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 과
1. 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
대상자는 총 186명으로 여자가 28.0% (52명), 남자가 71.9% (134명)였으며, 나이는 40–49세가 44.6%로 가장 많았고, 39세 이하 28.5%, 50–59세 22.0%, 60세 이상 4.8%였다. 결혼한 상태가 93.0%, 미혼이 5.9%, 기타 1.1%였다. 기초의학교수가 16.7% (31명), 임상의학교수 81.2% (151명)이었다. 직위로는 교수가 37.1%로 가장 많았고, 조교수 35.5%, 부교수 24.7%, 임상강사 2.7% 순이었다. 근무연수는 4–9년이 32.3%로 가장 많았고, 16년 이상이 29.6%, 10–15년 21.0%였으며, 3년 이내가 16.7%로 가장 적었다. 주당 근무시간은 48–60시간이 57.5%로 가장 많았고, 61시간 이상 일하는 교수도 20.4%였다. 종교와 취미는 ‘있다’(각각 69.3%, 67.7%)가 ‘없다’보다 많았고 교수 10명 중 3명은 종교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 대상자의 건강과 보건특성
자신의 건강상태를 주관적으로 평가한 결과에서 59.7%가 양호하다고 하였고, 보통이다가 34.4%, 나쁘다 5.4%, 매우 나쁘다 0.5% 순이었다. 지난 1년간 받은 스트레스성 사건에 대해 과중한 업무가 61.8%로 가장 많았고, 두 가지 이상의 스트레스를 받은 경우가 17.2%, 질병이나 사고가 7.0%, 동료와 갈등이 5.9%, 가족의 죽음이 1.6% 순이었다.
음주횟수는 주당 1–2일 이하가 52.2%로 가장 많았고, 3일 이상이 8.6%, 음주를 안 한다도 39.2%였다. 흡연은 전혀 안 한다가 85.5%이고, 흡연한다가 7.5%로 우리나라 일반인 흡연율(22.4%, 2012년)에 비해 낮았다. 의사 4명 중 3명은 일주일에 1일 이상 운동(주당 1–2일 45.1%, 3일 이상 29.6%)을 하고 있었고, 전혀 안 한다도 25.3%였다.
3. 탈진 빈도
정서적 소진 탈진(high burnout)을 보인 경우는 11.8% (22명)이었고, 냉소주의 탈진(high burnout)을 보인 경우는 25.3% (47명), 성취감 결여 탈진(high burnout)을 보인 경우는 14.5% (27명)이었다(
Figure 1). 전체적으로 37.1% (69명)에서 하나 이상의 탈진현상을 보이고 있었다. 하나 영역에서 탈진을 보인 경우는 24.2% (45명), 두 영역에서 탈진을 보인 경우는 11.3% (21명), 세 영역 모두에서 탈진을 보인 경우도 1.6% (3명)이었다. 전체적으로 정서적 소진은 낮은 탈진을 보였고 냉소주의와 성취감 결여는 중등도 탈진을 보였다.
Figure 1.
Burnout rate of medical school faculty members according to three dimension. High burnout rate was 11.8% in emotional exhaustion, 25.3% in depersonalization, and 14.5% in personal accomplishment.
4. 탈진과 관련 인자
정서적 소진 탈진(high burnout)은 주당 근무시간, 자신의 건강상태와 관련이 있었다. 정서적 소진 탈진은 주당 근무시간(61시간 이상)이 많을수록(p=0.012), 자신의 건강상태가 나쁘다(p=0.005)고 판단할수록 탈진현상이 많았다(
Table 1). 냉소주의 탈진은 근무연한이 4–9년(p=0.043)일 때 가장 많았다(
Table 2). 성취감 결여 탈진은 50–59세에서 가장 높은 빈도를 보였고, 60세 이상에서는 100%가 중등도 정도의 탈진을 보였으나 연령별 탈진의 차이는 통계학적 차이는 없었으며(
Table 3), 사후 검증에서는 50세 미만과 50세 이상으로 차이는 있으나 p값은 0.05 이상이었다. 성별이나 직위, 결혼상태, 전공분야(기초, 임상), 음주나 흡연, 운동습관, 취미, 종교 여부 등은 탈진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은 보이지 않았다.
