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생의 개인적 특성과 대학생활 요인이 학업실패에 미치는 영향: 정신건강의 매개효과
The Effects of Medical Students’ Traits and College Life on Academic Failure Mediated by Mental Hea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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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This study utilized cohort data, student lifestyle surveys, and mental health examination results from a medical school to investigate the impact of factors such as hometown, alcohol use, smoking, university life adaptation, and aptitude on academic failure, with mental health serving as a mediator. We analyzed data from 409 of the 549 incoming students at Keimyung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excluding 140 individuals with missing data, from the academic years 2015 to 2021. Significant differences were found according to hometown in feelings of depression, suicidal tendencies, and internet addiction. There were also significant differences based on university life adaptation in feelings of depression, suicidal tendencies, and internet addiction, as well as significant differences according to academic aptitude in feelings of depression and internet addiction. Academic failure showed significant differences based on hometown, university life adaptation, and academic aptitude. Furthermore, students’ hometown had a complete mediating effect on academic failure together with feelings of depression, suicidal tendencies, and internet addiction. University life adaptation exhibited a complete mediating effect with suicidal tendencies and a partial mediating effect with feelings of depression and internet addiction. Academic aptitude demonstrated partial mediating effects on feelings of depression, suicidal tendencies, and internet addiction. Based on these results, we suggest establishing counseling programs tailored to the characteristics of medical students, and various programs for university life adaptation are necessary. There is also a need for diverse programs not only for clinical training, but also for different career paths.
서론
학생들은 대학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스트레스와 불안감으로 심리사회적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정서적 문제들은 학업과 대학생활 등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1,2].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대학과 전공을 선택하는 데 있어 학생의 관심이나 적성보다 고등학교의 성적, 대학수학능력시험 결과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로 인해 우울, 스트레스, 대학생활 적응 등의 정신건강 문제와 학업중단을 야기하게 된다[3,4].
학생의 학업적 성공과 실패에 대한 판단은 관점에 따라 다양할 수 있다. Kim [5]은 학업실패(academic failure)를 학습과정에서 주어진 과제의 목표와는 다른 이해를 구성하거나, 문제를 더 이상 해결하지 못하고 정체된 상태로 보았으며, Lee와 Kim [6]은 학습과정에서 목표 달성을 위한 인지적 및 정의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의도한 학습결과를 얻지 못한 경우를 학업실패로 정의했다. 따라서 학업성취도는 대학생의 학업적 성공과 실패를 평가하기 위한 대표적인 정량지표라고 할 수 있다. 대학생들의 학업성취도와 관련한 선행연구에서는 학업성취도 저하로 학사경고를 경험한 경우를 학업실패로 정의하고 있으며[7-9], 의과대학에서는 학습부진의 이유로 유급되거나 자발적으로 미리 휴학을 결정한 경우 학업실패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10].
의과대학생의 대부분은 고등학교 시절까지 높은 학업성취도를 유지하다가, 우수한 학생들이 모인 의과대학에서 더욱 치열한 경쟁과 학업성취도 하락을 경험하게 된다[11]. 또한 의과대학생은 블록식 수업, 빠듯한 학사일정, 과중한 학습량 및 잦은 평가 등 의과대학 교육과정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타 단과대학생보다 더 많은 유급을 경험하게 된다[12,13]. 의과대학에서 유급은 매 학년말 진급 사정에서 교과목의 과정성과 달성 여부를 평가하여 결정되며, 유급한 학생은 해당 학년의 전 교과목을 재수강 해야 한다[14].
의과대학생의 유급에 대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의과대학생의 유급률은 Park 등[14]의 연구에서는 16.1%, Han 등[10]의 연구에서는 17.4%로 보고되고 있으며, 유급을 경험한 학생들은 지속해서 유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14,15]. 유급을 경험한 학생은 회의감, 무능력감, 자아존중감 저하 등을 겪게 되고, 부정적 정서들은 동기 및 선후배 등 주위 사람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16,17]. 또한 유급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불안은 의과대학생의 삶의 질에 영향을 주게 되며, 미래 의사가 되었을 때 환자의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의과대학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18].
