있는 의학 전문직을 만드는 인문사회과학 교육

이제는 한국 의학교육도 100년전 과학적 의학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한국 맥락에 필요한 인문사회과학 교육으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인성 중심이나 교양수준의 인문학 교육을 넘어서 정부와 사회를 거시적으로 통찰할 수 있는 교육으로 변화해야 한다. 따라서 전문직업성이라는 품성 위주로 교육하는 미국식보다 공중보건학, 윤리, 법과 구분하여 사회과학을 특별히 교육하는 영국식이 지금의 한국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99]. 지속되는 의정갈등 상황을 통찰하고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사회과학이 필요하기 때문이다[99]. 그런 관점에서 현재 평가인증 기준에 ‘의료인문학’으로 표현된 것은 ‘인문사회과학’으로 변경할 것을 제안한다.
한편, 영국의 인문사회과학 교육내용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우선 영국 학생들은 인문사회 소양을 충분히 쌓고 입학하는 반면[101], 한국 학생들은 주로 이과 과목 위주로 학습하고 의과대학에 입학한다. 영국이 민주주의가 확립된 나라라면, 한국은 아직 민주화 이전의 권위주의 문화가 잔존하는 상태이다[80,102]. 즉 한국의 인문사회과학 교육은 한국 학생들의 교육수준에 맞추어 그 토대부터 닦으면서 심화과정으로 나아가야 한다. 사회과학뿐 아니라 인문학도 한국 맥락에 맞게 교육되어야 한다. 민주시민으로의 역량과 함께 듣고 말하기 읽고 쓰기 등 기본적인 문해력, 더 나아가 한국 의료 및 의사양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역사와 철학 등은 반드시 다루어져야 한다.
최근 의료시스템과학에 대한 관심이 많다. 의료시스템과학이 보완하고자 했던 미국 의료의 문제점을 한국도 가지고 있기에 무작정 의료시스템과학 교육의 도입을 반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의료시스템과학이라는 명칭이 미국 특유의 사회과학을 대체할 용어 찾기의 일환이거나, 제3의 학문분야를 하나로 칭하려는 경향일 수 있음을 인지하고 그 명칭과 내용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또한 의료시스템과학을 도입하더라도 의정갈등이 지속되는 한국 상황에 맞게 맥락화할 필요가 있다.

4. 세계를 선도하는 연구역량 강화

연구역량 또한 이제는 100년전 논리실증주의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한국 맥락에 적합하게 개선해가야 할 시점이다. 논리실증주의의 한계를 넘기 위해 학생들에게 양적 연구 외에도 질적 연구를 장려하고 실험연구 외에도 조사연구, 중개연구 등 다양한 연구방법론을 지향하도록 교육하는 추세이며[103,104], 이러한 교육이 한국 학생들에게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학생이 갖추어야 할 연구역량으로 연구질문 도출, 가설 설정, 연구설계, 논문 작성 등 기본적인 연구 관련 지식과 기술, 더 나아가 문헌을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근거를 이해하며 연구윤리를 준수하고 연구팀과 함께 소통하고 팀워크를 발휘하는 역량 등이 제시되고 있다[103,104]. 기초 연구역량은 저학년 때부터 나선형으로 개발하되, 논문연구 프로젝트는 듀크 의과대학처럼 핵심 임상실습을 마친 상태에서 하는 것을 추천한다.
더 나아가 이제 한국 의사들에게도 학문 제국주의(academic imperialism)를 넘어 세계를 선도하는 연구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본다[105]. 여러 학자들이 서구 의학과 의학교육에 내재된 서구중심주의와 가부장주의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4,106-109]. 예를 들어, 해부학 교과서에서 보여주는 몸, 그림이나 모형 등에 인종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다[108]. 현대 의학의 발전과정에서 질환 연구가 남성 위주로 이루어졌고 성 차이가 고려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97]. 종양학 문헌의 저자 중 상당수가 서구권 남성이었으며, 이들은 다양한 사회문화적 관점을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보고된다[109]. 그런 점에서 영미권의 문헌에 내재된 문화편향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교육도 포함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5. 다양한 선택 기회 제공

