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 간 교육을 위한 학교 간 협동 사례: 중앙대학교 의과대학과 성신여자대학교 간호대학
Interprofessional Education Collaboration between Chung Ang Medical School and Sungshin Nursing School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Interprofessional collaboration is crucial for patient-centered care and safety. Since healthcare students will be part of interprofessional teams in the future, they need to understand the unique contributions of various healthcare professions to patient care and develop skills in collaboration, communication, leadership, and mutual respect. In response to this need, healthcare faculties have adopted interprofessional education as an innovative teaching method. However, traditional health education has typically taken place within individual schools, resulting in a limited understanding of other professional roles and identities. In our study, we introduced an interprofessional education model involving two different colleges. A total of 152 undergraduate students, comprising 101 medical students from Chung Ang University and 51 nursing students from Sungshin Women’s University, participated in the program. A one-day interprofessional education program was conducted to promote collaboration between medical and nursing students. The program included team building and communication games, scenario-based simulations, such as a “room of errors,” and tabletop exercises. Key factors for successful interprofessional education include carefully planned scheduling, leadership, and commitment from participating colleges, faculty support and training, the use of diverse teaching methods and technology, and alignment regarding educational directions among the faculty. We believe that this model may provide valuable insights for healthcare institutions aiming to develop and implement interprofessional curricula.
서론
환자안전과 의료 질 향상을 위해 전문의료인 간에 고도의 통합된 팀워크와 협력은 필수적인 요소이다[1]. 전문직 간 교육은 이런 다학제 간의 협력적인 팀 수행 역량을 키우는 혁신적인 교육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2].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에서 전문직 간 교육은 둘 또는 그 이상의 전문가들이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서로로부터 배우며, 서로 함께 배우는 과정이라고 정의하였다[3]. 전문직 간 교육을 통해 의료인들은 타 직역의 의료인들이 실무에서 행하는 역할과 그에 따른 도전과 갈등을 더 이해할 수 있으며, 각각의 전문의료직이 환자 돌봄에 있어 어떤 특별한 기여를 하는지 더 인지할 수 있게 된다[4]. 또한 전문직 간 협력을 통한 높은 수준의 환자 진료표준의 수행은 결과적으로 치료 과오를 줄이고 환자안전과 의료의 질을 향상시킨다[3].
이와 같이 전문직 간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의료팀에서 미래에 함께 일하게 될 보건의료 학생들에게 전문직 간 교육이 학부 교과과정에서 제공되는 사례는 매우 적다. 대부분의 보건의료계열 교육과정은 학과별로 독립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임상실습을 통해 함께 배워갈 기회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런 경험의 부족은 졸업 후 다직종의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임상의료팀 안에서 팀원 간의 협업과 소통능력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5].
보건의료계열 교육기관에서 전문직 간 교육 시행의 가장 큰 방해요인으로 ‘교육과정의 도입과 개발’이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다[6]. 의료분야별 교육과정이 이미 많은 교과목으로 구성되어 있고 전공분야의 학제가 달라 공동수업을 개발, 편성하기에 어려움이 많은 실정이다[6]. 그러나 지식 기반이 아닌 역량 기반의 의료전문가를 양성하는 상황에서 전문직 간 교육과정의 개발과 도입을 이런 장애요소로 인해 미룰 수 없는 실정이다. 전문직 간 교육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충분히 인지하고 공감하나 교육과정의 구성과 운영에 어려움을 느껴 전문직 간 교육을 시작하지 못한 교육기관과 교수자들을 위해 본 연구에서는 의과대학생과 간호대학생을 대상으로 전문직 간 교육을 선도적으로 시행해 온 두 대학 간의 교육사례를 소개하고 성공적인 전문직 간 교육을 위한 구성과 운영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특히 본 사례는 의과대학이 없는 간호학과가 타 대학 의과대학과 어떻게 전문직 간 교육을 위한 협업을 이루었는지에 대한 과정을 자세히 논할 것이며, 이를 통해 타 대학 간 또는 동일 대학 내 보건의료계열 학과 간 전문직 간 교육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는 바이다.