이러한 이유로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의학교육 평가인증기준인 ASK2019 (Accreditation Standards of KIMEE 2019)에서는 의학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투입된 자원과 학생의 수행능력 파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의과대학에서 유급을 포함한 학생실태를 조사・분석하고, 학업, 생활, 진로 등 다양한 상담 및 지원프로그램의 운영을 통해 유급 학생 관리 및 예방의 내실화를 요구하고 있다[19,20]. 이에 의과대학에서는 코호트를 구축하여 학업성취도를 포함한 재학생 및 졸업생의 학교생활 전반의 종단적 자료를 수집 및 분석하고 있으며, 의학교육의 중장기적인 성과를 파악하고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21,22].
대학생의 학업실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성별[10,14,15,23,24], 흡연 및 음주[10,14], 거주환경[24,25] 등 개인적 특성에 따라 학업실패에 유의한 차이가 있으며, 대학진학 동기, 학교생활 만족 등 대학생활 요인에 따라서도 학업실패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0,16,26]. 특히 거주환경은 부모로부터의 물리적, 정서적 독립이 생활 전반에 많은 변화를 야기하여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27,28].
이러한 정신건강은 선행연구를 통해 학업실패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요인으로 확인되었는데[29], 대학생이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며 겪는 정서적 문제들은 학업과 대학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으며[1-3], 특히 우울은 집중력이나 기억력 저하[15,30-36], 인터넷중독은 주의력 저하[37]를 야기하여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특히 의과대학생의 우울증 유병률은 한국인의 우울증 유병률의 4배를 상회하고 있으며[38], 다른 학과 학생들에 비해 스트레스, 대인관계 어려움, 자살 위험 등의 정신적 문제를 더 많이 경험하는 경향이 있어[39,40], 정신건강은 의과대학생의 학업실패에 영향을 주는 주요한 변수라 할 수 있다.
선행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대학생의 개인적 특성과 대학생활 요인은 정신건강 및 학업실패에 영향을 미치며 정신건강은 학업실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의과대학생의 개인적 특성과 대학생활 요인이 정신건강을 매개로 학업실패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추론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 변수들의 관계가 하나의 모형으로 통합하여 적합성을 평가한 연구는 발표되지 않았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대학생의 개인적 특성과 대학생활 요인이 정신건강을 매개로 학업실패에 영향을 미치는 관계 모형을 설정하고 분석하여 이를 규명하고자 한다.
연구대상 및 방법
1. 연구모형 및 가설 설정
의과대학생의 개인적 특성, 대학생활 요인, 정신건강 그리고 학업실패 간의 구조적 관계를 검증하고자 연구모형을 설정하였다(Figure 1). 앞서 선행연구에서 학업실패에 출신지역[24,25], 음주 및 흡연[10,14] 등의 개인적 특성과 대학생활 적응 정도(대학적응) [10,16,26], 학과적성 일치 정도(학과적성)[10,16,26] 등의 대학생활 요인, 그리고 우울감[15,30-36], 자살충동[39,40] 및 인터넷중독[37]과 같은 정신건강이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의과대학생의 개인적 특성과 대학생활 요인이 정신건강을 매개로 학업실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연구가설을 설정하였다. (1) 의과대학생의 개인적 특성(출신지역, 음주, 흡연)과 대학생활 요인(대학적응, 학과적성)은 학업실패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2) 의과대학생의 개인적 특성(출신지역, 음주, 흡연)과 대학생활 요인(대학적응, 학과적성)은 및 정신건강(우울감, 자살충동, 인터넷중독)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3) 의과대학생의 개인적 특성(출신지역, 음주, 흡연)과 대학생활 요인(대학적응, 학과적성)은 정신건강(우울감, 자살충동, 인터넷중독)을 매개로 학업실패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2. 연구대상
이 연구는 대구지역 소재 계명대학교 의과대학에서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입학한 549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대상 중 학생생활실태조사 및 정신건강검사 결과에서 결측값이 있거나 조사연도에 설문을 진행하지 못한 2018학년도 입학생의 자료는 이번 연구에서 제외하였다. 또한 학업실패 외 이유(타 대학 진학)로 제적한 학생의 자료도 제외하였다. 따라서 총 140명의 자료를 제외한 409명의 자료를 분석하였다(Table 1).