이제 환자 진료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학생들이 다양한 진로를 탐색할 기회를 제공해 보는 것도 좋겠다. 갭이어의 취지를 살리는 자유 학기제나 학년제, 다양한 학제나 복수학위과정은 21세기 선진국 반열에 들어선 한국 맥락에서 이제는 시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병원 외 다양한 환경에서 이행기 프로그램으로 다음을 준비시키는 것 또한 지나치게 강의실과 병원환경이 중심이 되는 한국 의학교육 맥락에서 필요한 변화라고 판단된다. 물론 이러한 시도를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관과의 파트너십, 인적·물적 자원 확보와 교수개발 등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대표적인 이행기 프로그램인 학생인턴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학생인턴제는 원래 3학년 외래 실습에서 경험하지 못한 입원환자 진료와 업무역량을 습득하기 위한 보완 목적이 강한 이행기 프로그램이다[61]. 따라서 지금처럼 3학년 임상실습도 세부분과 입원환자를 단기간에, 4학년 학생인턴도 세부분과 입원환자를 단기간 보는 거라면 보완의 의미가 없다. 더구나 학생인턴도 결국 교수의 진료를 참관하는 수준이라면 학생인턴제는 이행기 프로그램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 것이다. 3학년 때 세부분과 입원환자를 본다면 4학년 때는 경증 만성질환자를 외래에서 보는 실습을 하는 것이 상호 보완적이다. 3학년 때 참관하는 수준의 실습이었다면 4학년 때 직접 해보는 수준의 실습이 되어야 이행기 수준의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63]. 만약 한국 맥락에서 학생에게 진료 책임을 지는 업무를 맡길 수 없다면 학생 수준의 진료가 가능한 다양한 장소에서 실습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6. 한국 맥락에 맞는 문화편향 교육 및 교육과정 개편

한국은 식민 지배를 받은 국가였으며 겸손을 미덕으로 여기는 문화를 지녔고, 전통문화와 근대 선진국 담론에 따라 서구권과는 다른 문화편향이 있는 나라이다[75,79]. 따라서 문화겸손 교육은 잘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79]. 한국인에게는 오히려 피식민지배로 인해 생겨난 자국 문화에 대한 열등감을 해소하면서, 한국 및 개발도상국 문화에 대한 존중과 선진국 문화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균형 있게 부각해야 할 것이다[79,110]. 비판의식이나 문화안전(cultural safety), 다양성·형평성·포용성 역량 등이 문화겸손을 대체할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48,50,110,111]. 문화안전은 의료인에게 의료인과 환자 사이에 존재하는 권력 차이를 성찰할 것을 요구하며, 환자의 문화를 대상화하기보다 의사나 의료환경의 문화를 성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110-112]. 탈식민주의 관점을 강조하는 뉴질랜드 프로그램이어서 피식민지배 역사가 있는 한국에 적합해 보인다[111].
비판의식이나 문화안전, 다양성·형평성·포용성 역량 등을 교육할 때 사용하는 사례나 평가인증 기준은 한국 특유의 문화편향을 비중 있게 다루면서 인종과 성소수자 등 세계적 이슈도 포함해야 한다[79]. 더 나아가 만약 한국인의 문화편향이 집단주의 문화에서 기인한 배타성이나 획일주의에 근거한다면, 다른 문화에 대한 열린 태도와 함께 개인주의와 공동체주의의 건강한 균형에 대한 교육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78].

결론

결론적으로, ‘부실한 임상실습교육, 인문사회를 배제하고 과학적 의학에 국한한 교육, 과학적 자세 부족’이라는 한국의 의학교육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학교육 선진 사례를 한국 맥락에서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한국 학생에게 필요한 교육과정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이 때 교육과정에서 개선하고 싶은 문제점이 무엇인지, 대학의 사명과 졸업성과를 비롯한 인재상이 무엇인지, 대학의 사회적 책무성이 무엇인지 분명히 하고, 문제점 개선과 인재 양성 및 사회적 책무성 실현에 도움이 될 외국의 사례를 검색해야 한다. 비교교육학 관점에서 영국과 미국의 교육과정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한국 맥락을 고려한 교육과정 제안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Table 2).
첫째, 한국 맥락에 맞는 졸업성과와 인재상이 필요하다. 졸업성과는 역량 외에도 다양한 형태로 표현하도록 하며, 의정갈등이 지속되는 한국 맥락에 맞춰 인재상이나 졸업성과에 정치 및 정책역량 등이 포함하는 것이 적절하다. 의과대학 졸업 후 단독 진료가 가능한 점을 고려하여 졸업성과에 추가할 부분이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둘째, 상급종합병원의 블록실습을 보완할 다양한 형태의 임상실습이 필요하다. 경증 외래환자 중심의 진료실고정 장기실습이나 조기환자접촉, 다양한 환경에서 진료 등 현재의 틀을 해체하는 혁신적인 임상실습 프로그램이 개발될 것을 기대한다.
셋째, 100년 전 과학적 의학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깨어 있는 의학 전문직을 만드는 인문사회과학 교육이 필요하다. 의정갈등을 통찰하고 민주시민의식과 함께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도움이 되는 사회과학과 인문학 소양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의료시스템과학을 비롯한 외국의 인문사회과학 교육내용은 비판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며 한국 상황에 맞게 그 사례와 내용을 맥락화해야 한다.
넷째, 100년 전 논리실증주의와 현재에도 지속되는 학문 제국주의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세계를 선도하는 연구역량을 습득하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양적 연구와 실험연구 외에도 다양한 연구방법론을 지향하도록 하며, 연구논문 작성과 관련한 지식과 기술에서 더 나아가 연구윤리, 리더십과 팀워크를 배양하고, 서구권 연구의 편향도 비판적으로 검토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다섯째, 다양한 진로를 탐색할 기회를 제공하는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자유학기제나 학년제, 다양한 학제나 복수학위과정, 다양한 환경에서의 이행기 학습을 이제는 시도해야 한다. 학생인턴제 또한 원래 취지에 맞게 3학년 임상실습을 보완하면서 졸업 후 과정으로의 이행을 원활하게 하는 목적을 살려 개발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 맥락에 맞는 문화편향 교육이 필요하다. 서구권에서 유행하는 문화겸손, 반인종주의 교육보다는 비판의식, 문화안전, 다양성·형평성·포용성 역량 등을 한국 특유의 편향 사례와 함께 교육하는 것이 한국 맥락에 더 적절하다. 건전한 공동체주의와 개인주의의 균형을 위한 교육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 논문에는 두 가지 한계가 있다. 첫째, 지면의 한계로 영국과 미국의 모든 맥락을 깊이 있게 다루지는 못했고, 다른 서구권이나 아시아권의 맥락까지 포함시키기도 어려웠다. 다른 나라에 미치는 영국과 미국의 영향이 컸고 의학교육자들이 흔히 참고하는 나라들이기에 우선 영국과 미국의 맥락을 정리한 것이기도 하다. 또한 사명체계, 교수학습이나 평가, 지도교수나 지도의사의 역할, 운영체제 등도 비교교육학 관점에서 다루지 못했다. 향후 각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깊이 있게 논하며 각각의 주제에 대해 비교분석하는 연구가 필요하겠다. 더 나아가 탈식민주의 노력을 하고 있는 외국의 좋은 사례를 발굴하는 것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된다. 둘째, 한국 맥락에 맞는 교육과정을 제안함에 있어 학술적 배경과 근거가 될 한국의 참고문헌이 제한적이었다. 한국 의학교육의 각 영역에서 한국 맥락에 맞는 교육이 영미권과 어떻게 다를지,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이 필요할지 도출하는 연구가 향후 필요하다.

