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Med Educ Rev > Volume 22(3); 2020 > Article
우리나라 의과대학의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육

Abstract

Hospice and palliative care (HPC) education is an essential component of undergraduate medical education. Since February 4th, 2018, withholding and withdrawing life-sustaining treatment at the end of life (EOL) has been permitted in Korea as put forth by law, the “Act on Hospice and Palliative Care and Decisions on Life-Sustaining Treatment for Patients at the End of Life.” Therefore, Korean medical schools have faced a challenge in providing comprehensive HPC education in order to better prepare medical students to be competent physicians in fulfilling their role in caring for patients at the EOL. There have been considerable variations in the evolution and organization of HPC education across Korean medical schools for the past 20 years. In 2016, all medical schools taught HPC curriculum as a separate course or integrated courses, with the most frequently taught topics including: delivering bad news, pain management, and the concept of palliative medicine. However, the content, time allocation, learning format, and clinical skills practice training of HPC education have been insufficient, inconsistent, and diverse. For this reason, we propose a HPC curriculum containing seven domains with 60 learning objectives in a course duration of over 20 hours based on the Palliative Education Assessment Tool (PEAT) as standard HPC curriculum. Furthermore, we recommend development of a national curriculum for HPC/EOL care education to be organized by the HPC board and managed under the accreditation criteria of the Korea Institute of Medical Education and Evaluation.

서 론

의학의 발전과 고령인구의 증가로 인하여 만성적으로 질병을 앓고 지내는 환자들이 증가하면서,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이거나 생애 말기의 죽음이 예견되는 환자에게 최상의 삶을 영위하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어 돌봄을 제공하는 호스피스 완화의료의 중요성은 점차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를 돌보는 의사가 될 의과대학생에게 돌봄의 가치를 인식하고 지식 및 진료역량을 갖추어 진료에 임할 수 있도록 호스피스 완화의료교육을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동서양을 막론하고 의과대학의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육은 충분치 못하다[1-7]. 2000년부터 약 20년간 발표된 문헌을 통합분석한 결과 새내기 의사(junior doctor)의 50% 정도가 임종돌봄에 관련된 진료에 준비가 안 되어 있고 많은 수가 스트레스를 느낀다[1,2]. 2014년 발표에서 미국 및 캐나다 의과대학생은 완화의료 교육에 대해 가치가 있다고 느끼지만, 대부분 관련 교육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으며[5,6], 2016년 국내 전국 의과대학 4학년 1,641명 학생을 대상으로 파악한 바도 ‘의사는 임종과 관련하여 좋은 돌봄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78.2%), 임종돌봄 교육을 꼭 받아야 한다’(78.6%)의 동의로 말기 환자 돌봄에 대한 진료역량을 함양할 필요성은 인정하나, 임종돌봄이 필요한 환자를 돌보는 데 필요한 역량을 갖추었다고 생각한다’의 항목은 응답자의 21.2%만 동의하였다[7].
우리나라는 급속한 노령인구의 증가로 만성질환 환자가 증가하였고,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을 앓는 환자들의 급증으로 이 환자들의 삶의 질 저하와 임종기에 소비되는 의료비용의 증가가 큰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었다. 이런 문제 제기는 1997년 보라매병원 사건과 2009년 세브란스병원 김 할머니 사건을 통해 연명의료에 대한 쟁점으로 번졌고, 이 두 사건으로 촉발된 연명의료 중단에 대한 고민은 일련의 관련 학회와 단체의 활발한 활동으로 무의미한 연명의료 중단에 대한 사회적 합의로 이어졌다. 결국 2016년 2월 3일에 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연명의료결정법)이 제정되고 2018년 2월 4일부터 발효되었다[8].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후 연명의료 결정현황은 말기 환자들이 존엄한 임종을 맞는가에 대한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후 2019년 12월까지 국가생명윤리정책원의 연례보고서에 발표된 등록현황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advance directives)를 작성한 인원이 563,520명, 연명의료계획서(physician orders for life sustaining treatment 혹은 medical orders for life sustaining treatment)를 작성한 인원은 36,201명, 연명치료 중단 등 결정이행서 등록건수가 81,896건으로, 연명치료를 거부한 환자가 11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빠른 시일 내 연명의료 결정제도가 정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9]. 그러나 연명의료계획서 작성의 세부사항을 따져보면, 환자 자신의 자율적 결정이 29%, 보호자 결정이 71%로 나타났고, 결정 시점도 임종 2–5일 전으로 너무 짧아 바람직한 위엄이 있는 죽음을 맞기엔 부족한 실정이다[10]. 이러한 현황은 의료진이 생애 말기 돌봄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여 말기 환자가 조기에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제공받고, 임종과정의 환자가 자율적으로 연명치료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함을 시사한다.
그러므로 의과대학은 학부과정에서부터 체계적인 호스피스 완화 의료/임종돌봄 교육과정을 의과대학생들에게 제공하여, 학생들이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관한 지식, 태도, 임상능력을 갖추어 졸업 후 말기 환자와 임종과정의 환자를 진료현장에서 마주할 때 적절한 진료를 할 수 있는 의사로 양성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의과대학에서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육의 발전과 정과 현황을 살펴보고 향후 바람직한 교육방향에 대하여 논의하고자 한다.