전문직 간 교육 운영사례
1. 교육일정 및 대상자
2019년 4월 12일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학생 101명과 성신여자대학교 간호대학 학생 51명을 대상으로 한 전문직 간 교육이 처음 개최되었다. 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로 인해 2020년에는 교육이 시행되지 못하였으나, 이후로 두 대학의 실습일정을 고려하여 매년 4월 둘째 주 또는 셋째 주에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2019년 첫 교육은 성신여자대학교 시뮬레이션센터에서 시행되었으며, 이후 두 대학의 실습교육센터 사용 가능 여부에 따라 두 대학에서 교대로 개최되었다.
본 교육에 참여하는 대상자들은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부 5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들과 성신여자대학교 간호대학 간호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들로서, 의과대학 학생들은 교과과정 내 ‘IPE (interprofessional education)’라는 1학점 실험실습교과목의 일부로 참여하였고, 간호대학 학생들은 ‘통합시뮬레이션실습II’라는 1학점 교내실습 교과목의 일부로 참여하였다. 의학부 5학년 학생들과 간호학과 4학년 학생들이 참여하게 된 이유는 위에 기술된 교과목을 신청한 학생들 중에서 임상실습 스케줄을 고려하여 4월 둘째 주나 셋째 주에 교육 참여가 가능한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2019년도에는 총 152명(의과대학 101명, 간호대학 51명)의 학생들이, 2021년도에는 165명(의과대학 81명, 간호대학 84명), 2022년도에는 총 168명(의과대학 100명, 간호대학 68명)의 학생들이 참여하였다.
2. 교육프로그램 구성내용 및 운영
2019년 전문직 간 교육프로그램 내용을 처음 구성할 때 우선 기존 문헌들을 고찰하고, 2017년 미국 마이애미대학교 의과대학과 간호대학에서 시행된 5일간의 전문직 간 교육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였으며, 두 대학 학생들의 임상실습 경험 및 전문직 간 교육 경험 여부 등을 고려하여 개발하였다. 대부분의 참여 학생들이 이전에 전문직 간 교육에 참여한 경험이 없었으며, 간호대학 학생들의 경우 3학년 1년 동안 임상실습을 한 경험이 있었으나, 의과대학 학생들의 경우 임상실습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였다. 이에 임상사례를 토대로 환자의 문제해결을 위한 의사결정 및 임상수행을 하는 시나리오 기반 시뮬레이션보다는 의사소통, 협업, 상호존중 및 지지, 정보공유, 팀워크를 통해 함께 미션을 달성하는 게임, 임상오류 찾기, table-top simulation 등 소그룹 활동 위주로 내용을 구성하였다.
교육프로그램의 첫 번째 세션에서는 교육 운영방법에 대한 오리엔테이션과 함께 전문직 간 교육의 중요성, 팀 미션 달성을 위해 필요한 팀 역량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였다. 그 다음으로 서로 어색한 학생들을 위해 팀원 간 자기소개 및 아이스브레이킹 게임을 짧게 운영하였다. 2019년에는 반나절 동안 진행되어 ‘퍼즐게임’, ‘임상오류 찾기(room of errors)’, ‘Friday Night at the ER’이라는 table-top simulation과 윤리사례에 대한 간단한 팀별 토론이 진행되었으나, 2021년부터는 교육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되어 ‘마시멜로 탑 쌓기’, ‘stick stack’ 등의 팀빌딩 게임과 ‘신문기사 전달하기’, ‘말로 그림 표현하기’ 등 의사소통 게임들을 기존 프로그램에 추가하였다. ‘Room of errors’는 임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들을 마네킹 인형을 이용하여 사전에 설정해 놓은 다음, 주어진 시간 동안 설정된 오류들을 찾는 시뮬레이션이다. 예로, 환자의 ID(identifier) 팔찌가 환자정보와 다르거나 침상 난간이 내려져 있는 상황, 의사 처방지에 입력된 약물과 다른 약물명, 용량, 주입경로 등 약물오류 등을 설정하였다. ‘Room of errors’는 총 2개의 시나리오를 개발하여 각각 다른 실습실에 세팅하여 진행하였다. ‘Friday Night at the ER’은 일종의 보드게임과 비슷한 table-top simulation으로 의료기관 내 주요 4개 부서 간 환자 입・퇴원, 전실, 인력과 공간 배정 등을 훈련하는 시뮬레이션이다.
