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서: Team-Based Learning for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저자: Larry Michaelsen, Dean Parmelee, Kathryn K. McMahon, Ruth E. Levine
출판사: Stylus
출판연도: 2008년
쪽수: 229쪽
필자가 미국에서 의대 조교수로 재직하던 시절(2011-2012년) 가장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수행했던 분야는 ‘team-based learning (TBL)’과 ‘professionalism’이었다. 이 가운데 특히 TBL은 그 당시 미국 의대에서 효과적인 교수․ 학습방법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다. 게다가 현재까지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의학뿐 아니라 사회학, 경영학 등 다양한 분야의 교수․ 학습에 활용되고 있으므로 TBL과 관련한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가 재직하였던 의대(Oakland University William Beaumont School of Medicine, OUWB)의 교수진은 기초과학을 담당하는 생의학과 소속과 M.D. 중심의 임상진으로 소속이 나누어져 있었는데, 특히 생의학과의 모든 교수들은 TBL 연수를 받고 거의 모든 수업을 TBL로 진행하였다. TBL은 교수설계에 훨씬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요구되지만, 학생들의 문제 해결력, 비판적 사고력, 협력 등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한다는 강점이 있다.
TBL은 1970년대 말 Larry Michaelsen 교수에 의해 아이디어가 개발되어 지속적으로 발전되어온 교수․ 학습방법이다. 이제 TBL은 의학교육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애용되고 있는 교수․ 학습방법이지만, 특히 많은 자료와 정보를 학습해야 하고 이러한 지식과 이해를 다양하고 새로운 상황에 적용해야 하는 의학 분야에서 더욱 요긴한 방법으로 보인다. 또한 전문인으로서의 professionalism을 갖추기 위해서 타인에 대한 배려, 의사소통 등 여러 요소들을 공유할 수 있는 교수․ 학습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TBL을 주제로 다양한 서적들이 출간되어 있지만 이 책은 보건의료 전문 분야를 타깃으로 구성되어 있어 특히 의학교육논단에 잘 어울릴 것이다. 참고로 Larry Michaelsen의 또 다른 TBL 서적인 ‘Team-based learning: A transformative use of small groups in college teaching’은 TBL에 대한 더 자세하고 세부적인 설명을 다루고 있는 반면, 이 책은 실제 사례와 의학 분야에 초점을 두었다는 특징이 있다.
이 책은 TBL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다루고 있는 전반부의 기초 파트와 풍부한 사례들을 제공하고 있는 후반부의 실제 파트로 나누어 구성되어 있다. 기초 파트에서는 의료전문직에서 왜 TBL이 적합한 교수 ․ 학습방법인지에 대하여 설명하면서 TBL의 기본원리와 TBL을 적용할 때 필요한 실제적 전략들(팀 구성, 팀 유지, 촉진자 기술, 동료평가 등)을 각 장에서 소개한다. 특히 2장 2절의 ‘TBL 실행(implementing)’에서는 수업의 진행 단계에 따라 TBL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들이 구체적으로 나오며 ‘TBL 활동절차(p. 21),’ ‘준비도 확인절차(p. 22),’ ‘즉각적 피드백 평가기법(p. 23)’ 등의 예시를 제공하여 독자의 실질적 이해에 도움을 준다.3장에서는 효과적인 팀 과제의 특징과 개발방법에 대한 방향을 요약적으로 제시해 준다. TBL을 적용할 때 어려운 부분 중의 하나가 효과적인 팀 과제의 개발인데, 어려운 만큼 중요하기도 하다. 과제가 얼마나 팀워크를 잘 유발하고 탐구활동을 요구하는지에 따라 TBL의 효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4장과 5장에서는 의학교육에서의 비판적 사고력과 상호작용을 중시하며 이를 위한 교육과정과 교수․ 학습자의 역할을 강조한다. 6장에서 9장까지는 팀을 구성하는 방법부터 팀의 관리 및 수업활동에서의 촉진자(facilitator) 기술 및 동료평가까지 TBL을 실천할 때 필요한 팁들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 파트로 넘어오면 TBL을 적용한 사례들이 각 장에서 소개되며 교수들의 경험담도 담겨 있다. 교수들의 경험담을 읽다 보면 마치 독자 역시 그 교육활동과정에 함께 참여했던 것처럼 착각이 들 정도로 실제적인 상황을 기술하고 있다. 또한 실제 적용결과 잘된 점들과 부족한 점들을 제시함으로써 향후 TBL 적용 시 주의해야 할 점이나 시사점들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적용사례 모음집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세부적이거나 큰 중요성이나 시사점이 부각되지 않고 수필처럼 보이는 장도 일부 있으나 TBL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기에 매우 유용한 부분이라 생각된다.
이 책에 대한 아쉬움을 꼽자면 책이 다소 개괄적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요목화가 잘 된 반면 설명이 너무 간략하다. 전반부의 기초 파트는 TBL 매뉴얼 같다는 느낌이 들고, 후반부의 적용사례는 실제적이지만 분량이 너무 적어서 임팩트가 부족하였다. 물론 이러한 아쉬움이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TBL에 대한 기초 지식이나 이해가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이 재미있고 흥미롭게 구성되었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기초 파트에서 TBL에 대해 여전히 목마른 독자라면 앞서 잠시 언급한 ‘Team-based learning: A transformative use of small groups in college teaching’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서평을 쓰기 위해 책을 다시 펼쳐보며 의대 재직 당시 학생들의 IRAT (individual readiness assurance test), GRAT (group readiness assurance test), 동료평가 채점결과를 동료 교수들과 논의하고 TBL에 대해 토론하던 기억이 떠오르며 잠시나마 추억에 잠길 수 있었다. 우리나라 의학교육의 발전을 위해 TBL과 이 책이 한 몫 하기를 기대해 본다. 마지막으로 이 책 서문의 맨 끝 문장을 인용하며 마칠까 한다.
“The patient is the ultimate beneficiary when the health practitioner has been well prepared to provide safe and effective health care.”