우리나라 호스피스 완화의료의 역사

우리나라의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진료가 먼저 발전하고 교육이 수반되는 형태로 발전하였으므로, 진료의 역사와 함께 살피기로 한다. 현대 호스피스는 간호사 출신 의사인 Cicely Saunders 박사가 창시자로 호스피스는 신체적인 고통뿐 아니라 사회·경제적·영적 고통 등 총체적인 고통(total pain)을 조절하여 죽음이 예견되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최상의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하고 환자가 위엄을 갖고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전인적(holistic)으로 돌보는 행위로 소개하고, 1967년 런던에 성 크리스토퍼 호스피스 병동을 열면서 시작되었다[11]. 우리나라는 그보다 2년 전 1965년 원주교구에 호주에서 파견된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 수녀님들에 의해 강릉 갈바리의 원을 개원하여 호스피스 활동을 시작한 것이 효시이다. 이는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최초의 호스피스 활동이었다. 이후 1978년에는 영국과 미국의 가정 호스피스 프로그램을 연수한 연세대학교 간호대학 왕매련(Marian Kingsley) 교수와 이화여자대학교 간호대학의 김수지 교수가 호스피스를 소개하여 우리나라는 간호사를 중심으로 호스피스 완화의료 활동과 교육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이후 종교계가 자발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의 호스피스 완화의료에서 의사의 적극적인 활동은 1981년 미국에서 혈액종양내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귀국한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이경식 교수가 성모병원에서 진료하면서 시작되었다. 이경식 교수는 호스피스의 필요성을 주창하고 간호사, 수녀, 의과대학생, 간호대학생이 참여하는 호스피스 연구모임을 만들고, 1988년 국내 최초로 강남성모병원에 14병상의 입원형 호스피스 병동을 개설하여 다학제(multidisciplinary) 팀 접근돌봄의 현대적 의미의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시작하였다[11-13]. 1990년대에는 각 종교가 주도한 호스피스 단체가 결성되어 1991년에는 개신교 단체의 한국 호스피스협회, 1992년에는 한국 가톨릭 호스피스협회, 1995년에는 원불교 호스피스회가 설립되어 우리나라의 호스피스 보급에는 종교계가 큰 영향을 미쳤고, 주로 간호와 영적 돌봄을 위주로 하였다. 1996년에는 세계보건기구에서 가톨릭대학교 간호대학을 Collaborating Center for Hospice and Palliative Care로 지정해 아시아 최초의 호스피스 교육연구소가 개설되어 호스피스 국제활동이 시작되었다[12,13]. 이후 1998년 7월 4일 호스피스 완화의료의 학문적 발전과 저변 확대, 제도화를 앞당기기 위해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를 창립하고 꾸준히 노력해 호스피스 완화의료 제도화를 이루었다(Table 1).
Table 1.