각 프로그램 활동을 마친 후에는 팀별로 10분 정도의 디브리핑을 실시하여 팀 목표의 달성 정도를 파악하고 다시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였다. ‘Friday Night at the ER’을 제외한 모든 프로그램에서 1차 활동 후 디브리핑를 진행하고 바로 다시 한번 2차 활동을 실시하여 팀별로 세운 목표 달성전략들을 시행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전문직 간 교육 운영은 2019년 총 152명의 학생들을 12팀으로 나눠 팀당 의과대학생 8–9명과 간호대학생 4명으로 구성하였다. 12팀이 팀별로 퍼즐 맞추기 게임, 사례 토론, room of errors, Friday Night at the ER을 모두 참가할 수 있도록 총 5명의 의과대학과 간호대학 교원 및 4명의 진행보조인력이 참여하였고, 중강당과 대형 강의실, 소규모 강의실, 시뮬레이션실습실 등 다수의 교육장소가 동시에 사용되었다. 150명이 넘는 대규모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반나절 동안 진행된 2019년 교육프로그램의 구성내용과 운영방법은 Appendix 1에 제시되어 있으며, 각 활동별 목표와 주요 역량, 평가방법 및 결과는 Kim과 Kim [7]의 논문에 자세히 기술되어 있다. 2021년부터는 COVID-19 pandemic으로 인해 대규모 집합교육이 어려워 전체 학생들을 팀당 40명 이내 소그룹으로 나누어 총 5팀을 만든 후 총 5일에 걸쳐 하루에 한 팀씩 같은 교육을 진행하였다. 교육시간은 기존 반나절에서 하루 8시간 교육으로 진행하였으며, 교육 시마다 최소 5명의 교원과 1명의 보조인력이 참여하였다.
3. 교육 전후 학생들의 인식 변화 및 만족도
전문직 간 교육 전후로 의과대학 학생들에게는 ‘간호사’, ‘팀워크’, ‘환자안전’ 제시어를, 간호대학 학생들에게는 ‘의사’, ‘팀워크’, ‘환자안전’ 제시어를 보고 떠오르는 단어를 제시어별로 각각 세 가지씩 작성하도록 하였다. 2019년 조사에서 교육 전후로 가장 큰 인식의 변화가 있는 것은 의과대학생들이 생각하는 간호사로서, 교육 전 조사에서 의과대학생들이 ‘간호사’ 제시어를 보고 떠오르는 주요어들은 ‘병원’, ‘봉사’, ‘3교대’, ‘주사기’ 등이었다[7]. 그러나 교육 후 조사에서는 ‘동료’, ‘협력’, ‘친절’, ‘동반자’ 등 교육 전에 나타나지 않은 단어들이 뚜렷하게 부각되어 교육 전후로 의과대학생들이 생각하는 간호사는 가까운 미래에 함께 협력하여 일할 동료로 변화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Appendix 2). 이에 반해 간호대학 학생들이 ‘의사’ 제시어를 보고 떠오르는 주요어들은 교육 전후로 큰 차이가 없었다(Appendix 3).
의과대학 학생들과 간호대학 학생들이 ‘팀워크’ 제시어를 보고 떠오르는 주요어에서 교육 전후로 가장 변화가 있는 단어는 ‘의사소통’으로, ‘소통’, ‘대화’ 등의 단어들도 ‘의사소통’으로 분류하여 분석한 결과, 교육 전보다 교육 후 ‘의사소통’이 팀워크에서 주요한 개념으로 부각되었다(Appendix 4).
2021년도 교육을 마친 후 학생들에게 교육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4=매우 만족, 3=만족, 2=그저 그럼, 1=만족하지 않음)는 4점 만점에 3.66점으로 높게 평가되었다. 전문직 간 교육이 팀워크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를 4점 척도(4=매우 도움, 3=약간 도움, 2=거의 도움 안됨, 1=문제 악화)로 조사한 결과 3.81점으로 나타났다. 또한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도는 4점 만점에 3.83점, 환자안전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도는 4점 만점에 3.71점으로 모두 높게 나타나 전문직 간 교육의 필요성을 확인하였다.