Table 1.
Associations between general variables and emotional exhaustion burnout using chi-square tests
Table 2.
Associations between general variables and depersonalization burnout using chi-square tests
Table 3.
Associations between general variables and personal accomplishment burnout using chi-square tests
다른 대학교수들과 달리 환자 진료를 해야 하는 업무를 갖고 있는 의과대학 교수들에게 가장 힘든 일은 ‘연구’(62.2%)였으며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일은 ‘진료’(73.1%)였다. 그러나 정서적 소진 점수는 환자 ‘진료’가 힘든 일이라는 교수에서 가장 높았다(p=0.006). 냉소주의 점수는 가장 힘든 일이 ‘교육’(13.07±7.69)이라고 한 교수들에서 높았으나 통계적 의의는 없었다.
5. 탈진 정도와 대처전략과 관계
자기대처문항 15개를 완성한 경우는 186명 중 158명이었다. 대처 전략 합계 점수는 정서적 소진 탈진이 심할수록(R=0.332, p<0.0001), 냉소주의 탈진이 심할수록(R=0.383, p<0.0001) 높았다. 성취감 결여 탈진과는 유의한 상관관계는 없었다(R=0.218, p=0.281).
대처문항 중 “일어나 달아나고 싶다,” “여기와는 완전 다른 장소에 있는 것을 상상한다,” “고통과 관련된 가능한 모든 나쁜 일을 생각한다”의 세 문항은 정서적 소진, 냉소주의, 성취감 결여 탈진이 심할수록 더 점수가 높았다(0.164<R<0.390, 0.001<p<0.04). 위 세 문항 외에도 정서적 소진과 냉소주의 탈진 정도가 심할수록 “과거에 보았던 사진이나 그림을 생각한다,” “고통이 더욱 강렬하게 상처가 됨을 상상한다,” “과학자처럼 고통을 분석하려 한다”의 문항 점수도 높았다(0.171<R<0.409, 0.001<p<0.03). 냉소주의가 심할수록 “상황과 장소를 바꾸는 상상을 동원한다,” “몸에서 이탈하여 멀리서 무감한 태도로 바라보는 상상을 한다,” “정신을 분산시키려 타일이나 천정의 무늬를 센다,” “고통으로부터 떠나는 것을 상상하지만 여전히 고통스러움을 깨닫는다,” “스스로에게 이 고통이 진짜가 아니며 다른 감각이라고 말한다”의 다섯 가지 문항에서도 높은 점수를 보였다(0.185<R<0.399, 0.0001<p<0.02).
6. 탈진과 자살, 사직 의도 관계
나는 일이 너무 힘들어서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에 “그렇다” 이상으로 답한 경우가 4.4% (7명/160명)이었고, “사직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에 “그렇다” 이상으로 답한 경우는 41.9% (67명/160명)로 훨씬 많았다.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 경우에는 85.7% (6/7명)가 정서적 소진 탈진을 보였고(p=0.007), 100% (7/7명)가 냉소주의 탈진상태이었다(p=0.011). 사직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 경우의 73.1% (49/67명)는 정서적 소진 탈진이었고, 87% (58/67명)가 냉소주의 탈진상태이었다. 사직할 의사를 나타낸 교수는 여자 (57.8%)가 남자(35.7%)보다 많았고(p=0.013), 조교수 또는 부교수가 교수나 전임강사보다 많았으며(p=0.012), 임상교수가 기초교수보다 많았다(p=0.02).