History of hospice and palliative care in Korea

Year History
1965 Opening of Gangneung Calvary Hospice Clinic (first hospice clinic in Korea)
1978 Hospice service and education in Nursing Schools begins
1988 Catholic University St. Mary Hospital 14 beds hospice ward (first modern hospice ward) opens
1996 WHO Collaborating Center for Hospice and Palliative Care (first education center in Asia) launched
1998. 7. 4 Korean Society of Hospice and Palliative Care established
2008 Act on Cancer Management-Hospice and Palliative Care included
2016. 2. 3 Act on Hospice and Palliative Care and Decisions on Life-Sustaining Treatment at the End of Life enacted
2018. 2. 4 Act on Hospice and Palliative Care and Decisions on Life-Sustaining Treatment at the End of Life enforced
2019 Medical doctors’ hospice and palliative care board certification established

호스피스 완화의료 의과대학 교육현황

우리나라의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육에 대한 보고는 1998년 처음 발표되었는데[14], 당시 모든 간호대학에서는 호스피스 완화의료관련 교육을 정규교육과정에 포함한 반면, 의과대학은 정규교육과정으로 교육하고 있는 대학이 없었으며, 6개 의과대학에서만 종양학이나 가정의학에 1–3시간을 배정하고 교육의 내용과 방법이 체계적이지 않았다.
2009년에는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교육수련분과에서 41개 의과대학의 완화의학 교육과정 실태를 조사하였다[15]. 1998년도에 비하면 10년 동안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대한 교육이 상당히 활성화되었고 교과목 내용과 구성이 발전되었음을 확인하였으나, 대부분의 의과대학 교과과정에 독립적인 완화의료 교과목이 개설되어 있지 않았다(Table 2). 또한 다른 과목 강의 중 관련 내용이 혼재된 것과 대학 간 교과목 차이가 심한 것이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반면, 조사에 응답한 33개 의과대학 중 25개(75.8%) 의과대학의 교과목 담당자들은 완화의료 교과목 개설이 필요하다고 하여 학부생 교육에서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육이 체계적으로 개발되어 필수교육으로 시행되어야 함을 시사하였다.
가장 최근 조사는 2016년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의 연구비 지원과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의 협조로 진행되었다[16]. 1998년과 2009년도의 조사에서 의과대학의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육이 점진적으로 활성화됨이 확인된 이후에도 교육은 계속 발전되었으며, 이제 모든 의과대학에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육이 필수교육으로 포함되었다. 구체적으로는 41개 의과대학 중 27개(66%) 대학이 응답한바, 응답한 모든 의과대학에서 관련 교과과정을 단독으로 혹은 다른 교과과정에 포함해 교육하고 있었다(Table 2).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과과정을 단독 교과목으로 운영하는 대학도 7개 의과대학이 있었다. 이 조사에 응답하지 않았던 14개교도 기본의학교육과정에 의사소통능력-나쁜 소식 전하기-와 통증조절을 포함하여 의과대학 학습목표 및 의사 국가시험 문항으로 제시하고 있으므로, 2020년 현재 40개 모든 의과대학이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과과정에 연관된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Table 2.

Lesson format of hospice and palliative care education in Korean medical school

Survey year
2009 2016
Independent courses 3 (1/33) 26 (7/27)
Duration of program (hr) Not available 10 (2?32)
Lecture of any content belonging to hospice and palliative care 67 (22/33) 100 (27/27)
Specific topics
Delivery of bad news 27 (6/22) 100 (27/27)
Symptom management (pain, nausea, delirium, etc.) 27 (6/22) 74 (20/27)
Ethics, legal issues for terminally ill patients 23 (5/22) 67 (18/27)
Others 64 (14/22)a) 52 (14/22)b)
Values are presented as % (number) or mean (range).
a)Consultation, ethical grand round, etc. b)Brain death, bereavement care, etc.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육시간 및 교육내용

이미 기술한 바와 같이 현재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육내용에 포함되는 의사소통능력-나쁜 소식 전하기-와 통증조절이 기본의학교육과정의 학습목표에 포함되어 있어 모든 의과대학에서 호스피스 완화 의료 관련 내용을 교육하고 있지만,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육은 의과대학 간에 교육내용과 시간이 매우 다양하여 편차가 크다. 2016년도 조사 기준으로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과목에 배정된 수업시간은 평균10시간(범위, 2–32시간)으로 미국의 4주, 유럽연합의 40시간에 비 해 현저히 부족하다(Table 3) [17].
Table 3.