성공적인 전문직 간 교육을 위한 제언
1. 리더십과 배려
두 대학 간의 전문직 간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함에 있어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점은 교과과정이 다른 두 대학의 학생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하는 것이다. 특히 의과대학 5, 6학년 학생들과 간호대학 3,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할 경우 복잡한 임상실습 스케줄로 인해 학생들을 한 장소에 모이게 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를 위해 두 대학 간 그리고 각 대학 내 관계자들의 리더십과 배려, 충분한 논의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본 사례에서도 전문직 간 교육일정을 위해 간호대학 4학년 학생들의 전체 임상실습 스케줄을 재조정하였고, 이는 간호학과 전체 실습담당교수들의 이해와 배려 없이는 불가능하였다. 또한 의과대학 담당교수도 2주 동안 진행되는 교과목 운영일정을 재조정하였고, 대면교류가 어려웠던 COVID-19 시기에도 지속적인 전문직 간 교육 운영을 위해 최고 의사결정자와 끊임없이 논의하였다. 이처럼 전문직 간 교육 시행을 위해서는 대학 내 구성원들이 전문직 간 교육 필요성을 함께 공감하고, 교육일정 협의, 장소 및 교육물품 준비 등 필요한 사항들에 대한 대학의 지원이 최우선적으로 필요하다. 또한 한 대학의 일정이나 요구에 일방적으로 맞추는 것이 아닌 대학 간 리더들의 상호존중과 배려, 양보와 소통이 있어야만 효과적인 전문직 간 교육이 가능하다.
2. 교과과정 내 통합 운영
전문직 간 교육을 교과과정 내 학점이 부여된 정규교과목 내에서 운영할 경우 일회성 교육이 아닌 정기적인 교육이 가능하며 학생들의 참여율을 높일 수 있다. 다만 성적평가가 이루어져야 할 경우 그에 따른 평가도구와 평가방법에 대해 사전에 충분한 준비와 공지가 필요하다. 학점이 부여되지 않는 비교과활동으로 운영할 경우 학생들의 참여도가 낮으며, 비의료계열 학과에 비해 필수학점과 실습이 많은 의료계열 교육과정에서 비교과활동은 교수자와 학생 모두에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3. 다양한 교육방법 활용
첨단기술의 발전은 교육환경과 방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현재의 학생들은 과학기술 기반 학습에 더 익숙하다. 이에 전문직 간 교육활동들은 집단강의 중심보다는 학생들의 능동적 참여와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소그룹 게임, 역할극, 심층토론, 시뮬레이션 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학습방법을 활용하기를 적극 권장한다. 본 사례에서 시행된 2021년 전문직 간 교육 후 학생들에게 시행된 만족도조사에서 ‘가장 재미있었고 유익했던 프로그램이 무엇이었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약 60%가 ‘room of errors’를, 30%는 ‘Friday Night at the ER’을 선택하여 강의보다는 시뮬레이션 기반 교육이 학생들의 흥미 유발과 학습목표 달성에 효과적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모든 전문직 간 교육활동이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할 필요는 없다. 본 사례에서 운영된 프로그램 중 2021년부터 전문직 간 교육시간이 기존 반나절에서 하루로 늘어나면서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팀별 토론이 있었다. 토론주제는 현재 고민은 무엇이며, 무슨 공부를 얼마만큼 하는지, 수업과 임상실습 시 어떤 스트레스를 받는지 등 토론이라기보다는 대화를 통해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이를 통해 평소에 만나기 어려웠던 타 학과의 학생들과 함께 각자의 커리큘럼과 역할을 이야기하며 서로 격려와 이해를 도모하는 유익한 시간이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4. 교수자의 의지
성공적인 전문직 간 교육을 위한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전문직 간 교육계획을 실행에 옮기고자 하는 교수자의 의지이다. 보건의료계 교수자들을 대상으로 전문직 간 교육 실행에 방해가 되는 요인을 조사한 기존 연구에서 예산 부족, 교수자의 업무 부담, 기관의 관심과 보상 부족, 전문직 간의 잠재적 갈등 등이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8,9]. 대학으로부터 충분한 예산과 인력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교수자의 부담이 덜어지겠지만, 이보다도 실행하고자 하는 교수자의 의지가 없다면 전문직 간 교육은 결코 실행될 수 없다. 본 사례에서는 오래전부터 전문직 간 교육에 대해 뜻을 같이 한 의과대학 교수 1인과 간호대학 교수 1인이 여러 차례에 걸친 상호소통과 의견수렴을 통해 교육프로그램 및 실습장소, 참여인력 등을 확정하였다. 또한 타 대학 간의 전문직 간 교육효과를 연구한 문헌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2019년 11월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본과 3학년 학생 43명이 1박 2일 동안 대구로 내려가 대구과학대학교 간호학과 학생 44명과 함께 전문직 간 교육에 참여하였다[10]. 