고 찰
본 연구는 고신대학교, 경상대학교, 부산대학교 3개 대학 교수들의 탈진 정도와 관련 인자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 연구이다. 탈진의 하위요인 3가지인 정서적 소진, 냉소주의, 성취감 결여 각각 탈진은 11.8%, 25.3%, 14.5%로 낮은 편이었으나 1가지 이상에서 탈진현상을 보인 경우는 37.0%로 약 1/3의 교수가 탈진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65명의 미국 내과 교수들의 34.0%에서 정서적 소진이나 냉소주의 탈진을 보인 결과(
Shanafelt et al., 2009b)와 비슷하였으나 미국 교수들의 정서적 소진 30.2%, 냉소주의 13.3%(
Shanafelt et al., 2009b)와 비교했을 때 서구 의사들은 정서적 소진이 냉소주의보다 높은 반면 본 연구에서는 냉소주의 탈진이 정서적 소진보다 더 높았다. 이는 서구와 동양의 문화적 차이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2012년 미국 의사 7,288명에게 답을 얻은 조사(
Shanafelt et al., 2012)에서 의사의 45.8%가 적어도 하나 이상의 탈진증상을 가지고 있고, 특히 직접 환자들을 보는 응급의학과와 일반 내과, 가정의학과 전문의의 50% 이상에서 탈진현상을 보여, 최일선에서 환자를 보는 의사의 두 명 중 한 명 이상이 탈진을 경험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경보(alarming)수준으로 제시하였다. 본 연구의 대상은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에 근무하는 교수이지만 연구와 교육을 주로 담당하는 일반 대학교수와는 달리 환자진료가 주 임무인 의사를 겸하는 교수가 2/3 이상을 차지하므로 의사들의 탈진과 유사할 것으로 고려하였으며, 미국 의사들의 2명 중 한 명에서 탈진현상에 비해서 1/3에서 탈진을 보여서 빈도가 낮았다.
2009년 미국의 내과 교수 중에서도 전문분야를 가진 내과 의사보다 일반 내과 의사(20.7% vs. 42.3%)에서 탈진현상이 높게 나타났다 (
Shanafelt et al., 2009a). 2008년 유럽에서 12개 나라의 가정의학과 의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서적 소진 탈진이 43%, 냉소주의 탈진이 35%, 성취감 결여 탈진이 32%로 미국 내과 교수들의 정서적 소진 탈진(30.2%)과 냉소주의 탈진(13.3%)에 비해서 훨씬 높았다(
Shanafelt et al., 2009b). 본 연구에서 정서적 소진 탈진은 11.8%, 냉소주의 탈진은 25.3%로 미국 의사들의 정서적 소진 탈진(37.9%)과 냉소주의 탈진(29.4%)에 비해서는 낮았다(
Shanafelt et al., 2012). 본 연구에서는 한 지역의 3개 의과대학 교수들을 대상으로 하였으므로 우리나라 전체 의과대학 교수의 탈진비율이 낮다고 할 수 없으며 대상 교수들의 전문분야에 대한 조사는 시행하지 않아서 직접 비교하기는 어려운 제한점이 있다.
2009년 미국에서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외과 의사들에서 탈진을 조사한 바에 의하면 40%가 탈진, 30%에서 우울증상을 보였다. 평균 근무연한 18년, 주당 60시간, 평균 2번 당직을 하고 있었고, 이들에서 탈진 관련 인자로는 젊은 나이와 자녀가 있는 경우, 주당 근무시간이 길고 잦은 야간 당직, 전문분야 등이 조사되었다. 만족도조사에서 가족과 충분한 시간을 보낸다고 답한 경우는 36%뿐이었고, 의사는 반 정도만이 자녀에게 의사 직업을 권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러한 탈진현상이야말로 외과 의사의 만족도를 예측할 수 있는 단일지표라고 하였다(
Shanafelt et al., 2009a). 캐나다에서도 단일 지역응급센터의 외과 의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61%에서 탈진을 보였고, 일과 가족과의 균형, 개인적 성장기회, 경력 등이 탈진과 관련이 있었다고 하였다(
Helewa et al., 2012). 우리나라에서도 한국형 직무스트레스 측정도구(Korean occupational stress scale, KOSS)로 63명의 대학 외과 의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다른 직업을 가진 일반인에 비해 스트레스가 높았고, 특히 전공의나 전임의는 교수에 비해 업무조절력 부족(p<0.01)으로 더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평균 근무시간과 야간당직이 많을수록 KOSS 점수가 유의하게 증가하여 관련성이 있었다(
Kang et al., 2013). 미국의 내과 교수뿐만 아니라 전체 미국 의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근무시간, 일과 삶의 불균형 역시 탈진현상의 중요한 인자로 밝혀졌다(