3. 연구도구
이 연구에서는 의과대학에서 구축하고 있는 코호트 자료를 통해 출신지역과 유급 및 휴학 등 학적상태 자료를 추출하였고, 학생생활실태조사에서 수집한 음주 여부, 흡연 여부, 대학적응, 학과적성 등의 자료와 정신건강검사의 결과를 활용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입학 후 의예과에서 처음으로 시행한 학생생활실태조사와 정신건강검사 결과를 분석하였다. 수집된 자료의 분석을 위해 출신지역은 ‘대학 소재지’와 ‘그 외’로 구분하였고, 음주유무는 ‘음주를 하지 않음’과 ‘음주를 함’, 흡연유무는 ‘흡연을 하지 않음’과 ‘흡연을 함’으로 구분하였다. 대학적응 및 학과적성은 5점 리커트척도(‘매우 아니다’–‘매우 그렇다’)로 구성되어 있다. 학업실패는 수강한 전체 교과목의 평균 성적이 70점 미만이거나 특정 교과목의 성적이 60점 미만으로 유급한 경우, 진급사정을 통해 의예과에서 의학과로 진급하지 못한 경우 그리고 학업부진을 이유로 휴학하는 등 해당 학년을 재수강한 경우로 학업실패 여부를 구분하였다[10].
정신건강검사 자료는 Beck 우울 척도 2판(Beck Depression Inventory-II, BDI-II), Beck의 자살생각 척도(Scale for Suicidal Ideation-Beck, SSI-Beck), 한국형 인터넷중독 자가진단 척도(인터넷중독) 검사결과를 활용하였다. BDI-II는 임상상황에서 우울이나 자살생각을 평가하는데, 타당도와 신뢰도가 매우 높은 척도이며[41],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IV의 주요 우울증의 기준에 일치하도록 구성되어 있어 우울증 환자의 선별을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도구이다. 초조, 집중곤란, 무가치감, 의욕상실 등 21개 문항으로 4점 리커트(0–3점) 척도로 구성되어 있다[42,43]. SSI-Beck은 기존 임상가의 면접으로 평정하는 반구조화 면접도구인 Scale for Suicide Ideation (SSI)을 자기보고식으로 변형한 것으로[44,45], 면접도구와 동일한 21개 문항을 3점 리커트(0–2점) 척도로 구성하여 연구대상의 규모가 클 경우 적용하기에 용이하다. 첫 번째 문항부터 다섯 번째 문항까지의 응답을 통해 자살생각 여부를 1차적으로 측정하고, 응답결과 자살생각이 있는 응답자만 전체 문항에 응답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총점은 과거 자살시도 횟수와 자살의도, 심각도를 제외한 19개 문항으로 점수를 계산한다[46]. 인터넷중독 척도는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개발한 인터넷중독 자가진단 검사로 인터넷중독을 측정하는 데 있어 가장 많이 사용되어온 척도이다[47]. 인터넷중독의 핵심 증상과 기여/간접 요인을 측정하여 중독군, 중독위험군 등을 효율적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인터넷중독에 큰 영향을 미치는 내성 및 몰입의 문항을 포함하여 20문항으로 4점(1–4점) 리커트 척도로 구성되어 있다[48].