Comparison of hospice and palliative care education

Country/year of publication Title (short version)/feature Topics specified Duration of program
European (2007) Curriculum in palliative care for undergraduate medical education Basics of palliative care: pain and symptom management; psychosocialand spiritual aspects; ethical and legal issues; communication; teamwork and self-reflection Total of 40 hours in different years of undergraduate education, with basics as early as possible
Great Britain, Ireland (2006) Consensus syllabus for undergraduate palliative medicine in Great Britain and Ireland Basic principles; physical care (disease process, symptom management, care of dying patients, etc.); psychosocial care (grief and bereavement, personal and professional feelings, etc.); culture, language, religious, and spiritual issues; ethics; legal frameworks Embedded in the complete period of medical education horizontal integration encouraged
Germany (2009) Curriculum on palliative medicine for undergraduates Basic principles; pain and symptom control; opioid conversion; palliative sedation; dyspnea; prognostication; communication; home hospice; transition to death; bereavement 40 hours (minimum of 20 hours) embedded in the period of medical education
USA (2000) A collaborative EOL care History/philosophy of hospice and palliative care; death and dying; communication skills; spiritual core lectures, ethics, process group; pain management; chemotherapy in palliative care, radiation; documentationlecture; management of other symptoms; interdisciplinary team meeting; alternative and complementary therapies; grief and bereavement; care of the caregiver; physical assessment; home visits; ethic committee; inpatient hospice rounds; daily/perception with hospice medical director; support group for hospice staff; complementary therapies; rural involvement; cultural diversity, religious diversity; pediatric hospice care 4 weeks
Korea (2019) Curriculum in hospice and palliative care/EOL care Basics of hospice and palliative care: pain and symptom management; psychosocial and spiritual aspects; ethical and legal issues; advance care planning; communication; bereavement care; pediatric hospice 10 hours (range, 2-32 hours)
EOL, end of life.
우리나라 의과대학은 교육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교육내용도 충분하지 못함이 예상되며, 실제 교육영역 중의 강의내용 빈도를 보면 나쁜 소식 전하기(100%), 증상조절(74%), 안락사/의사 조력자살(67%) 순의 강의가 이루어졌고, 이외 영역에 대한 교육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구체적으로 완화의료 교육평가도구(Palliative Care Education Assessment Tool, PEAT)를 적용하였을 때도, 11개(범위, 2–26)의 PEAT 목표가 만족되어 유럽, 캐나다, 미국 등의 의과대학 교육과정의 75% 이상이 16개의 목표가 만족됨과 비교하여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다[16-18]. PEAT는 7개 영역 83개 교육목표로 구성되어 있고, 2016년도 국내조사에서 영역별로 강의되는 교육목표의 빈도는 Table 4와 같다[16-18]. 이 도구는 다양한 교과과정 형식에 완화의료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고안되었으며, 완화의학의 숨은 교육과정(hidden curriculum) 안에 의사소통, 윤리, 통증 관리 등을 포함한 총체적인 완화의료 지식과 기술의 교육 여부를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된다[18].
Table 4.

Coverage of learning objectives being taught classified by the curricular domain of the Palliative Education Assessment Tool (n=20)