Shanafelt et al., 2009b;
Shanafelt et al., 2012). 미국 내과 교수에서 탈진은 55세 이하에서(37.3% vs. 19.4%; p<0.001), 근무시간이 평균 근무시간보다 주당 5시간 이상(72.1% vs. 67.5%) 더 일할 때 높았다 (
Shanafelt et al., 2009b). 전체 미국 의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탈진현상은 젊거나 미혼의 경우와 주당 근무시간이 많은 경우 탈진현상이 일어날 위험성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높았다(
Shanafelt et al., 2012). 2013년 호주의 응급의학과 의사조사에서도 탈진현상이 60% 이상이었고 관련 인자로는 주당 근무시간과 근무연한, 전문 직업성 개발활동(professional development activities), 그 외 나이, 성별, 생활패턴과 관련성이 있었다(
Arora et al., 2013). 본 연구에서도 주당 근무시간(>61시간)이 많을수록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탈진이 많았으며 미혼에서도 탈진이 많았지만 통계학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미국의 종양학 전문의사(33.8%가 교수)에서 탈진현상을 조사한 결과 44.7%에서 정서적 소진 또는 냉소주의 탈진을 보이고 있었는데 주당 평균 근무시간이 57.6시간이고 주당 평균 52명의 환자를 보고 있었다(대학병원 근무 58.6시간, 개업의 62.9시간). 이들의 탈진현상의 주요 예측인자는 주당 직접 환자를 보는 시간이었다 (
Shanafelt et al., 2014). 특히 종양학 교수들은 환자의 고통과 죽음에 자주 직면함으로써 탈진현상이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주어진 업무를 헌신적으로 수행하였으나 기대하였던 성과나 보상이 나타나지 않아 인간적인 회의나 좌절을 겪는 경우가 특히 종양 전문의에게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영국의 종양 전문의 39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정서적 소진 탈진과 성취감 결여는 미국 의사들과 비슷했으나 냉소주의 탈진은 낮았고 정신과 문제를 안고 있는 의사가 28%였다. 업무량 증가나 과도한 스트레스, 치료 시 실수, 환자와의 소통과 대화의 어려움 등이 탈진과 관련이 있어 소통이나 조절법 등에 대한 교육을 통해 탈진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제시했다(
Ramirez et al., 1995). 정서적 소진은 주당 근무시간과 직접 관련성이 있으나 주당 근무시간이 70시간이고 평균 연령이 60세인 89개의 미국 의과대학 학장을 대상으로 탈진을 조사한 경우에는 탈진의 하부 세 영역에서 모두 탈진을 보인 경우는 단지 2%에 지나지 않았다(5% 이하가 이상적). 근무시간이 길지만 학장들에서 탈진현상이 낮은 이유로 나이가 많은 점, 긴 근무연한, 높은 자기 효능감(self-efficacy)과 조절능력, 가족의 정서적 지지가 제시되었다 (
Gabbe et al., 2008).
미국 이비인후과 교수에서 탈진(high burnout)은 여성과 부교수에서 더 많았고, 삶과 일의 불균형에 대한 불만, 낮은 자기 효능감, 연구시간 부족, 불충분한 행정업무 처리시간 등과 관련이 있었다 (
Golub et al., 2008). 2013년 프랑스 마취과 의사 1,091명(교수는 47.3%)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탈진은 수면부족(fragmented sleep)과 대인관계 갈등, 정신과 경력, 자살의도, 우울, 음주, 약물남용, 당직 후 사고와 관련이 있었다(
Mion et al., 2013). 이처럼 의사들은 환자들의 의사에 대한 과도한 기대, 완벽을 추구하고 끊임없이 일하는 것을 당연한 일상으로 인식하고 있으므로, 장시간 업무를 하면서 자기 자신은 돌보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대학병원이나 정부기관에 근무하는 의사들에 비해 개인병원과 같은 다른 형태의 병원에 근무하는 경우 탈진현상이 증가하는데 이들 역시 개인적인 시간이나 휴식 부족을 가장 큰 원인으로 들었다(
Whippen & Canellos, 1991). 본 연구에서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의사인 교수들에 대한 탈진조사만 이루어져서 일반 의사와의 비교를 위해서는 일반 의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탈진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탈진현상이 일어날 위험성은 남자 의사보다 여자 의사에서 높았다(
Centor et al., 2013;
Shanafelt et al., 2009b).