4. 자료 분석방법
이 연구는 출신지역, 음주 유무, 흡연 유무, 대학적응, 학과적성에 따른 정신건강의 차이를 분석하기 위해 통계프로그램 중 IBM SPSS ver. 28.0K (IBM Corp., Armonk, NY, USA)를 이용하여 교차분석, 독립표본 T검정 및 Kruskal-Wallis test를 이용하였다. 사후분석으로는 Dunn test를 이용하였으며, 통계적 유의성은 Bonferroni 방법으로 시행하였다. 이후 분석에서는 통계프로그램 Jamovi ver. 2.3 (https://www.jamovi.org/)을 이용하였다. 정신건강검사의 절단값을 찾기 위해 종속변수가 이분형이고, 독립변수가 연속형인 경우에 많이 사용하는 Youden’s index를 이용하였으며[49], 이 연구에서 절단값은 BDI-II는 11점, SSI-Beck은 4점, 인터넷중독은 30점으로 하였다(Table 2). 학업실패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만을 활용하여 정신건강의 매개효과를 검정하기 위해 Baron과 Kenny [50]가 제안한 방식으로 검증하였다.
5. 윤리적 고려
계명대학교 의과대학의 전・후향적 코호트 자료는 개인을 특정할 수 없도록 코드화하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연구심의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심의를 받아 구축 및 운영하고 있다(IRB no., DSMC 2021-11-003-008). 이 연구에서는 기존에 구축된 코호트 자료와 학생생활실태조사와 정신건강검사 결과를 분석하기 위해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연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추가로 받았다(IRB no., DSMC 2024-02-024).
결과
1. 의과대학생의 개인적 특성과 대학생활 요인이 학업실패에 미치는 영향
의과대학생 개인적 특성인 출신지역, 음주 유무, 흡연 유무와 대학생활 요인인 대학적응 및 학과적성이 학업실패에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 결과, 개인적 특성 중에서는 출신지역에 따라서 학업실패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p<0.05), 대학생활 요인인 대학적응과 학과적성은 모두 학업실패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p<0.05) (Table 3).
2. 의과대학생의 개인적 특성과 대학생활 요인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의과대학생 개인적 특성인 출신지역, 음주 유무, 흡연 유무와 대학생활 요인인 대학적응 및 학과적성이 정신건강(우울감, 자살충동, 인터넷중독)에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 결과, 개인적 특성 중에서는 출신지역에 따라서 우울감, 자살충동, 인터넷중독 결과에 모두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p<0.05). 대학생활 요인 중 대학적응에 따라서는 우울감, 자살충동, 인터넷중독 결과에서 모두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학과적성에 따라서는 우울감 및 인터넷중독 결과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p<0.05) (Table 4).
3. 의과대학생의 개인적 특성과 대학생활 요인이 정신건강을 매개로 학업실패에 미치는 영향
의과대학생의 개인적 특성 중 출신지역과 학업실패 간의 관계에서 정신건강의 매개효과를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Table 5). 1단계 독립변수인 출신지역은 학업실패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β=0.67, p<0.05). 2단계 독립변수인 출신지역은 우울감(β=0.94, p<0.001), 자살충동(β=0.57, p<0.05), 인터넷중독(β=0.56, p<0.05)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 3단계에서 매개변수인 우울감(β=1.14, p<0.001), 자살충동(β=1.13, p<0.001), 인터넷중독(β=0.87, p<0.001)은 종속변수인 학업실패에 유의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독립변수인 출신지역은 학업실패에 유의한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완전 매개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p<0.05) (Figure 2).
의과대학생의 대학생활 요인 중 대학적응과 학업실패 간의 관계에서 정신건강의 매개효과를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Table 6). 1단계 독립변수인 대학적응은 학업실패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β=0.56, p<0.05). 2단계 독립변수인 대학적응은 우울감(β=0.78, p<0.001), 자살충동(β=0.79, p<0.001), 인터넷중독(β=0.53, p<0.001)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 3단계에서 매개변수인 자살충동(β=1.04, p<0.001)은 종속변수인 학업실패에 유의한 영향이 있으며, 독립변수인 출신지역은 유의한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완전 매개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p<0.05). 독립변수인 출신지역이 학업실패에 미치는 영향에서 매개변수인 우울감, 인터넷중독이 1단계의 β값보다 낮은 결과를 보여 부분 매개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p<0.05) (Figure 2).