이 교육에서 시행된 프로그램은 성신여자대학교와 중앙대학교의 사례를 참조하여 구성하였고, 임상사례 기반의 시나리오를 3개 개발하여 시뮬레이션을 운영하였다. 이 사례는 전문직 간 교육 운영의 우수성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전문직 간 교육을 위해 의과대학생들을 데리고 대구로 내려간 의과대학 교수자들의 의지와 1박 2일 동안의 프로그램을 준비한 간호대학 교수자들의 실행의지를 매우 잘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또 다른 사례는 2021년 5월 제주대학교 의과대학과 대구과학대학교 간호대학 간의 혼합현실(mixed reality)을 활용한 온라인 전문직 간 교육이다[11]. 홀로그램 환자 시뮬레이션(holographic patient simulation)을 이용하여 2시간 동안 학생들이 함께 허혈성 뇌졸중 환자를 사정하고 디브리핑에 참여하였다. 이처럼 물리적 거리 때문에 대면교육이 어려울 경우 비대면 교육도 전문직 간 교육방법으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전국 203개 간호학과 중 의과대학이 같은 대학 내에 있는 학교는 40개로[12], 동일 대학 내 의학과와 간호학과 간의 전문직 간 교육설계는 타 대학 간의 설계보다 교수자들 간의 소통이나 학생들을 한 장소에 모이도록 하기 위한 물리적인 환경 측면에서는 더 수월할 수 있다. 의과대학이 없는 대부분의 간호학과에서 의학과와 함께 전문직 간 교육을 실행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으리라 예상되나, 본 사례와 위에 소개된 문헌에 나타난 바와 같이 교수자들의 실행의지와 운영전략에 대한 끊임없는 의견수렴을 한다면 타 대학 간의 전문직 간 교육도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다.
5. 합의된 전문직 간 교육 운영방향
성공적인 전문직 간 교육을 위한 마지막 제언은 다학제 교수자 간에 전문직 간 교육 운영방향에 대한 사전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직 간 교육은 다양한 학과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만큼 다양한 학과의 교수자 간의 협력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전문직 간 교육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교육목표와 팀 역량 설정, 업무 배분, 디브리핑 내용, 사전 리허설 등 전반적인 전문직 간 교육 운영방안이 교수자 간에 일관되게 공유되어야 한다. 운영방안에 대한 사전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전문직 간 교육 시행 시 교수자 간에 오해와 갈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사전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
결론
보건의료계열 교과과정에서 전문직 간 교육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교육과정이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 대학 간 또는 일개 대학 내 다양한 보건의료계열 학과 간의 전문직 간 교육사례 논문들이 다수 출판되었다[7,10,11,13-16]. 전국에 분포된 많은 보건의료계열 교육기관의 수에 비해 아직은 전문직 간 교육 시행현황은 미비하나, 짧게는 2시간에서 길게는 2주 동안 다양한 교육방법을 활용하여 전문직 간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출판된 연구들에서 드러난 전문직 간 교육사례들의 공통적인 성공요인은 참여자들의 책임감, 조화, 소통, 자율성, 상호존중과 배려가 교육을 준비하고 수행하는 모든 과정에 깔려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교육이 그러하듯 전문직 간 교육 역시 교수자가 얼마나 전문직 간 교육을 잘 이해하고 열정적으로 준비했는가에 따라 교육의 질과 그 효과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따라서 교수자의 지속적인 교수역량 개발프로그램 참여를 권장하며, 타 대학의 전문직 간 교육활동에 대한 적극적인 탐색을 통해 교수자의 자신감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전문직 간 교육을 계획함에 있어 전문직 간 교육의 목적이 단순히 여러 직종 간의 의사소통기술 향상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다직종 간의 협업을 통해 환자 중심 돌봄, 환자안전, 의료인 안전을 실현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임을 확고히 해야 할 것이다.
Notes
Conflict of interest
이 연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관이나 이해당사자로부터 재정적, 인적 자원을 포함한 일체의 지원을 받은 바 없으며, 연구윤리와 관련된 제반 이해상충이 없음을 선언한다.
Authors’ contribution
김영주: 연구설계, 자료분석, 본문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