Pretty et al. (1992)에 의하면 탈진과 관련 요소 중 여성이 더 정서적 소진하기 쉽고, 여성 행정직 여성보다는 여성 근로자가 더 탈진하기 쉽다고 하였다. 남녀가 같은 취약한 환경에 노출되어도 다르게 탈진을 경험하며 특히 업무수준과 관련된 취약성에 따라 다르게 경험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에서는 여성과 남성 교수들에서 탈진의 정도는 차이가 없었다. 따라서 직무에서 성별이 정서적 소진의 중요한 예측 인자가 되는지 안 되는지에 대해서는 더 많은 수의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필요하다.
탈진현상은 나이가 젊거나 많은 경우에는 낮고, 중년기(46–55 years)에 최고치(32%)에 달한다고 하였다. 나이 많은 의사는 좀 더 일하는 환경이 좋아졌거나 자기 직업에 잘 적응하는 법을 터득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Soler et al., 2008). 본 연구에서도 성취감 결여 탈진은 50–59세에서 가장 높은 빈도를 보였다.
탈진현상이 있는 외과 의사들이 과음하거나 술에 대한 의존성이 증가하며, 과음이나 술에 대한 의존성은 중대한 의료과실을 일으킬 가능성을 증가시킨다는 보고가 있었다(
Oreskovich et al., 2012). 본 연구에서 일 주일에 3일 이상 음주를 하는 경우에 그 이하보다 정서적 소진 탈진이 높았으나 통계적 의의는 없었다. 미국 의사들의 음주습관은 중등도 음주형태로 탈진의사와 아닌 의사 사이에 음주횟수의 차이는 없었다. 미국 의사의 30% 정도는 전혀 술을 마시지 않고, 52%는 일주일에 1일 이하로(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2011a), 39.2%는 전혀 술을 마시지 않았고, 52.2%가 주당 1–2일 이하로 마신다는 본 연구결과와 비슷하였다. 본 연구결과 대부분의 교수(85.5%)는 비흡연자이었고, 흡연자와 비교 시 탈진현상의 차이는 없었다. 미국에서도 2% 의사만이 흡연자로 비흡연자간에 탈진현상과 큰 문제가 없었다(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2011a). 본 연구에서 교수 10명 중 3명은 종교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종교가 없다’는 교수는 ‘있다’는 교수에 비해 정서적 소진 탈진이 높았으나 통계적 의의는 없었다. 미국 의사는 일반인에 비해 종교적 신념을 적게 갖고 있었고, 탈진 의사와 아닌 의사 간(74% vs. 76%)에 종교적 신념을 가진 비율의 차이는 없었다 (
Pew Forum on Religion, 2008).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활동으로 운동이나 취미, 여가시간 중 활동을 조사한 결과 미국 의사의 반수 이상이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운동을 하고 있었으나 탈진 의사에서는 그렇지 않은 의사(55% vs. 65%)에 비해 운동을 적게 하였다 (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2011b). 우리나라 외과 의사에서는 음주나 담배, 취미 여부는 관계가 없었던 반면 운동(>1–2일/주)을 한 경우는 KOSS 점수가 낮았다(
Kang et al., 2013). 본 연구에서도 4명 중 3명(74.8%)이 일주일에 3일 이상 운동을 하고 있었고, 운동을 거의 안 한다는 교수에서 탈진현상이 높게 나타났으나 통계적 의의는 없었다. 미국 의사의 86%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일이 가장 우선이고, 그 다음이 운동, 여행, 독서였으며 탈진을 보인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간에 차이는 없었다(
Centor et al., 2013).다음 연구에서는 독립변수로 취미 여부보다는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나 여행이나 독서 등과 탈진현상과 관련성을 조사해보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자신이 가장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일에 시간을 적게 보낼수록(20% 이하) 그렇지 않은 의사(53.8 vs. 29.9%)에 비해 탈진현상이 일어날 위험성이 높았다(
Shanafelt et al., 2012). 본 연구에서는 대부분의 교수(73.1%)가 환자 진료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환자 진료’가 가장 힘든 일이라고 한 경우에 정서적 소진 점수가 가장 높았다. 역시 직접 환자를 보는 일이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어 정서적 소진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된다. 그러므로 교수 자신이 의미를 두는 업무에 많은 시간을 쓰도록 하는 것이 교수의 만족도를 높이고 탈진증상을 감소시키는 방안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
탈진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심리학자인 Freudenberger (
Freudenberger, 1974)는 개인의 심리를 탈진을 설명하는 일차적인 경로로 파악한 반면 Maslach와 그 후의 연구자들은 환경과 개인적 요인들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춘 사회심리학적 시각에서 탈진을 설명하였다. 인간과 환경의 부적합에서 나타나는 반응으로 심리적 탈진을 설명하고자 하였다(
Harrison, 1978).