의과대학생의 대학생활 요인 중 학과적성과 학업실패 간의 관계에서 정신건강의 매개효과를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Table 7). 1단계 독립변수인 학과적성은 학업실패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β=0.64, p<0.001). 2단계 독립변수인 학과적성은 우울감(β=0.42, p<0.05), 자살충동(β=0.30, p<0.05), 인터넷중독(β=0.37, p<0.05)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 3단계에서 독립변수인 출신지역이 학업실패에 미치는 영향에서 매개변수인 우울감, 자살충동, 인터넷중독이 1단계의 β값보다 낮은 결과를 보여 부분 매개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p<0.05) (Figure 2).
고찰
이 연구는 의과대학생의 학업실패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 간의 관계를 확인하고자 선행연구를 통하여 매개효과에 대한 연구모형을 설정하고, 대구 소재 계명대학교 의과대학에서 구축한 졸업생 및 재학생 코호트 자료와 의예과에서 시행한 학생생활실태조사 및 정신건강검사 결과를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 논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출신지역은 정신건강을 매개로 학업실패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거환경과 같은 개인적 특성이 학업성취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24,25]는 선행연구 결과, 그리고 우울감이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연구 결과와 일치한다[15,30,32,35,36]. 특히 출신지역과 학업실패 간 우울감, 자살충동, 인터넷중독은 완전 매개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출신지역 자체가 학업실패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아닌 출신지역에 따른 환경적 변화가 우울, 자살충동, 인터넷중독과 같은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야기하고 정상적인 학업수행을 어렵게 하여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준다는 가정을 뒷받침해주는 결과라 할 수 있다. 또한 대학 소재지 외 출신 학생이 대학 소재지 출신인 학생보다 정신건강검사 결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출신지역에 따른 환경적 변화, 즉 가족과 떨어져 기숙사 혹은 자취를 하게 되면서 겪는 외로움, 정서적 지지 부족 등이 정신건강을 위협하고 이로 인해 학업실패를 경험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의과대학이 학생의 정서적 및 심리적 지지를 위한 상담체계 운영에 있어 출신지역으로 인한 거주환경의 변화에서 오는 문제를 주요 요인으로 다룰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출신지역이 아닌 지역의 대학에 진학하면서 부모와 떨어져 생활한다는 것은 정서적, 심리적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고,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직면하는 일련의 스트레스 뿐만 아니라, 가족과의 지리적, 시간적 거리로 인하여 외로움, 이별 등의 복합적인 감정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대학 소재지 외 출신의 학생은 대학 소재지 출신 학생보다 개인적 어려움을 털어놓을 창구가 부족하기 때문에 학생 개인의 환경적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상담프로그램의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학생의 정신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정신적, 심리적 검사프로그램을 상시 제공하여, 그 결과를 모니터링하고 위험군 학생을 대상으로 정서적 지지 및 심리적 안정감을 제고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51,52].
둘째, 대학적응은 정신건강을 매개로 학업실패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적응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일수록 정신건강검사 결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러한 결과는 대학생활 적응이 어렵거나 학과가 적성에 맞지 않다고 느끼는 경우 우울감이나 스트레스 등의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대인관계가 좋지 못할수록 인터넷중독의 수준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선행연구 결과와 일치하는 것이며[37], 대학적응이 학업성취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연구의 결과와 일치한다[10,16].
의과대학생의 경우 타 학과 학생에 비해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밀집되어 있고 학습량이 방대하여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기 쉽다. 이러한 환경은 대학생활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게 하고 학습동기를 위축시킬 수 있다. Sobral [26]의 연구에 따르면 낮은 학업동기는 학업에 어려움을 직면했을 때, 피로감과 회피를 유발하여 낮은 학업성취도를 보인다고 하였다. 따라서 신입생을 대상으로 대학생활의 적응을 돕고, 학습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며, 학생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상담체계와 멘토링 제도의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의과대학생의 학업실패를 예방하기 위해 입학 후 1–2년이 학업관리 및 지원이 집중적으로 투입되어야 할 시기라고 하였으므로[20], 이 시기에 의과대학생들의 대학적응과 정신적, 심리적 지지를 강화하기 위한 프로그램 등 학생들이 의과대학에서의 학습과 적응을 더욱 효과적으로 이룰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확대하여야 한다.