Domain Description Coverage (%)
I. Palliative medicine (6 objectives) Identify the basic concepts of palliative care and its inclusion within the care continuum 5 (83)
II. Pain (12 objectives) Understand the originof pain and the diagnostic and therapeutic therapies used (e.g., as distinct from suffering and psychosocial stress) 11 (92)
III. Neuropsychological symptoms (11 objectives) Address those symptoms associated with dying, including those that are byproducts of disease or medications (i.e., agitation, depression, delirium, dementia, etc.) 3 (27)
IV. Other symptoms (10 objectives) Address those symptoms that are often the most concern to the patient; those symptoms that are byproducts of medications (i.e., dyspnea, nausea/vomiting. Constipation, diarrhea, pruritus, etc.) 6 (60)
V. Ethics and law (20 objectives) Discuss the ethical and legal issues surrounding the end of life 15 (75)
VI. Patient/family/caregiver nonclinical perspectives on end of life care (12 objectives) Include the concerns of the patient, family, and nonclinical caregiver as the end of life is near 7 (58)
VII. Clinical communication skills (12 objectives) Include clinical communication skills that are essential in all aspects of medicine, and those skills specific to end of life care 12 (100)
From Kim et al. Korean J Hosp Palliat Care. 2019;22(4):207-18 [16].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육방법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육은 강의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고 교과과정의 특징상 소규모 토의와 임상실습, 역할극 등이 필수이다. 그러나 2016년도 조사에 의하면 대부분의 의과대학에서 전래적으로 택하고 있는 강의 교육방법 이외에는, 소그룹학습(52%), 임상실습(44%), 역할극(15%), 비디오(7%), 증례 토의(4%) 등이 가끔 이용되었으며, 3개 의과대학에서는 오직 강의만을 교육방법으로 사용하였다[16]. 국외 보고에 의하면 교육방법으로는 강의를 주로 하는 방법과 다른 방법을 함께 사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함께 이루어지는데, 병실환자 호스피스 임상실습, 가정방문, 호스피스 팀 미팅 참석 등의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미국의 한 대학에서 임상 전 1학년 과정에서 자원 학생에게 선택과정으로 호스피스 자원봉사자로 호스피스환자를 방문하게 하는 조기 경험을 제공하였는데, 참여 학생들은 의학적인 면과 인간적인 면을 통합한 좋은 프로그램으로 평가하였고 교육 효과도 좋아 우리나라에서도 시도해볼 만하다[19]. 또한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육은 주로 의사에 의해 이루어지나 이 분야는 비의료인 전문가(non-medical health professional)와 다학제 팀 진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특히 실습기간에 이러한 환경에 노출시켜 직접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20]. 호스피스 완화의료 돌봄에 있어 다학제 팀의 통합교육이 중요한 역할을 하여 세계보건기구에서도 다학제 팀 교육을 장려하고 있다. 다학제 팀 통합교육은 환자와 보호자에게 전인적인 돌봄을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학생들이 팀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되어 팀워크의 중요성을 배우고 팀으로 일할 수 있는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하여 유용하다[21].
한편, 우리나라에서 호스피스 완화의료/임종돌봄 교육을 맡는 교과과정 책임교수가 내과, 가정의학과, 마취과 등에 속해 있어 다양한 배경인데, 다른 나라의 상황과 비슷하다[16-22].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육성과

국내 의과대학 학생들에게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육이 확대됨에 따라 교육성과에 대한 보고도 이어졌는데,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에서는 2007년부터 임종돌봄 통합교육과정(end of life care curriculum)을 독립된 교과목으로 정규교육과정으로 운영한바, 임종돌봄 교과목 교육 전후 학생들의 인식과 태도가 유의하게 긍정적으로 변하는 것을 확인하였다[23]. 또한 독립적인 교과과정을 이수하고 졸업한 이화여자대학교 부속병원 인턴(임종돌봄 단독 교과목 교육군)과 그렇지 않은 1개 대학의 인턴들을 대상으로 비교한바 임종돌봄 단독 교과목 교육군이 독립적인 교육과정을 이수하지 않은 군에 비해 임종돌봄 교과과정에 대한 만족도, 관심도, 진료능력이 준비됨 등의 7가지 항목에서 모두 유의하게 긍정적이었음을 확인하였다[24]. 미국 의과대학생 1,445명이 참여한 2015년 연구에서도 이 연구와 비슷하게 임종돌봄 교육의 필요성에 동의하고 교육에 대한 노출이 클수록 임종돌봄 진료에 대한 준비가 갖추어진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25]. 임종돌봄 교과과정 교육 후 임종돌봄이 필요한 환자들에 대한 태도 및 역량이 향상됨을 시사하였던 위 연구를 참조하면, 진료현장에 곧 들어설 예비의사들에게 임종돌봄 교육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제시할 수 있다.