본 연구에서 대학 교수의 자기대처는 탈진과 유의한 부적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사회적 지지나 상담개입을 통하여 대학 교수들의 자기대처능력을 향상시키는 방안을 검토하여야 할것이다. 더불어 정서적 소진과 직업스트레스를 경험한 의사들이 상담개입을 받은 후 자기대처 특히 정서적 대처능력이 향상되었으며, 이는 곧 직업스트레스와 정서적 소진이 낮아졌다고 보고하였다 (
Isaksson Ro et al., 2010).
본 연구에서 자살 의사에 대한 조사에서 7명의 교수가 ‘그렇다’ 이상으로 답을 하였는데 이는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스트레스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Dyrbye et al., 2008). 미국에서 외과의사 대상 설문조사에서 16명의 외과 의사 중 한 명(6.3%)에서 자살의도가 있었고, 특히 45세 이상에서는 다른 의사에 비해 1.5–2배 높았다. 자살 의도는 탈진현상과 우울증상과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었다(
Shanafelt et al., 2011) 본 연구에서는 자살 의도에 대한 질문문항이 하나로 정확한 관계에 대해서 설명하기 어려우므로 추후 의과대학 교수를 대상으로 탈진과 정신적 스트레스, 자살 충동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의사이면서 교수가 겪는 스트레스 요인은 과도한 업무시간과 자율성 상실, 과중한 행정적인 업무, 일과 개인생활 간의 불균형으로 인한 갈등이 가장 크다. 이런 점에서는 직무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방안으로 개인적인 중재보다는 의료시스템이나 병원 행정적인 점에서 배려하는 것이 의사들의 탈진현상을 예방하는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본 연구의 제한점으로는 첫째, MBI-HSS (22)의 저작권은 ‘마인드가든’이 소유하고 있고 22문항을 직접 번역하여 그대로 사용하지 못한 것이 제한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각 문항은 7점 척도로 되어 있는 반면 본 연구에서는 21문항으로, 5점 척도로 측정하여 탈진(high burnout)을 규정으로 하는 점수가 MBI-HSS (22)를 사용한 경우와 달라 직접 점수 비교는 의미가 없다는 점이다. MBI-HSS 문항 수를 축소해서(
Gabbe et al., 2008;
West et al., 2012) 사용하거나 5점 척도를 사용한 경우도 있어 앞으로는 신뢰도 측정을 통하여 문항 수를 줄이면 조사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된다. 둘째, 부산·경남 3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교수만을 대상으로 하여 대상 인원수가 적었고, 각 대학의 교수 수가 균일하지 않았던 점이 제한점이었다. 특히 기초의학교실에 근무하는 교수가 적어 탈진과의 관련성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이와 같은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에 근무하는 교수들을 대상으로 탈진 정도와 관련 인자를 국내에서는 처음 보고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된다.
요약하면 국내 부산· 경남 의과대학 교수들의 탈진현상은 세 명 중 한 명은 탈진을 경험하였고, 주당 근무시간과 근무 연한, 나이, 건강상태와 관련성을 보이고 있었다. 외국 문헌고찰을 요약하면 외국 의사들의 탈진현상은 일반인보다 높았고, 일선에서 환자를 보는과(응급의학과, 일반내과, 가정의학과)에서 높게 나타났다. 나라별로 전문과목별로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근무시간이나 당직일수가 많은 경우와 일과 개인생활의 불균형으로 오는 불만, 낮은 자기 효능감, 우울증, 동료 또는 환자와 갈등 등이 독립변수로 탈진현상과 관련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