셋째, 학과적성은 정신건강을 매개로 학업실패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의과대학생의 선발부터 교육방법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사점을 준다. 간호대학생을 대상으로 연구한 Shin [4]의 연구결과에서 성적을 고려하여 대학에 진학한 경우 우울감이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나라의 입시교육 현실을 고려할 때 대학 및 학과 선택 시 본인의 적성이나 흥미보다는 성적을 우선으로 하는 경우가 많고[3], 특히 의과대학의 경우 이러한 양상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의과대학은 신입생 선발에서 의학교육에 적합한 적성을 지닌 학생을 선발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또한 의과대학생이 학업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적성 일치 정도에 대한 고민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 예컨대 교육내용에 있어서 의학뿐만 아니라 다양하고 융합적인 학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임상의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진로영역에 대한 안내와 교육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교육방법에 있어서 지식을 주입하는 일방향적 강의가 아닌 구성주의에 입각한 학생활동 중심 교수학습방법을 적용하여 보다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이러한 의과대학의 노력을 통해 의과대학생이 학교에 잘 적응하고, 적성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면 학생들의 정신건강과 아울러 학업실패의 경험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 연구의 제한점과 이에 대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지역의 일개 의과대학의 코호트 자료라는 점에서 일반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며, 연구모형에 따라 설계한 문항이 아닌 기존의 학생생활실태조사 설문문항을 활용하였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어 보다 타당성이 확보된 도구를 활용한 조사가 필요하다. 예컨대 출신지역 자료가 아닌 실제 거주형태와 동거인 여부 등 학생의 주거환경을 보다 면밀히 파악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고, 의과대학생의 대학적응 및 학과적성 정도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타당성이 확보된 도구를 개발하여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둘째, 정신건강과 대학적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담프로그램의 참여 여부를 통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학생들의 정신건강 및 대학적응을 위해 제공되는 상담프로그램이 연구에서 활용한 변수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학생상담은 익명성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의과대학에서 구축하고 있는 코호트 자료에 포함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해당 요인을 통제하기 위해 상담건수 등의 자료를 확보하여 후속연구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
셋째, 이 연구에서 사용된 정신건강 결과는 의과대학 입학 후 특정 시점에서 수집된 자료를 기반으로 분석되었기 때문에, 정신건강 문제가 대학 입학 이후에 발생한다는 것을 명시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대학생활에 따른 정신건강 변화를 보다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대학 입학 전 정신건강에 대한 자료수집이 필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대학생활 중의 변화를 추적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의과대학에서는 학생지원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대학적응과 학과적성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자세히 분석하여, 어떠한 요인들이 학생들의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면밀히 분석하고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는 2015학년도부터 수집된 코호트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기존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알려진 출신지역, 대학적응 및 학과적성과 정신건강의 매개효과를 확인한 연구로 의미가 있다. 또한 이 연구에서 제시한 정신건강검사의 절단값은 임상적 판단을 위한 기준과는 차이가 있었는데, 이러한 이유는 우울증과 자살위험 등 질환을 진단하기 위한 기준보다 학생의 학업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서 정신건강검사 결과를 활용할 경우 임상적 판단을 위한 기준보다 낮은 기준을 적용하여 학생상담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따라서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의과대학에서 학업실패에 위험이 있는 학생을 예측하고, 그들을 위한 상담 및 지원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Notes
Conflict of interest
이 연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관이나 이해당사자로부터 재정적, 인적 자원을 포함한 일체의 지원을 받은 바 없으며, 연구윤리와 관련된 제반 이해상충이 없음을 선언한다.
Authors’ contribution
이가람: 연구설계, 개념설정 및 논문작성; 황일선: 코호트 자료수집, 논문수정; 정성원: 정신건강상태검사 결과수집 및 해석; 김순구: 연구설계, 자료분석, 논문수정 및 최종 검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