고 찰

외국 의과대학에서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육에 대한 확대는 지난 30년간 점진적으로 이루어졌다[1]. 영국은 General Medical Council (GMC)에서 1998년부터[26], 미국은 2003년부터 Liaison Committee on Medical Education (LCME)에서 필수교육과정으로 명시하여 모든 의과대학에서 다양한 형태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27]. 독일에서도 2006년부터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필수교육과정으로 포함하고, 2013년에는 법률로 모든 의과대학에 완화의학 교육을 의무화하고 국가고시시험에도 포함해 교육과정을 국제적인 표준에 맞게 정비하였다[17]. 그러나 외국의 여러 나라에서 의과대학생의 필수역량을 기르기 위해 완화의학을 교육하도록 강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완화의료 교육의 발전과정과 교육체계는 매우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점은 우리나라 사정과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는 호스피스 진료의사의 교육에 관하여는 법률로 정하고 있으나 의과대학생의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육에 대한 법률은 제정된 바 없다. 현재까지 국내 의과대학의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육의 발전은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에서 활동하는 의과대학 교수들이 적극적으로 소속 대학에서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정규교육과정을 수립하거나 비공식 또는 숨은 교육과정 안에서 교육하는 노력을 해 온 덕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20년간 의과대학에서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육이 확대되고 있음을 확인하였으나[12,15,16], 2016년도 조사 기준으로 교과과정 책임교수 응답자의 78%가 ‘임종돌봄 교과과정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다’와 18%만이 ‘임종돌봄 교과과정 교육시간이 충분하다’고 대답하고, 단지 7%만이 ‘의과대학생들이 임종돌봄 관련 실제 진료역량을 갖추었다’고 생각하여[16], 교육과정의 체계적 운영과 성과를 바탕으로 한 여러 교육방법의 적용으로 졸업 후 학생들이 현장에서 충분한 진료역량을 갖추고 진료에 임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 남은 과제는 국내 의과대학생이 의과대학 졸업 후 호스피스 완화의료의 기본적인 지식과 기술, 태도를 갖추어 잘 준비된 상태에서 의사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의과대학의 호스피스 완화의료 전문가들이 합의하여 필수 학습목표와 표준 교과과정을 정립하여 실시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위해 다음과 같은 교육과정 개선방안을 제시한다.
첫째, 우리나라 의과대학도 모든 의과대학에서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육과정을 정규교육과정으로 편성하여야 하며 적절한 교육시간을 배정해야 한다.
둘째, 교육내용은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와 중앙호스피스센터에서 운영 중인 의사 교육과정을 기본으로 각 의과대학의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육과정 책임자가 모여 공통으로 표준교육과정을 제정하여 보급해야 할 것이다.
셋째, 교육방법은 강의 이외에 실습의 기회를 부여하고, 다학제간 팀워크로 환자를 돌보는 데 있어 다른 직종의 전문가와 협동하면서 리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도록 충분한 학습기회를 부여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와 국립암센터가 2004년 의사를 위한 호스피스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지속적인 수정을 거쳐 현재 중앙호스피스센터에서 표준교육프로그램으로 운영 중이다. 교육내용에는 호스피스 완화의료의 이해, 삶과 죽음에 대한 이해, 호스피스 완화의학의 철학과 윤리, 환자·가족과의 의사소통, 사전 돌봄계획과 돌봄의 목표설정, 전인적 평가와 돌봄계획 수립, 통증관리, 말기 증상관리, 사회적·경제적·영적 가족돌봄, 사별관리, 임종돌봄 등 총 60시간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28]. 그러므로 의과대학의 표준교육과정은 이미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가 자격인증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호스피스 완화의료 인정의와 한국호스피스완화 의료학회의 교육수련위원회가 각 의과대학의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육과정의 책임교수와 협동하여 현재 운영 중인 중앙호스피스센터의 의사를 위한 표준교육과정을 바탕으로 PEAT 목표를 참조하여 국제적인 표준을 반영한 우리나라 의과대학 체제에 맞는 교육내용으로 정비하여 각 대학에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교육내용의 범위결정 시 독일에서 적용한 PEAT 목표 중 의과대학의 25% 이하에서 교육하는 내용을 제외하고 60개의 목표를 포함한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방안을 참고할 만하다[17]. 그리하여 저자는 이를 바탕으로 표준교육과정 안으로 완화의료의 개념, 통증, 신경정신 증상, 기타 증상, 윤리와 법, 임종돌봄의 환자/가족/보호자의 비임상적 관점과 임상 의사소통능력의 7개 영역, PEAT 목표 60개를 포함하는 내용으로 최소 20시간 분량의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육을 제안하는 바이며,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육 담당자들이 논의를 거쳐 국가 수준의 표준교육과정을 공동개발하기를 기대한다. 교수요원 부족 등의 여러 제약으로 일부 학교에서는 정규교육과정으로 편성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교수요원 부족은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가 인증한 호스피스 완화의료 인정의가 주축이 되는 전국 의과대학의 호스피스전문가 풀(pool)을 구성하여 강사로 운영하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완화의료 전문의 자격제도가 있는 영국, 미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싱가폴, 타이완 등과 달리 우리나라는 아직 완화의학을 독립과로 인정하고 있지 않아 전문의제도를 도입할 수 없다. 그리하여 2018년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에서는 호스피스 완화의료 인정의 자격인정 및 관리에 관한 규정을 마련하고 2019년부터 호스피스 완화의료 인정의 자격제도를 시행하고 있다[9]. 이렇게 배출된 인정의들이 각 의과대학과 호스피스 전문기관에서 교육과 진료를 맡도록하고, 이 제도가 정착되면 이 분야의 전문가가 의과대학의 교육, 진료, 연구를 담당하고 서로 협동하여 우리나라의 호스피스 완화의료의 교육, 진료와 연구는 더욱 발전할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2018년 각 분야의 전문가 77인이 집필에 참여하여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과서를 발간하여 호스피스에 종사하는 전문인력뿐 아니라 의과대학생, 간호대학생에게도 중요한 교과서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결 론