Conflict of interest

이 연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관이나 이해당사자로부터 재정적, 인적 자원을 포함한 일체의 지원을 받은 바 없으며, 연구윤리와 관련된 제반 이해상충이 없음을 선언한다.

Authors’ contribution

노혜린: 연구의 기본개념 설정 및 연구설계, 자료수집 및 분석, 논문 작성을 포함한 전반적인 논문 작성 활동 수행

Table 1.
Education characteristics of the United Kingdom, United States, and Korea
Domain United Kingdom United States Korea
History A major colonial power - History of being colonized by England - History of being ruled by Japan and the US military governments
- Discrimination against people of color - Myth of a homogeneous country
- Transition from traditional collectivism to individualism
Decolonial discoures Cultural diversity Cultural humility - Developed country (Seonjinguk)
- Multi-culture
Political system Constitutional monarchy Presidential system in a federal republic - Presidential system in a republic, but with a history of authoritarian regimes
Government role Runs national education and health system Limits the role of the government The government controls national education and health system
Health system National Health Service Private based Private based
Autonomy of higher education High High Low
Educational objectives Elites who govern the country with knowledge and experiences Democratic citizens who pioneer their future independently Democratic citizens who cultivate personal growth
Medical education years Mostly 5 or 6 years for high school graduates, while some schools have 4 years for graduate entry Mainly 4 years for graduate entry 6 years for high school graduates, while one school offers 4 years for graduate entry only
Recent trends in medical education - Graduate outcomes classifying professional attitudes & behaviors, skills, and knowledge - Competency-based graduate outcomes - Competency-based graduate outcomes
- Community-based clerkships with early patient contact - Longitudinal clinical programs - Patient attachment style longitudinal clerkships
- Population health, ethics and law, psychology, and social sciences education - Professionalism and health systems science - Medical humanities and health systems science, including professionalism
- Research skills - Physician-Scientist and other dual degree programs - Student research programs
- Student-selected components - Transition programs - Career choice programs
- Cultural diversity - Critical culturalism beyond cultural competence - Anti-bias programs focusing on race, gender, and sexual orientation
Table 2.
Suggestions for contextualized curricula in Korean basic medical education
Domain Suggestions
Graduate outcomes - Add policy and political competence beyond patient care competencies
- Outcomes could be described in terms of knowledge, skill, and attitudes
Clinical clerkships - Diverse clinical settings to compensate tertiary hospital-centered block clerkships
- Longitudinal clinical programs with early patient contact, not only longitudinal integrated clerkships but also patient attachment or clinic attachments
Social sciences and humanities - Social sciences, including politics, policy, jurisprudence, sociology, and psychology
- Humanities, including literacy, history, and philosophy related to Korean health care and medical education
Scientific attitudes - Beyond logical positivism
- Beyond academic imperialism
Career choice programs, including transition courses - Various selective and elective courses, including a gap year and dual degrees
- Student internship programs compensating for third-year clinical clerkships
Anti-bias education - Critical consciousness, cultural safety, or diversity/equity/inclusion to address biases in Korean physicians and health care settings
- Reduce exclusivism and conformism due to collectivism, encourage healthy communitarianism with individual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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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eRin R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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