전 세계적으로 의과대학의 기본의학 교육과정에 호스피스 완화의료/임종돌봄 교육이 필수교육과정으로 운영되어야 하는 요구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의과대학의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육은 지난 20년간 큰 발전이 있어 현재 모든 대학이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학교에서 아직 체계적이고 충분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2018년부터 연명의료결정법이 발효되어 환자에게 연명의료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허용하게 된바,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시급하게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육과정을 보완하여 현장에서 진료능력을 갖춘 의사로 준비할 수 있도록 의과대학생에게 충분한 교육과정을 제공해야 한다. 저자는 의과대학 호스피스 완화의료 표준교육과정 안으로 교육내용에 7개 영역의 PEAT 60개 학습목표를 포함한 20시간 분량의 교육과정을 정규교육과정으로 운영하기를 제안하는 바이다.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육을 각 의과대학 자율에 맡길 수도 있으나 필수적인 교육과정이라는데 우리나라의 교수자나 학습자 모두 동의한 상태이므로 영국의 GMC, 미국의 LCME에서 의과대학 인증평가기준에 필수교육과정으로 제시한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의학교육 평가인증기준에 호스피스 완화의료/임종돌봄에 관한 교육과정을 필수항목으로 제시하여 모든 의과대학생에게 체계적이고 국제적인 표준교육과정을 제공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더 나아가 표준교육과정은 각 대학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육과정 책임자,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교육수련위원회와 한국의과 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의 논의를 거쳐 국가 수준에서 공동으로 개발하기를 추천한다. 결론적으로 의과대학의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육은 의과대학 학생들이 졸업 후 실제 진료현장에서 호스피스 완화의료/임종돌봄이 필요한 환자들이 당면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준비를 시켜, 자신감 있게 대처할 수 있는 진료역량을 갖춘 의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충분히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저자 기여 김도연: 자료수집과 분석, 원고작성, 이순남: 기본개념 설정, 자료 수집과 분석, 전반적인 원고작성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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